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1화

작가: 류한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6-26 19:00:01
그녀의 말에 온지유는 결국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주소영은 입꼬리를 올린 채 웃고 있었다. 동경의 눈빛이라 아마도 여이현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듯했다.

그리고 그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네, 뭐 그럭저럭.”

온지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뭐가 알고 싶은 건데요?”

주소영은 솔직하게 말했다.

“뭐든 다 알고 싶어요. 제가 이렇게 대표님에 대해 더 알아가면 혹시 대표님께서 불쾌해하실까요?”

온지유가 물었다.

“대표님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가고 대표님을 기쁘게 해드리면 대표님이 주소영 씨를 더 좋아할 거로 생각하시는 거예요?”

주소영은 쑥스러운 듯 볼이 발그레해졌다.

“온지유 씨에게 제 마음을 들킬 줄은 몰랐네요. 그럼 대표님께서도 눈치채셨겠죠? 제가 대표님을 좋아한다는 것을요!”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소영은 자신의 야망을 숨길 생각이 없는 듯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요. 대표님께선 뭐든 다 알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제가 그런 마음을 품으면 제가 너무 저렴해 보이지 않을까요?”

주소영은 아주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녀는 여이현 마음속 1순위가 되고 싶었다.

“전 집안도 뭣도 없지만, 대표님께선 절 무시하지 않으셨어요.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긴 한데 제가 여기서 뭘 더 바라면 제 욕심인 것 같네요. 지금은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하지만 이것은 그녀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그녀는 온지유를 보면서 해답을 얻길 바랐다.

“온지유 씨, 제가 만약 대학에 다니고 열심히 공부해 나중에 성공하면 집안은 일단 제쳐두고 대표님께 어울리는 사람이 될까요?”

그녀의 생각은 아주 대담했고 바로 직설적으로 온지유에게 물었다.

어떤 부분에선 그녀와 주소영이 조금 닮아 있는 것 같았다.

주소영의 모습에서 온지유는 예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한 사람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그 의지를 말이다.

그녀는 주소영에게 물었다.

“왜 대표님을 좋아하는 거예요?”

주소영이 답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2화

    여이현은 그녀가 이런 말을 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그럼 지난번에는 왜 말을 안 했던 거지?”“지난번에 말할 기회를 안 줬잖아요.”온지유는 지난번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리던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전혀 말할 기회가 없었다.여이현은 의아한 듯 또 물었다.“주소영을 데리고 온 사람이 네가 아니라면 네가 누군지 몰라야 하는 거 아닌가? 난 주소영을 처음 봤을 때 너랑 아주 친해 보이기에 아는 사인 줄 알았거든.”그녀가 했던 말과 행동은 확실히 설명하기 어려웠다.다행히 주소영을 찾으러 갔을 때 그녀는 상세하게 말해주지 않아 주소영이 누구의 대체품인지 아무도 몰랐다.그 덕에 지금 그녀에게 또 빠져나갈 구멍이 생긴 것이다.“확실히 전 주소영 씨와 두 번 만난 적이 있었어요.”온지유는 부정하지 않았다.“대표님께서 저더러 찾으라고 하신 거잖아요. 대표님이 저한테 맡기신 임무이니 당연히 중시해야죠.”여이현은 그녀의 말에 트집을 잡았다.“주소영이 찾아오지 않으면 나한테 말하지 않고 계속 숨길 생각이었어?”순간 온지유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행여나 여이현이 그녀가 일부러 숨기고 있었다고 생각할까 봐 얼른 설명했다.“전 그때 제대로 완벽하게 알아내지 못한 것 같아서 말씀드리지 않았던 거예요. 만약 주소영 씨가 대표님께서 찾으시는 여자였다는 거 알았다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 데리고 왔을 거예요.”솔직히 말해 그녀는 지금까지 여이현이 화내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그녀는 줄곧 여이현이 시킨 일은 최선을 다해 완성했고 책임도 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책임이 아닌 일에선 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온지유는 자신이 아직도 그의 아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여이현은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알았으니까 나가 봐.”그녀가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여이현은 앞으로 더는 그녀에게 이 일에 관해 책임지라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었다.“네, 그럼 푹 쉬세요. 식사 준비가 되면 다시 부르러 올게요.”온지유가 말했다.그녀는 밖으로 나가 조심

