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Bab 121 - Bab 130
140 Bab
제121화
그녀의 말에 온지유는 결국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주소영은 입꼬리를 올린 채 웃고 있었다. 동경의 눈빛이라 아마도 여이현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듯했다.그리고 그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네, 뭐 그럭저럭.”온지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서 뭐가 알고 싶은 건데요?”주소영은 솔직하게 말했다.“뭐든 다 알고 싶어요. 제가 이렇게 대표님에 대해 더 알아가면 혹시 대표님께서 불쾌해하실까요?”온지유가 물었다.“대표님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가고 대표님을 기쁘게 해드리면 대표님이 주소영 씨를 더 좋아할 거로 생각하시는 거예요?”주소영은 쑥스러운 듯 볼이 발그레해졌다.“온지유 씨에게 제 마음을 들킬 줄은 몰랐네요. 그럼 대표님께서도 눈치채셨겠죠? 제가 대표님을 좋아한다는 것을요!”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소영은 자신의 야망을 숨길 생각이 없는 듯했다.“다시 생각해보니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요. 대표님께선 뭐든 다 알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제가 그런 마음을 품으면 제가 너무 저렴해 보이지 않을까요?”주소영은 아주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녀는 여이현 마음속 1순위가 되고 싶었다.“전 집안도 뭣도 없지만, 대표님께선 절 무시하지 않으셨어요.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긴 한데 제가 여기서 뭘 더 바라면 제 욕심인 것 같네요. 지금은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하지만 이것은 그녀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그녀는 온지유를 보면서 해답을 얻길 바랐다.“온지유 씨, 제가 만약 대학에 다니고 열심히 공부해 나중에 성공하면 집안은 일단 제쳐두고 대표님께 어울리는 사람이 될까요?”그녀의 생각은 아주 대담했고 바로 직설적으로 온지유에게 물었다.어떤 부분에선 그녀와 주소영이 조금 닮아 있는 것 같았다.주소영의 모습에서 온지유는 예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한 사람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그 의지를 말이다.그녀는 주소영에게 물었다.“왜 대표님을 좋아하는 거예요?”주소영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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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여이현은 그녀가 이런 말을 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그럼 지난번에는 왜 말을 안 했던 거지?”“지난번에 말할 기회를 안 줬잖아요.”온지유는 지난번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리던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전혀 말할 기회가 없었다.여이현은 의아한 듯 또 물었다.“주소영을 데리고 온 사람이 네가 아니라면 네가 누군지 몰라야 하는 거 아닌가? 난 주소영을 처음 봤을 때 너랑 아주 친해 보이기에 아는 사인 줄 알았거든.”그녀가 했던 말과 행동은 확실히 설명하기 어려웠다.다행히 주소영을 찾으러 갔을 때 그녀는 상세하게 말해주지 않아 주소영이 누구의 대체품인지 아무도 몰랐다.그 덕에 지금 그녀에게 또 빠져나갈 구멍이 생긴 것이다.“확실히 전 주소영 씨와 두 번 만난 적이 있었어요.”온지유는 부정하지 않았다.“대표님께서 저더러 찾으라고 하신 거잖아요. 대표님이 저한테 맡기신 임무이니 당연히 중시해야죠.”여이현은 그녀의 말에 트집을 잡았다.“주소영이 찾아오지 않으면 나한테 말하지 않고 계속 숨길 생각이었어?”순간 온지유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행여나 여이현이 그녀가 일부러 숨기고 있었다고 생각할까 봐 얼른 설명했다.“전 그때 제대로 완벽하게 알아내지 못한 것 같아서 말씀드리지 않았던 거예요. 만약 주소영 씨가 대표님께서 찾으시는 여자였다는 거 알았다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 데리고 왔을 거예요.”솔직히 말해 그녀는 지금까지 여이현이 화내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그녀는 줄곧 여이현이 시킨 일은 최선을 다해 완성했고 책임도 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책임이 아닌 일에선 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온지유는 자신이 아직도 그의 아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여이현은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알았으니까 나가 봐.”그녀가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여이현은 앞으로 더는 그녀에게 이 일에 관해 책임지라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었다.“네, 그럼 푹 쉬세요. 식사 준비가 되면 다시 부르러 올게요.”온지유가 말했다.