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하나, 옷장 하나, 세면대, 그리고 수건과 칫솔 치약이 놓여 있었다.이렇게 큰 방에 다른 물건이 더 없었다.왼쪽에는 창문이 있고 그 위에는 강철이 용접되어 있고 그 너머로 높은 담장이 보였다.남하준이 침대에서 내려와 방의 문을 열고 나가보니 밖은 넓은 거실이었다.거실 가운데에는 식탁과 의자 네 개가 놓여 있고, 벽 쪽에 책장이 하나 있고, 책장 위에는 많은 책이 놓여 있었다.이것 말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없었다.바로 그때, 종이비행기 하나가 하늘에서 내려와 그의 발아래로 떨어졌다.얼굴이 하얀 남자아이가 달려왔다.“비행... 기.”남하준이 눈살을 찌푸리고 멍해 있다가 천천히 몸을 웅크리고 종이비행기를 주워들고 어린 남자아이를 안아 올리고 엷게 웃으며 물었다.“이름이 뭐야?”남자아이가 눈을 깜박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바로 그때 부드럽고 중후한 중년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백건.”남하준이 소리가 나는 방향을 따라 보니 점잖은 외모의 중년 남자가 다른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그를 본 남하준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그가 바로 백완자의 아버지 백정우였다.그러자 우아하고 고상한 중년 여자가 걸어 나왔는데 미모가 수려했다.그녀는 백완자의 어머니 서윤아였다.백정우가 먼저 물었다.“하준아, 오랜만이구나. 우리를 기억해?”남하준이 옅은 미소를 띠며 예의 바르게 말했다.“죄송하지만 제가 머리를 다쳐서 기억을 잃었습니다.”“내 딸 백하린은? 기억해?”남하준이 고개를 젓자 서윤아가 수정했다.“너 어릴 때는 완자라고 불렀는데 정말 아무런 기억이 없어?”“네. 없습니다.”남하준이 주위를 쓱 훑어보더니 순식간에 모든 CCTV를 스캔했다. 거실에만 대략 열 몇 개의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백정우와 서윤아는 낙담하며 한숨을 내쉬었다.남하준은 아이를 내려놓고 종이비행기를 돌려주고는 가서 놀라고 했다.그리고 남하준은 의자에 앉아 물었다.“제가 왜 여기 있죠?”백정우와 서윤아도 식탁 의자에 앉아 그 위에 있는 물을 남하준에게 한 잔
Last Updated : 2024-10-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