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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1화

허윤진이 옷을 다 입고 나서야 두 사람은 문을 열고 나왔다.두 사람은 문을 열자마자 문 앞에 사람들이 떡하니 서 있는 걸 발견했다.조금 전 진서준을 부르러 왔던 설표 특전대의 장병들은 떠나지 않고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허윤진과 진서준이 함께 나타나자 이들의 눈에는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표정을 가다듬었다.“너희들 아직 안 간 거야?”진서준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우리는 교관님을 기다리는 중입니다.”장서안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윤진이 낯선 환경에서 혼자 자는 걸 무서워해서 어젯밤 내 방에 온 거야. 난 어젯밤에 그냥 옆에서 같이 있어 줬을 뿐이야.”진서준은 급히 해명했다.혹시라도 설표 특전대 장병들이 진서준과 허윤진의 관계를 오해할까 봐 조바심이 났기 때문이다.“다 이해합니다!”모두가 우렁차게 대답했다.진서준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진서준은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이게 바로 강자의 특권 아니겠습니까?”“너희들 내 말을 믿지 않잖아.”진서준은 어이없어하며 웃음이 터졌다.“교관님, 사실 저희는 교관님을 진짜 존경합니다. 실력도 뛰어나시고 아내를 고르는 능력도 출중하시잖아요. 첫째 사모님도 둘째 사모님도 다 미모가 절세 미모입니다. 저희도 설표 특전대를 나가면 꼭 교관님을 본받아야겠습니다.”“작작 해!”진서준은 눈을 부릅뜨며 장서안을 발로 걷어찼다.장병들은 순간 폭소를 터뜨리며 사방으로 도망쳤다.허윤진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그 모습은 오래된 고량주처럼 사람을 취하게 할 정도였다.“아까 왜 아무 말도 안 했어?”진서준은 울고 싶은 표정을 지었다.“뭘 해명하겠다는 거야? 떳떳하면 그만이잖아.”허윤진이 당당하게 말하자 진서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허윤진을 대할 때면 진서준은 손을 들고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계단을 내려가니 소정태가 진서준을 기다리고 있었다.“진 교관님, 제가 관람석으로 모시겠습니다.”“그래요, 수고해요.”소정태를 따라 진서준은 훈련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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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2화

“그때 가서 나한테 진 교관님에게 자기를 잘 소개해 달라고 애원하지나 마.”하지만 소정태의 말에 고인권 일행은 코웃음만 쳤다.“우리가 왜 그런 부탁을 해? 저 녀석이 그런 자격이나 있어?”“설표 특전대가 이기는 건 고사하고 꼴찌만 면해도 우리 옥룡 특전대가 석 달 동안 양말 빨아줄게.”“석 달로는 어림도 없지. 우리 맹호 특전대는 1년 동안 팬티를 빨아줄게.”설표 특전대가 그런 실력이 없다는 걸 잘 아는 사령관들은 이렇게 도를 넘은 약속을 할 수 있었다.관람석 아래 훈련장 위의 여덟 특전대가 전부 준비를 마쳤다.어제까지 별다른 기세를 보이지 않았던 설표 특전대의 병사들이 하나같이 눈빛이 날카롭고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그 모습은 마치 전원이 다른 사람으로 확 바뀐 것 같았다.“이상하네, 왜 설표 특전대가 달라진 것처럼 느껴지지?”“그러게 말이야. 이 기세는 흑기린 특전대 못지않은데?”관중석에서 맹호 캠프와 옥룡 특전대의 사령관이 속닥거렸다.다른 사람들도 그 모습이 참 의아했다.하지만 고인권은 여전히 비웃으며 말했다.“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야. 기세가 좀 달라졌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결국 우리 흑기린한테 밟히는 건 똑같잖아?”“뭐, 그렇긴 하지. 하지만 우리끼리 약속한 거 잊지 말자. 설표 특전대는 우리가 다 같이 나눠 가지기로 했잖아. 독식은 절대 안 돼.”7대 특전대의 사령관들이 나누는 말을 들으며 소정태는 냉소를 지었다.다들 설표 특전대를 사냥감으로 보는 게 분명했다.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누가 진짜 사냥감인지 곧 알게 될 것이다.“대결 시작!”함성과 함께 훈련장 위의 천 명에 가까운 병사들이 번개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흑기린을 선봉으로 한 7대 특전대가 시작과 함께 설표 특전대를 포위했다.700명 대 100명의 대결이 곧 시작될 것이다.누가 봐도 설표 특전대의 완패가 뻔해 보였다.그동안 8대 특전대 대회에서 설표 특전대는 아예 무시당했다.어차피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들이 설표 특전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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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3화