그녀는 밖으로 나가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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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주소영은 온지유가 연이현을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온지유가 후회하여 그녀를 데리고 오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그녀가 여이현에게 큰 영향을 끼쳐 자리를 빼앗을까 봐 그런 것 같았다.어쩐지 온지유의 태도가 변한 것도 이해가 되었다.여이현을 좋아하고 있으니 다른 여자가 끼어드는 것이 용납되지 않아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만약 온지유가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여이현은 평생 그녀가 여이현과 함께 밤을 보낸 여자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온지유는 어떻게든 이 사실을 숨기고 그녀를 돌려보내려 했을 가능성이 아주 컸다.처음부터 주소영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은 그녀도 처음이라 무섭고, 긴장되었지만 상대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그녀는 여이현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딱히 그를 찾아가 귀찮게 할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작별 인사나 하려고 했었다.그러나 여이현은 그녀에게 잘해주고 다정하게 대해주며 곁에 머물게 해주었다.그런 그의 행동에서 그녀는 보호받는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알게 되었다.그래서 남기로 했다.그녀가 남기로 한 것은 어쩌면 온지유에게 일종의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여이현은 전화를 받으러 가더니 급한 일이 생겼다며 온지유에게 말했다.“난 다른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하니까 온 비서는 그 우유를 다 마시고 있어요. 그래도 힘들면 퇴근해 푹 쉬고요.”“네, 알겠습니다.”여이현은 고개를 끄덕이곤 주소영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밖으로 나가버렸다.롤스로이스는 그렇게 대문 앞에서 사라졌다.여이현이 자신에게 인사도 없이 떠나자 주소영의 안색이 살짝 창백해졌고 씁쓸한 기분이 밀려왔다.변한 것 같았다.처음 여이현의 두 눈엔 그녀만 담겨 있었다.그러나 온지유가 나타난 뒤로 그의 두 눈엔 더는 그녀가 담기지 않았다.온지유가 그에게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그녀는 다시 한번 온지유를 보았다.온지유는 느긋하게 달달한 우유를 마시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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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아주머니가 만드신 음식이 맛있다고 했죠. 그럼 많이 먹어요.”온지유는 컵을 내려놓으며 더는 그녀와 함께 어울려주지 않으려고 했다.그녀가 떠나는 이유도 여이현이 이곳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소영은 이때가 아니면 나중에 물어볼 기회가 없을까 봐 그녀가 떠나기 전에 물었다.“평소엔 제가 하는 질문에 피하지 않고 전부 대답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전부 피하고 계시네요. 온지유 씨, 대표님 좋아하시죠? 아까 저한테 하신 말도 위기감을 느껴서 하신 말이시죠? 사실 제가 나타나질 않길 바라고 계셨죠? 저랑 대표님이 밤을 같이 보내서 온지유 씨는 엄청 불쾌하신 거잖아요!”그녀의 말에 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몸을 틀었다.주소영은 자신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온지유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더는 겁 많던 소녀가 아니었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죠?”온지유가 담담하게 물었다.“정말로 대표님과 밤을 보낸 건 맞나요? 주소영 씨를 찾아갔을 때 마침 나타나셨죠. 세상에 이렇게 기막힌 우연이 있을 거로 생각해요?”“온지유 씨는 처음부터 저를 믿지 않으셨네요.”주소영은 그녀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제 말을 믿어주실 건가요.”“그날 호텔로 간 것도, 함께 밤을 보낸 것도 전부 처음이었어요. 처음에 그날을 기억하기 싫었던 건 사실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상대한 남자가 대표님이란 걸 알게 된 후로 그날을 기억하지 않으려고 했던 걸 후회했죠.”온지유는 순진하고도 성실한 주소영의 눈빛을 보았다.그녀의 두 눈을 보고 있으니 그녀가 딱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단호하게 말하는 그녀에 온지유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이곳에 들어온 이상 주소영 씨는 제게 믿음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대표님께 믿음을 보여줘야 해요. 대표님께서 주소영 씨를 믿는 거로 충분하거든요.”주소영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전 대표님을 좋아하고 있어요.”온지유는 멈칫하더니 입술을 틀어 물었다.“저 대표님을 좋아해요. 어떻게든 대표님도 저를 좋아하게 만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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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그 사람은 그녀가 떨군 번호표를 보았다. 