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 Chapter 1541 - Chapter 1550

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541 - Chapter 1550

1558 Chapters

제1541화

“노인네, 내가 충고 하나 하지. 이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너도 끔찍하게 죽게 될 테니까.”계문상은 차갑게 얼굴을 굳히며 경고했다.영선 경지의 술법 도사는 확실히 상대하기 까다로웠다.악귀가 네 마리 있어도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게다가 계문상은 요 며칠 오영수 일행에게 쫓기며 체력과 힘이 꽤 소진된 상태였다.이런 상태에서 이 노인과 맞붙는다면 승패가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죽을 사람은 너뿐이야.”전원경은 냉랭하게 비웃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어르신은 누구세요?”오영수 일행은 몸의 통증을 억누르며 전원경에게 다가갔다.“내 이름은 전원경이야. 너희들 전신전 전주가 너희를 도우라고 여기로 보낸 거야.”전원경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아, 전 도사님이셨군요.”“저희를 도우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도사님만 아니었으면 저희 셋은 큰일 났을 겁니다.”“전 도사님, 목숨을 구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세 사람은 연신 감사를 표했고 절망에 젖어 있던 표정이 기쁨으로 바뀌었다.다들 전원경이 동북 술법 마스터 일인자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전원경이 있는 이상, 계문상이 도망칠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이다.계문상은 눈살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전원경, 이 일은 너와 무관하니 끼어들지 않는 게 좋을 거야.”계문상의 목소리는 아까와 달리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사실 계문상 역시 이 사람의 명성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전원경은 국안부 지의방에도 올라와 있는 인물이었다.“너희 묘강의 악인을 처단하는 건 대한민국 무인 모두가 따라야 할 규칙이야.”전원경은 차갑게 말을 이었다.“오늘 넌 반드시 내 손에 죽을 거야.”“이 늙다리가 감히 날 깔봐?”계문상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좋아, 네가 이 녀석들과 함께 죽고 싶다면 내가 기꺼이 보내주마. 다들 얼른 달려들어, 저 고집 센 늙다리를 처치해!”계문상은 즉시 자기가 조종하는 악귀 네 마리에게 지시를 내렸다.악귀들
Read more

제1542화

단약은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내렸고 곧바로 계문상의 몸에서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왔다.계문상의 영향을 받은 악귀들의 힘 또한 두 배로 강해졌다.콰직!맑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악귀들은 몸에 흐르던 번개를 손으로 부숴버렸다.붉은 눈동자는 더 진한 선혈빛으로 물들었고 피가 눈에서 뚝뚝 흘러나올 것만 같았다.“흥, 단약 하나 먹었다고 날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해? 무지하긴 짝이 없구나.”전원경은 여전히 코웃음을 치며 체내의 모든 진기를 끌어올렸다.조금 전까지 흐르던 진기가 강물이었다면 지금은 높이 솟구치는 10미터 파도가 된 것 같았다.번개의 광채는 더욱 눈부시게 밝아졌고 하늘의 태양조차 그 빛에 가려졌다.하늘을 찌를 듯한 거대한 번개는 악귀들을 완전히 덮어버렸고 처절한 비명속에서 악귀들은 하나둘씩 소멸해 갔다.전원경 앞의 눈밭은 어느새 메말라 버린 황량한 땅으로 변해 있었고 눈송이조차 그곳에 떨어지기를 꺼리는 듯했다.오영수 일행을 일방적으로 압도했던 악귀들이 이렇게 쉽게 처치되는 모습을 본 오영수 일행은 착잡한 심정으로 그 장면을 멍하니 바라봤다.다들 전신전에 들어온 순간, 이 세상의 정점에 섰다고 믿었지만 지금 보니 진정한 강자와의 거리는 여전히 멀기만 했다.“죽어!”계문상은 뱀처럼 날렵한 몸놀림으로 유연검을 들고 전원경을 향해 빠르게 돌진했다.계문상의 속도는 너무나 빨라 전원경조차 미간을 찌푸릴 정도였다.“물귀신 작전이라도 하겠다는 거야?”“늙다리, 부서질 건 너야, 난 절대 여기서 죽을 운명이 아니야!”계문상이 분노 섞인 외침을 날렸다.전원경은 피할 겨를이 없어 서둘러 손으로 법결을 펼쳤고 순간 법결 앞에 두께 5cm의 방어막이 솟아올랐다.이 방어막은 높이 5미터의 해일도 막아낼 수 있는 단단한 방어였고 심지어 화물로 가득 찬 대형 트럭이 돌진해 와도 끄떡없을 터였다.콰지직!하지만 맑은 금속 소리와 함께 전원경을 보호하는 방어막에 실금이 하나 생겼다.그 금은 거미줄처럼 빠르게 퍼져나가더니 1초도 지나지 않아 방어막은
Read more