“이게 무슨 상황이야? 설표 특전대 장서안이 한어준을 사정없이 두들겨 팬다고?”모든 사령관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대회를 지켜보고 있었다.심지어 고인권마저도 미간을 찌푸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마 한어준이 일부러 져 준 걸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있을 리 없어.”고인권의 추측에 기타 사령관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고인권이 말의 맞을 거야. 한어준이 일부러 봐준 게 틀림없어.”“장서안도 뛰어난 인재라고는 하지만, 한어준이랑은 급이 다르지. 이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잖아.”“맞아, 너무 빨리 설표 특전대를 이기면 재미가 없으니까 일부러 시간을 끌어준 거겠지.”이들의 거의 자아 위안 수준의 말을 들으면서 소정태는 코웃음을 쳤다.“저런 추측까지 한다고? 정말 어이없네.”그러나 진서준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라도 처음엔 믿지 못했을 겁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잖아요. 그럴듯한 핑계를 만들어서 자기를 위로하겠죠. 하지만 곧 참혹한 현실이 따귀가 되어 저 사람들 뺨을 후려칠 겁니다. 그때는 과연 무슨 표정을 지을지 너무나 기대되는군요.”훈련장 위에서 한어준은 떨리는 팔을 부여잡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장서안을 바라보고 있었다.한어준은 사령관들 말대로 일부러 져준 게 아니었다.방금 한어준은 전력을 다해 주먹을 날렸는데 도무지 장서안의 주먹을 막을 수 없었다.“설마... 너 무슨 약이라도 먹은 거야? 어떻게 이렇게 강해졌지?”한어준은 눈앞의 장서안이 다른 사람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맞아. 보름 전, 진 교관님이 주신 약재로 만든 약물에 몸을 담갔지. 게다가 진 교관님이 우리에게 열풍권을 개량해서 가르쳐 주셨어. 지금 보여준 건 바로 그 개량된 열풍권이야.”장서안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솔직히 털어놨다.“한어준, 너 요즘 설마 게으름 부린 거 아니야? 어떻게 장서안한테 밀릴 수 있어? 전력을 다하란 말이야!”맹호 특전대의 천재가 조롱하듯 소리쳤다.“헛소리 집어치워. 방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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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4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자 다들 더 이상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다.설표 특전대가 정말 누구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탈바꿈했다.심지어 설표 특전대는 지금 7대 특전대 전체를 상대로 맞서 싸우려 하고 있었다.이건 과거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그런데 지금 그 허무맹랑한 꿈이 현실이 되어 모두의 얼굴에 따귀를 갈겨 주고 있었다.분명 혼자서 일곱을 상대하는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설표 특전대 대원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맹렬하게 돌진했다.지금 이 장면은 말 그대로 혼란 그 자체였다.개량된 열풍권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다.일단 한 번 날리면 순식간에 상대의 전투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었고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지금, 설표 특전대의 백여 명 전사들이 7대 특전대 700여 명 전사들을 숨 돌릴 기회도 주지 않고 제압하고 있었다.시간이 흐를수록 자리에 남은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었다.설표 특전대의 전사들 역시 쓰러진 사람이 많았다.하지만 기타 특전대 전사들이 쓰러지는 속도는 설표 특전대보다 훨씬 빨랐다.무시무시한 열풍권은 기타 특전대 전사들에게 일어날 기회를 아예 주지 않았다.일단 자리에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서 싸울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이 순간, 모든 사람이 할 말을 잃고 침묵을 지켰다.