    최신 업데이트 : 2024-06-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3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주소영은 온지유가 연이현을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온지유가 후회하여 그녀를 데리고 오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그녀가 여이현에게 큰 영향을 끼쳐 자리를 빼앗을까 봐 그런 것 같았다.어쩐지 온지유의 태도가 변한 것도 이해가 되었다.여이현을 좋아하고 있으니 다른 여자가 끼어드는 것이 용납되지 않아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만약 온지유가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여이현은 평생 그녀가 여이현과 함께 밤을 보낸 여자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온지유는 어떻게든 이 사실을 숨기고 그녀를 돌려보내려 했을 가능성이 아주 컸다.처음부터 주소영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은 그녀도 처음이라 무섭고, 긴장되었지만 상대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그녀는 여이현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딱히 그를 찾아가 귀찮게 할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작별 인사나 하려고 했었다.그러나 여이현은 그녀에게 잘해주고 다정하게 대해주며 곁에 머물게 해주었다.그런 그의 행동에서 그녀는 보호받는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알게 되었다.그래서 남기로 했다.그녀가 남기로 한 것은 어쩌면 온지유에게 일종의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여이현은 전화를 받으러 가더니 급한 일이 생겼다며 온지유에게 말했다.“난 다른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하니까 온 비서는 그 우유를 다 마시고 있어요. 그래도 힘들면 퇴근해 푹 쉬고요.”“네, 알겠습니다.”여이현은 고개를 끄덕이곤 주소영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밖으로 나가버렸다.롤스로이스는 그렇게 대문 앞에서 사라졌다.여이현이 자신에게 인사도 없이 떠나자 주소영의 안색이 살짝 창백해졌고 씁쓸한 기분이 밀려왔다.변한 것 같았다.처음 여이현의 두 눈엔 그녀만 담겨 있었다.그러나 온지유가 나타난 뒤로 그의 두 눈엔 더는 그녀가 담기지 않았다.온지유가 그에게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그녀는 다시 한번 온지유를 보았다.온지유는 느긋하게 달달한 우유를 마시고 있었

    최신 업데이트 : 2024-06-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4화

    “아주머니가 만드신 음식이 맛있다고 했죠. 그럼 많이 먹어요.”온지유는 컵을 내려놓으며 더는 그녀와 함께 어울려주지 않으려고 했다.그녀가 떠나는 이유도 여이현이 이곳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소영은 이때가 아니면 나중에 물어볼 기회가 없을까 봐 그녀가 떠나기 전에 물었다.“평소엔 제가 하는 질문에 피하지 않고 전부 대답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전부 피하고 계시네요. 온지유 씨, 대표님 좋아하시죠? 아까 저한테 하신 말도 위기감을 느껴서 하신 말이시죠? 사실 제가 나타나질 않길 바라고 계셨죠? 저랑 대표님이 밤을 같이 보내서 온지유 씨는 엄청 불쾌하신 거잖아요!”그녀의 말에 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몸을 틀었다.주소영은 자신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온지유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더는 겁 많던 소녀가 아니었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죠?”온지유가 담담하게 물었다.“정말로 대표님과 밤을 보낸 건 맞나요? 주소영 씨를 찾아갔을 때 마침 나타나셨죠. 세상에 이렇게 기막힌 우연이 있을 거로 생각해요?”“온지유 씨는 처음부터 저를 믿지 않으셨네요.”주소영은 그녀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제 말을 믿어주실 건가요.”“그날 호텔로 간 것도, 함께 밤을 보낸 것도 전부 처음이었어요. 처음에 그날을 기억하기 싫었던 건 사실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상대한 남자가 대표님이란 걸 알게 된 후로 그날을 기억하지 않으려고 했던 걸 후회했죠.”온지유는 순진하고도 성실한 주소영의 눈빛을 보았다.그녀의 두 눈을 보고 있으니 그녀가 딱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단호하게 말하는 그녀에 온지유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이곳에 들어온 이상 주소영 씨는 제게 믿음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대표님께 믿음을 보여줘야 해요. 대표님께서 주소영 씨를 믿는 거로 충분하거든요.”주소영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전 대표님을 좋아하고 있어요.”온지유는 멈칫하더니 입술을 틀어 물었다.“저 대표님을 좋아해요. 어떻게든 대표님도 저를 좋아하게 만들 거

    최신 업데이트 : 2024-06-26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5화

    그 사람은 그녀가 떨군 번호표를 보았다. 온지유가 왜 아침 일찍 이곳에서 나타난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듯했다.그는 허리를 굽혀 떨어진 번호표를 주웠다.온지유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빠르게 먼저 주우려고 했다.그러나 그와 가까이에 떨어져 있었던 탓에 그가 먼저 번호표를 줍게 되었다.“어디 아파?”남자는 번호표를 살펴보았다. 그것이 초음파실에서 뽑은 번호표란 것을 바로 알게 되었다.심플한 번호표를 보고 있으니 그는 더욱 의문이 생겼다.온지유는 엄청난 비밀을 들킨 사람처럼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황급히 그의 손에서 번호표를 빼앗아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곤 당황한 모습을 감추며 말했다.“아, 그게 건강 검진 좀 해보려고요.”여이현은 그녀를 빤히 보며 또 물었다.“위장이 안 좋은 거 아니었나? 왜 초음파 검사를 하려고 한 거지?”온지유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그의 두 눈을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말했잖아요. 그냥 간단하게 검진받아보려고 온 거라고.”여이현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그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병원에 온다는 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온지유가 답했다.“어젯밤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잖아요. 집에 계시지 않으니 저 혼자 온 거예요.”“핸드폰은 장식인가?”온지유는 입술을 틀어 물더니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며칠 전에 제 연락 전부 받지 않으셨잖아요. 그런데 연락해서 뭐해요.”며칠 전은 일부러 그녀의 연락을 받지 않은 것이었다.그때는 화가 났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어제부터 그는 핸드폰을 다시 켜뒀다. 그녀가 전화할 거로 생각하며 말이다.여하간에 그는 이미 며칠 동안 귀가하지 않은 상태였다.그녀 혼자 그 집에 남아있어 지내는 게 불편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쓸데없는 생각이었던 것 같았다.그가 없이도 그녀는 알아서 잘살고 있었고 심지어 혼자 병원까지 찾아왔다.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여이현을 보았다. 그는 어제 입었던 정장을 계속 입고 있었고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온 것 같아 물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6-27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6화

