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가 불쾌해하며 다그쳤다.“하준아,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남하준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숙여 심호흡을 하며 답답하고 아픈 가슴을 달랬다.유미는 조금 부드러워진 말투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내가 너 감정생활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난 네 부하직원일 뿐만 아니라 십 년 넘은 친구야. 나 네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 볼 수 없어.”류청은 그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유 비서님, 백완자 씨 임신이 도련님이랑 무슨 상관이죠?”“임신한 시기를 보면 분명 하준이 애는 아니에요. 하지만 배가 불러 하준이 찾아온 건 분명 목적이 있겠죠.”“설마 도련님더러 애 아빠가 돼 달라는 뜻이에요?”유미는 대답하지 않고 두 손으로 책상을 짚고 남하준에게 다가가 말했다.“하준아 말 좀 해보라고!”남하준은 차가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돌아섰다.유미와 류청이 급히 따라갔다.그들은 남하준이 백완자를 찾으러 갈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는 바로 사무실로 돌아가 그들을 들여보내지 않고 문을 잠갔다.그가 사무실에서 무엇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군전 그룹은 작은 마을과 같아 전 장군 부인의 임신 소식이 곧 그룹 전체에 퍼졌고 모두의 화제와 추측의 대상이 되었다.의견이 분분하고 버전도 다양했다.어떤 사람들은 아이가 남하준의 아이라고 말했고, 어떤 사람들은 그녀가 떠난 지 반년이 지났는데 배가 6개월 같지 않아 애 아빠는 따로 있다고 했다.이야기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고 과장에 과장을 보탰다.당사자들이 인정하기도 전에 이 일은 외부인에 의해 이미 기정 사실화 되고 2주간 발효되었다.남하준은 한 번도 정안을 찾으러 가지 않았고 평소처럼 일하고 심지어 평소보다 더 바빠졌다.그런 남하준을 보며 유미는 백완자가 임신한 애가 분명 남하준의 애가 아니라고 확신했다.처음에 걱정하던 유미는 점점 마음이 편안해지더니 심지어 약간 흥분되기도 했다. 특별히 백완자의 상사에게 그녀가 너무 과로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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