설표 특전대를 하찮게 여겼던 사령관들은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눈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다들 설표 특전대가 그 어려운 혼자서 7대 특전대를 도전하는 쾌거를 이뤄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모든 특전대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난 흑기린도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없었다.“저 녀석들이 쓰는 저 기술은 뭐야? 왜 이렇게 익숙하게 느껴지지?”사령관들은 설표 특전대의 열풍권이 궁금해졌다.“열풍권이 아니야? 근데 또 아닌 것 같기도 해. 이전에 봤던 열풍권보다 더 강력하면서도 뭔가 부드럽게 느껴져.”“이건 대단한 필살기잖아.”사령관들은 이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술을 이해할 수 없어 어리둥절했다.문제는 이렇게 강력한 기술을 설표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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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5화

이전에 진서준이 이런 말을 했다면 고인권을 비롯한 사령관들은 코웃음을 치며 비웃었을 것이다.전신전은 대한민국 특전대에서 일반 전사가 감히 넘볼 수 없는 대단한 곳이었다.대한민국 특전대의 전사는 천만 명이 넘는데 전신전 전사는 겨우 50명뿐이다.전신전에 들어간다는 건 이후의 인생이 순탄하게 풀릴 것을 의미하고 밝고 환한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기도 했다.특전대를 떠나면 수많은 명문대가가 그 사람을 초빙하느라 줄을 설 것이다.지금 진서준이 설표 특전대가 전신전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하자 고인권 일행은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왜냐하면 진서준은 단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설표 특전대를 이 정도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설표 특전대 전사들의 실력이 예전에 비하면 몇 배는 더 강해졌다.그 훈련 시간이 조금만 더 길었다면 정말 전신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진 교관님, 저희는 최선을 다할 겁니다. 전신전을 뛰어넘는 걸 최종 목표로 삼겠습니다.”먼저 장서안이 응답하자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외쳤다.이건 예전에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그런데 지금 진서준이 그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전신전을 이길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미안하지만 이번 대회의 승리는 우리 설표 특전대가 가져가겠어.”소정태는 허리를 쭉 펴고 얼굴에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고인권 일행의 놀란 표정을 보며 소정태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간단한 한마디로 고인권 일행은 순간 천 갈래 화살에 맞은 듯했다.한편, 한어준은 뒤늦게 밀려온 두려움에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다.“내가 미쳤었구나. 감히 진 교관에 도전한다고 큰소리를 치다니...”설표 특전대의 모든 폐인을 혼자서 일곱 명을 이길 수 있는 정도로 훈련한 진서준의 실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할지 발끝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우리 식구만 실력이 탈바꿈한 게 아니야, 나 같은 늙다리도 진 교관에게 지도를 받아 너희가 몰라보게 변했어.”말을 마친 소정태가 갑자기 몸에 힘을 주자 엄청난 기운이 그의 몸에서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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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6화

