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491 - Chapter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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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정안은 멍해져서 지난 일을 회상했다.‘뭐야. 처음부터 오해하고 있었던 거야?’“넌 상대가 적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사랑이 없는 결혼도 할 수 있잖아?”남하준은 마음속의 괴로움을 참고 애써 감정을 다스리려고 애썼다.“내가 어떤 마음일지 생각한 적 있어?”정안은 어이가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오빠, 난 할머니 때문에 오빠랑 결혼한 게 아니에요.”“그럼 왜 결혼했는데?”정안은 마음이 급해져 불쑥 진심을 내뱉었다.“난 그때 이미 오빠를 3년 동안 짝사랑했으니까요!”남하준은 멍해졌다. 마치 혈 자리를 눌린 듯 경악하여 그녀를 바라보았다.정안의 얼굴이 점점 더 화끈거려 부끄러운 듯 고개를 떨구고 작은 소리로 반복했다.“오랫동안 짝사랑했다고요.”남하준은 감격해서 그녀의 두 어깨를 잡고 고개를 숙여 그녀와 마주 보며 눈시울을 약간 붉히고 두 손을 떨었다.“방금 나 짝사랑했다고 했어?”정안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그를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3년 동안 짝사랑했다고?”남하준은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물어봤다.“그러니까 네가 서다인이었을 때, 나를 처음 알았을 때부터 좋아했던 거야?”정안이 다시 고개를 끄덕이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고백하는 게 이렇게 민망한 일이었다니.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고 마음을 진정하기 어려웠다.남하준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눈가에 눈물이 반짝였다.“넌 나 싫어한다고 말한 적도 있어. 근데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정안은 화가 나서 고개를 번쩍 들고 부끄러워 빨개진 얼굴로 그의 붉어진 검은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세상에 어느 여자가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 아이를 임신해요? 만약 유전자가 좋은 아이를 낳고 싶으면 정자은행에 차고 넘치죠!”“너 참 나쁘다.”남하준은 한마디 속삭이더니 그녀를 품에 안았고 자기 심장에 비벼 넣을 기세로 꼭 껴안았다.정안은 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남자의 허리를 껴안고 심하게 뛰는 그의 심장 소리와 뜨거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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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나 사랑하지 않아요?”정안은 화난 척 입술을 삐죽 내밀고 눈살을 찌푸렸다.남하준이 무의식중에 내뱉었다.“사랑해.”“그럼 애교스럽게 여보라고 한 번 부르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차라리 만 번 사랑한다고 말하고 말지.”정안은 웃음이 더욱 짙어져 그의 눈을 올려다보며 말했다.“그럼 만 번 사랑한다고 말해줘요.”남하준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가로로 안았다.정안이 그의 목을 두르고 긴장한 채 물었다.“왜 또 안아요?”남하준이 진지하게 말했다.“그렇게 길 안 보고 걷다가 넘어지면 속상한 건 나야.”정안은 가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더욱 환하게 웃었다.몸과 마음이 모두 따뜻해져서 구름 위를 밟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꿈만 같은 현실이 이렇게 아름답고 행복했다....금원으로 돌아간 후, 정안이 소파에 앉자마자 지우의 전화가 걸려왔다.그녀는 귓가에 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지우야, 무슨 일이야?”지우가 의문스러워하며 물었다.“왜 벌써 갔어? 우리 아직 제대로 얘기도 못 했잖아.”정안이 피식 웃더니 물었다.“태준 오빠한테 안 잡혔어?”“아니. 아직 나 못 잡아. 지금 샤워하러 갔어.”지우가 조곤조곤 말하더니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실의에 빠진 듯 말했다.“사실 이미 거의 회복했어. 지난 반년 동안 나와 싸우려고 열심히 운동하고 의사도 만나고 재활 치료에 전념했어. 만약 정말 나아진다면 나도 이제 슬슬 떠나야지. 매달 수백만 원의 월급이 적은 돈도 아니고.”“그 정도 돈은 남씨 가문에게 아무것도 아니야. 부담 갖지 마. 오빠가 회복할 수 있었던 건 전부 네 덕이야.”“난 그저 돈 받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지우야, 오빠 눈 회복할 때까지 있어줘.”“사실 이제 내가 돌봐줄 필요가 없어. 눈은 안 보이지만 일상생활에 별로 지장이 없어. 심지어 정상인보다 더 잘한다니까? 밥하고 채소를 써는 것도 손으로 더듬으면서 해.”지우는 감탄하면서 말투에는 존경심과 숭배감이 흘러넘쳤다.