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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작가: 류한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녀의 말에 온지유는 결국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주소영은 입꼬리를 올린 채 웃고 있었다. 동경의 눈빛이라 아마도 여이현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듯했다.

그리고 그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네, 뭐 그럭저럭.”

온지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뭐가 알고 싶은 건데요?”

주소영은 솔직하게 말했다.

“뭐든 다 알고 싶어요. 제가 이렇게 대표님에 대해 더 알아가면 혹시 대표님께서 불쾌해하실까요?”

온지유가 물었다.

“대표님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가고 대표님을 기쁘게 해드리면 대표님이 주소영 씨를 더 좋아할 거로 생각하시는 거예요?”

주소영은 쑥스러운 듯 볼이 발그레해졌다.

“온지유 씨에게 제 마음을 들킬 줄은 몰랐네요. 그럼 대표님께서도 눈치채셨겠죠? 제가 대표님을 좋아한다는 것을요!”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소영은 자신의 야망을 숨길 생각이 없는 듯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요. 대표님께선 뭐든 다 알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제가 그런 마음을 품으면 제가 너무 저렴해 보이지 않을까요?”

주소영은 아주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녀는 여이현 마음속 1순위가 되고 싶었다.

“전 집안도 뭣도 없지만, 대표님께선 절 무시하지 않으셨어요.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긴 한데 제가 여기서 뭘 더 바라면 제 욕심인 것 같네요. 지금은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하지만 이것은 그녀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그녀는 온지유를 보면서 해답을 얻길 바랐다.

“온지유 씨, 제가 만약 대학에 다니고 열심히 공부해 나중에 성공하면 집안은 일단 제쳐두고 대표님께 어울리는 사람이 될까요?”

그녀의 생각은 아주 대담했고 바로 직설적으로 온지유에게 물었다.

어떤 부분에선 그녀와 주소영이 조금 닮아 있는 것 같았다.

주소영의 모습에서 온지유는 예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한 사람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그 의지를 말이다.

그녀는 주소영에게 물었다.

“왜 대표님을 좋아하는 거예요?”

주소영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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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네가 마음 많이 썼네. 나도 깜박하고 있었는데. 맞아. 예전에는 파리에서 생활하고 싶었지 하지만 지금은 너도 알다시피...”여진숙이 더는 입을 열지 않았지만 모두 원인을 알고 있었다.이때 온지유가 여진숙에게 선물 상자를 가져다주며 말했다.“이 얘긴 그만하는 게 어때요? 자 이건 저희가 준비한 선물이에요. 한번 열어보세요. 맘에 드시는지.”여진숙이 상자를 열자 그 속에는 열쇠와 부동산 계약서가 들어 있었다. 부동산 계약서에 쓰여있는 파리 주소를 보자 여진숙은 너무 기쁜 나머지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온지유가 여진숙의 모습을 보고 다가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해줬다.“사람이 필요하시다면 어머님께서 직접 고르시고 말씀하세요. 의료팀도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이현 씨가 모두 준비해뒀어요.”여희영은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어리둥절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는 이번 가정모임에서 여진숙이 수작을 부릴 것 같아서 여이현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괜한 걱정을 한 것 같았다.파리에서 자리 잡고 살 기회를 얻은 여진숙은 그 자리에서 여씨 가문을 여이현에게 전부 넘겨주고 모든 재산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다.지금부터 여진숙은 남은 세월을 편안히 누리고 재단의 일에 손을 뗄 것이다.세 사람이 모임 장소에서 나오자 여희영은 더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인제야 비로소 여진 그룹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이현아, 정말 대단해. 근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 여진숙이 파리에 가고 싶어 한다는 거 말이야.”그녀는 여이현이 그처럼 세심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온지유도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여이현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여이현은 차에 시동을 걸고 어느 정도 주행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서찬이 찾아갔을 때부터 눈치챘어요. 그래서 제가 사람을 불러 간병인을 매수했죠. 서찬이 떠나자마자 간병인 쪽에서 정보를 입수했어요.”‘그렇구나.’두 사람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75화

