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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작가: 류한나
배진호가 여전히 부모의 말을 따른다면 정말로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그는 더 이상 부모가 자신과 권다솔을 해칠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경미 씨, 손님들을 내보내 주세요.”

“진호야! 네 엄마인데 어떻게 네가 나를 내쫓을 수 있어?”

정미진의 얼굴빛이 험악해졌다.

석규리는 눈물로 가득 찬 눈으로 말했다.

“절 보고 싶지 않다면 제가 나가면 돼요. 하지만 저 때문에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화풀이하지 말아요. 두 분이 이렇게 진호 씨의 삶에 간섭하는 건 그만큼 진호 씨를 사랑하고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세상 부모 중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그 말을 부정하지 않지만 약이 든 차를 마신 이후 배진호는 생각을 바꿨다.

사랑은커녕 그저 그를 완전히 통제하려는 욕심이 더 컸음을 깨달았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있었겠는가?

“경미 씨, 다시 말하지만 손님들을 모시고 나가주세요.”

그리고 배진호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남은 건 박경미와 세 사람뿐이었다.

박경미는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

“세 분, 이제 돌아가 주시죠.”

그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배상준이 입을 열었다.

“경미 씨, 다솔 씨는 한 달에 얼마를 주고 있죠?”

배상준은 지금 이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배진호는 현재 부모보다도 박경미를 더 신뢰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박경미를 매수해서 석규리와 배진호를 이어주게 하면 어떨까?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나.

“제 월급은 배 대표님이 주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액이 많고 적은 건 중요치 않아요. 제게 중요한 건 일을 할 때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거죠.”

박경미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오지랖이 넓으면 제 발목을 잡는다. 돈을 쥐여 준다고 해서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할 수 없었다.

정미진은 무언가 말을 더 하려 했지만 석규리가 고개를 저어 제지했다.

돌아가는 길 운전석에는 배상준이, 뒷좌석에는 정미진과 석규리가 앉았다.

정미진은 가는 길 내내 눈물을 훔치며 하소연했다.