    그의 말에 온지유는 아주 당황했다.예전에 아무리 크게 다쳐도, 크게 앓고 있어도 그는 그녀에게 이렇듯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심지어 매일 바쁘게 보내 그녀의 입장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았다.이번에는 그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그는 굳이 그녀와 같이 오겠다고 말했다.그녀는 조금 난감했다.여이현은 다른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오르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다.“일단 들어가. 나중에 다시 말해.”그들은 엘리베이터 앞에 한참 서 있었다.온지유는 다시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손을 주머니에 넣고 긴장한 듯 번호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하필 오늘 병원에서 그를 마주쳐버렸다.여이현은 엘리베이터 안에 서서 앞을 주시했다. 그러다가 걱정되었는지 그녀에게 물었다.“아침은 먹었어?”온지유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엔 온통 어떻게든 그의 곁에서 벗어나자는 생각으로 가득했다.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그는 시선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린 채 심각한 일이 있는 듯 고민하는 모습이었다.“온지유.”그의 부름에 온지유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고 그를 보았다.여이현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자 그녀의 심장을 빠르게 뛰었고 황급히 입을 열었다.“대표님,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세요?”그녀는 이곳이 직장인 것처럼 그를 공경하게 대했다.그러나 여이현은 그저 단순히 그녀의 몸을 걱정하는 것일 뿐 그녀에게 일을 시키려는 생각은 없었다.“아침 먹었냐고 물었지 너한테 일 시키려고 물어본 거 아니야!”여이현은 잔뜩 불쾌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아, 먹었어요.”온지유는 사실 먹지 않았지만 먹었다고 대답했다.그녀는 행여나 여이현과 같이 아침을 먹다가 또 입덧할까 봐 두려웠다.그렇게 되면 또 속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댈 수 없었다.여하간에 그는 이미 그녀가 산부인과에 갔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산부인과 방문에 구역질이라니,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을 눈치챌 가능성이 아주 컸다.“그래.”여이현은 더는 묻지 않았다.엘리베이

    최신 업데이트 : 2024-06-27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7화

    온지유는 조금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일단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어르신, 안녕하세요.”강태규는 살짝 놀란 듯한 눈빛으로 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듣게 되자 그는 기쁜 듯 이내 크게 웃었다.“그래, 네가 이미 결혼을 했다니 조금 놀랍구나. 언제 결혼했던 게냐. 이렇게 큰 경사가 있었으면서 나를 부르지 않았다니. 네 덕에 내가 이제야 네 집사람 얼굴을 보게 되는구나.”강태규와 그의 할아버지인 여호산은 젊었을 때 전우 사이였다.서로 생사를 함께한 그런 사이 말이다.전쟁에서 함께 싸워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일으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하지만 두 사람이 선택한 길은 달랐다.강태규는 정치의 길을 선택했고 여호산은 사업의 길을 선택했기에 두 사람은 그 후로 만남이 줄어들었다.강태규는 온하랑을 훑어보더니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좋은 아이구나. 이현이 네가 안목이 좋구나. 이 아이는 마음씨가 아주 고운 아가씨 같구나.”그러자 여이현이 말했다.“저희 결혼식은 아주 소박하게 해서 청첩장도 별로 돌리지 않았어요. 게다가 어르신께선 그때 먼 곳에 계셨으니 알리지 않았죠. 제 아내는 조용한 걸 좋아해서 지금까지 조용히 살고 있었어요.”강태규는 그를 더 원망하지 않았다.“너희는 요즘 젊은이들과 많이 다르구나.”“이 아이는 네 곁에서 고생 많이 했겠어.”여씨 집안의 며느리였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었다.사람들이 그녀가 여이현의 아내라는 것을 모른다면 많이 속상했을 수도 있었다.여이현에게 투정을 부리지 않고 원망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온지유는 아주 착한 사람이었다.여이현도 부정하지 않았다.“네, 많이 속상했을 거예요.”온지유는 저도 모르게 여이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태규 앞이라 그냥 형식상으로 대답한 것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몰랐다.사람들은 그들이 은밀하게 결혼식을 올린 것에 의문을 가졌다.그때마다 여이현은 그녀를 핑계로 해답을 주었다.그럼에도 온지유는 딱히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하간에 그녀도 열심히 결혼 사실을

