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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주소영은 온지유가 연이현을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온지유가 후회하여 그녀를 데리고 오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그녀가 여이현에게 큰 영향을 끼쳐 자리를 빼앗을까 봐 그런 것 같았다.

어쩐지 온지유의 태도가 변한 것도 이해가 되었다.

여이현을 좋아하고 있으니 다른 여자가 끼어드는 것이 용납되지 않아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

만약 온지유가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여이현은 평생 그녀가 여이현과 함께 밤을 보낸 여자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온지유는 어떻게든 이 사실을 숨기고 그녀를 돌려보내려 했을 가능성이 아주 컸다.

처음부터 주소영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은 그녀도 처음이라 무섭고, 긴장되었지만 상대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녀는 여이현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딱히 그를 찾아가 귀찮게 할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작별 인사나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여이현은 그녀에게 잘해주고 다정하게 대해주며 곁에 머물게 해주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서 그녀는 보호받는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남기로 했다.

그녀가 남기로 한 것은 어쩌면 온지유에게 일종의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

여이현은 전화를 받으러 가더니 급한 일이 생겼다며 온지유에게 말했다.

“난 다른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하니까 온 비서는 그 우유를 다 마시고 있어요. 그래도 힘들면 퇴근해 푹 쉬고요.”

“네, 알겠습니다.”

여이현은 고개를 끄덕이곤 주소영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롤스로이스는 그렇게 대문 앞에서 사라졌다.

여이현이 자신에게 인사도 없이 떠나자 주소영의 안색이 살짝 창백해졌고 씁쓸한 기분이 밀려왔다.

변한 것 같았다.

처음 여이현의 두 눈엔 그녀만 담겨 있었다.

그러나 온지유가 나타난 뒤로 그의 두 눈엔 더는 그녀가 담기지 않았다.

온지유가 그에게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온지유를 보았다.

온지유는 느긋하게 달달한 우유를 마시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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