“저 여자가 대체 무슨 수를 써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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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이 정말로 관계를 맺기만 하면 정미진은 충분히 결혼을 강제로 성사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권다솔과의 아이를 잃은 상황에서 만약 석규리가 임신이라도 하게 된다면 과연 배진호는 계속 무관심할 수 있을까?설령 임신에 실패하더라도 상관없다.최악의 경우 병원에 돈을 좀 쓰면 가짜 건강검진 보고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배진호가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이미 결혼까지 해버린 뒤라면 이런 사소한 일로 이혼을 할 리도 없을 것이다.“아무 일도 없었어요.”석규리는 입술을 꽉 물고 고개를 저었다.약기운이 도는 동안 별의별 수단을 다 써봤지만 그래도 배진호를 꾀어내는 데 실패했다.배진호의 마음에는 분명히 권다솔만 있는 게 틀림없다. 그러지 않았다면 차라리 억지로라도 버티면서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정미진의 얼굴빛이 변했다.“약을 그렇게 많이 넣었는데 효과가 하나도 없다고? 방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석규리는 얼굴을 붉히며 간단히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정미진은 찬바람을 들이마시며 숨을 멈췄다.정말이지 이상한 여자에게 완전히 정신이 팔려 목숨까지 내던지다니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배진호가 그럴수록 정미진은 자신의 결심을 더욱 굳혔다.길게 늘어질 바에야 차라리 빨리 갈라놓는 편이 낫다. 두 사람을 가능한 빨리 떼어놓아야 한다.“진호가 헤어지길 거부한다 해도 상관없어. 내가 직접 다솔 씨를 찾아갈 거야. 이미 이 집에서 나갔으니 다시는 못 돌아오게 만들면 되지.”정미진의 눈엔 흔들림이 없었다....한편 권다솔 쪽.집을 나온 뒤로 차를 몰고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그녀는 해변에 차를 세웠다. 모래사장 위를 걸어갈수록 점점 시야가 흐려졌다.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배진호 쪽 집은 이제 돌아갈 수 없었다. 친정집에 가자니 부모님의 잔소리를 또 듣게 될 게 뻔했다.처음부터 부모는 그녀가 배진호와 함께하는 것을 반대했다. 배진호의 집안이 변변찮아서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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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이 한결 놓이네.”정미진은 웃으며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였다.그녀는 권다솔이 왜 굳이 자기 아들을 괴롭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권다솔이 아무리 집에서 귀한 딸로서 자라왔더라도 시부모의 반대와 사촌 동생, 거기에 석규리까지 더해진다면 과연 그 고집이 얼마나 버틸지 두고 볼 일이었다....한편, 권다솔은.그녀는 억울한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어차피 그녀는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고 기어코 배진호와 결혼하려 했던 사람이었다.그때 부모님 앞에서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르는데 지금 돌아간다면 자존심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꼴이 아닌가?하지만 그녀는 부모님이 직접 차를 몰고 호텔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다.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을 때 권다솔은 단순히 배달이 도착한 줄로만 알았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것은 부모님과 그들 뒤에 선 남태건이었다.“여긴 어떻게 오셨어요?”“내가 안 왔으면 우리 딸이 그 못난 녀석에게 얼마나 상처받았는지도 몰랐을 거야!”김영은은 딸을 보며 눈물이 고이는 것을 참지 못했다.“다솔아, 살이 많이 빠졌구나.”그 단순한 몇 마디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집을 떠난 뒤 그녀는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몇 번이고 악몽에서 깨어나며 귓가에는 누군가가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그녀 자신이 아이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란 사실을. 여자는 남자와는 다르다.남자는 아이를 잃은 뒤에도 쉽게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돌릴 수 있지만 여자는 그 상처 속에 오래도록 갇혀 버린다.특히 깊은 밤 모든 것이 고요해질 때 그 고통은 배가된다.“됐어, 무슨 얘기든 안에서 하자. 복도에서 서 있다가 괜히 사람들 눈에 띄겠어.”권용민은 말을 하며 방으로 들어갔다.권다솔은 서둘러 길을 비켜주었다.지금 이 상황에서 남태건을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미 부모님과 함께 온 이상 그를 내쫓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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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다솔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어머니의 말을 거절했다.“엄마, 나 지금 겨우 진호 씨랑 헤어졌고 잠깐 머리 식히러 나온 거예요. 그런데 어떻게 벌써 다른 남자랑 결혼하라고 할 수 있어요? 난 정말 그렇게는 못 해요.”정말로 새로운 인연을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야 가능한 일이었다.더구나 그녀는 지금 애초에 그런 생각 자체가 없었다.그녀는 남태건을 좋아하지 않았고 다시 결혼하고 싶지도 않았다.“다솔아, 엄마도 네 생각과 같았어. 네가 먼저 이 상황에서 벗어난 뒤에 다시 시작해 보자고. 그런데 지금 네가 혼자 호텔에서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걸 보면 엄마랑 아빠가 어떻게 마음을 놓겠니?”김영은은 딸을 계속 설득했다. 차라리 남태건이 곁에 있어 준다면 최소한 서로 의지라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권용민은 더 진지하게 말했다.“태건이는 너에게 정말 진심으로 잘하려고 노력 중이야. 그런데 네가 그 마음을 계속 거부해서 무슨 좋은 점이 있단 말이냐?”집안에서 딸을 평생 부양할 능력은 있었고 그녀를 책임지는 데 문제도 없었다.그러나 부모라는 존재는 언젠가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는 날이 올 수밖에 없다. 그때가 되면 다솔이는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겠는가?배진호는 바깥에서 다른 여자들과 마음껏 즐길 수 있는데 그들의 딸은 그런 쓰레기 같은 남자 때문에 평생 고통받아야 한다는 것인가!“아빠, 엄마. 제 감정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전 방금 아이를 잃었어요. 그런데 바로 다른 남자를 받아들이라고요? 저도 사람이에요. 애완동물 가게의 고양이도 아니잖아요. 봄이 되었다고 아무렇게나 짝지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요.”권다솔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누구도 상처 주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희생하고 싶지도 않았다.권용민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권용민은 딸을 억지로 결혼시키려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권다솔이 배진호를 잊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이었다. 만약 두 사람이 다시 이어지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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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다솔은 확실히 이 일을 부모님들이 벌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더 이상 남태건에게 나가라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이어가지도 않고 이내 창밖의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봤다. 남태건이 뒤에서 무슨 말을 하건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다시 부모님들을 언급하자 그제야 권다솔은 고개를 돌렸다.“다솔아, 네가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넌 여전히 두 분의 딸이야. 설마 정말 두 분이 아무 말 없으실 거라고 생각한거야? 너와 진호 씨 일은 이미 다 알고 계셨어. 네가 묵은 이 호텔도 부모님이 지분을 갖고 계시는걸.”권다솔은 멍하니 그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점은 눈치채지 못했다.권다솔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검색해 봤다. 아니나 다를까 부모님은 이 호텔 체인의 지분을 1% 갖고 있었다.이 정도 지분으로는 호텔의 경영에는 손을 댈 수 없었지만 투숙인을 찾는것 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정말 남태건을 오해했던 것이었다.권다솔은 남태건에게 사과했다.“미안해요, 조금 전에는 당연히 태건 씨가 부모님을 데려온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저희는 정말로 함께 할 수 없어요.”“알아, 우리는 그저 친구일 뿐이라는 거.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부모님은 받아들이시지 않잖아. 예전부터 우리를 이어주려고 했던 분들이시고 지금 배진호와도 이런 꼴이 돼버렸으니 부모님들도 네가 빨리 다시 서길 바라는 거야.”남태건은 자신에게 아무런 사심도 없는듯한 프레임을 씌웠다.하지만 사실 이 모든 일은 그의 계산 아래 이루어진 일이었다.배진호의 일을 부모님에게 과장해 알린 것도, 권다솔이 묵고 있는 호텔을 알아내 직접 찾아온 것도 남태건이었다.그의 부모 역시 아들이 권다솔과 결혼하기를 간절히 원했으니 더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양쪽 집안의 조건도 비슷했기에 혼사는 완벽한 선택이었다.“그러니까 우리 둘이 잠깐 연기를 하자. 부모님들께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야. 당분간 아저씨랑 아주머니가 널 많이 신경 쓰시겠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더는 우리에게 신경 쓰지 않으실 거야.”남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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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이현이 추천해 주겠다는 의사는 인명진이었다.인명진의 능력은 상당히 좋았다.당시 그와 지석훈이 하민에게 수술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하민은 지금처럼 이렇게 빨리 낫지 않았을 것이다.“난 병이 없거든.”나도현이 자신의 심병을 인정하지 않자 여이현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지난 4년 동안 치료해 온 걸 아니까 너의 이런 심리는 이해는 할 수 있어. 근데 넌 배 비서가 말했듯이 양시은 씨의 우수함을 부정하면 안 돼. 그녀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도 있을 텐데 네 옆에만 가둬 두고 있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게다가 네가 뭐 사랑을 강제로 시키는 대표도 아니고 결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사소한 일로 다투지 마.”나도현은 여이현의 말을 다 알아들었지만 자신의 답답하고 복잡한 이 심정은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그는 양시은이 모두에게 존중받는 것도 원하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앞에서만 이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마시다 보니 나도현은 술에 잔뜩 취해 있었다.양시은은 오늘 저녁에야 출장에서 돌아왔고 여이현이 만취한 나도현을 데려온 것을 보고 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여이현 씨, 저의 남편 데려다줘서 고마워요.”“별말씀을요. 둘이 잘 소통해 봐요.”여이현의 한마디에 양시은은 바로 눈치채고 나도현이 열일곱 살 난 아이 같아 유치하다고 생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양시은은 도우미를 불러 나도현을 위층으로 옮기고 침대에 눕혀 신발을 벗기고 넥타이를 풀어줬다.금방 출장 다녀온 탓에 힘들었지만 인내성 있게 나도현을 돌보았고 혹시라도 토할까봐 곁에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그런데 뜻밖에도 나도현은 갑자기 양시은을 품에 안더니 그녀에게 입을 맞추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양시은, 나 정말 널 너무 사랑해. 그래서 또 잃을까 봐 두려워.”“너의 마음을 나도 다 알고 있어.”“니가 너무 우수해서 다른 사람들이 눈여겨볼까 봐 겁이 나, 그리고...”양시은은 그의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바보야, 너는 내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남자이고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12화