    최신 업데이트 : 2024-06-27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8화

    그들이 있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는지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이내 다시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저랑 엄마가 할아버지 뵈러 왔어요.”“어르신.”이 목소리는 서은지의 엄마 윤미혜의 목소리였다.온지유는 생각에 잠겼다. 여이현이 이렇게나 어르신을 존경하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서씨 집안 사람들과도 아는 사이 같았다.강태규는 웃으며 말했다.“왜 다들 우르르 몰려 왔어.”“할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데 당연히 뵈러 와야죠.”서은지는 꽃을 꽃병에 꽂은 뒤 강태규를 끌어안았다.“그런데 손님이 계셨네요.”강태규가 말했다.“이현이는 내 전우의 손자야. 그러니까 내 손자랑 다를 바 없는 녀석이지.”“전에 만난 적 있어요.”서은지는 자신이 넘치는 모습으로 여이현을 보았다.“안녕하세요, 대표님. 우리 또 뵙네요.”강태규가 물었다.“은지 너 그동안 해외에 머물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어떻게 이현이 녀석을 알고 있는 거냐.”“며칠 전에 아빠랑 같이 만났었어요. 대표님이랑 식사도 같이했는걸요.”서은지는 솔직하게 말했다.“할아버지, 저희 아빠는 학교 일 때문에 바쁘셔서 저녁이 되어야 뵈러 오실 것 같다고 하셨어요.”“괜찮다.”강태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난 마음만 받으면 돼.”그들의 대화를 통해 온지유는 서승만이 옛날에 강태규 휘하의 군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강태규는 마음이 너그럽고 자상하여 병사들을 아주 잘 가르쳤다고 했다.서승만이 전역하고 나서도 강태규를 잊지 못한 것을 보면 아주 좋은 스승이었던 것 같았다.여이현은 그들이 화기애애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방해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어르신, 어르신을 뵈러 온 사람이 있으니 저흰 이만 먼저 가볼게요.”그러자 윤미혜가 그에게 시선을 돌리며 살가운 모습으로 그를 붙잡으려고 했다.“여 대표, 뭘 그렇게 급하게 가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좀 더 이야기하고 가요. 사람이 많으면 더 북적거리고 어르신께서도 좋아하실 거예요. 그러니까 조금 더 있다가 가요.”윤미혜는 여이현을 꼭 사위 보듯 한

    최신 업데이트 : 2024-06-27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9화

    서은지는 그를 더는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이름을 불렀다.그녀는 여이현의 길을 가로막았다. 그러자 여이현은 차가워진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이시죠, 서은지 씨?”서은지는 그를 보았다. 뼛속까지 거만했던 그녀는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방금 한 말 진짜예요? 정말로 이미 결혼했어요?”그녀는 여이현이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그래서 그가 일부러 그녀를 피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여이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굳이 거짓말을 해서 뭐해요?”“여이현 씨가 결혼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요. 게다가 여이현 씨 아내가 누군지도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핑계 대는 줄 알았죠.”“서은지 씨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그가 차갑게 굴수록 서은지는 더 흥미가 생겼다. 꼭 사냥감을 찾은 것처럼 반드시 그를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그녀는 가지지 못하는 것에 더 흥미를 느꼈다.서은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에게 다가가며 대범한 행동을 했다.“결혼했다고 해서 뭐요. 어차피 나중에 이혼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전 여이현 씨가 결혼해도 상관없어요.”그녀의 말을 들은 온지유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했다.여이현은 막무가내인 사람과 질척거리는 사람을 아주 싫어했다.그런데 서은지가 그런 사람이었다.여이현은 서승만을 봐서라도 서은지의 당돌한 행동을 참아주고 있었다.그러나 서은지가 가까이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쓰다듬자 그는 결국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혐오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그는 잔뜩 어두워진 안색으로 그녀의 손을 쳐내려고 했지만 온지유가 한발 빠르게 서은지의 손을 잡아챘다.“서은지 씨!”온지유가 나설 줄은 몰랐는지 여이현은 다소 의외라는 눈빛으로 온지유를 보았다.서은지도 온지유를 보았다.“그쪽은 여이현 씨 비서가 아니던가요?”온지유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여기는 병원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인데 대표님께 그런 행동을 하시면 된다고 생각하세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최신 업데이트 : 2024-06-28

