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916 챕터

제631화

남하준이 덤덤하게 말했다.“완자는 네 오빠를 봐서라도 이 일을 추궁할 생각이 없었어. 널 고소한 사람은 나야.”유미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괴로워하며 물었다.“왜?”“이유는 없어. 어른이라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유미는 끝까지 변명했다.“고의가 아니었어!”“우리 집 곳곳에 CCTV가 설치됐어.”유미가 움찔하더니 할 말이 없었다.남하준은 더 이상 그녀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어서 차를 타려고 돌아섰는데 유미가 울먹였다.“너 전에는 나한테 이러지 않았어.”남하준은 차 문을 당기던 손을 멈추고 심호흡하더니 다시 몸을 돌려 그녀를 보며 차가워진 말투로 말했다.“나도 네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인지 몰랐어. 그리고 네 오빠가 널 잘 보살펴달라고 부탁했으니까. 네 오빠가 아니었다면 넌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너 한 번 보는 것조차 나에게 시간 낭비야.”유미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남하준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아랫입술을 깨무는 모습이 크게 상처받고 서러워 보였다.“돌아가서 응소 준비해. 판사가 네 수입을 참작해서 배상금을 요구할 거야. 그리고 그 금액은 반드시 갚아야 해.”유미가 고함을 질렀다.“너 돈이 부족해?”“아니. 난 돈이 부족하지 않지만 넌 인성이 부족하지. 교훈이 부족하고. 이건 네가 마땅히 받아야 하는 벌이야.”유미는 덜컥 겁이 나서 급히 손을 뻗어 남하준의 팔을 잡아당겼다.“하준아. 내가...”남하준은 즉시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소리쳤다.“저리 가!”유미는 더욱 슬퍼서 감히 그의 몸에 손대지 못하고 흐느꼈다.“내가 너와 완자에게 사과할게. 충동적인 행동이었고 나 지금 정말 후회하고 있어. 나 월급이 적어서 저축한 돈도 별로 없단 말이야. 오빠도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너 이러면 동진 오빠만 힘들어져.”“네 오빠 들먹이지 마.”남하준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화를 참으며 말했다.“넌 성인이야. 자기 잘못은 스스로 책임져야지.”“내가 대체 어떻게 해야 날 놔줄 거야?”유미가 애처로운 표정으로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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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정안은 남하준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물었다.“왜요?”남하준이 속삭였다.“너 안고 싶어서.”“많이 힘들어요?”“괜찮아.”무엇보다 마음이 더 힘들었다.“배고파요?”정안은 다정하게 그의 등을 토닥이며 안쓰러운 마음뿐이었다.“아니.”“힘들어요?”“너 안고 있으면 안 힘들어.”“방에 가요. 내가 마사지해줄게요.”정안이 진지하게 말하자 남하준이 가볍게 웃더니 나지막이 물었다.“어떤 마사지?”아주 야릇한 말투였다.정안은 바로 알아채고 그의 어깨를 툭 쳤다.“나 지금 진지해요. 전에 할머니 간병인으로 일할 때 마사지 기술을 몇 가지 배웠어요.”남하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손바닥에 부드럽게 문질렀다.“이렇게 작은 손으로 마사지한다고? 아까워서 안 되지. 나 마사지 필요 없어. 그냥 이렇게 너 안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감동한 정안은 참지 못하고 그의 이마에 키스하고 그의 얼굴을 움켜쥐고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뜨거운 눈으로 바라보았다.“아까 들어올 때부터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던데. 무슨 일이에요?”남하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래서 일부러 나한테 뛰어온 거야?”“맞아요.”정안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그럼 오빠가 기뻐할 것 같아서.”남하준이 그녀의 코를 찌르더니 사랑스럽게 중얼거렸다.“우리 완자. 어떻게 하면 나 기쁘게 하는지 잘 알고 있네.”“그럼 대체 무슨 일인지 도련님께서 말씀해주시면 안 될까요?”남하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엄숙하게 말했다.“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마.”정안이 입술을 삐죽 내밀고 활짝 웃으며 그를 바라보다가 나지막이 말했다.“여보?”남하준은 얼굴이 뜨거워지고 눈빛이 반짝이며 미소가 점점 더 밝아졌다.“다시 한번 말해봐.”정안은 쑥스러워져 고개를 흔들었다.“한 번만 더 부르면 알려줄게.”남하준은 감격에 겨워 손에 힘을 주고 그녀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정안은 수줍게 입술을 오므리고 엷게 웃다가 더 이상 부르기가 민망해 고개를 떨구었다.