    ‘말로는 못 하지만 행동으로는 가능한 거니까, 진짜 임신 되였다면 양시은이 지우지는 않을 거잖아?’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던 나도현은 진짜 행동으로 옮기려 했지만, 뜻밖에도 양시은이 출장을 가게 되어 그는 매우 우울했고 회사에서도 정신을 다른 곳에만 두고 있었다.차준기는 하루 종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나도현이 걱정되어 물었다.“대표님, 안되면 제가 부인님한테 연락해 회사로 나오시라고 할까요?”차준기는 양시은이 비서직을 그만두고 본인의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부터 매일 혼이 나간 사람처럼 지내는 나도현을 보고 분명 그녀를 그리워하는 행동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출장 갔는데 어떻게 불러.”나도현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니면 대표님이 갑자기 어디 아프시다고 할까요?”차준기의 건의는 좋은 방법이 맞지만 문제는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가 자주 아프다고 밖에 소문이라도 나면 안 좋을 것 같았고 게다가 나진 그룹에는 나도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됐어, 그 방법은 안 통해.”“그럼...”차준기가 머리를 짜내면서 나도현을 위해 방법을 찾고 있었지만 나도현 본인도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짜증 내며 말했다.“됐어, 이제 나가봐. 내가 혼자서 생각해 볼게.”하지만 나도현 혼자서는 절대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없었다.그때 갑자기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각난 나도현은 여이현과 당시 온지유는 매일 함께 있었으니 그는 틀림없이 많은 방법을 가르쳐줄 거라 믿고 즉시 전화를 걸어 팀을 만들려고 했다.그들 팀은 합치면 제갈량을 능가할 정도였다.지석훈과 최주하는 일이 있다고 하면서 지금까지도 일을 처리 못 하여 오지 않았고 여이현과 그의 비서 배진호만 왔다.그들은 나도현의 우거지상을 보자 배진호가 먼저 조롱하면서 입을 열었다.“나 대표님께서 지금 무슨 걱정이 있으시겠습니까. 들어보니 양시은 씨도 이제 자신의 노력으로 사업을 더욱 잘하고 계신다던데 더 이상 바랄 것이 있나요?”나도현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말해줘 봐요. 어떻게 하면 아내를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11화