최신 챕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4화

    술병이 박살 나며 바닥이 깨진 조각들로 가득 찼다.여자는 눈앞의 상황에 깜짝 놀라 화들짝 일어섰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배진호를 쳐다보는 그녀의 심장은 놀라서 요동쳤다."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비키라고 했잖아."배진호는 마침내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엔 감정이 전혀 없었다. 욕망은커녕 오히려 혐오감만 가득 차 있었다.그 순간, 여자는 철저히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내가 그렇게 형편없나?’제 발로 찾아온 여자도 거부할 뿐만 아니라 맥주병까지 깨버리다니."알았어. 가면 되잖아. 설마 내가 당신 아니면 안 될 줄 알아?"그녀도 자존심에 화가 났다.체면을 세우고 싶었던 그녀는 독설을 날렸다."당신 같은 사람 나 말고 누가 좋아한다고 그래? 사람들한테 방해받기 싫으면 여기엔 왜 온 건데?"클럽은 남녀가 자유롭게 어울리는 곳 아닌가?자기가 순진한 남자라도 되는 줄 아는가?배진호는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변이 조용해진 뒤, 그는 다시 자리에 앉아 조용히 술잔을 들었다.만약 권다솔이 여기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 뿐이라는 것을.그가 술잔을 집으려 고개를 숙인 순간, 남태건이 그의 옆을 지나 안쪽 자리로 향했다.권다솔이 그곳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자신이 쫓아낸 남자들이 몇 명인지 셀 수도 없었다. 몇몇은 버티며 소란을 피우려 했지만 그녀의 손에 든 맥주병은 그들을 봐주지 않았다.머리를 맞을 뻔한 남자들은 당연히 더 이상 그녀를 귀찮게 하지 못했다.하지만 그들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틈틈이 이쪽을 힐끔거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그때 남태건이 다가왔다.그는 권다솔의 손에 있던 술병을 순식간에 낚아챘다.“다솔아,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밤늦게 집에 안 들어가고 왜 여기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어?”“이건 내 일이에요. 당신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권다솔은 그의 말을 듣고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권다솔은 방금 뺏긴 술병 대신 새로운 술병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3화

    클럽에는 예쁜 여자들이 많았지만 권다솔 같은 분위기의 사람은 얼마 보이지 않았다.권다솔이 들어서자마자 한 남자가 술잔을 들고 와서 말을 걸었다.“저희 이미 자리 잡았는데 오실래요? 스페이드 에이스도 깠어요. 마시러 와요.”“저 사람 따라가실 거면 그만두고 이쪽으로 오세요. 전 이 클럽 회원이에요. 마시고 싶은 술이 있으면 아무거나 불러요.”하지만 권다솔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그들을 밀어냈다.“비켜주세요.”권다솔은 곧장 카운터로 걸어가서 테이블 석과 맥주를 한 박스 주문했다.그녀는 혼자서 자리에 앉아 기계식으로 맥주를 열고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곧 테이블 위에는 빈 맥주병들이 줄을 지었다.알콜로 정신을 마비시키고 싶었지만 이렇게 많은 술을 마셔도 머리는 점점 맑아지기만 했다.머릿속에는 심지어 배진호의 모습이 그려지기까지 했다.같이 일을 하던 장면들, 행복한 연애를 하던 장면들, 많은 조각들이 모여져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하는 배진호의 모습으로 변했다.한때 그녀는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인 것 같았다. 크면서 한 번도 억울함을 겪은 적 없었고 일도 순조로웠다. 배진호라는 사랑하는 남자도 만났고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그저 광대가 돼버린듯한 기분이었다.“웨이터.”권다솔은 빈 술병을 한쪽에 치워두고 휘청거리며 일어섰다.“소주 몇 병 추가해 주세요.”맥주로는 아무리 마셔도 도저히 취하지 않았다.소주라도 더 마셔야 할 것 같았다.취하고 나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슬프지도 않을 것이다.머지않은 곳 다른 테이블 석에서 배진호도 한잔 또 한잔 술을 입안에 들이붓고 있었다.잘 생기고 분위기 있는 그의 모습에 고급스러운 옷차림, 게다가 주변에는 다른 여자도 없었다.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바에 있는 여자들의 이목을 끌었다.곧 노출이 심한 복장을 항 여자 한 명이 그의 곁에 와서 앉으며 배진호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오빠, 혼자 왔어? 혼자 마셔도 재미없는데 나랑 게임 할까? 진 사람이 옷 하나씩 벗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2화