“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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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몰래 선우석의 DNA를 훔치고 싶었지만 결혼식에서 얻은 교훈으로 지금의 선우석은 아주 조심스럽고 매사에 신중해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었다.정안은 이런 중대한 사건에서는 남하준의 말을 잘 따랐다.남하준이 그녀가 선우석에게 접근하는 걸 원하지 않으면 그녀는 절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인연이란 언제나 교묘한 법이었다.며칠 후, 지윤과 함께 서점에서 나온 정안은 근처 백화점에서 옷을 구경했는데 한 브랜드 옷가게에서 구인아와 쇼핑 중인 선우석을 만났다.정안은 인사도 하기 싫어서 그냥 가버렸는데 선우석이 먼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이렇게 뵙네요. 사모님.”정안은 얼굴을 살짝 찌푸린 채 호의적이지 않은 선우석을 바라보았다.옷을 들고 탈의실에서 나오던 구인아는 정안을 보자 얼굴에 미소가 사라졌다.“오늘 운세를 보고 나오지 않았더니 정말 재수가 없네.”지윤이 달려가 혼내려 했지만 정안이 그녀를 가로막으며 흥분하지 말고 진정하라는 뜻을 전했고 구인아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몸을 돌렸다.“백완자. 거기 서!”정안은 못 들은 척 성큼성큼 떠나갔고 선우석은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보았다.악에 받쳐 온몸이 괴로운 구인아는 주먹을 불끈 쥐며 이를 갈았다.“저년 지금 무슨 태도야? 너무 예의가 없잖아?”선우석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 밑의 뜨거운 열기를 숨길 수 없었다.정안과 지윤은 두 번째 가게에 가서 계속 옷을 보았고 지윤이 맘에 드는 스타일을 골라 신나게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계속 살펴보던 정안은 판매원의 부추김에 비교적 마음에 드는 옷을 한 벌 골라 탈의실로 들어갔다.탈의실은 문이 없었고 커튼만 있었는데 판매원이 입구에 서서 지키고 있어 정안은 안심하고 옷을 갈아입었다.갑자기 밖에서 판매원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네. 바로 가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탈의실의 커튼이 누군가에 의해 젖혀졌고 검은 그림자가 다가왔다.“음?”정안이 반응하기도 전에 커다란 손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마침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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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언니 괜찮아요?”지윤이 부랴부랴 뛰어 들어가 정안을 끌어내 자신의 뒤로 보호했다.가게 안의 판매원들이 모두 와서 구경했다.“여보?”구인아가 걱정스럽게 다가가 선우석의 팔을 잡고 그가 감싼 곳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상당히 안쓰러워했다.“왜 그래? 혹시 백완자가 때렸어?”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이곳은 여성매장이었고 탈의실 안에는 틀림없이 여자가 있을 것이다.한 남자가 탈의실에 나타났고 심지어 아래 부위가 차였으니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선우석이 괴로운 심호흡을 하더니 중얼거렸다.“백완자 너무 독해.”구인아는 이를 갈며 정안을 노려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두말없이 손바닥을 들고 내리치려 했다.반응 빠른 지윤이 그녀의 팔을 덥석 잡고 홱 뿌리쳤다.그러자 구인아는 몇 걸음 뒤로 비틀거리다가 화가 나서 정안을 가리키며 말했다.“백완자. 너 오늘 죽었어. 절대 가만 안 둬.”“그쪽 남편이 무슨 짓을 해서 맞았는지는 안 물어봐?”지윤이 되묻자 구인아가 고함을 질렀다.“내 남편이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어? 이 천한 년이 몇 번이나 내 남편을 꼬시려 들었어. 진작 눈에 거슬렸다고.”정안이 차갑게 웃었다.“내가 당신 남편을 꼬셔?”“백완자. 내 친한 친구의 남자를 뺏어가더니 이젠 내 남편까지 꼬셔? 너 같은 여자는 길바닥에서 몰매를 맞아야 해!”정안은 화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속으로 웃고 있었다. 이렇게 어리석은 여자는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정말 눈이 멀었을까?사정을 모르는 판매원이 옆에서 이러쿵저러쿵하며 손가락질하자 불같은 성격의 지윤은 정안이 비방당하는 꼴을 보지 못하고 나섰다.“우리 언니와 도련님은 소꿉친구고 서로 오랫동안 좋아했어. 그쪽 절친은 그저 도련님 옆에 있는 개일 뿐이야. 근데 감히 주인이 되려고 설쳐? 지금 쫓겨나게 되니 개가 함부로 사람을 물고 말이야. 