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71 - Chapter 80

900 Chapters

제71화

남하준이 느긋하게 대답했다.“그럼 삼촌이라는 사람이 집으로 데려줘야 하지 않겠어? 저번에 베이스캠프에서 얼마나 큰 사고를 쳤는데 연구소의 교수님이 영 화가 나 있어 내가 어떻게 나설 수도 없더라고.”그 말을 들은 백하린은 씩씩거리며 남하준에게 다가갔다.“하준 오빠, 나 집에 안 갈래요. 나도 훈련하는 거 보러 갈래요.”남하준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삼촌이랑 집에 돌아가. 할머니 할아버지 걱정하시잖아.”그 말을 마친 후, 서다인의 손을 잡은 남하준은 그녀와 함께 군전 그룹의 중무장 차량으로 향했다.서다인과 남하준이 손을 잡은 채 차에 올라탄 모습을 본 백하린은 분노가 끓어올랐다.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주먹을 꽉 쥐었고 눈에는 살기가 어렸다.유가영이 어색하게 웃으며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다.“냅... 내버려둬요. 하린 씨, 그럼 삼촌 백 선생님 차를 타고 가죠.”백하린은 그녀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백인호, 나 군전 그룹으로 데려다줘.”백인호가 쌀쌀맞은 태도로 대답했다.“나 내일 출근해야 해. 수술이 몇 개 있어서 시간 없어. 혼자 택시 타고 가.”그 말을 한 뒤 백인호는 차가운 얼굴을 보이더니 자리를 떴다.옆에 있던 유가영은 어안이 벙벙했다.‘어떻게 된 거야? 두 사람 친한 삼촌 조카 사이 아니었나? 왜 갑자기 분위기가 험악해졌지? 그리고 백하린은 왜 삼촌의 이름을 막 부르고 있는 거야?’백인호가 혼자 차를 몰고 떠났다.백하린은 택시 타고 남하준의 차를 따라갔다.유가영만 혼자 남겨진 채 제자리에 멀뚱멀뚱 서 있었다.차는 국경 지대로 향하고 있었다.서다인은 경직된 채로 창문 밖 경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리고 남하준이 어디쯤에서 그녀를 내려줄지 생각하고 있었다.‘이왕이면 지하철이나 버스 역 근처에서 내려줬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본가로 돌아가기도 훨씬 편해질 거잖아.’차는 이미 안성시를 떠났지만 남자는 전혀 차를 세울 생각이 없어 보였다.서다인은 용기를 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오늘따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제72화

서다인은 바로 그의 뜻을 알아챘다. 아무래도 백하린이 쫓아온 모양이다.전에 군전 그룹에서 알콩달콩했던 두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리고 백하린을 살뜰히 보살피는 남하준의 모습을 떠올리면 서다인은 가슴이 비수에 꽂힌 듯이 아프기 시작했다.그녀는 고개를 푹 숙여 더는 말하지 않았다.남하준은 암울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절로 미간이 구겨진 그는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웠다.‘나랑 같이 있는 게 그렇게 싫은 거야? 아마도 지금은 백인호 생각을 하고 있겠지?’남하준은 그녀를 더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 잠깐 망설이고는 물었다.“어디서 내리고 싶어?”그 말을 들은 서다인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마음이 더없이 시큰거렸다.‘결국 나를 차에서 내리게 하네.’“마음대로 해요.”서다인이 쌀쌀맞게 대답했다.이때 조수석에 있던 류청이 다급하게 말했다.“사모님, 이미 고속도로에 올랐습니다. 더는 차를 세울 수 없어요.”열심히 운전하고 있던 정호도 말을 보탰다.“사모님, 베이스캠프에서 며칠 지내고 가세요. 베이스캠프 사람들이 사모님을 엄청 좋아해요. 특히 연구소의 교수님들도 사모님이 언제 오시는지 자주 물었어요.”서다인은 기억을 잃은 후로 할머니의 예쁨만 받아봤지, 다른 사람의 친절함과 인정은 처음 받아보는 것이었다.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정호의 말에 서다인은 기분이 좋았다. 그러고는 운전석에 고개를 기웃거리더니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정말이에요?”정호가 대답했다.“정말이에요. 유주헌 교수님도 사모님 얘기를 자주 하세요.”명분을 찾은 서다인이 당당하게 말했다.“그럼 교수님들을 한 번 뵈러 가야겠어요.”정호가 웃으면서 말했다.“사모님, 이번에는 제가 호신술을 제대로 가르쳐 드릴게요. 저번처럼 놀리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서다인은 ‘흥’하며 입을 삐죽였지만 기분이 워낙 좋았던지라 입꼬리는 귀에 걸려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저번에 나 일부러 놀린 거 인정하는 거예요?”지금까지 지내보니 정호는 서다인이 온화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제73화