    여진숙은 서찬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입을 열었다. 그녀는 여진 그룹의 일에 관심이 일도 없었다.서찬이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당연히 사모님에게 할 얘기가 있어서 찾아왔죠. 여진 그룹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소식 들어보셨나요? 글쎄 여이현이 여 대표님 편을 드는 사람들을 모두 해고했지 뭐에요. 지금 여진 그룹은 여이현의 천하에요.”여진숙은 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덤덤한 태도로 “그래요.”라고 대답한 뒤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서찬은 여전히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설득했다.“사모님, 여진 그룹이 여 대표님 손으로 다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더는 요양원에 계시지 않아도 돼요. 들은 바에 의하면 사모님께서는 경제적인 원인 때문에 아직 외국으로 떠나지 못하신다면서요. 사실, 이 모든게 여이현 때문이잖아요.”“도대체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겁니까?”여진숙이 드디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무표정이었다.서찬이 그녀 가까이 다가가서 뭐라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말이 끝나자 여진숙이 입꼬리를 올리면서 분부했다.“알겠어요. 서 부장님 뜻대로 하세요.”허락을 받은 서찬은 한껏 부풀어 올라 당장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그는 허리를 굽힌 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담보했다.두 사람의 계획은 가정모임이었다. 여진숙은 여이현의 어머니였기에 지금 이 모양이 되었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가정모임에서 그녀의 체면을 구기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물론 여의현은 아니였다.밝은 하늘에 어둠이 깃들 무렵 여이현이 온지유와 별이를 데리고 모임 장소에 도착했다.그는 여진숙을 향해 머리를 끄덕이고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여진숙은 자상한 눈길로 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별아, 할머니께 인사해야지.”여이현의 말에 별이가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별이 인사를 받은 여진숙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별이에게 미리 준비한 돈 봉투를 쥐여주었다.여이현과 온지유 두 사람은 확연히 달라진 여진숙의 모습에 어리둥절했다.가정모임에 여희영이 빠질 리가 없었다. 그들이 자리에 앉으려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74화

    최승현은 여희영의 말을 듣고도 포기하지 않고 그녀를 붙잡으며 말했다.“여희영 씨, 저는 진심으로 여희영 씨를 좋아해요.”여희영은 비록 여이현의 친고모는 아니었지만 여진 그룹에 큰 변화가 생긴 뒤로부터여이현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여이현은 현재 그녀를 친 고모로 여기며 존경스러운 태도로 모시고 있다. 그건 여희영이 여진 그룹의 다양한 광고 촬영에 참여했다는 소식에서 알아볼 수 있었다.최승현이 악착스레 달라붙는 것도 뒷백이 센 여희영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여희영은 그의 속셈을 모른 채 짜증 나기만 했다.그녀가 온지유를 바라보며 도와달라고 하려던 찰나 최승현이 갑자기 그녀의 얼굴에 손을 댔다.여희영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최승현을 두 손으로 밀어 내팽개쳤다.이 장면을 목격한 온지유가 소리를 지르며 쏜살같이 달려와서는 여희영을 끌어안고 대성통곡했다.“안돼요. 전 반대에요! 저와 약속하셨잖아요!”너무나도 가련한 온지유의 모습에 구경꾼들이 모여들더니 작은 소리로 두 사람을 의논하기 시작했다.여희영은 온지유의 등을 토닥이며 차가운 말투로 최승현에게 말했다.“최승현 씨, 제가 분명히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텐데요. 더는 저에게 달라붙지 마세요.”말을 마치기 무섭게 그녀는 온지유를 끌어안고 호텔을 나섰다. 두 사람은 숨을 죽인 채 최승현이 또 따라올까 봐 부리나케 달려나갔다.“아직도 따라오고 있어?”여희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니요. 하지만 아직도 저희를 보고 있어요. 어? 이현 씨가 내려왔는데요.”여희영은 여이현이 두 사람의 계획을 망칠까 봐 두려워 발걸음을 재촉했다.“아니 근데 이현이가 최승현 쪽으로 다가가서 뭘 말하고 있는데.”이 말에 온지유는 여희영을 밀어내고 눈을 가늘게 뜬 채 여이현이 입 모양으로 말을 읽어내려고 노력했다.“이현 씨가 최승현 씨에게 계속 달라붙으면 연예계에서 사라지게 만들겠다고 말했어요.”온지유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여희영을 바라보며 물었다.“최승현 씨 연예인이에요?”“아니. 여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73화