아주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지금 누구보고 개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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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지윤은 정안이 떠나는 것을 보고 바로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긴장한 기색으로 차에 올랐고 지윤이 재빨리 시동을 걸고 훌쩍 떠났다.정안은 휴대전화를 꺼내서 바로 남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미 한 번 경험한 적이 있었기에 정안은 혹시나 선우석이 다시 킬러를 보내 그녀를 쫓을까 봐 지금 이 순간 아주 긴장했다.벨이 두 번 울리자 전화가 바로 연결되었고 남하준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정안이 다급하게 말했다.“오빠. 내 몸에 선우석 피가 있는데 지금 어떡해야 해요?”남하준의 긴장한 말투가 들려왔다.“어떻게 된 거야?”“옷가게에서 선우석과 구인아를 만났는데 실랑이를 벌이다가 내가 그 인간을 다치게 했고 피가 내 옷에 묻었어요.”“당장 위치 보내. 그리고 가장 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일단 숨어 있어.”남하준의 말투가 유독 긴장했다.“좋아요.”남하준은 즉시 드론을 보내 그들의 차량을 추적 보호한 뒤 부하들을 데리고 정안과 합류했다.10분 후, 정안은 무사히 남하준과 합류했고 군전 그룹 전대의 호송을 받으며 군인 병원의 검사과에 갔다.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검사과 의사가 혈액을 가지고 가서 최대한 빨리 분석하고 검사했다.결과는 세 시간 만에 나왔지만 결과만 나오고 참조 데이터가 없었다.오랫동안 DNA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했지만 전에 보관된 백인호의 DNA 데이터가 사라지고 없었다.군인 병원장 사무실 안.남하준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소파에 앉아 결과를 기다렸다.원장은 아직도 컴퓨터 앞에서 조작하며 식은땀을 흘리며 남하준의 냉엄한 표정을 훔쳐보고 있었다.노크 소리가 나자 형사과 팀장이 법의학 부서 책임자를 데리고 들어왔다.두 사람은 남하준 앞에 서서 공손히 인사했다.“안녕하십니까.”남하준은 차가운 눈으로 응시하며 물었다.“찾았어요?”“죄송하지만 데이터베이스에 백인호의 DNA 자료가 없습니다.”형사과 팀장이 먼저 입을 열자 법의학 책임자가 말을 보탰다.“저희 부서에서 보관하고 있던 샘플도 분실되었습니다.”그때 원장이 황급히 다가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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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남하준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지며 고개를 젓자 정안이 경악해서 물었다.“백인호가 아니에요?”“몰라.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백인호에 대한 DNA 자료가 전부 삭제됐고 전에 보관했던 혈액 샘플까지 모두 사라졌어.”정안이 주먹을 쥐며 이를 악물었다.“어쩐지 오늘 그렇게 침착하고 아무런 움직임도 없더라니. 이제 보니 후환이 없는 거네요.”“지난번 내가 결혼식에서 피를 훔쳐서 만단의 대비를 한 것 같아.”남하준은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고 고개를 쳐들고 쉬면서 덤덤하게 말했다.“선우석이 대선에 출마하면 잡기가 더 어려워져.”“아주 무서운 사람이네요. 무슨 일을 하든 흔적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해버리네요.”남하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걱정스럽게 말했다.“내가 지금 가장 걱정하는 건 너야.”“내 걱정 말아요. 앞으로 지윤이 말고도 경호원 몇 명 더 데리고 나갈게요.”“905 공정이 곧 시작되니 너도 슬슬 준비해야 해. 이제 나랑 국경으로 가자.”“그럼 아기는요?”정안은 기분이 가라앉아 아쉬운 듯 고개를 푹 숙였다.“아직 어리잖아요. 오빠 부모님께 맡겨요? 아니면 우리 부모님께 맡길까요?”“데리고 같이 가야지.”남하준이 정안을 품에 안고 말했다.“학교에 가기 전 요 몇 년 동안은 계속 우리 곁에 둘 수 있어.”“좋아요.”도우미가 다가와 그들에게 저녁 식사를 알렸고 식탁에서 온 가족이 웃고 떠들며 상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가족들이 모두 있는 틈을 타 남하준은 할아버지와 장인, 장모님께 국경에서 일하겠다고 말씀드렸다.그러자 백진이 호기심에 물었다.“난 하준이 직책과 일을 알고 있는데 우리 손녀딸이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정안과 남하준은 서로 마주 보며 웃었고 서윤아가 입을 열었다.“아버님 손녀는 전에 Z국 연구소에서 일했어요.”“그곳에서 무슨 일을 했어?”서윤아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건 저도 몰라요. 어차피 국가 기관이니 저희도 더 묻지 않았어요.”백정우가 말을 보탰다.“그래요. 아빠. 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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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저녁 식사 후.