“우리 설표 특전대가 지금의 실력을 자랑할 수 있게 된 건, 절반은 진 교관님이 주신 약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야. 그리고 진 교관님이 왜 그렇게 대단한 거냐고 묻는데, 사실 작년에 진 교관님은 이미 명성이 자자했어.”이 마지막 한마디에 모두가 조금 헷갈렸다.“작년? 작년에 진 교관에 관해 난 전혀 들은 적이 없는데?”“그건 진 교관님이 특전대 사람이 아니고 국안부 소속 천재였기 때문이야.” 소정태가 자랑스럽게 말하자 고인권의 표정이 급변했다.“국안부 천재라고?”“우리도 예전에 국안부에서 훈련했잖아. 근데 저런 인물이 있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어.”“그건 진 교관님이 작년에 대한민국에서 급속도로 떠오른 새 얼굴이기 때문이야. 국안부 내에서 진 교관님은 상경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모든 일에 임했어.”소정태가 진서준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뭐라고? 국안부 상경이라고?”이상아와 다른 사령관들은 눈이 튀어나올 뻔했다.국안부는 국내 강자가 모여 있는 곳이었고 그중에는 실력이 대단한 절세 강자도 적지 않았다.그곳에서 상경직을 맡은 인물이라면 분명히 천재 중의 천재일 것이다.그런데 문제는 진서준은 지금 너무 어리다는 것이었다.“작년 국안부 봉호전은 다들 알고 있겠지?”소정태가 또 말문을 열었다.“굉장한 강자들이 나온 것으로 들었어.”“그중에 한 명은 여섯 번 연속 승리하며 매번 경지를 뛰어넘는 전투를 했다고 들었어.”“그 사람 봉호는 용존이라고 하던데...”그 말이 끝나자 모두가 한순간 조용해졌다.다들 어젯밤에 들었던 용의 울음소리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고인권 일행의 의혹과 경악이 뒤섞인 눈빛을 보며 소정태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너희 예상이 맞아. 진 교관님은 바로 그 국안부 용존이야. 어젯밤 용의 울음소리도 진 교관님이 경지를 돌파할 때 나왔던 소리야.”우르릉!모두가 벼락에 맞은 듯 그 자리에 완전히 얼어붙었다.진서준은 아무래도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경지를 돌파하는 소리가 이렇게 요란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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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7화

“왜 이렇게 기뻐해?”진서준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모습을 보자 허윤진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 아이들이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이니까 당연히 기쁘지.”진서준은 웃으며 설명했다.“아이들은 개뿔, 너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많아.”허윤진이 눈을 굴리며 말하자 진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래도 내가 가르친 사람이야.”“그렇게 아이가 좋아?”허윤진이 갑자기 예상치 못한 한마디를 던졌다.“응?”진서준은 허윤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그냥 네가 애 하나 낳으면 되잖아.”허윤진이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내가 어떻게 애를 낳아?”진서준은 웃기면서도 당황했다.조금만 상식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아이를 낳는 것은 두 사람의 일이다.“그럼 누구랑 낳고 싶어?”허윤진은 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당연히 허사연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진서준은 더 이상 이 화제를 이어가고 싶지 않아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국경에 가는 데 한 이틀 정도 걸릴 거야. 그동안 필요한 게 있으면 소 사령관에게 부탁해. 안 부끄러워해도 되니까 시름 놓고 말해.”“알겠어.”허윤진은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자 축 처진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비록 허윤진은 이미 허사연과 합의를 이뤘지만 사회적인 시선은 여전히 그녀를 따갑게 쏘아보고 있었다.“진 교관님!”점심을 먹을 때, 고인권과 이상아를 비롯한 7대 특전대의 모든 사령관이 진서준 주변에 모였다.진서준은 이들이 무슨 용건인지 짐작할 수 없어 평온하게 이들을 바라보았다.“진 교관님, 죄송합니다. 저희가 안목이 없어서 그동안 교관님을 무례하게 대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사령관들의 목소리는 진심이 담겨 있었고 한편으론 깊은 존경을 표하는 눈빛도 보이고 있었다.말을 마친 후, 일곱 명은 동시에 진서준에게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식당 안의 7대 특전대 전사들도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진 교관님. 제가 겁도 없이 감히 교관님을 도전하려 했습니다.” 한어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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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 찾으면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다.