온지유가 왜 아침 일찍 이곳에서 나타난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듯했다.그는 허리를 굽혀 떨어진 번호표를 주웠다.온지유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빠르게 먼저 주우려고 했다.그러나 그와 가까이에 떨어져 있었던 탓에 그가 먼저 번호표를 줍게 되었다.“어디 아파?”남자는 번호표를 살펴보았다. 그것이 초음파실에서 뽑은 번호표란 것을 바로 알게 되었다.심플한 번호표를 보고 있으니 그는 더욱 의문이 생겼다.온지유는 엄청난 비밀을 들킨 사람처럼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황급히 그의 손에서 번호표를 빼앗아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곤 당황한 모습을 감추며 말했다.“아, 그게 건강 검진 좀 해보려고요.”여이현은 그녀를 빤히 보며 또 물었다.“위장이 안 좋은 거 아니었나? 왜 초음파 검사를 하려고 한 거지?”온지유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그의 두 눈을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말했잖아요. 그냥 간단하게 검진받아보려고 온 거라고.”여이현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그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병원에 온다는 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온지유가 답했다.“어젯밤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잖아요. 집에 계시지 않으니 저 혼자 온 거예요.”“핸드폰은 장식인가?”온지유는 입술을 틀어 물더니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며칠 전에 제 연락 전부 받지 않으셨잖아요. 그런데 연락해서 뭐해요.”며칠 전은 일부러 그녀의 연락을 받지 않은 것이었다.그때는 화가 났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어제부터 그는 핸드폰을 다시 켜뒀다. 그녀가 전화할 거로 생각하며 말이다.여하간에 그는 이미 며칠 동안 귀가하지 않은 상태였다.그녀 혼자 그 집에 남아있어 지내는 게 불편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쓸데없는 생각이었던 것 같았다.그가 없이도 그녀는 알아서 잘살고 있었고 심지어 혼자 병원까지 찾아왔다.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여이현을 보았다. 그는 어제 입었던 정장을 계속 입고 있었고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온 것 같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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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그의 말에 온지유는 아주 당황했다.예전에 아무리 크게 다쳐도, 크게 앓고 있어도 그는 그녀에게 이렇듯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심지어 매일 바쁘게 보내 그녀의 입장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았다.이번에는 그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그는 굳이 그녀와 같이 오겠다고 말했다.그녀는 조금 난감했다.여이현은 다른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오르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다.“일단 들어가. 나중에 다시 말해.”그들은 엘리베이터 앞에 한참 서 있었다.온지유는 다시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손을 주머니에 넣고 긴장한 듯 번호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하필 오늘 병원에서 그를 마주쳐버렸다.여이현은 엘리베이터 안에 서서 앞을 주시했다. 그러다가 걱정되었는지 그녀에게 물었다.“아침은 먹었어?”온지유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엔 온통 어떻게든 그의 곁에서 벗어나자는 생각으로 가득했다.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그는 시선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린 채 심각한 일이 있는 듯 고민하는 모습이었다.“온지유.”그의 부름에 온지유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고 그를 보았다.여이현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자 그녀의 심장을 빠르게 뛰었고 황급히 입을 열었다.“대표님,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세요?”그녀는 이곳이 직장인 것처럼 그를 공경하게 대했다.그러나 여이현은 그저 단순히 그녀의 몸을 걱정하는 것일 뿐 그녀에게 일을 시키려는 생각은 없었다.“아침 먹었냐고 물었지 너한테 일 시키려고 물어본 거 아니야!”여이현은 잔뜩 불쾌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아, 먹었어요.”온지유는 사실 먹지 않았지만 먹었다고 대답했다.그녀는 행여나 여이현과 같이 아침을 먹다가 또 입덧할까 봐 두려웠다.그렇게 되면 또 속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댈 수 없었다.여하간에 그는 이미 그녀가 산부인과에 갔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산부인과 방문에 구역질이라니,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을 눈치챌 가능성이 아주 컸다.