제1543화

계문상은 진서준을 보자 순간 얼어붙었다.이런 황량한 곳에 또 다른 청년이 나타날 줄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게다가 그 청년의 모습은 딱 봐도 평범한 사람 같았다.“좋아, 이놈 피로 내 원기를 보충해야겠어.”계문상은 사냥감을 발견한 표범처럼 한마디 말도 없이 치명적인 필살기를 준비하며 진서준을 향해 돌진했다.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가운 표정을 유지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이 녀석이 겁에 질려 꼼짝 못 하는 건가?’계문상은 속으로 나름대로 상상의 날개를 펼쳤다.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계문상의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분명 한 방에 죽일 수 있으리라 믿었던 청년이었는데 이 청년은 계문상이 접근하자 천천히 손을 뻗어 그의 주먹을 잡아버린 것이다.진서준의 손은 펜치 같았고 계문상은 한 치도 더 움직일 수 없었다.그 순간, 계문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버렸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진서준을 쳐다보았다.“넌 누구야? 어떻게 내 공격을 막아낼 수 있지?”비록 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지만 평범한 인간을 상대하는 건 여전히 손쉽게 해낼 수 있는 계문상이었다.전투부에서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군인조차 계문상의 상대가 되지 못했는데 지금 겉보기에 약골처럼 보이는 청년에게 손이 붙잡혀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이 엄청난 심리 격차 때문에 계문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이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진서준이 담담하게 되물었다.“네 주먹은 너무 흐물거려서 말이야. 네가 입을 열지 않았다면 여자 주먹인 줄 알았잖아.”진서준의 거침없는 조롱에 계문상의 얼굴이 순간 붉으락푸르락해졌다.남자로서 힘이 여성과 동등하다는 모욕을 견딜 수 있는 자는 없었다.“애송이야, 나 지금 완전 열 받았어.”계문상은 분노가 담긴 고함을 내지르며 체내에 남아 있던 음살의 기운을 다른 주먹에 전부 모았다.이 한 방이라면 대종사조차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물론 이 청년이 좀 이상해 보이긴 해도 대종사의 힘에 맞설 순 없을 것이다.“꺼져.”진서준
Read more

제1544화

“이거 왜 이래?”이 광경에 계문상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 유연검은 계문상이 유명한 제조사를 찾아 천외운철로 만들어진 보물이었고 쇠라도 버터처럼 쉽게 잘라낼 수 있는 무기였다.아까 그 동북 술법 일인자 전원경조차 이 검은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겨우 스무 살 정도로 보이는 청년이 두 손가락으로 검을 붙잡은 것이다.게다가 이 청년의 손가락에는 어떤 강기도 없었기에 맨손으로 해낸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계문상은 멘붕 상태에 빠졌다.우지직!계문상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진서준이 두 손가락에 살짝 힘을 주자 휘어진 유연검이 즉시 산산조각 났다.그 충격에 계문상은 몇 발짝 물러나다가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계문상의 눈에는 충격과 공포가 가득했다.목숨을 살려줄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이 청년의 두 손가락에 의해 이렇게 초라하게 무너졌다.이 청년은 아무래도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힘을 쓸 수 있지?”계문상은 항상 자기가 천재 중의 천재라고 자부했다.세상을 둘러봐도 보기 드문 재능을 갖췄다고 굳게 믿었지만 이 청년 앞에서는 자기가 너무 초라해 보였다.“내가 누구인지 넌 알 필요가 없어.”진서준은 천천히 계문상에게 다가가며 명령했다.“아까 내가 물었던 질문에 대답해.”계문상은 겁에 질려 몸을 계속 뒤로 뺐다.“무슨 질문? 기억 안 나...”“네가 독을 퍼뜨린 서남 가문 중에 유씨 가문도 포함됐어?”진서준이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너, 유씨 가문 사람이야?”계문상이 본능적으로 물었다.유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면 그들의 생사를 이렇게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내 질문에 대답해.”진서준은 공중에서 손바닥을 휘둘러 계문상의 허벅지를 정통으로 강타했다.콰지직!뼈 부러지는 소리가 산속을 울렸지만 그 소리는 멀리 퍼지지 못하고 바닥에 깔린 눈 속에 묻혀 사라졌다.“아악!”계문상은 극심
Read more