    그 뒤로 양시은의 노력과 함께 그녀는 점점 더 바빠졌고 아침 일찍 나가면 저녁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결국 나도현과의 시간이 자주 어긋나 한집에 있으면서도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다.헤어져 있었던 시간이 있다 보니 나도현은 양시은과 함께 있는 시간을 각별히 신경 쓰고 소중히 여겼다.하여 양시은의 바쁜 일상을 나도현은 원치 않았고 그녀를 가로막으며 물었다.“양시은, 난 그래도 전에 집, 회사, 가족 모두 잘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넌 나랑 아들만 집에 두고 일만 하네? 이젠 우리도 널 만나려면 예약하고 만나야 하는 거 아니야?”양시은은 나도현이 이런 말까지 할 줄은 몰라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난 단지 최근에 좀 바빴을 뿐이야. 이 시기가 지나면 매일 너랑 함께 있을 수 있는거잖아.”양시은은 나도현의 발걸음을 맞추려고 재빨리 걸었다.이렇게 해야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엔 항상 나도현에게 의지만 했던 양시은이 아닌 어깨를 나란히 걷고 있는 부인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나도현은 불만 있는 어조로 말했다.“한번 이런 일이 생기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겠지. 내가 일을 못 해본 사람도 아니고,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거야?”나도현의 말에 양시은은 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나도현, 내가 언제 얼렁뚱땅 넘어갔다고 그래? 전에는 나보고 열심히 일하라고 해놓고 지금은 내가 바빠지니 또 그게 싫은 거야? 마음이 바뀐 거야?”나도현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양시은은 그의 침묵이 바로 인정이라고 생각되었다.이 순간, 나도현은 어머니가 그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아 키우라던 말이 머리를 스쳐지나가자 바로 양시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양시은, 한 나이라도 젊을 때 우리 아이 몇 명 더 낳는 건 어때?”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도현은 바로 양시은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를 들어 올려 안았다.양시은은 나도현의 품에서 허우적대며 말했다.“나도현, 너 미친 거 아니야? 너 저번에 나한테 아이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10화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협박으로 인해 현장에는 의견이 있어도 감히 먼저 나서서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이 연회를 빌어 나도현은 양시은이 자신의 아내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뜻밖에도 그와 여이현의 스캔들로 마무리가 되dj 여이현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말했다.“이현아, 미안해. 사람들이 우리 사이를 이 정도로 생각할 거라 생각 못 했어.”“괜찮아. 전에도 이런 일들이 많았잖아. 이런 사소한 일로 내가 화를 내면 나중에 더 큰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할 거야. 그냥 잘 지내면 돼, 그럼 사람들이 함부로 말하지 않을 거야.”여이현은 그 사람들을 무대 위에 세워놓고 위협하고 당사자들한테 사과하게 할뿐더러 다른 계획까지 세우고 나성원을 시켜 사적으로 헛소문을 퍼뜨렸던 사람들을 다시 찾게 했다.연회가 끝나고 여이현이랑 함께 나온 온지유는 그를 조롱하며 말했다.“너랑 나도현 사이에 부적절한 스캔들은 한두 번이 아니잖아? 그 사람들은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이젠 결혼도 하고 아이까지 있는 사람들인데 너희 둘을 그렇게 생각하다니.”“여론을 만드는 사람들 따로 있나 봐. 이런 거 신경 쓸 필요 없어. 남들은 몰라도 넌 잘 알잖아.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지 여자를 좋아하는지, 너의 발언권이 제일 효력 있는 거 아니야?”여이현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온지유는 그런 여이현의 뜻을 알아채고 즉시 여이현을 노려보며 말했다.“나이가 몇인데 유치하게 아직도 그런 말이 나와?”여이현은 웃으며 말했다.“내 아내하고 말하는데 또 뭐가 어때서? 근데 나 지금 급하게 할 일이 생겼어, 우리 빨리 집에 가야 돼.”“갑자기 무슨 급한 일인데?”온지유는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나도현이 애가 한 명이라 지금 둘째도 계획하고 있을 거란 말이야. 그럼 나도 빨리 움직여 걔보다 앞서야지, 안 그래?”여이현은 온지유의 귀에 대고 속삭여 말했다.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리며 여이현의 가슴을 살짝 두드리며 말했다.“전에 누가 나한테 다시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9화