    ‘이게 끝이라고? 더 시도해 보지 않을 건가?’온지유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 그 여자가 여이현을 붙잡을까 봐 많이걱정하고 있었다. 바람기 많은 남자보다 진지한 여자가 더 위험하기 마련이다.자신의 마음을 과감히 고백하는 여자에게 유혹당하지 않을 남자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여이현, 운 좋은 줄 알아.”온지유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이때 갑자기 누군가 그녀 앞길을 막고 서있었다.고개를 들어보니 여이현이 부드러운 눈길로 온지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끝이보이지 않는 소용돌이처럼 온지유를 빨아 들어갈 것으로 보였다.“어떤 여자분이 찾던 것 같던데 가보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받아 주지. 그러면...”“그럼 나 간다.”그 대답에 온지유는 재빨리 여이현을 잡으며 소리쳤다.“가긴 어딜 가!”이 틈을 타 여이현이 온지유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안 갈 거야. 내 곁에 지유 너와 별이만 있으면 행복한걸.”갑작스러운 돌직구에 온지유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두 사람은 금방 발생한 불쾌한 사건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다시 야시장 돌아다녔다. 허기진 배도 채우고 재밌게 놀고 나니 시간이 물 흐르듯 흘러 어느덧 늦은 밤이 되었다.연이어 하품하는 온지유를 보고 여이현은 택시를 불러 호텔로 향했다. 힘들게 약속한 단둘만의 데이트라 여이현은 오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뜨거운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찾아왔다.비몽사몽 한 상태로 꿈나라에서 빠져나온 온지유의 머릿속은 온통 뜨거웠던 어젯밤 화면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여러 번 흔들어 요동치는 마음을 가까스로 가라앉히고 시간을 보니 벌써 별이 등교 시간이었다.온지유는 아직 한창 꿈나라에서 여행 중인 여이현을 버려두고 옷을 바꾼 뒤 허둥지둥 방을 나섰다.“어머, 우리 자기 왜 그렇게 급해. 혹시 내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여희영이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는 온지유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귀가에대고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72화

    두 사람은 야시장 입구에 왔다. 인파로 사람들 머리만 보이자 여이현은 바로 그녀를 끌어안고 나직하게 말했다.“옷이라도 갈아입고 올까? 인파들 속에서 기회를 틈타 널 만지려고 하면 어떡해.”온지유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흥, 드레스를 고를 땐 야시장을 구경할 거라는 생각은 못 해봤나 봐? 안 갈아입을래. 오랜만에 이쁘게 입었는데 왜 갈아입어. 게다가 여긴 사람도 많잖아. 그럼 더 신경 써야지.”여이현은 그녀를 설득할 수가 없었기에 속으로 어떻게든 지켜내고 말겠다고 다짐했다.실컷 놀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온지유는 더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맛있는 것을 보면 맛보고 배가 부르면 여이현에게 넘겨주었다. 알록달록한 칵테일에 맛만 본 후 바로 여이현에게 주기도 했고 재밌는 것이 있으면 체험해보기도 했으며 무서운 것이 있으면 바로 여이현의 품으로 안겨들었다.그녀는 밤하늘에 뜬 예쁜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기에 사람들도 저도 모르게 자꾸만 그녀를 힐끗거리고 있었다.당연히 눈치 없는 사람들이 접근하기도 했다.아이스크림을 사러 줄을 서고 있을 때 온지유는 누군가와 부딪치게 되었고 바로 표정이 일그러졌다.여이현은 바로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누가 내 엉덩이를 만졌어.”온지유는 고개를 돌리며 인파 속에서 의심이 갈 만한 사람을 찾아보았으나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엉덩이를 만진 건 확실했다.여이현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얼른 그녀를 데리고 가까운 옷가게로 들어가 명령 어조로 말했다.“당장 갈아입어. 안 그러면 지금 당장 집으로 갈 거야.”“왜 화를 내.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알아. 네 잘못이 아닌 거. 하지만 난 짜증이 난다고. 그런 썩을 놈들이 네 엉덩이를 만졌다고 생각하니까 내가 다 불쾌하고 화가 나.”여이현의 기분을 누가 알겠는가. 자신의 여자가 어떤 남자에게 성희롱을 당했는데 상대가 누군지도 몰라 복수할 수도 없는 이 기분을.온지유는 억울했다. 그래서 아주 보수적인 옷을 골라 피팅룸으로 들어갔다.옷을 갈아입고도 나오지 않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71화