국경 지대, 군전 그룹 베이스캠프.차들이 하나둘씩 경비가 삼엄한 베이스캠프로 진입한 후 하늘을 찌를 듯한 호화로운 빌딩 앞에 멈춰 섰다.서다인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차에서 내려 남하준을 따라 빌딩 안으로 들어간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넓은 회의실 안.각종 유니폼을 입은 수십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남하준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했다.“도련님, 안녕하십니까.”서다인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그 사람들 중에는 남자도 있었고 여자도 있었다.어떤 사람은 실험실 흰색 가운을 입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전투복을 입고 있었으며, 또 어떤 사람은 개발팀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그 외에도 서다인이 보지 못한 유니폼도 많았는데 아무래도 각 부서 팀장들이 모두 모인 모양이다.남하준은 카리스마를 보이며 위엄 있게 최상석에 앉았다.정호는 서다인에게 옆에 있는 휴게실로 안내한 후 그녀에게 차를 갖다주며 말했다.“사모님, 도련님은 긴급회의가 있어서요. 잠깐 여기서 쉬고 계세요.”서다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죠.”정호가 떠난 후 서다인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한참 동안 휴대폰을 했다.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왜 여기서 하준 씨를 기다리고 있지? 기다린다고 뭐가 달라지나?’서다인은 배가 고파 아래층으로 내려간 후 이 빌딩을 나섰다.서서히 노을이 지고 있었다.서다인은 피곤하기도 하고 배가 점점 고파졌다.전에 한 번 베이스캠프에 온 적은 있지만 면적이 워낙 넓어 한 개 작은 마을과도 같았다.그녀는 결국 길을 잃어버렸다.서다인은 어느새 농구장이 있는 작은 공원에 다다랐다.하지만 걸을수록 이상함을 감지했다. 바람이 불어오더니 스산히 기운이 감돌았다.서다인은 휴대폰을 꺼내 남하준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했으니 결국 길을 물어보려던 생각을 접었다.갑자기, 스산한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깜짝 놀란 서다인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뒤를 바라봤지만 무성한 나무들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제74화

안색이 어두운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을 보였다. 호흡이 딸려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서다인은 이렇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남하준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어수선한 그의 모습을 보고는 적잖이 놀랐다.남하준은 병실에 들어온 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서다인은 목을 가다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정호 씨가 제때 살려줬어요. 나 괜찮아요.”남하준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숨을 몰아쉬었다. 아직도 제대로 진정되지 않은 모양이다.서다인은 남자의 살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덜컥 겁을 먹은 서다인은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녀는 다친 두 손을 들어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범인이 칼로 내 심장을 찌르려고 했어요. 다른 방법이 없어 두 손으로 잡았는데 칼이 빗나갔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더 심하게 다치진 않았으니 곧 나을 거라고 했어요.”서다인의 희고 고운 두 손에 붕대가 감긴 걸 본 남하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 손가락 마디에서 무서운 소리가 나기 시작했는데 당장이라도 사람을 죽일 것 같은 분노가 눈에 보였다.서다인은 이런 남하준이 두려웠다.분명 상처를 입은 건 그녀라 위로와 보살핌이 필요한데 왜 지금 그녀가 잔뜩 화가 난 남하준을 위로하고 있는가?한참을 설명해도 남하준는 무슨 말을 하기는커녕 이렇게 무서운 모습만 보이니 서다인은 겁을 안 먹을 수가 없었다.서다인은 억울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더니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하준 씨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어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다고요...”남하준은 마음속의 분노와 두려움에 못 이겨 침대 가장자리에 앉고는 서다인의 상체를 일으켜 품에 꽉 껴안았다.그제야 서다인의 체온을 느낀 남하준이 진정을 되찾았다.서다인은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깜짝 놀라 제자리에 얼어붙었다.남하준은 처음으로 있는 힘껏 서다인을 안아 품에 보호하고 싶었다.얇은 옷 사이로 서다인은 자신의 부드러운 몸과 그의 두툼하고 단단한 가슴팍이 닿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상처가 난 곳이 욱신욱신 아팠다.서다인은 꾹 참고 아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제75화