    설마 특수한 취향이라도 있어서 다른 사람의 욕을 듣는 걸 좋아하기라도 하는 건가?“진호 오빠...”석규리는 배진호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그녀는 따라가지 않고 자리에서 묵묵히 일어나기만 했다.배진호가 보여준 혐오는 거짓이 아니었다. 석규리도 바보는 아니니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정미진이 약속한 물건은 너무나도 달콤했다.둘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기만 하면 집안의 모든 것은 아이의 것이 되고 회사도 수중에 들어올 수 있다.여이현도 배진호를 가족처럼 대해주니 그 인맥을 이용해 배진호의 회사는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테다. 지금 이 대우만 참아내기만 하면 그녀를 기다리는 건 호화로운 부잣집 며느리 생활이었다.남편이 잘 대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부모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무서울 게 없었다. 아이의 얼굴을 봐서라도 배진호는 독하게 굴지 않을 것이다. 배진호는 좋은 남자였다. 그를 따내기만 하면 그 뒤에는 달콤한 미래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석규리는 치밀하게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여기서 포기할 수는 더더욱 없었다....권다솔 쪽.그녀는 단걸음에 자신의 방으로 달려와 방문을 잠갔다. 창밖의 풍경을 보며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그녀는 자신에게 한번, 또 한 번 배진호 따위를 위해 눈물을 흘려서는 안된다고 되새김했지만 감정이라는 건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똑똑똑.”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가 따라온 것일 테다.권다솔은 마음을 가다듬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밖에는 아버지가 아닌 남태건이 서 있었다.“다솔아, 괜찮아? 나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진호 씨와 여자분이 하도 너무 심한 말을 하길래. 입 밖에 오빠, 오빠라며 얼마나 시끄럽게 구는지. 아버지의 성격도 잘 알잖아. 그렇게 너를 사랑하시는데 얼마나 화가 나셨겠어.”남태건은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많이 속상할거라는건 잘 알고 있어. 뭔가 있으면 나한테 말해. 말하고 나면 좋아질 거야.”“졸려요. 전 그냥 빨리 자고 싶어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1화

    “다솔 씨, 우리 꼭 이런 결말로 끝을 보아야겠어요?”배진호는 차갑게 식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의 마음도 덩달아 식어가기 시작했다.이 순간 배진호는 과거의 추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권다솔이 그를 바라보던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했었다. 그녀의 시선은 마치 정오의 햇빛처럼 따뜻했다.지금은 모든 것이 바뀌어버렸다.권다솔은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여기까지 온건 다 당신 탓이 아닌가요? 진호 씨, 선택은 당신이 했으면서 이제 와서 후회를 하는건 재미가 없어요. 성인인데 자신이 한 결정에는 책임을 져야지 않겠어요?”그가 어머니의 말을 듣기로 하고 석규리와 함께 이 자리에 나타난 순간부터 둘 사이에는 일말의 가능성도 남지 않았다.권다솔은 이 모든 것을 용서해 줄 수 있을 만큼 대인배가 아니었다. 남편이 밖에서 여동생을 만들어 오는 것도, 시어머니가 시시각각 남편에게 바람 상대를 소개해 주는 것도 참을 수 없다.그래도 좋다는 사람이 그와 함께 살면 된다. 어쨌든 권다솔은 사서 고생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다솔 씨, 제가 선택한 사람은 당신이에요. 인터넷 여론도 사람을 시켜서 해결하도록 했어요. 어머니 쪽도 제가 잘 처리할 수 있어요. 우리 좋았던 때로 다시 돌아가면 안 돼요?”배진호는 끊임없이 그녀를 설득하려 했다.권다솔은 손을 뻗어 옆의 나무에서 나뭇가지를 꺾어 왔다.그리고 그 나뭇가지를 배진호의 손에 쥐여주었다.“이 가지를 다시 이어 붙일 수 있어요? 안 되겠죠. 엎지른 물은 다시 주어 담을 수 없어요. 저희 사이는 완전히 끝났으니까 이만 애인을 데리고 돌아가세요.”권다솔은 이미 이 모든 것에 질려버렸다.사랑이며 혼인이며 결국은 다 헛된 것뿐이다. 다시는 남자와 엮이고 싶지 않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배진호는 그래도 권다솔을 쫓아가고 싶었으나 석규리가 그의 팔을 잡아끌며 온몸의 힘으로 멈춰 세웠다.“진호 오빠, 제발 가지 말아요. 오빠가 이렇게까지 맞았는데 또 모욕을 받게 내버려둘 수 없어요!”그러나 배진호는 힘껏 그녀의 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0화