    양시은은 그런 나도현을 꼭 안아주며 말했다.“나도 알아, 너의 마음도 다 이해해. 이젠 내가 옆에 있잖아.”“그래, 영원히 내 옆에 있어 줘.”나도현은 중얼거리며 반복해 말했다.4년 동안의 헤어짐은 항상 나도현을 불안에 떨게 했고 매일 먼저 눈을 뜨면 양시은이 곁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그녀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안심하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나도현은 시도 때도 없이 항상 양시은을 곁에 두고 싶었고 그녀가 더 우수해지기를 원했으며 물론 어머니가 말씀하신 네 명의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고려하고 있었다.그 뒤로 나도현은 여이현의 명성을 빌어 연회를 열었고 경성의 부권 사람들이 다 오게끔 하여 자신에게 양시은 같은 훌륭한 아내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려고 했다.연회를 여는 일에는 아무런 막힘이 없었고 친구로서 여이현도 당연히 참석했지만, 나도현은 그날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의혹만 받았다.“변호사 직업을 버리고 대표 자리를 차지하더니, 이제 그것도 모자라 가업을 논하고 있어요? 근데 옆에 있는 아내라는 분은 비서 아니에요?”“다들 잊었어요? 여대표님의 아내도 비서였었잖아요.”“저 두 사람 진짜 사랑하는 사이 맞아요?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결혼하고 이건 그냥 여대표님의 사랑 이야기를 전부 복사하는 거 아니에요?”“그러니까요. 나도현은 모든 걸 여이현을 따라 하는 듯해요. 이렇게 여이현의 관심을 끌려는 거잖아요. 너무 무서운 사람이네요.”한가하게 앉아 헛소문을 토론하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던 나도현은 어이가 없어 한마디 하려 했지만 한발 빠른 여이현이 먼저 나서며 나성원을 불러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들을 전부 끄집어 데려오라고 하고 그들을 앞에 세우고 말했다.“당신들 잘 들어요. 저랑 나도현은 형제 같은 친구이고 우리의 감정 경력을 보면 당신들은 비슷하다고 말하지만 전혀 다르거든요. 저는 처음에 온지유가 저 사람인 줄 모르고 만났고 그 뒤로 오 년 동안 헤어졌지만, 지금은 다시 만나 애도 낳고 살고 있어요. 하지만 나도현은 완전 어머님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8화

