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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그들이 있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는지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이내 다시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랑 엄마가 할아버지 뵈러 왔어요.”

“어르신.”

이 목소리는 서은지의 엄마 윤미혜의 목소리였다.

온지유는 생각에 잠겼다. 여이현이 이렇게나 어르신을 존경하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서씨 집안 사람들과도 아는 사이 같았다.

강태규는 웃으며 말했다.

“왜 다들 우르르 몰려 왔어.”

“할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데 당연히 뵈러 와야죠.”

서은지는 꽃을 꽃병에 꽂은 뒤 강태규를 끌어안았다.

“그런데 손님이 계셨네요.”

강태규가 말했다.

“이현이는 내 전우의 손자야. 그러니까 내 손자랑 다를 바 없는 녀석이지.”

“전에 만난 적 있어요.”

서은지는 자신이 넘치는 모습으로 여이현을 보았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우리 또 뵙네요.”

강태규가 물었다.

“은지 너 그동안 해외에 머물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어떻게 이현이 녀석을 알고 있는 거냐.”

“며칠 전에 아빠랑 같이 만났었어요. 대표님이랑 식사도 같이했는걸요.”

서은지는 솔직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저희 아빠는 학교 일 때문에 바쁘셔서 저녁이 되어야 뵈러 오실 것 같다고 하셨어요.”

“괜찮다.”

강태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난 마음만 받으면 돼.”

그들의 대화를 통해 온지유는 서승만이 옛날에 강태규 휘하의 군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태규는 마음이 너그럽고 자상하여 병사들을 아주 잘 가르쳤다고 했다.

서승만이 전역하고 나서도 강태규를 잊지 못한 것을 보면 아주 좋은 스승이었던 것 같았다.

여이현은 그들이 화기애애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방해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르신, 어르신을 뵈러 온 사람이 있으니 저흰 이만 먼저 가볼게요.”

그러자 윤미혜가 그에게 시선을 돌리며 살가운 모습으로 그를 붙잡으려고 했다.

“여 대표, 뭘 그렇게 급하게 가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좀 더 이야기하고 가요. 사람이 많으면 더 북적거리고 어르신께서도 좋아하실 거예요. 그러니까 조금 더 있다가 가요.”

윤미혜는 여이현을 꼭 사위 보듯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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