감정을 추스른 남하준은 자신이 지나치게 긴장하고 선을 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일어나서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널 암살하려던 사람의 특징을 말해봐. 남자야, 여자야?”서다인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고개를 가로저었다.“온통 검은색 복장에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키나 체형은?”“음...”이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준 오빠... 하준 오빠.”백하린은 병실로 뛰어 들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하준 오빠, 여기 있었어요? 밖에 경비가 삼엄하고 출입을 엄하게 자제하고 있어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뛰어 들어오는 백하린을 바라보던 서다인은 답답한 듯 고개를 떨구고 어이가 없었다.백하린은 침대 위의 서다인을 노려보며 눈을 부릅뜨고 과장된 표정으로 놀라며 안쓰러운 척 물었다.“어머, 다인 언니, 다쳤어?”“어쩌다가? 다인 언니가 왜 다친 거야? 대체 누가 그랬어? 많이 아파?”겉으로는 관심 가득한 질문 세례였지만 속으로는 고소해하고 있었다.서다인은 덤덤하게 말했다.“괜찮아.”백하린은 남하준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물었다.“오빠, 대체 무슨 일이에요?”남하준은 덤덤하게 대답했다.“아직 조사 중이야.”백하린은 눈을 깜박이며 의아한 듯 물었다.“언니 설마 원한 산 사람 있어?”서다인은 어이가 없었다.“내가 누구한테 원한을 사겠어?”“혹시 알아? 삼촌한테 들으니까, 오빠랑 연애하기 전에 많은 남자랑 사귀었다며? 온갖 종류의 남자를 다 만났다고 했어. 그때 성격이 불같고 제멋대로라 많은 사람의 미움을 샀을 수도 있잖아.”서다인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온몸이 나른해졌지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특히 남하준 앞에서 더욱 창피하고 난감했다.하지만 백하린은 점점 더 흥분해서 말했다.“회사에 언니랑 만났던 남자가 있을지도 몰라. 그때 언니한테 상처 입은 남자가 지금 시집 잘 간 언니를 보고 괘씸해서 복수할 수도 있잖아?”서다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증거 있어?”백하린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제76화

남하준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또박또박 말했다.“다른 사람 과거를 들먹이며 아픈 곳만 콕콕 찔러 상처 주는 게 네 교양이야?”“난 그저 감정 문제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아닌가 의심해서 그런 거죠.”남하준의 눈빛은 어두워졌고 목소리는 살얼음판 같았다. 분노 섞인 말로 크게 소리쳤다.“다른 사람 감정 문제에 네가 함부로 의심할 자격 없어.”백하린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말했다.“잘못했어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그저 생각 없이 한 말이에요. 화내지 말아요. 네?”이건 생각 없이 한 말이 아니라, 일부러 서다인에게 상처 주려고 한 인신공격이었다.남하준은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밖으로 끌고 나가면서 말했다.“사람 불러서 데려다줄 테니까 앞으로 다시 오지 마.”백하린은 손을 빼려고 발버둥 쳤다.“나 안 가요. 이제 겨우 왔단 말이에요. 나 오빠랑 있을 거예요.”“난 너 필요 없어.”“오빠, 이거 놔요. 나 안 갈래요.”병아리처럼 거칠게 들린 백하린의 몸부림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백하린이 펑펑 울기 시작했고 순찰 대오는 모두 멍해졌다.그녀는 벗어날 수 없자 화를 내며 물었다.“오빠 설마 서다인 좋아해요?”남하준의 발걸음이 멈추더니 그대로 제자리에 굳어졌다.전류에 맞아 심장마비가 온 것처럼 당황스럽고 불안했다.그가 넋을 잃고 있을 때 백하린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오빠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남하준은 백하린을 노려보며 귀찮은 듯 말했다.“뭐가?”백하린은 애처롭게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우리는 어릴 때부터 서로 좋아했어요.”“나한테 고백한 적은 없지만 난 오빠 때문에 25년 동안 수많은 남자를 거절하며 내 몸을 깨끗이 지켰어요.”“그런데 오빠는요? 할머니 때문에 악명 높고 더러운 여자랑 결혼한 것도 모자라, 이제 그 여자 요술에 넘어가 마음까지 줘버렸잖아요!”“보기에는 단순하고 온화하고 지혜로워 보이지만 그건 모두 오빠를 꼬시려는 수단이에요! 전에도 남자들을 그렇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제77화

