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이라는 두 글자에 정안은 웃음이 터졌다.두 사람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정안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남하준 쪽으로 몸을 기울인 뒤 귓가에 속삭였다.“내 손 재밌어요?”남하준이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주 재밌어.”정안이 손을 빼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손은 오빠도 있잖아요.”“다르단 말이야.”남하준이 속삭이더니 그녀의 머리를 감싸고 입을 맞추었다.당황한 정안이 그의 가슴을 밀며 그의 입술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말했다.“오빠.”남하준은 그녀가 말을 마치기 전에 조용히 명령했다. “가만히 있어.”정안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그는 정안을 안아 자신의 허벅지에 올려놓고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머리를 감싼 뒤 미친 듯이 키스했다.마치 과거의 잘못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그의 키스는 뜨겁고 애틋했지만 한 점의 욕망도 없었다. 손도 규칙적으로 놓아두어 조금도 선을 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정안은 그가 아주 인내하고 절제하며 키스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전에는 이 남자가 성적으로 무능해 자제한다고 생각했지만 임신 사실이 그녀에게 말해주듯 그는 아주 훌륭했다. 단지 그의 자제력이 아주 강했을 뿐이었다.지금 그녀가 임신했으니 남하준은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녀 몸에 손대지도 않았다.밤에는 같은 방에서 따로 잤다.다만 남하준이 말한 신혼여행은 뜻밖에도 두 사람이 함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붙어 지내는 것이었다.그녀는 책을 보거나, 핸드폰을 보거나, 풍경을 보거나, 심지어 멍을 때릴 수 있지만 다만 그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손을 잡고 쇼핑은 하는데 장거리 여행은 가지 않았다.그녀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지만 영양가 없고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심지어 비서에게 업무를 모두 맡기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전환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은 모두 무시했다.그의 눈에는 임신한 아내 백완자만 보였다.겨울 아침, 따스한 햇볕이 나뭇가지 끝을 통
Last Updated : 2024-09-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