    임다혜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몰라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나 대표님이라면... 나도현의 아버지를 말하는 건가? 아니면 나도현?’나도현이 임다혜를 약혼녀로 받아들이기 싫어 그녀에게 손을 쓴 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일일 텐데 이렇게 쉽게 풀어주는 것이 이해가 안 된 임다혜는 확인하고 싶어서 되물었다.“어느 나 대표님을 말씀하시는 거죠?”눈앞의 남자는 그녀의 물음에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이 건드린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서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틀림없이 나도현일 거로 생각한 임다혜는 그가 왜 은혜를 원수로 갚는 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를 찾아갔다.그때 나도현과 양시은은 서로 웃고 떠들며 사랑을 나누고 있었고 멀리서 다가오는 임다혜를 보자 양시은이 먼저 앞에 나섰다.변화된 양시은의 모습을 본 임다혜는 이제 겨우 얼마나 지났다고 사람이 이 정도로 개변되였을가라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당신이 나도현 씨한테 절 풀어주라고 한 거예요?”임다혜는 나도현이 어떤 원한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갚는 사람이고 이미 결정한 일이면 쉽게 사람을 풀어 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 틀림없이 양시은의 뜻일 거로 생각했다.“저랑 나도현은 지금 너무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임다혜 씨를 풀어주지 않으면 그냥 행인일 뿐인 사람을 우리가 여전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것밖에 안 되기에 그렇게 한 거예요.”갑자기 훅 들어온 행인이란 단어가 임다혜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임다혜는 그렇게 오랫동안 나도현을 쫓아다니면서 사랑했지만, 나도현은 한 번도 그녀를 돌아본 적 없었고 이제 와보니 결국 혼자 마음고생한 것이었다.“이런 말을 해주셔서 고마워요. 양시은 씨,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임다혜는 목이 메여 말도 잘하지 못했다.양시은이 아니었으면 임다혜는 아직도 갇혀 있었을 것이니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맞는 말이었다.“당신 가족도 더 이상 피해 볼 일 없을 거예요. 그러니 앞으로는 자신의 사업을 잘 이어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7화