    말을 하던 여이현은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더니 파란 장미를 꺼내 온지유에게 건넸다.“온지유 씨, 좋아해요. 사랑하고 있어요. 평생 당신만을 바라보며 살게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오직 당신만 사랑할 거예요. 그러니 내 마음을 받아줘요. 내가 평생 당신을 걱정하고 아끼며 사랑할 수 있게.”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에 그녀의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온지유는 이미 눈물바다가 되었다. 파란 장미를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대답했다.“그럴게요.”그녀의 대답을 듣자마자 여이현은 그녀를 안고 빙빙 돌았다.지금 이 순간 온 세상에 둘만 남은 듯한 기분이었고 서로의 심장 소리가 확성기에 틀어놓은 것처럼 크게 들렸다.“내 고백을 받아줬으니까 다음 순서로 그 장미를 뜯어 봐.”여이현의 목소리가 다시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놀란 얼굴로 그를 힐끗 보다가 조심스럽게 장미를 뜯었다.안에는 반지가 있었다.온지유는 깜짝 놀랐다.“이현 씨, 정말!”“마음에 들어?”여이현은 미소를 지었다.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얼마나 정성을 쏟아부었는지 모른다.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그는 아주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며 준비했다.다행히 온지유는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온지유가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는가. 여자라면 대부분 그의 이벤트를 좋아할 것이다.그녀는 발꿈치를 들더니 여이현에게 입을 맞추었다. 짧은 입맞춤 후 입을 떼려던 순간 여이현은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더니 이내 질척인 키스를 했다.얼마나 지났을까, 온 세상에 둘만 있는 기분이었다.온지유는 숨이 막혔다. 여이현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뭐야. 하지 마. 나 배고파. 얼른 음식을 준비해달라고 해줘.”온지유는 배고프다는 핑계를 대며 야릇해진 분위기를 피해 보려고 했다.여이현이 준비한 저녁은 전부 밸런타인데이와 연관이 있는 음식이었다.데코레이션이든 음식의 의미이든 전부 마음에 들었다.이런 이벤트를 싫어할 여자는 없을 것이다. 다만 온지유는 하루 종일 자신을 방치해둔 것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70화