    “비켜, 방해하지 말고! 석규리 너 내 손에 죽고 싶은 거야?”배진호는 두 눈을 붉히며 말했다.그는 권용민과 대화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런데 어째서 상관없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그의 앞에 나타나서 방해를 해오는 걸까.“진호 씨, 절 죽이고 싶다면 그대로 목을 졸라 죽이세요. 전 상관없어요.”석규리는 턱을 들고 가녀린 목을 배진호 앞에 드러냈다.한 가닥의 투명한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려왔다.그녀는 배진호가 아무리 화가 나도 여성에게 손을 대는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보고 있는 곳에서 그녀는 목 졸라 죽일 리도 없다고 믿고 있었다.모든 일에는 리스크가 따르는 법이다. 이번 일로 정말 그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하더라도 권다솔의 집안의 마음을 완전히 돌려버릴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이었다.권용민은 두 사람이 일부러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여겼다.이곳은 그의 집이다. 드라마 촬영현장이 아니다.차오르는 화를 못 이겨 권용민은 다시 한번 배진호를 향해 발길을 날렸다.“양심의 가책은 무슨!”“아저씨, 때리려면 저를 때리세요! 진호 오빠를 때리지 말아 주세요!”석규리는 급히 배진호의 앞을 막아섰다.권다솔은 메시지를 받고 달려 온 순간 이 광경을 보게 되었다.석규리는 배진호의 앞에 막아선 것도 모자라 권용민을 손으로 밀어내기까지 했다.아버지가 비틀거리는 것을 본 권다솔은 재빨리 달려가서 그를 부축하려 했다.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초인이 아닌 이상 그렇게 빨리 도착할수 없었다. 그저 눈앞에서 아버지가 넘어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곁에 남태건이 있었기에 권용민은 바닥에 넘어지지 않았다.권다솔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는 남태건의 손에서 아버지의 손을 전해받고 그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배진호를 보는 권다솔의 눈에는 실망이 가득했다.“가세요. 전 이제 당신 얼굴 보고 싶지 않아요.”“당신 아버지라는 사람이 진호 오빠를 때려서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데 그러고 돌아갈 생각이에요?”석규리는 쉽게 돌아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9화

    “당연히 아니에요. 우리 사이에는 아무 관계도 없어요.”배진호는 급히 해명했다.하지만 석규리의 눈에서는 눈물이 더 쏟아졌다. 그녀는 먼저 배진호를 한번 바라보고 억울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마치 큰 결심을 한 것처럼 말했다.“저는 진호 씨를 단순히 오빠로만 생각해요. 우리 둘은 남매처럼 지내는 사이입니다. 그러니 제발 저희 관계를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그런 말씀도 하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이 말은 권용민의 분노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그는 멍청하지 않았다. 석규리의 표정만 보아도 이 두 사람 사이가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런데 무슨 남매 같은 사이라니.“오빠 동생은 무슨. 이혼도 했겠다 집에 가서 실컷 마음껏 해 봐라. 왜 여기서 연극을 하면서 날 역겹게 만드냐!”권용민은 분노에 차서 배진호의 옷깃을 놓고 손을 털어냈다.그는 자신의 딸이 이런 남자에게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아니에요! 우리 사이엔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요. 진호 오빠, 빨리 말 좀 해 봐요! 오빠가 형수님이랑 이혼한 건 저 때문이 아니잖아요!”석규리는 서둘러 배진호의 옆으로 다가섰다.그녀는 손을 뻗어 배진호의 손을 잡으려 하며 연약한 척 그의 쪽으로 기댔다.남태건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사진을 찍어 권다솔에게 보내고 메시지를 덧붙였다.배진호는 석규리를 거칠게 밀어내며 혐오감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꺼져!”그는 어머니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이유로 석규리를 양녀로 받아들이는 것을 묵인했지만 그것이 자신과 석규리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석규리가 계속해서 배진호의 앞에 나타나 관심을 끌려는 행동에 그는 진절머리가 났다. 심지어 이런 상황에서도 말이다.석규리는 남태건과 비등할 정도로 성가셨다. 둘이야말로 천생연분이니 그와 권다솔 사이를 방해하지 말고 같이 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배진호는 생각했다.권용민은 배진호의 태도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눈에서 보이는 혐오는 거짓으로 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8화

    딸이 결혼 생활 동안 겪은 고통은 얼마나 컸을까!게다가 인터넷에 퍼진 여론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권다솔을 욕하고 악독한 말들로 그녀를 공격했다.이 모든 것을 떠올린 권용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결국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분노에 찬 주먹을 휘둘렀다.배진호의 몸에 주먹이 연달아 날아들었다.“아버님, 남태건은 비열한 사람입니다. 남태건의 말을 믿으시면 안 됩니다. 저는 다솔 씨를 때린 적도 없고, 욕하거나 모함하려 한 적도 없어요.”배진호는 권용민에게 손을 대고 싶지 않아 반격하지 않고 계속 몸을 피하며 말했다.하지만 권용민은 이미 분노에 휩싸여 있어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믿으며 말했다.“콩 심은 데서 콩 난다는데 당신 어머니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잖아. 매일 우리 딸을 괴롭힐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당신이라고 뭐가 다르겠어?”배진호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굳어 있었다.그 역시 남자로서 권용민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만약 상처받은 사람이 자신의 딸이었다면 자신도 다른 사람의 해명을 듣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권다솔을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았지만 어머니가 그녀를 깊이 아프게 한 건 사실이었다.그리고 혈연관계는 쉽게 끊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가 어머니와 다르다는 걸 아무리 말해도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어 줄까?“이렇게 찾아와서 변명하는 건 무슨 뜻인데? 다솔이 부모님에게 미움받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그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회사에 피해 갈까 봐 말이지.”남태건은 이 틈을 이용해 발길질을 더 했다.남태건의 발길은 거칠었다. 특히 한 번은 배진호의 허리를 강하게 찼다. 배진호가 권다솔과 부부였다는 사실, 그들이 모든 친밀한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이 남태건의 분노를 극도로 자극했다.권다솔은 그의 것이다. 영원히!“네가 우리 딸을 진심으로 대하고 처음에 나와 한 약속을 지켰다면 우리도 널 도와줬을 거다. 내가 소중한 딸을 고생하게 놔두겠냐? 그런데 약속은커녕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7화