    대신 일을 해줄 사람이 넘쳐나는데 뭐하러 본인이 고생하냐는 식으로 말하는 박은희에 나도현은 그저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어머니, 시은이 몸 상태도 고려해주셔야죠. 시은이가 최근 4년간 하민이를 위해서 밤낮없이 일만 해온 거 어머니도 잘 아시잖아요. 저랑 같이 살게 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여유를 즐길 틈도 없이 또 덜컥 아이를 가져서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도 여자니까 임신과 출산의 고생을 누구보다도 잘 아실 거 아니에요.”나도현의 그 한마디에 박은희도 할 말이 없었다.나도현은 박은희가 조금 망설이는 것 같아 냉큼 말을 이어갔다.“만약 하민이가 혼자라서 외롭다고 하면 당연히 둘째든 셋째든 낳을 테니까 그 점은 시름 놓으세요. 하지만 시은이와 저의 계획을 물으신다면 그건 그냥 순리에 맡기고 싶어요.”“알겠어, 그럼 너희 뜻대로 해.”박은희는 나도현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더 밀어붙였다간 양시은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일까 봐 더 말하지 않기로 했다.그제야 박은희는 은근히 걱정됐다.“내가 이렇게 급해 했다고 시은이가 또 오해하진 않겠지?”“그럴리가요. 시은이는 어머니 마음을 이해할 거예요. 그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그런 사람이 아니란 것도 잘 알고 있을 거예요.”나도현이 박은희의 어깨를 토닥이며 별다른 말도 하지 않았을 때 양시은이 박은희를 향해 걸어왔다.양시은이 자신에게 미소를 짓는 것을 보자 박은희는 그제야 무겁게 가라앉았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박은희는 나도현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넌 시은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서 바람을 좀 쐬고 들어와. 회사 일은 절대 걱정하지 말고 둘만의 시간을 좀 보내. 네가 그랬잖니, 그동안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고. 그러니까 이제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현재를 즐겨.”“알겠어요.”나도현은 대답과 함께 양시은에게 다가갔고 둘은 알게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함께 올라갔다.양시은이 단미주와 합작한 프로젝트로 인해 업계의 많은 사람은 양시은을 다시 볼 것이다.양시은은 그 결과에 대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6화

    하민은 박은희와 함께 지낸 지 3년이나 되었고 이 집에서 제일 친한 사람이었다.하지만 하민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갈망했다.그래서 양시은과 나도현은 퇴근하는 대로 집으로 돌아와 하민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가끔 학부모의 참여가 필요한 활동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하지만 너희들도 보다시피 하민이도 나를 잘 따르고 나도 시연이 널 도와서 아이를 잘 돌봐주잖니. 지금 너랑 도현이도 시간이 있고 하민이도 학교에 다니니까 내가 돌봐줄 수 있을 때 딱 둘만 더 낳는 건 어떠니? 그럼 우리 집안도 더 복작거리고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양시은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을 때 나도현이 말을 가로챘다.“싫다는 게 아니에요. 다만 저랑 시은이는 아직은 하민이만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 일은 나중에 더 말하는 거로 해요.”나도현은 하민이 한 명에게도 제대로 된 사랑을 못 주고 있는데 둘째까지 낳아버리면 하민이가 원래도 부족했던 사랑을 나눠줘야 할 것처럼 느낄까 봐 걱정됐다.“왜? 너희 둘 중에 누가 아프기라도 한 거야?”박은희는 말은 그렇게 해도 눈길은 이미 나도현에게 향해있었다.양시은은 이미 하민이를 낳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박은희의 시선을 느낀 나도현은 어쩔 수 없이 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맞아요, 제 몸에 문제가 생겼어요. 최근 4년간 병원에 다니고 있었고 일도 바빠서 제 정자 생존율이 엄청나게 낮아졌어요.”그 말을 들은 박은희가 침착할 리 없었다.박은희는 당장 나용민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당신이 기를 쓰고 도현이에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부담을 주니까 도현이 몸이 망가졌잖아요. 지금 당장 회사 업무를 이어받아서 책임지고 도현이 좀 푹 쉬게 해줘요. 국가 정책도 개방된 마당에 애가 하나밖에 없는 게 말이 돼요?”박은희에게는 나도현이 유일했다. 애당초 박은희는 나도현이 양시은과 사귈까 봐 온갖 방법을 다 대며 노력을 했지만 결국 나도현은 그런 박은희의 노력을 무시하듯 박은희의 뜻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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