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때 류청이 지윤의 손을 잡고 들어왔고 서윤아가 두 사람을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두 사람 어서 이리 와 과일 먹어.”류청이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에게 인사하고는 남하준 곁에 공손히 서서 귀가 빨개지고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제가 상의 드릴 일이 있어요.”남하준이 건너편 빈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앉아서 말해.”류청은 지윤의 손을 잡고 반대편 소파에 앉았다.정안은 입술을 오므리고 빙그레 웃으며 지윤의 수줍은 모습을 보면서 좋은 일을 예감하고 기대에 가득 찼다.류청이 목청을 가다듬고 긴장하며 말했다.“도련님, 사모님 저...”지윤은 수줍은 안색으로 그를 바라보며 그가 빨리 말하기를 기대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류청을 바라보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저... 그러니까 저...”그는 귀가 빨개지고 목까지 빨개지면서 부끄러워서 벌벌 떨고 있는 것 같았다.지윤이 보다 못해 류청의 말을 이었다.“저희 905공정이 시작되기 전에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요.”이 말이 나오자 정안은 감격에 겨워 입을 가리고 눈시울을 적셨다.속으로 아주 감동하고 기뻤다.서윤아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그래. 아주 잘 생각했어. 꼭 성대하게 올려.”백진과 백정우도 활짝 웃으며 그들에게 축하를 건넸다.“두 사람 축하해.”류청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환하게 웃었고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남하준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기대가 가득했다.“나를 왜 봐? 나랑 결혼하는 것도 아니잖아. 내 의견 물어볼 필요 없어.”“감사합니다!”류청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남하준은 부러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자신도 정안과의 결혼식을 치르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늘 불안했다.“우리 초대할 거야?”“당연하죠!”남하준이 묻자 류청이 다급하게 대답했다.“어디서 올려? 결혼식은 어떤 스타일로?”정안이 호기심에 묻자 지윤이 기뻐하며 답했다.“류청 고향 집에서 M국의 전통 결혼식을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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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류청과 지윤의 결혼식 당일, 날씨가 화창했다.두 시간을 달려 정안과 남하준, 그리고 두 대가족이 모두 모였다.남씨 가문과 백씨 가문의 축의금으로도 신혼부부는 집을 한 채 사기에 충분했다.정안은 2억 원 상당의 보석 세트를 지윤에게 보냈고 남하준은 2억 원 호가의 고급 차를 선물했다.류청의 가족들은 미친 듯이 기뻐하고 흥분했다. 시골의 조촐한 결혼식이 이렇게 호화롭게 진행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M국의 갑부 일가와 국방 장군 외에도 나라 고급 관리들과 전우들이 결혼식에 참가했다.류청의 부모는 아들이 그저 장군 옆에 있는 평범한 비서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자랑스러울 줄은 몰랐다.이번 결혼식에 온 하객만으로도 그들은 남은 평생을 호기롭게 보낼 수 있었다.M국의 결혼식은 상당히 전통적이었다. 정안은 친정 식구들이 지윤의 출가를 보는 무리에 섞여 행복한 눈물을 흘리며 번거롭고 전통적인 순서를 지켜봤다.류청은 유동진만 초대하고 유미를 초대하지 않았지만 유미는 자신도 초대를 받았다며 유동진을 속여 함께 참석했다.결혼식 날, 류청과 지윤이 난처한 표정을 짓자 유미가 한마디 했다.“나 초대 없이 왔어. 류청. 결혼 축하해.”그제야 유동진은 유미가 또 그를 속였다는 걸 알았다.그녀는 정말 남하준을 만날 기회를 조금도 놓치지 않았다.결혼식장이라 얼굴을 붉히기 곤란해 두 사람은 유미를 안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다.식사 자리는 야외에서 마련됐는데 햇빛을 받으며 식사해 특별한 맛이었다.남하준은 오랜만에 만난 전우들과 술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남태준이 정안의 옆 빈자리를 만지더니 천천히 걸어갔다.“여기 하준이 자리야?”남태준이 묻자 정안이 웃으며 답했다.“괜찮아요. 그 사람 지금 오랜만에 만난 전우들과 술 마시고 있어요. 오빠 앉으세요.”남태준이 자리에 앉아 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었다.“혹시 지우도 왔어?”정안은 그제야 생각이 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지윤이가 청첩장 보냈고 저도 전화했는데 오늘 못 본 것 같네요.”남태준의 안색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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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정안이 자리에 앉아 안쓰러워하며 말했다.