밤이 깊어 인기척이 없고 달빛은 맑고 투명했다.병원 밖에서는 바스락거리는 나뭇가지 끝소리가 아늑함을 더했다.남하준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병실로 들어섰다.간병인 아주머니가 급히 일어나 인사를 하려 하자 남하준은 손을 뻗어 제지했다.아주머니는 재빨리 알아듣고 방에서 살며시 물러났다.병상에서 서다인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남하준은 침대 옆 의자에 털썩 앉더니 깊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가 잠든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여자의 동그랗고 하얀 얼굴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고 보송보송한 그녀의 피부는 화장기가 없어도 수려하고 청순해 보였다.휜 눈썹, 촘촘한 속눈썹, 오똑한 콧날과 앵두 같은 입술을 가진 그녀는 더욱 귀엽고 평온해 보였다.그녀는 성격이 강인하고 재능이 많았다. 이렇게 온화하고 정숙하고 단아한 모습이 정말 위장일까?그의 관찰력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그녀의 위장술이 너무 강한 것일까?밤은 그렇게 깊어갔다.남하준은 병실에서 서다인과 몇 시간 동안 함께 있다가 새벽 4시가 넘어서야 떠났다.이튿날 아침.교대한 간병인이 서다인을 씻겨 주고 옷을 갈아입히고 아침 식사를 배달하고는 약을 바꿔 주었다.한가할 때 서다인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남하준이 백하린의 손을 잡고 떠난 이후로 다시는 그녀를 보러 오지 않았다.서다인은 강한 척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했다. 잘 먹고 잘 마시고...겉으로는 별일 없어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괴로워서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사흘째 되는 날 밤, 서다인은 악몽에 놀라 깨어났다.놀라서 온 얼굴이 땀으로 젖었고 몸이 움찔하더니 눈을 떴다.마치 물속에서 오랫동안 빠져 있다가 마침내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처럼 숨을 헐떡였다.그녀는 목이 말라서 침대맡에 손을 뻗었다. 따듯한 찻잔이 만져지자 흠칫 놀랐다.그때 간병인이 그녀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급히 다가왔다.“사모님, 왜 깨셨어요? 목마르세요?”“이거 누구 차예요?”서다인은 일어나 앉아 맑은 차 한 잔을 바라보았다.“도련님 차입니다.”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제78화

간병인은 서다인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엄마처럼 따뜻하게 말했다.“사모님 슬퍼하지 마세요. 도련님은 너무 바쁘시잖아요. 회사에 처리해야 할 일이 많으실 거예요. 최근에 훈련을 강화하고 있어요. 사모님께서 습격을 당하셨으니 지금 군전 그룹 전체에 비상이 걸려 모든 사람들이 조사받고 있어요.” “낮에 회사 일을 놔두고 사모님을 찾아올 수 없으니 본인 휴식시간을 희생해 저녁에 보러 오시는 거잖아요. 도련님은 사모님을 많이 걱정하고 계세요.”간병인의 말을 들은 서다인은 억울하고 상처받은 마음이 조금 나아졌고 무력한 아이처럼 그녀의 품에 안겨 위안을 찾았다.“정말 저 같은 여자에게 관심을 보일까요?”간병인은 안쓰러운 듯 서다인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제가 사모님을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쁘신 분도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자신을 비하하세요?”서다인은 든든한 나무를 찾은 듯 그녀의 어깨에 기대어 터놓고 울었다.“아주머니, 전 정말 그 사람 사랑해요. 어떡하죠? 이제 어떡하면 좋죠?”간병인은 헛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참 바보 같네요. 그분은 사모님 남편이세요. 사랑하는 건 당연한 거죠. 매일 도련님이 밤새도록 옆을 지키시는 게 마음 아프시다면 일찍 퇴원해서 기숙사 아파트로 돌아가시면 도련님도 쉴 시간이 있겠네요.”“하지만 손이 아직 안 낳아서 기숙사로 돌아가면 불편할 것 같아요.”서다인은 코를 훌쩍이며 간병인의 어깨에서 벗어났다.간병인 아주머니는 눈살을 찌푸리며 미소를 지었다.“손가락 잘 움직이시잖아요. 밥도 드시고 물도 마시고.”서다인은 얼굴을 찡그리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아직 물에 닿으면 안 돼요. 혼자 약을 바꿀 수도 없고.”“아이고, 난 또 뭐라고.”간병인은 옅은 미소를 짓더니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씻고 약을 바꾸는 일이 10분이면 되는데 도련님께서 분명 도와주실 거예요.”생각지도 못했던 서다인은 순간 얼굴이 뜨거워져 눈을 늘어뜨리고는 수줍게 속삭였다.“그 사람은 안 돼요.”간병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제79화