“의지력이 아주 강해서 뭐든 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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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재혼이라는 두 글자에 정안은 웃음이 터졌다.두 사람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정안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남하준 쪽으로 몸을 기울인 뒤 귓가에 속삭였다.“내 손 재밌어요?”남하준이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주 재밌어.”정안이 손을 빼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손은 오빠도 있잖아요.”“다르단 말이야.”남하준이 속삭이더니 그녀의 머리를 감싸고 입을 맞추었다.당황한 정안이 그의 가슴을 밀며 그의 입술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말했다.“오빠.”남하준은 그녀가 말을 마치기 전에 조용히 명령했다. “가만히 있어.”정안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그는 정안을 안아 자신의 허벅지에 올려놓고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머리를 감싼 뒤 미친 듯이 키스했다.마치 과거의 잘못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그의 키스는 뜨겁고 애틋했지만 한 점의 욕망도 없었다. 손도 규칙적으로 놓아두어 조금도 선을 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정안은 그가 아주 인내하고 절제하며 키스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전에는 이 남자가 성적으로 무능해 자제한다고 생각했지만 임신 사실이 그녀에게 말해주듯 그는 아주 훌륭했다. 단지 그의 자제력이 아주 강했을 뿐이었다.지금 그녀가 임신했으니 남하준은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녀 몸에 손대지도 않았다.밤에는 같은 방에서 따로 잤다.다만 남하준이 말한 신혼여행은 뜻밖에도 두 사람이 함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붙어 지내는 것이었다.그녀는 책을 보거나, 핸드폰을 보거나, 풍경을 보거나, 심지어 멍을 때릴 수 있지만 다만 그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손을 잡고 쇼핑은 하는데 장거리 여행은 가지 않았다.그녀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지만 영양가 없고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심지어 비서에게 업무를 모두 맡기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전환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은 모두 무시했다.그의 눈에는 임신한 아내 백완자만 보였다.겨울 아침, 따스한 햇볕이 나뭇가지 끝을 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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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아내?”유미가 주먹을 불끈 쥔 채 꾹 참고 거실로 들어가더니 죄를 묻는 기세로 말했다.“하준아, 너 결혼했어?”남하준이 여유롭게 대답했다.“응. 결혼했어.”유미는 화가 나서 얼굴이 파랗게 질려 정안의 배를 가리키며 이를 악물고 남하준에게 따져 물었다.“저 뱃속에 있는 아이를 받아들였단 거야?”남하준이 그녀에게 다가서며 말했다.“내 아이를 왜 안 받아들여?”유미가 코웃음을 치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고 참았다.남하준이 물었다.“아침 먹을래?”“아침이나 먹으려고 찾아온 게 아니란 거 알잖아!”남하준이 여유롭게 말했다.“나도 너 주려고 만든 거 아니야. 근데 많이 준비해서 너 먹으려면 남고 먹기 싫으면 가서 일이나 해. 여기서 방해하지 말고.”“하준아, 결혼은 큰일인데 너무 경솔한 거 아니야?”“아니.”정안은 바로 옆에서 그들이 잡담하는 것을 보며 심장이 큰 손에 의해 심하게 쥐어짜는 것 같았고 서럽고 괴로웠다.남하준이 비밀 결혼을 지키지 못한 건 괜찮지만 그는 유미와 역사가 유구한 친구라 아무리 봐도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처럼 보였다.정안이 쓸데없는 걱정을 하든 말든 변하지 않는 사실 같았다.어쨌든, 그녀는 질투가 타올라 괴로웠다.정안은 배를 잡고 문 쪽으로 걸어가며 두 사람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남하준이 긴장해서 얼른 뒤쫓아갔다.“완아, 어디 가?”입구에서 정안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가운 얼굴로 남하준과 유미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문 도어락을 초기화했다.그녀는 비밀번호와 지문을 다시 입력했다.그러자 유미가 언짢아하며 미간을 찌푸렸다.“비밀번호는 왜 재설정해?”정안은 비밀번호를 고치고 들어오면서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유 비서님. 앞으로 우리 집에 들어올 때 노크 부탁드릴게요.”남하준이 의혹스러워 물었다.“내 지문도 입력하지 않았는데 그럼 난?”정안은 그를 힐끗 보고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오빠도 마찬가지예요. 집에 돌아오면 노크부터 해요. 만약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그냥 들어오지 말고.”