“그래.”여이현은 더는 묻지 않았다.엘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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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온지유는 조금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일단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어르신, 안녕하세요.”강태규는 살짝 놀란 듯한 눈빛으로 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듣게 되자 그는 기쁜 듯 이내 크게 웃었다.“그래, 네가 이미 결혼을 했다니 조금 놀랍구나. 언제 결혼했던 게냐. 이렇게 큰 경사가 있었으면서 나를 부르지 않았다니. 네 덕에 내가 이제야 네 집사람 얼굴을 보게 되는구나.”강태규와 그의 할아버지인 여호산은 젊었을 때 전우 사이였다.서로 생사를 함께한 그런 사이 말이다.전쟁에서 함께 싸워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일으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하지만 두 사람이 선택한 길은 달랐다.강태규는 정치의 길을 선택했고 여호산은 사업의 길을 선택했기에 두 사람은 그 후로 만남이 줄어들었다.강태규는 온하랑을 훑어보더니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좋은 아이구나. 이현이 네가 안목이 좋구나. 이 아이는 마음씨가 아주 고운 아가씨 같구나.”그러자 여이현이 말했다.“저희 결혼식은 아주 소박하게 해서 청첩장도 별로 돌리지 않았어요. 게다가 어르신께선 그때 먼 곳에 계셨으니 알리지 않았죠. 제 아내는 조용한 걸 좋아해서 지금까지 조용히 살고 있었어요.”강태규는 그를 더 원망하지 않았다.“너희는 요즘 젊은이들과 많이 다르구나.”“이 아이는 네 곁에서 고생 많이 했겠어.”여씨 집안의 며느리였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었다.사람들이 그녀가 여이현의 아내라는 것을 모른다면 많이 속상했을 수도 있었다.여이현에게 투정을 부리지 않고 원망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온지유는 아주 착한 사람이었다.여이현도 부정하지 않았다.“네, 많이 속상했을 거예요.”온지유는 저도 모르게 여이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태규 앞이라 그냥 형식상으로 대답한 것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몰랐다.사람들은 그들이 은밀하게 결혼식을 올린 것에 의문을 가졌다.그때마다 여이현은 그녀를 핑계로 해답을 주었다.그럼에도 온지유는 딱히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하간에 그녀도 열심히 결혼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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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그들이 있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는지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이내 다시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저랑 엄마가 할아버지 뵈러 왔어요.”“어르신.”이 목소리는 서은지의 엄마 윤미혜의 목소리였다.온지유는 생각에 잠겼다. 여이현이 이렇게나 어르신을 존경하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서씨 집안 사람들과도 아는 사이 같았다.강태규는 웃으며 말했다.“왜 다들 우르르 몰려 왔어.”“할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데 당연히 뵈러 와야죠.”서은지는 꽃을 꽃병에 꽂은 뒤 강태규를 끌어안았다.“그런데 손님이 계셨네요.”강태규가 말했다.“이현이는 내 전우의 손자야. 그러니까 내 손자랑 다를 바 없는 녀석이지.”“전에 만난 적 있어요.”서은지는 자신이 넘치는 모습으로 여이현을 보았다.“안녕하세요, 대표님. 우리 또 뵙네요.”강태규가 물었다.“은지 너 그동안 해외에 머물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어떻게 이현이 녀석을 알고 있는 거냐.”“며칠 전에 아빠랑 같이 만났었어요. 대표님이랑 식사도 같이했는걸요.”서은지는 솔직하게 말했다.“할아버지, 저희 아빠는 학교 일 때문에 바쁘셔서 저녁이 되어야 뵈러 오실 것 같다고 하셨어요.”“괜찮다.”강태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난 마음만 받으면 돼.”그들의 대화를 통해 온지유는 서승만이 옛날에 강태규 휘하의 군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강태규는 마음이 너그럽고 자상하여 병사들을 아주 잘 가르쳤다고 했다.서승만이 전역하고 나서도 강태규를 잊지 못한 것을 보면 아주 좋은 스승이었던 것 같았다.여이현은 그들이 화기애애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방해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어르신, 어르신을 뵈러 온 사람이 있으니 저흰 이만 먼저 가볼게요.”그러자 윤미혜가 그에게 시선을 돌리며 살가운 모습으로 그를 붙잡으려고 했다.“여 대표, 뭘 그렇게 급하게 가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좀 더 이야기하고 가요. 사람이 많으면 더 북적거리고 어르신께서도 좋아하실 거예요. 그러니까 조금 더 있다가 가요.”