남하준의 접근에 서다인은 바짝 긴장했다. 그의 온기에 휩싸인 듯한 느낌이 들었고 마음을 파고드는 바디워시의 향기가 코를 찔렀다.그녀는 심장이 빨리 뛰어서 긴장해서 손을 뺐다.하지만 남하준이 그녀의 손을 잡은 힘이 너무 안정적이라 빼낼 수 없어서 그가 거즈를 뜯도록 내버려 두었다.그녀의 손바닥에 붉은 상처가 아직 실밥도 뜯지 않았고 딱지도 생기지 않은 것을 보고 남하준은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다.제 발 저린 서다인은 손을 빼려 했고, 남하준은 더 꽉 잡더니 조심스럽게 상처를 감싸주었다.“아직 딱지가 안 생겨서 물 닿으면 안 돼. 내가 씻겨 주고 약 발라 줄 수 있는데 괜찮겠어?”그는 덤덤한 말투로 진지하게 말했다.서다인은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부끄러워 중얼거렸다.“아주머니한테 부탁했어요.”“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아직 범인 안 잡혔으니까 당분간 외출은 삼가고 정 가고 싶은 곳 있으면 말해. 내가 사람 보내 밀착 경호시킬게.”서다인은 그가 거즈를 감는 동작을 지켜보며 속으로 흐뭇해했다.이 거즈가 좀 더 길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계속 감아도 끝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나가는 거예요?”서다인은 눈을 들어 그를 보며 물었다.남자가 눈을 늘어뜨리고 그녀에게 진지하게 거즈를 감아주는 모습은 아주 진중하고 멋있어서 그녀도 모르게 빠져들었다.능수능란하게 매듭을 지은 남하준이 대답했다.“응, 나갈 거야.”“2시간밖에 못 잤는데 피곤하지 않아요?”남하준의 동작이 순간 굳어졌다.그리고 곧 그녀가 갑자기 돌아온 이유를 알게 되었다.남하준은 그녀의 손을 놓고 돌아서서 옷의 단추를 계속 채우며 말했다.“나 그렇게 허약하지 않아.”“그렇다고 몸이 강철로 만든 건 아니잖아요. 잘 휴식해야 일할 정력도 있는 거죠.”남하준은 단추를 다 채우고 얇은 코트를 집어 들어 멋지게 입었다.그는 침대맡으로 가 휴대전화와 시계를 집어 들고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 허리춤에 찼다.서다인은 방 한가운데 서서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준비를 마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제80화

“저는 교수님께서 M국의 유주헌 교수님과 함께 이 문제를 극복하고 경분자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하 교수는 진심으로 응수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확신이 없었다....점심.정호는 식판을 들고 식당에 와서 음식을 챙겼다. 서다인이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종류별로 한 숟가락씩 챙겼다.넓은 식판에 다양한 음식들이 가득 쌓여 있었고 성인 남성의 몇 끼 분량으로 충분해 보였다.정호가 음식을 들고 식당을 나서다가 남하준과 류청을 만났다.“안녕하세요.”정호가 인사하자 남하준은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류청은 그의 식판에 담긴 음식을 보며 장난을 걸었다.“오늘 굶어 죽은 귀신이라도 붙은 거예요? 그 많은 음식을 다 먹을 수 있겠어요?”정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사모님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조금씩 챙겼는데 종류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식판을 한가득 채웠네요.”류청은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몸매가 그렇게 좋은 걸 보면 담백한 식습관에 야채와 과일을 좋아하고 고기와 탄수화물은 적게 드시는 것 같은데요?”정호는 식판을 류청 앞에 들이밀며 말했다.“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직접 사모님 음식 배달을 가지 그래요?”류청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막 식판을 받으려는데 갑자기 한 그림자가 다가와 그들 사이의 식판을 빠르게 가져갔다.두 사람은 얼떨떨하여 고개를 돌려 보았더니 남하준이 말했다.“내가 갈게.”두 사람은 환청인 줄 알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음식과 차를 나르는 조잡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자질구레한 일을 어떻게 매일같이 바쁜 대장군께서 하신단 말인가?두 사람은 절대 일자리를 잃을 수 없었다.류청이 황급히 설명했다.“도련님, 제가... 제가 하면 됩니다.”정호도 두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식판을 다시 받으려 했다.“도련님, 방금 농담이었어요. 저 사모님 음식 배달 가는 거 좋아요. 사모님의 음식 취향에 대해 잘 물어보고 절대 낭비하지 않고 풍성한 하루 세끼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남하준은 아무 말 없이 들어가서 수저 한 쌍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2
Read more
PREV
1
...
678910
...
9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