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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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유미가 아무리 분노하더라도 남하준과 백완자가 다시 결혼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방 안, 정안은 문을 잠그고 핸드폰을 꺼내 지윤에게 전화를 걸었다.결혼 당일 정안은 지윤에게 자신이 남하준과 혼인신고를 했다고 말했다.그때 지윤은 잔뜩 흥분해서 진심으로 축복하며 남하준과 신혼여행을 잘 즐기라고 했다.결국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유미의 등장으로 인해 정안은 화가 나서 온몸이 아팠다.지윤이 전화를 받자 정안이 서러워하며 말했다.“지윤아. 나 비행기 티켓 예매해줘. 돌아가 출근할 거야.”“왜요? 도련님이 언니 괴롭혔어요?”“그래. 나 괴롭혔을 뿐만 아니라 유 비서랑 합세해서 나 화나게 했어.”지윤이 울분에 차서 말했다.“또 유미에요? 도련님은 왜 계속 그 여자랑 얽히는 거예요?”정안이 시무룩해서 울먹였다.“몰라. 왜 늘 저러는지. 나 괜히 결혼했나 봐.”지윤이 급하게 달랬다.“언니, 그런 불길한 말은 하지 말아요. 도련님이 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정안은 생각할수록 울화가 치밀어 올라 눈물을 글썽인 채 말했다.“이젠 못 믿겠어. 유 비서가 우리 집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서 마음대로 드나들어. 내가 보는 앞에서 오빠 아이가 아니라고 의심하고 오빠보고 결혼을 경솔하게 했다고 말하는데 화나 죽을 뻔했어. 근데 오빠는 아무렇지도 않더라?”지윤이 경악하더니 단번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뭐요? 도련님이 그랬다고요? 언니 가족이 곁에 없으니 내가 바로 언니 친정 식구예요. 기다려요. 내가 당장 데리러 갈게요.”그때, 문 앞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고 곧 남하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완아. 문 열어.”정안은 휴대전화 마이크를 잡고 문 앞에 있는 남하준을 향해 소리쳤다.“나 아침 먹기 싫으니까 귀찮게 하지 말고 가서 친구랑 먹어요!”문밖이 조용해졌다.정안은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지윤과 계속 전화 통화를 했다.임신한 여자는 쉽게 우울해지고 통제력을 잃기 쉽다.정안은 남하준이 어쩌면 다른 뜻은 없었다는 걸 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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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정안은 어이없게 웃었다.“진짜 모르는 거예요?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예요?”“진짜 몰라.”정안이 설명했다.“전문지식이나 업무적인 능력으로 난 절대 누구에게 뒤지지 않아요. 하지만 계략과 수단에 관해서 난 초짜라고요. 그 누구도 이길 수 없어요.”남하준은 그녀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그녀의 몸을 살며시 돌려 그녀의 얼굴을 들고 애틋하게 바라보았다.“내가 있는 이상 누구도 너 이길 수 없어.”정안은 남하준의 손을 떼고 뒤로 물러서며 노기등등해서 말했다.“미안하지만 난 방금 오빠 때문에 유 비서한테 졌어요.”남하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이해가 안 되는 얼굴이었다.정안은 남자가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전혀 모르는 것을 보고 속으로 화가 치밀었다.그녀는 남하준의 가슴을 힘껏 때리며 경고하는 투로 말했다.“만약 배 속의 아기가 오빠로 인해 다치게 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아요. 이혼 각오해요.”말을 마친 정안은 돌아서서 떠나갔다.이혼이라는 두 글자에 남하준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소파 위의 외투를 빠르게 챙겨 성큼성큼 쫓아나갔다.남하준이 쫓아 나왔을 때 정안은 마침 지윤이 몰고 온 차에 올라탔다.지윤이 문을 닫고 고개를 돌려 남하준에게 인사했다.“걱정 마세요. 언니 안전하게 그룹으로 데리고 갈게요.”“같이 가죠.”남하준이 차 문을 당겨 안으로 들어갔고 지윤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차를 몰았다.정안은 뒤돌아 남하준을 등지고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량이 큰길을 달리는 내내 정안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남하준은 여자의 마음을 달랠 줄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그는 정안의 손을 살며시 잡으려다가 정안에게 무자비하게 뿌리쳐져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그는 기분이 이상하리만치 우울했다.비행기에 올라 그룹에 돌아갈 때까지 정안은 그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결국 두 사람은 각자 숙소로 돌아갔다.밤에 정안의 휴대전화 벨 소리가 계속 울리며 전화와 문자가 끊임없이 왔지만 그녀는 보지도 않고 전원을 꺼버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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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휴가 낼 겨를이 없었어요.”