윤미혜는 여이현을 꼭 사위 보듯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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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서은지는 그를 더는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이름을 불렀다.그녀는 여이현의 길을 가로막았다. 그러자 여이현은 차가워진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이시죠, 서은지 씨?”서은지는 그를 보았다. 뼛속까지 거만했던 그녀는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방금 한 말 진짜예요? 정말로 이미 결혼했어요?”그녀는 여이현이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그래서 그가 일부러 그녀를 피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여이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굳이 거짓말을 해서 뭐해요?”“여이현 씨가 결혼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요. 게다가 여이현 씨 아내가 누군지도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핑계 대는 줄 알았죠.”“서은지 씨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그가 차갑게 굴수록 서은지는 더 흥미가 생겼다. 꼭 사냥감을 찾은 것처럼 반드시 그를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그녀는 가지지 못하는 것에 더 흥미를 느꼈다.서은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에게 다가가며 대범한 행동을 했다.“결혼했다고 해서 뭐요. 어차피 나중에 이혼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전 여이현 씨가 결혼해도 상관없어요.”그녀의 말을 들은 온지유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했다.여이현은 막무가내인 사람과 질척거리는 사람을 아주 싫어했다.그런데 서은지가 그런 사람이었다.여이현은 서승만을 봐서라도 서은지의 당돌한 행동을 참아주고 있었다.그러나 서은지가 가까이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쓰다듬자 그는 결국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혐오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그는 잔뜩 어두워진 안색으로 그녀의 손을 쳐내려고 했지만 온지유가 한발 빠르게 서은지의 손을 잡아챘다.“서은지 씨!”온지유가 나설 줄은 몰랐는지 여이현은 다소 의외라는 눈빛으로 온지유를 보았다.서은지도 온지유를 보았다.“그쪽은 여이현 씨 비서가 아니던가요?”온지유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여기는 병원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인데 대표님께 그런 행동을 하시면 된다고 생각하세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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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그녀는 여이현이 그녀에게 생리통 있다는 것까지 알 정도로 세심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온지유는 정말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예전에 그와 평생을 함께 살아도 그녀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또 몸 상태는 어떤지 모를 거로 생각했다.그녀가 언젠가 죽게 되어도 여이현이 제일 마지막으로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지금으로선 시간이 지나면 기억하기 싫어도 기억이 날 것이다.온지유는 생강차를 단번에 마셔버렸다.“푹 쉬어.”여이현은 세심하게 그녀에게 이불까지 덮어주었다.온지유는 그런 그를 빤히 보다가 물었다.“이따가 어디 가는 거예요?”“어디 안 가. 집에 있을 거야.”여이현이 답했다.온지유는 그가 며칠 동안 외박을 하여 오늘도 외박하는 줄 알았다.밖에는 예쁜 여자가 아주 많았으니 그가 머물 곳은 분명 있을 것이었다.여이현은 조금 실망한 듯한 그녀의 표정을 눈치채곤 그녀의 옆으로 눕더니 이불 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아랫배에 손을 올렸다.“많이 아파?”온지유는 순간 경직되었다. 고개를 삐그덕 돌리며 여이현을 보았다.“왜 갑자기 누운 거예요?”“조금 같이 누워있어 주려고.”여이현은 그녀의 아랫배에 올린 손을 움직이며 통증을 덜어주고 싶은 듯 살살 쓰다듬어 주었다.“이러면 좀 나아?”온지유는 입술을 틀어 물었다.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그녀는 계속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조금 나아졌어요.”“자꾸 밤새우지 마.”여이현은 나직하게 말했다.“밤을 자주 새우면 몸에 무리가 가거든. 항상 몸조리 잘해야 생리할 때도 많이 아프지 않을 거야.”그의 다정하고도 걱정이 묻어나는 목소리에 순간 가슴이 아려왔다.그에게도 이토록 다정하고 세심한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다.온지유가 말했다.“사실 오늘 저를 데리고 어르신 뵈러 간 것도 저한테는 의외였어요. 게다가 어르신께 저를 아내라고 소개했잖아요.”여이현은 뜸을 들이며 물었다.“혹시 싫었어?”온지유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네가 싫지 않았다면 됐어.”여이현은 행여나 그녀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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