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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온지유는 조금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일단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강태규는 살짝 놀란 듯한 눈빛으로 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듣게 되자 그는 기쁜 듯 이내 크게 웃었다.

“그래, 네가 이미 결혼을 했다니 조금 놀랍구나. 언제 결혼했던 게냐. 이렇게 큰 경사가 있었으면서 나를 부르지 않았다니. 네 덕에 내가 이제야 네 집사람 얼굴을 보게 되는구나.”

강태규와 그의 할아버지인 여호산은 젊었을 때 전우 사이였다.

서로 생사를 함께한 그런 사이 말이다.

전쟁에서 함께 싸워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일으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선택한 길은 달랐다.

강태규는 정치의 길을 선택했고 여호산은 사업의 길을 선택했기에 두 사람은 그 후로 만남이 줄어들었다.

강태규는 온하랑을 훑어보더니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좋은 아이구나. 이현이 네가 안목이 좋구나. 이 아이는 마음씨가 아주 고운 아가씨 같구나.”

그러자 여이현이 말했다.

“저희 결혼식은 아주 소박하게 해서 청첩장도 별로 돌리지 않았어요. 게다가 어르신께선 그때 먼 곳에 계셨으니 알리지 않았죠. 제 아내는 조용한 걸 좋아해서 지금까지 조용히 살고 있었어요.”

강태규는 그를 더 원망하지 않았다.

“너희는 요즘 젊은이들과 많이 다르구나.”

“이 아이는 네 곁에서 고생 많이 했겠어.”

여씨 집안의 며느리였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었다.

사람들이 그녀가 여이현의 아내라는 것을 모른다면 많이 속상했을 수도 있었다.

여이현에게 투정을 부리지 않고 원망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온지유는 아주 착한 사람이었다.

여이현도 부정하지 않았다.

“네, 많이 속상했을 거예요.”

온지유는 저도 모르게 여이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태규 앞이라 그냥 형식상으로 대답한 것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몰랐다.

사람들은 그들이 은밀하게 결혼식을 올린 것에 의문을 가졌다.

그때마다 여이현은 그녀를 핑계로 해답을 주었다.

그럼에도 온지유는 딱히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하간에 그녀도 열심히 결혼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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