제1545화

눈밭에서 머리 없는 시체를 발견한 오영수 일행은 순간 멈칫했다.“저게 계문상이 아니야? 어떻게 죽은 거지?”머리는 없었지만 계문상의 옷은 여전히 선명하게 보였다.계문상의 옷차림은 다른 정상적인 사람들과는 확실히 구별되었다.“그 진서준이라는 자식도 여기에 있었잖아?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자.”장국주가 다가가 진서준을 보며 물었다.“이봐, 저 자식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내 손에 죽었어요.”진서준이 사실대로 말하자 장국주가 냉소하며 말했다.“뭐라고? 저 자식이 너한테 죽었다고? 차라리 네가 저 자식을 방귀로 죽였다고 말하지 그래?”장국주가 진서준의 말을 믿지 않는 게 분명했다.물론 장국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믿지 않았다.다들 진서준이 어느 정도 무도를 익힌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설령 계문상이 중상을 입었더라도 진서준이 그를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믿지 않으면 나도 뭐 어쩔 수 없죠.”진서준은 설명할 기력을 잃었다.어차피 아무리 설명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진서준은 지금 천년홍련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게다가 진서준은 계문상의 입에서 또 다른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그건 바로 유씨 가문 사람 중 누군가 중독 상태가 심각해 위중한 상태라는 것이었다.“내 생각엔 이 사수는 산속 야생 맹수에게 머리가 짓밟혔을 거야.”양복준이 나름대로 추측했다.“조금 전 이 사수는 전 도사님에게 중상을 입었으니 산속 맹수를 상대할 수 없는 것도 정상일 거야.”“맞는 말 같아.”오영수도 고개를 끄덕였다.다들 차라리 계문상이 맹수에게 짓밟혀 죽었다고 믿고 싶었고 진서준이 계문상을 죽였다고는 상상하기 싫었다.진서준은 모두의 인식 속에서 평범한 사람일 뿐, 이런 실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네가 고인권이 말한 그 진 교관이야?”전원경이 다가가 거만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훑어보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되물었다.“맞아, 볼일이라도 있어?”“고인권이 네가 이 산에서 천년홍련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어.”전원경
Read more

제1546화

“전 도사님, 그럼 저희는 물러가겠습니다.”세 사람은 전원경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는 돌아서서 내려갔다.전원경은 진서준이 가는 방향을 보고 그와 같은 길을 걷지 않기로 했다.광활한 산림 속, 눈보라가 점점 더 세게 휘몰아쳤다.산에 올라갈수록 시야가 점점 더 나빠졌고 전원경은 발걸음을 옮기기 힘들어 발바닥에 진기를 모아야만 했다.눈 위를 천천히 걷자 주변의 온도는 점점 더 낮아졌다.전원경은 강한 음기가 자기에게 다가오는 걸 느끼자 순간 눈을 가늘게 떴다.“어디서 나타난 악귀야? 얼른 모습을 드러내!”전원경이 갑자기 큰소리로 외치자 주변 나무들이 흔들리며 눈덩이가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그리고 바로 앞에서 거대한 실루엣 하나가 나타났다.그 실루엣은 2층 건물만큼 크고 위는 좁고 아래는 넓어 전원경에게 불쾌한 소름 끼치는 느낌을 줬다.이 실루엣이 눈보라를 뚫고 나오자 전원경은 그제야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그 실루엣은 군마를 타고 있는 악귀였다.그 악귀는 피처럼 시뻘건 군마를 타고 있었고 방천화극을 들고 검은색 전투 갑옷을 입고 있었다.이 장면을 본 전원경은 놀란 나머지 차가운 숨을 기껏 들어 켰다.“설마 천 년 전 장군 귀신인가?”천 년 전, 대한민국 북쪽 국경에는 유목 민족이 살고 있었다.이 유목 민족은 한때 거룩한 왕조를 세웠으나 그 왕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멸망했다.전설에 따르면 수많은 장군이 북쪽 끝에 있는 산으로 도망쳤다고 했다.눈앞의 이 장군 귀신은 아마 그때 도망친 장군 중 한 명일 것이다.“인간이 감히 겁도 없이 우리 영역에 침입해?”장군 귀신은 전원경을 쏘아보며 냉정하게 말했다.상대가 인간의 말을 한다는 사실에 전원경은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말할 수 있는 장군 귀신은 여러 가지 악귀 중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난 일부러 네 영역을 침범할 의도가 없었어. 단지 약초를 찾으러 왔을 뿐이야.”“꺼져! 이 산의 모든 것은 내 거야!”장군 귀신은 차갑게 웃으며 흉측한 몰골을 드러냈다.“물론 네가
Read more