    밖으로 가는 도중 남태건은 권용민을 진정시키는 척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말만 계속했다.문 앞에 도착한 그들은 마침 배진호와 마주쳤다.“무슨 담으로 여기에 온 거냐! 딸을 그렇게 해코지해놓고 지금 와서 또 무슨 짓을 벌이려고?”권용민은 소매를 걷고 주먹을 꽉 쥐었다.쭉 신사적인 태도로 살아왔던 그는 말로 처리할 수 있는 일에는 절대 손을 올리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딸을 위해 배진호의 얼굴에 한 방 날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아버님, 죄송합니다. 제가 다솔 씨를 지키지 못한 탓입니다. 제가...”배진호는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태건이 그의 말을 끊었다.그는 진실이 밝혀질까 봐 불안해 급히 배진호를 쫓아내려 했다.“두 분은 이미 이혼하셨지 않나요. 지금 이곳에 있을 자격은 없다고 봅니다만. 당장 여기서 떠나세요, 될수록 멀리요. 이미 다솔이를 죽을 만큼 괴롭게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부모님들도 편치 않게 만들 작정인가요!”“태건 씨, 사람을 모함하는 데에도 정도가 있습니다!”배진호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둘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처럼 누구도 물러서지 않으려 했다.남태건은 인품에 문제가 있었다. 그가 한 짓들은 비겁하다는 단어 외에 묘사할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남태건은 그런 짓들을 벌이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비웃음이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호 씨는 이미 내기에서 졌어요. 당장 다솔이 곁에서 떨어져서 다시는 접근하지 마세요. 뒤에서 꼼수를 부릴 생각은 꿈도 꾸지 말고요.”배진호는 인터넷의 여론을 떠올렸다.다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권용민의 모습을 보고 그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권용민은 분명 이 모든 것이 배진호가 벌인 짓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하지만 배진호가 권다솔을 해칠 리가 있는가?“아버님, 인터넷의 그...”“퍽!”남태건은 급한 마음에 결국 배진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그는 배진호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게 하려는 생각뿐이었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56화

    비서가 그에게 모든 일을 설명하고 나서야 배진호는 진실을 알게 되었다.배진호는 자신이 어떤 모욕을 들어도 상관없었으나 권다솔이 상처를 받지는 않았는지가 걱정이었다.“다솔 씨는 제게 미안할 일은 전혀 한 적이 없어요. 이런 말들을 들어야 할 사람이 아닙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죠?”설령 권다솔이 정말로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 하더라도 그 남자가 좋은 사람이면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배진호가 권다솔에게 험한 말을 할 리가 없었다.권다솔은 좋은 여성이었다. 둘이 헤어지게 된 건 다 배진호가 잘해주지 못해 그녀에게 상처를 줬기 때문이다.“잘 모르겠어요. 누군가가 동영상을 업로드 한것이 지금 곳곳에 퍼져 나가고 있어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라가서 권다솔 씨 집에서 반격을 하고 있습니다.”비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모두 전해주었다.배진호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바로 사람을 시켜서 해명하도록 하세요. 함부로 루머를 퍼뜨리고 있는 계정에는 고소장을 보내고요. 앞으로 또 근거 없는 말들을 하면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밖으로 걸음을 돌렸다.배진호는 당장 권다솔을 만나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비서는 바로 해명 글을 올리러 갔다.하지만 밀접히 인터넷 여론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남태건이 이 일을 쉽사리 해명하게 놔둘 리가 없었다.배진호가 해명 문장을 올린다면 그 문장들 사이에서 트집을 잡아내 또 네티즌들을 자극 시키면 된다.동시에 권용민과 김영은에게 배진호가 한 ‘악행’들을 전해주기도 했다.“다솔이는 너무 순진했던 겁니다.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곱게 키우셔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잘 몰랐던 거죠. 그래서 배진호의 본성을 알아 채지 못한 겁니다. 배진호라는 사람도 정말 지독하죠. 아무리 그래도 부부였던 사이인데 남은 정도 없는 걸까요.”“우리 딸에게 욕받이를 시키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건가!”권용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힘껏 상을 내리쳤다. 눈에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