류강우가 코웃음을 쳤다.“휴가 낼 겨를이 없다니. 이런 핑계는 또 처음이네.”정안이 심호흡을 하고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대답했다.“진짜 겨를이 없었어요. 저녁에 결혼을 결정하고 이튿날 아침에 비행기 타고 안성으로 가서 혼인신고 했어요.”류강우의 얼굴색이 전혀 좋아지지 않고 차갑게 소리쳤다.“언제 혼인신고를 했든 미리 휴가 신청하지 않으면 일주일 결근이에요. 이번 달 월급 절반 차감할 거고 올해 상금과 연말 성과급은 받을 생각도 하지 말아요.”정안은 볼이 불룩해질 정도로 화가 났다.돈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서러워서였다.그렇게 급하게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 혼인신고를 한 사람은 남하준인데, 그는 그룹의 수령으로서 왜 사전에 휴가를 신청하지 않아 그녀가 무단결근하게 만들었을까?정안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서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켰다.그러자 메시지가 쉴 새 없이 들어왔다.“잠깐만요. 남편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볼게요.”정안이 담담하게 말하자 류강우가 의문스러워 물었다.“그걸 왜 남편한테 물어?”“제 휴가를 승인했는지 물어보려고요.”“휴가 승인을 왜 남편한테 묻냐고? 당신 남편이 인사팀 팀장이야?”정안은 화를 꾹 참고 남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남하준의 조금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완아, 너...”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정안이 벌컥 화를 냈다.“안성에 돌아가 결혼하는 요 며칠 동안 나 휴가 처리 안 했어요?”남하준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유미한테 시켜서 한 달 휴가 신청했는데?”다만 한 달 동안의 결혼휴가를 일주일만 쉬고 출근할 줄은 몰랐다.정안은 눈을 감고 심호흡했다.또 유미였다.그녀는 지금 남하준의 입에서 유미라는 이름만 들어도 이유 없이 화가 났다.그렇다. 또 유미에게 한바탕 당했다.그녀는 돈이 부족하지 않지만 기분이 불쾌했다.“완아. 왜 그래?”남하준이 묻자 정안은 바로 통화를 끊고 전원을 꺼서 휴대폰을 책상에 휙 던지고 류강우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씁쓸한 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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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류강우는 화가 나서 얼굴이 잿빛이 되고 표정이 험상궂더니 이를 악물고 당장이라도 정안을 잡아먹을 듯 눈을 부릅떴다.그러나 임신부인 정안을 아무리 화가 나도 때리거나 욕할 수 없었다.“감히 날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욕해?”류강우는 화가 나서 온몸을 떨며 정안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잘 들어. 백완자. 직속 상사를 욕한 것만으로도 넌 군전 그룹에서 일할 자격이 없고 우리 2팀에 들어올 자격은 더더욱 없어.”정안은 분노를 금치 못하는 그의 검은 얼굴을 침착하게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그가 발작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류강우가 자료를 챙겨 다른 교수에게 건네며 말했다.“다들 보세요. 이 여자가 대체 뭘 했는지 알아볼 만한 사람 있어요? 이 엉망진창인 데이터를 보라고요.”정안은 류강우가 기밀문서를 건네려는 것을 보고 분노해서 경고했다.“보지 말아야 할 건 보지 않는 게 좋아요.”류강우가 냉소를 지었다.“이젠 부끄러워 화도 내나? 저 엉망진창인 데이터를 보고 다들 그쪽이 놀고먹기만 했다는 걸 알게 될까 봐 두려워?”정안은 두 손으로 배를 짚고 심호흡을 했다.곧 팀원들이 모두 함께 둘러싸여 서류를 확인했다.대부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서류를 본 유주헌과 하영진 두 교수는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보다가 다시 정안을 쳐다보았다.즉시 서류를 류강우에 반환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류 팀장. 이 자료를 어서 완자 씨에게 돌려주게.”“두 분 이게 무슨 연구인지 아세요?”경분자를 연구해 본 두 노교수는 감히 말을 하지 못했고 다른 사람들이 입을 열었다.“못 알아보겠어요.”“어떤 물질을 연구한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본 적도 없고 알아볼 수도 없어요.”“신기하지만 접해보지 못한 물질이에요.”류강우가 조롱하며 웃더니 서류를 쥐고 손바닥을 두드리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백완자. 그동안 쓸모없는 연구를 하고, 상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그것도 모자라 일주일 동안 무단결근을 했어. 이것만으로 난 널 해고하기에 충분해.”