제1547화

“응? 네가 어떻게 여기 왔지?”진서준의 모습이 나타나자 전원경은 멈칫하며 물었다.“방금 저 지역을 다 둘러봤는데 천년홍련은 없었어.진서준이 아무렇지도 않게 설명했다.“정말 최악의 타이밍에 왔네.”전원경의 얼굴은 어두워졌다.“빨리 도망쳐, 내가 이 괴물을 잠시 막을 테니 넌 최대한 멀리 도망가.”전원경은 자기가 이 장군 귀신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할 수 있는 건 이 악귀를 잠시 막아 진서준을 도망치게 하는 것뿐이었다.하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전원경 자신도 알 수 없었다.30초, 아니면 1분도 버틸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게다가 전원경은 방어에 전력을 다할 수 없었다. 전원경도 나중에 도망쳐야 했기 때문이다.“도망친다고? 오늘 너희는 누구도 도망칠 수 없어!”장군 귀신은 거만한 말투로 으름장을 놓았다.“오늘 너희는 전부 내 방천화극의 먹이가 될 거야!”진서준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장군 귀신을 바라보았다.이 장군 귀신은 말만 번지르르한 게 아니라 진짜 강력한 악귀였다.심지어 명주시 동호에 있는 악귀의 실력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육급 영선 경지의 전원경이 이 악귀의 상대가 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갔다.그때, 진서준의 옷 속에 숨어있던 올기가 갑자기 튀어나왔다.“너 말투가 참 거만하구나!”올기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하찮은 유령 따위가 감히 용존님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아?”올기는 언성을 높이면서 눈꼬리로 진서준을 힐끔 훔쳐보았다.진서준에게 아부하려는 올기의 속내가 잘 드러나는 순간이었다.지금의 올기는 진서준에게 매우 공손했다.올기는 이미 진서준을 예전에 본인을 봉인했던 그 늙은 도사보다도 훨씬 강한 절세 강자라고 마음속에서 결론을 내렸다.더군다나 지금은 진서준의 장청의 힘을 기초로 올기의 실력을 끊임없이 키워야 했다.진서준은 올기의 속내를 알아차렸으나 그걸 까발리지 않고 대신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이 악귀는 네게 맡길게.”순식간에 올기의 몸은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빠르게 커
Read more

제1548화

그 말을 듣자 올기는 터져 나오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감사합니다, 용존님!”이런 장군 귀신이 몇 마리만 더 온다면 올기는 자기 실력이 곧 정점에 도달할 거라고 직감했다.그때가 되면 오직 올기를 길들일 수 있는 장청의 힘을 갖춘 진서준만이 그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용존이라고?”올기가 진서준을 부르는 호칭을 듣자 전원경은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네, 네가 바로 그 용존이야?”용존의 명성은 이미 대한민국 무도계 전역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용존의 엄청난 실력과 명성을 모르는 사람은 간첩 취급을 받을 정도였다.용존은 혼자서 동북에서 진씨 가문과 변씨 가문 두 명문대가를 제압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인물이었다.전원경은 자기가 경멸하던 이 청년이 바로 전설 속의 용존이라는 사실을 예상하지 못했다.전원경은 용존이 적어도 마흔 살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아무리 어려도 조씨 가문의 검선 조기강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용존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나이가 어렸다.스무 살 남짓한 나이에 이렇게 무시무시한 실력과 명성을 가지고 있다니, 용존은 전원경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인 것 같았다.진서준은 전원경을 힐끔 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 다쳤잖아, 아직도 천년홍련을 찾으러 갈 거야? 저 위쪽 길은 그렇게 쉽게 갈 수 없을 거야.”진서준은 전원경에게 일찍 내려가서 휴식하라고 권하고 있었다.설령 천년홍련을 발견해도 전원경의 속도가 절대 진서준만큼 빠를 수 없을 것이다.“저는... 저기...”아흔 살을 넘긴 전원경은 말문을 열자고 하니 입이 살짝 떨렸다.“용존님, 방금 저는 눈이 멀어서 용존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전원경은 급히 할 말을 정리해 진서준 앞에 다가와서 사과했다.“전 어르신,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진서준은 손을 내밀어 전원경을 일으켰다.산기슭에서 전원경은 진서준에게 대놓고 비아냥거린 적이 있었지만 조금 전 진서준에게 얼른 도망가라고 재촉하기도 했다.그만큼 이
Read more