    어둠이 내려앉자 경성은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오늘은 밸런타인데이였던지라 곳곳의 가게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밸런타인데이를 삼켜버릴 것처럼 말이다.온지유는 여희영이 알려준 호텔로 왔으나 바로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커다란 창가로 여희영이 알려준 파란 장미를 든 남자를 찾아보고 있었다.테이블마다 한 쌍씩 앉아 있었지만 여희영이 말한 남자는 없었다.전화를 들어 여희영에게 상대가 기다리다가 지쳐 먼저 돌아간 것은 아닌지 물어보려고 한순간 익숙한 형체를 발견하게 되었다.여이현이 코너를 돌며 2층의 룸으로 올라갔다.밸런타인데이에 귀가하지 않고 이곳에 와서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것일까.온지유의 머릿속에 순간 여러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대부분은 여이현이 바람을 피웠다는 가능성이었다.그녀는 씩씩대며 호텔 안으로 들어간 뒤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어서 오세요, 몇 분이실까요?”직원이 그녀를 붙잡았다.온지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이 안에 몇 분이 예약되었는지 알려주시면 이 돈을 전부 드리죠.”그녀는 통 크게 돈뭉치를 꺼내 직원에게 주었다. 직원은 눈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을 두 개 펼쳐 보였다.밸런타인데이에 호텔에 혼자 오는 사람은 없었다.그녀는 바로 발을 들어 문을 차버리곤 코웃음을 쳤다.“이현 씨, 즐거운가 봐. 나한테 들켰다고...”뒷말을 이을 수 없었다. 룸 안에 여이현 혼자 있었기 때문이다.온지유는 바로 고개를 돌려 직원에게 따져 물었다.“안에 둘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대표님께선 두 명으로 예약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직 아내 분이 도착하지 않으셨다고...”“이제 가도 됩니다. 여긴 제가 설명하죠.”여이현은 직원에게 물러나라고 하곤 문을 닫으려 했으나 그제야 문이 뜯겨 나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내 빙긋 웃었다.“룸을 바꿔야 할 것 같네.”직원은 눈치껏 빠릿빠릿하게 움직였다.온지유는 여전히 어안이 벙벙했다. 바람 피우는 현장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직원은 그녀에게 여이현의 아내가 아직 도착하지 않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069화

    “얼른 여이현한테 전화해서 여진을 나한테 넘기라고 말해. 그리고 여씨 가문의 모든 재산도 전부 나한테 주라고 해. 안 그러면 지금 이곳이 곧 너의 무덤이 될 테니까.”여재호는 뒤를 돌아보라는 턱짓을 했다.온지유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이현 씨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거니까 헛된 망상은 그만하시죠.”“여이현이 그러지 않겠다고 하면 널 죽여버리면 돼. 그리고 네 아들을 여기로 잡아 오는 거지. 여이현이 그럼에도 넘기지 않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네 아들도 죽이는 거지 뭐.”여재호는 칼을 꺼낸 후 온지유의 앞으로 갔다. 그녀의 턱을 꽉 잡으며 뺨을 때렸다.“가능한 어떻게든 여이현을 설득해야 할 거야. 안 그러면...”서늘한 칼날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온지유는 눈을 가늘게 떴다.여재호는 돈을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런 그가 계속 이 세상에 남는다면 세상은 앞으로 불안만 가득해질 것이다.무언가 떠오른 온지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제가 이현 씨를 설득해볼게요. 그런데 저한테 핸드폰이라도 줘야 설득해보는 거 아닌가요? 핸드폰도 없이 제가 어떻게 말을 해보죠?”여재호는 머릿수가 많다는 이유로 방심하면서 온지유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어차피 산 아래에도 그의 사람들이 깔려 있었으니까.바로 옆 사람에게 지시를 내려 온지유에게 핸드폰을 주었다.자유를 되찾은 온지유는 뻐근한 손목을 돌리며 여이현에게 전화를 거는 척했다.“이현 씨, 나 지금 사방이 무덤인 산에 있어. 얼른 와줘...”“씨X, 지금 날 속여?”여재호는 갑자기 그녀에게 다가가 핸드폰을 확 빼앗았다. 온지유는 그를 꽉 끌어안더니 벼랑 끝으로 뛰어내렸다.“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여재호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차정혁이 얼른 사람들과 함께 벼랑 끝으로 달려와 내려다보았지만 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온지유는 죽지 않았다. 이미 전에 더 험한 일을 당했었던지라 여재호를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여재호가 그 말을 하자마자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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