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은 남하준의 청혼에 응하지 않고 잠든 척 대답하지 않았다.그와 결혼식을 올리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당분간 할 수 없는 거였다.백인호가 체포되어 할머니의 복수가 이루어진 후에야 안심하고 시집갈 수 있을 것 같았다.지금 백인호가 체포되지 않았으니 하루도 마음 편하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의사는 남하준의 상처에 감염 위험이 없다는 검사를 한 후에야 그를 퇴원시키는 데 동의했다.백씨 저택으로 돌아온 남하준은 지체 없이 아들의 방으로 가서 한 달 만에 만난 아들을 안고 이리저리 쳐다보았다.“역시. 집을 오래 비워두면 안 돼. 한 달 안 본 사이에 부쩍 커버렸어.”남하준이 감회에 젖어 말했다.정안은 옆에 앉아 남하준이 아이를 안는 자세를 보면서 아이가 그의 손에서 아주 작아 보이고 안정감이 느껴졌다.자애로운 아버지의 미소, 부드러운 눈매, 그리고 이 남자의 잘생긴 얼굴.정안은 아무리 봐도 이 그림이 정말 아름다웠다.아이도 남하준을 향해 씩 웃자 남하준이 참지 못하고 웃었다.“아빠 알아보겠어?”그때 문이 열리면서 세 살배기 백건이 작은 머리를 내밀고 들어왔다. 정안이 그를 발견하고 손을 내밀었다.“건아, 누나한테 와 봐.”남하준도 따라 백건을 뒤돌아보았다.백건은 정안을 한 번 보고 또 남하준을 보더니 잠시 머뭇거리다가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나 조카 안고 싶어요.”“조카?”남하준이 의혹스러워 묻자 정안이 아들을 가리키며 말했다.“건이 조카요.”남하준이 그에게 손짓하자 백건은 종종걸음으로 걸어갔고 애꿎은 눈빛은 겁을 먹은 듯했다.남하준은 몸을 굽혀 아들을 백건의 손에 쥐여주고 안는 법을 가르쳐주고는 인내심 있게 말했다.“건아, 조카 이름은 남우영이야. 우영이라고 불러도 되고 아기라고 불러도 돼.”“아기야.”백건은 손에 든 아기에게 반갑게 키스하고는 눈에서 빛이 번뜩였다. “누나, 형부, 아기 너무 귀엽게 생겼네요. 저한테 주시면 안 돼요?”남하준과 정안은 서로 눈을 마주 보며 웃었다.어린아이의 생각이 너무 귀여웠다.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