“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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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저 인간, 고자질 한 번 빠르네.’정안은 주먹을 불끈 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하준은 웃음을 꾹 참고 담담한 척 목을 축이고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정안을 바라보며 류강우에게 물었다.“완자가 류 팀장을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욕했다고?”류강우가 악에 받쳐 말했다.“네. 2팀 전체가 들었어요.”“그래.”“근무 태만에 상사에게 욕설할 뿐만 아니라 일주일 동안 무단결근을 했어요. 무책임한 업무 태도를 보아 도련님께서 해고 해주시기 바랍니다.”남하준이 고개를 돌려 유미에게 물었다.“한 달 휴가 내라고 했는데 처리 안 했어?”모두가 경악하며 남하준을 바라보았다.유미가 난처해하며 말했다.“너무 바빠서 깜빡했어요.”정안은 미간을 찌푸리고 가식적인 유미의 변명을 들으며 마음이 언짢았다.‘너무 바빠서 까먹었다고? 말도 안 돼!’남하준이 류강우에게 되물었다.“들었지? 유 비서 업무 과실이야. 까먹었다잖아.”류강우는 의혹스러워 물었다.“백완자의 휴가를 왜 유 비서님이 처리하죠?”“내 일은 당연히 유 비서가 처리하는 게 맞잖아?”“도련님 비서니까 그거야 당연하죠.”“그럼 내 아내 일은 내 일이 아닐까?”류강우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대답했다.“그거야 당연히 도련님 일이라고 할 수 있죠.”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남하준의 뜻을 알아듣고 놀란 눈으로 정안을 바라보았다.정안도 깜짝 놀라 화가 나서 남하준을 바라보았다.‘당분간 비밀로 하기로 했잖아? 그룹 전체에 결혼 사실을 소문내려는 거야?’류강우가 뒤늦게 반응을 보이더니 덜컥 긴장해서 급히 물었다.“도련님 결혼하셨습니까?”남하준이 여유롭게 대답했다.“맞아.”모두 열정적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고 정안은 어쩔 줄 몰라 했다.류강우는 활짝 웃으며 축하 인사를 한 후 더욱 긴장하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럼 댁 사모님이 바로...”남하준은 행복한 눈망울로 입가에 살짝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맞아. 류 팀장을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욕한 사람이 바로 나 남하준의 아내야.”그가 의기양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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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일 처리 방식이 돌변한 것이 평소의 남하준 같지 않았다.정안은 그의 손에 끌려나가다가 정신을 차리고 류강우에게 손을 내밀었다.“내 자료...”남하준이 다른 손으로 그녀의 손을 누르며 말했다.“저딴 허무맹랑한 물건 챙기지 않아도 돼.”“허무맹랑?”정안이 의아한 눈으로 남하준을 바라보고 있자니 구름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의아하고 기분이 착잡했다.그녀는 억지로 남하준에 이끌려 과학 연구동에서 나왔다.유미와 류청이 나란히 두 사람의 뒤를 따랐고 유미가 류청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이제 보니 백완자 진짜 졸업장만 있는 허수아비인가 봐요. 하준이도 그걸 잘 알면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억지로 백완자를 연구소에 출근시켜 과학자들과 함께 일하게 하면서 듣기 그럴듯한 직장을 준 거네요.”류청은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로 덤덤하게 말했다.“사모님이 그동안 보여준 재능으로는 절대 연구소에 놀고먹으려고 들어온 게 아니에요.”유미가 차갑게 웃었다.“방금 직접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요?”류청이 의문스러워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뭔가 이상해요.”“뭐가요?”“도련님의 태도만 봐도 아주 이상하잖아요.”“하준이가 왜요?”“예전 같으면 누가 감히 사모님을 괴롭히면 절대 가만두지 않았어요. 오늘처럼 외부인을 도와 사모님이 근무시간에 놀았다는 걸 인정했을 리도 없고요.”유미가 득의양양해서 걸어가는 두 사람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류강우는 내 동창이에요. 하준이가 강우에게 예의를 차린 건 당연히 내 체면을 봐서죠.”류청은 코웃음을 치며 말문이 막혀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보았다.무심코 그는 지윤이 손에 긴 막대사탕 몇 개를 들고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류청!”지윤이 활짝 웃으며 그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류청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입가에 미소가 번져 뜨거운 눈빛으로 지윤을 바라보았다.유미가 손을 뻗어 류청의 어깨에 걸치더니 방금 화제를 이어갔다.“뭐죠? 하준이가 강우에게 예의를 차린 게 나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류청은 그녀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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