“오빠. 지금 놓치면 앞으로 영영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요.”남태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기회는 원래도 없었어.”정안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지우 옆에 있는 저 남자 맞선 상대인지 남자친구인지 모르니 뭐라고 하기도 어렵네요.”“지윤이가 지우 한 명만 초대했어?”“네.”“그럼 뻔하잖아.”“네?”남태준이 애써 침착한 척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남자친구 데려와서 너랑 지윤이에게 인사시키려는 거잖아. 곧 결혼할 건가 보지. 그럼 나도 이젠 마음 접어도 되겠네.”정안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왜 그렇게 비관적이에요? 오빠 원래 그런 사람 아니었잖아요? 위풍당당하고 자신만만하던 남태준 어디 갔어요?”남태준이 휴대전화를 꺼내 기사 호출 버튼을 누르고는 정안에게 말했다.“나 몸이 안 좋아서 먼저 간다고 지윤과 류청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줘.”“오빠. 왜 그래요?”정안이 그의 팔을 부축하며 따라서 일어섰고 남태준은 답이 없었다.기사가 도착해 남태준의 팔을 부축하고 떠났다.도로에서 지우가 지성과 함께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우울해 있는 지우에 반해 지성은 아주 흥분한 모습이었다.“난 누나가 허풍 떠는 줄 알았어. 근데 정말 저렇게 많은 귀인을 알고 있었다니! M국의 갑부며 군전 그룹의 수장이며 다 있잖아! 이렇게 많은 높은 분들을 봤으니 이번 생에는 더 이상 여한이 없어!”“근데 기왕 온 김에 축의금도 냈겠다, 우리 왜 밥은 안 먹고 가? 이게 지금 얼마나 천금 같은 기회인지 몰라? 내가 저 안에서 아무렇게나 인연이 닿아도 출셋길이 열리는 거라고!”“누나 지금 내 말 듣고 있어?”지우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택시 도착했어?”지성이 앞에서 오는 택시를 보며 말했다.“응 왔어.”지성은 길가로 나가 차량이 멈춘 후 문을 열고 들어갔고 지우가 막 발걸음을 떼려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차량은 5보 앞에 있습니다.”그녀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보니 남태준이 그녀 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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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지우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강렬한 통증은 아니지만 간간이 전해오는 따끔거림에 큰 손으로 심장을 부여잡고 숨을 쉴 수 없었다.그녀는 숨을 내쉬고 억지로 웃어 보이며 짐짓 덤덤하게 물었다.“지성아, 만약 네가 돈도 있고 권력도 있는 공직자라면 나 같은 여자와 결혼 하겠어?”지성이 껄껄 웃었다.“내가 미쳤어? 돈과 권력이 있는 공직자라면 당연히 비슷한 집안의 여자와 결혼해야지. 누나는 돈도 없고 권력도 없는 알거지에 그럴듯한 직장도 없잖아? 그런 기상천외한 꿈은 꾸지도 마. 우리 같은 평범한 시민은 비슷한 집안 남자 만나서 결혼해야 해.”지우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쉬었다.그렇다.그런 비현실적인 꿈은 꾸지 않는 게 좋았다.그때 지성이 지우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했다.“누나는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좋은 편이야. 높으신 분들이 스폰하는 여자가 되기에 적당하겠어. 조강지처는 말고 밖에서 키우는 애인 정도로는 나쁘지 않을 것 같아.”지우는 심장이 움찔하더니 천천히 주먹을 쥐고 아랫입술을 깨물며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역시, 세상 남자들은 속이 시커멓고 믿을 만한 사람이 없었다.“뭐? 밖에서 키우는 애인?”지우가 분노해서 지성을 주먹으로 내리치자 지성이 급히 머리를 감싸 쥐고 피했다.“왜 갑자기 화를 내?”“애인 같은 소리 하고 있네!”지우가 세차게 주먹질을 하자 지성은 비좁은 차 안에서 몸을 웅크린 채 잘못을 빌고 있었다.“누나. 누나. 그냥 해본 소리잖아. 왜 진지하게 받아들여. 누나... 제발... 그만 때려.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다고!”기사는 앞에서 웃음을 참았고 뒤에서는 한바탕 주먹질이 이어졌다....결혼식은 저녁까지 진행되었다.하객들이 거의 다 떠났고 류청과 지윤도 바쁘고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한가해졌다.정안은 계속 지윤의 들러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날이 저물자 신랑 신부를 일찍 쉬게 할 생각이었다.그녀가 휴대전화를 꺼내 남하준의 번호를 눌렀더니 전원이 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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