제1549화

무명산 아래.고인권은 오영수와 그 일행이 내려오는 걸 보고 급히 다가갔다.세 사람은 혈흔이 가득했고 양복준의 팔꿈치는 검고 푸르스름한 자국이 가득했다.고인권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너희들 다쳤어?”“넌 눈이 없어?”장국주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누가 너희를 다치게 했어? 그 묘강 사수가 한 짓이야?”고인권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옛 동료 간의 의리는 아까 서로 얼굴을 붉히며 벌인 언쟁 따위로 금이 갈 수 없었다.“응, 다행히 전 도사님이 제때 도착해서 우릴 도왔어. 도사님이 아니었으면 우린 다 그놈한테 죽었을 거야.”오영수는 그때 일을 다시 생각하니 여전히 눈앞이 아찔했다.오영수 일행은 전신전 군인이었기에 총 같은 무기 앞에서는 눈 하나 깜짝이지 않지만 귀신이나 괴물과 싸우면 전혀 승산이 없었다.이건 오영수 일행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그럼 다행이야, 큰일 날 뻔했구나.”고인권은 크게 심호흡하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그런데 전 도사님은 어디 갔어? 왜 함께 내려오지 않았지?”“전 도사님은 천년홍련을 찾으러 갔어.”양복준의 대답에 고인권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래?”고인권이 가장 걱정했던 일이 결국 발생했다.“너희 교관에게 얼른 내려오라고 알려. 천년홍련을 두고 전 도사님과 경쟁하면 그 녀석은 절대 이길 가능성이 없을 거야. 산 중에서 귀신이라도 만난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그깟 약재 때문에 목숨을 잃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잖아.”오영수가 귀띔했다.“맞아, 전 도사님이 없는 상황에서 그 자식이 묘강 사수를 만나면 죽는 길밖에 없을 거야.”장국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세 사람의 말을 들은 고인권은 자연스레 미간을 찌푸렸다.고인권은 진서준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전원경 역시 만만치 않았다.두 사람이 천년홍련 때문에 싸운다면 누가 이기고 누가 질지 장담할 수 없었다.고인권의 얼굴이 굳어지자 오영수가 다시 한번 충고했다.“고인권, 우리 말 좀 들어봐. 그 녀석 데리고 얼
Read more

제1550화

두 사람이 산 아래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고인권은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며 가끔 산 위를 쳐다보다가 마침내 두 사람의 모습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두 사람이 진서준과 전원경임을 확인한 후 고인권은 급히 다가갔다.“진 교관님, 전 도사님!”두 사람의 몸에 피가 묻지 않은 것을 보고 고인권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두 분 다 괜찮으세요?”고인권이 긴장한 기색으로 묻자 진서준이 차분하게 대답했다.“우린 괜찮아요.”고인권은 한마디 더 하려다가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라 멈칫했다.고인권은 두 사람이 천년홍련 때문에 싸운 건 아니냐고 직접 묻기도 난감했다.“고 사령관, 오늘은 용존님 덕분에 목숨을 건졌어. 용존님이 없었다면 난 살아서 고 사령관을 볼 수 없었을 거야.”전원경은 고인권이 난감해하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네? 그게 무슨 말이죠?”고인권은 전원경이 이상한 얘기를 하자 순간 멈칫했다.아까 오영수 일행에게서 들었는데 진서준과 전원경 사이가 그리 원만하지 않은 것 같았다.그런데 지금 전원경은 왜 진서준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걸까?“아까 산에서 악귀를 만났는데 나 혼자서는 싸울 수 없었어. 근데 용존님이 날 그 악귀의 손에서 구해주셨어.”전원경의 설명을 듣자 고인권은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더욱 놀랐다.전원경의 이 말에는 다른 뜻이 숨어 있었다.즉, 전원경의 실력이 진서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전원경은 90세를 넘은 노인이었지만 동시에 동북 지역 최고의 술법 마스터이기도 했다.이런 대단한 인물이 본인의 실력이 진서준보다 못하다고 인정하는 건, 사실 큰 용기와 기량이 필요했다.또한 전원경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진서준의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전원경이 굳이 이렇게 솔직해질 이유가 없었다.“진 교관님, 천년홍련을 찾았습니까?”고인권의 질문에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운 좋게 찾았으니 이제 돌아가면 됩니다.”“알겠습니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