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는 그녀의 품에 안긴 순간, 모든 감정을 내려놓고 날카로운 얼굴을 서유의 목덜미 깊숙이 파묻었다. 마치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듯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끌어안았다. 아무 말 없이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로, 창밖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며 곧 유리창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못 잔 이승하는 핏발이 선 눈으로 창문을 타고 흐르는 빗물을 바라보았다. 입가를 힘없이 올려 보였지만, 그의 마음속은 비에 가로막힌 길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10%와 30%의 가능성 사이에서 10%를 선택했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키기도 전에, 그날 오후 이승하가 서유를 데리고 블루리도로 돌아가던 길에 서유가 갑작스럽게 출혈을 겪었다. 처음엔 출혈량이 많지 않았지만, 서유가 어지럼증을 느껴 신호등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고 나서야 이상함을 느꼈다. 그녀는 아래를 내려다보았고 이미 많은 피가 흘러나와 있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이승하를 잡으려 했지만,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그의 옷자락만 겨우 닿은 채 앞으로 쓰러졌다. “서유야!” 귓가엔 이승하의 겁에 질린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서유는 말 한마디 할 수 없었다. 심지어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못한 채, 의식을 잃고 말았다. 이승하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의식을 잃은 서유를 한 손으로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핸들을 움켜쥔 채 병원으로 전속력으로 달렸다. 이미 병원에 대기 중이던 이 원장은 이승하의 수술 철회 명령을 받지 못했기에 계속 수술실을 준비해 두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온몸이 빗물에 젖은 이승하가 피로 물든 서유를 안고 병원에 뛰어들었다. “뭘 멍하니 있어요! 빨리 구하지 않고 뭐 하는 겁니까!” 이승하의 분노에 이 원장은 정신을 차리고, 즉시 모든 의료진을 소집해 수술실로 향했다. 자신도 서유를 넘겨받으려 다가갔지만, 이승하는 그녀를 넘기지 않고 직접 수술실로 뛰어들었다. 그가
Last Updated : 2024-12-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