“진 교관님, 아까 소정태가 말하길 교관님이 잠시 후에 라스 국경으로 가신다고 했는데, 혹시 약초를 찾으러 가는 건가요?”고인권의 질문에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소 사령관님이 말하길, 설표 특전대 사람이 국경에서 내가 필요한 약초를 봤다고 하더라고요.”“무명산인가요?”고인권이 한마디 더 던졌다.“맞아요, 그 산에 관해 들어본 적 있어요?”“예전에 제가 국안부에서 훈련하던 시절에 그 산기슭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고인권의 눈에 두려운 기색이 스치는 걸 보자 진서준은 의아해했다.강철처럼 강인한 흑기린 사령관이 무서워하는 게 있다는 게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그 무명산은 꽤 불길한 곳이었습니다. 그때 우리 사람 중 한 명이 경고를 무시하고 밤에 혼자 산에 올라갔죠. 다음 날, 그 사람이 돌아왔을 때 정신 상태가 이상해졌더라고요. 우리가 아무리 물어도 아무 말도 안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미쳐버렸습니다. 그래서 전투부에서는 그 무명산을 누구도 그곳에 들어갈 수 없는 금지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국안부 사람들마저 그 산을 피하려고 하더라고요.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으려 하던 게 기억에 남았습니다.”이 말을 들은 허윤진은 진서준의 손을 잡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진서준, 우리 가지 말자. 너무 위험해.”“안 돼, 서라 체내 독은 더 이상 지체되면 안 돼.”진서준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산 안에 뭐가 있든 난 무조건 갈 거야.”“하지만 소 사령관님도 말했잖아. 그게 천년홍련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만약 아니라면 어떻게 할 거야?”허윤진은 여전히 진서준을 설득하려 했다.“천년홍련이 아니더라도 난 가야 해.”진서준은 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굳혔다.“진 교관님,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그 지역은 저도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무명산 기슭까지 바로 데려다 줄 수 있습니다.”고인권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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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라스 국경, 하얀 눈으로 덮인 땅.여기엔 사람들이 잘 나타나지 않았고 설령 있다고 해도 국경을 순찰하는 군인이 대부분이다.그런데 갑자기 무명산 기슭에서 불빛이 반짝이는 걸 보고 진서준과 고인권은 모두 놀랐다.“이상하네요, 여기에 사람이 있을 리가 없는데?”고인권이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댔다.“지난번 사고가 발생한 이후로 국안부와 특전대는 무명산을 금지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야외 훈련을 할 때도 이런 곳은 절대 선택하지 않아요.”고인권은 갑자기 섬뜩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혹시 뭔가 불길한 귀신 같은 건 아닐까요?”진서준은 고인권을 보고 잔잔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불길한 것이 있다고 해도 그것들이 불을 지를 일은 없겠죠. 불꽃과 천뢰는 본래 불길한 악령 같은 존재에게 큰 위협이 되는 겁니다.”고인권은 진서준의 말을 듣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더 초조한 기색으로 물었다.“진 교관님, 그럼 세상에 정말 괴물이 존재한다는 말씀입니까?”“그렇죠, 확실히 이 세상에 괴물은 존재해요. 하지만 일반인은 그런 존재를 마주칠 일은 거의 없어요. 설령 마주친다 해도 대다수는 존재를 의식할 수 없을 겁니다.”진서준은 태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런 존재들은 대개 황야나 깊은 산 속처럼 극단적인 장소나 음산한 곳에서나 나타납니다.”“그럼 이곳에도 그런 존재가 있을까요?”고인권은 슬슬 이 무명산이 무서워졌다.“진 교관님, 부끄러운 말이지만 사실 저는 괴물이나 그런 미지의 존재가 정말 두렵습니다...”고인권은 살짝 난감한 표정으로 고백했다.고인권은 흑기린이라는 명성이 자자한 특전대의 사령관이었지만 괴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진서준은 고인권을 비웃지 않고 오히려 진지한 말투로 공감했다.“사람이 괴물이나 귀신을 두려워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무명산의 위치는 이제 파악했으니까 내일 산에 오를 때 사령관님은 아래에서 날 기다리세요. 난 혼자 올라가도 됩니다.”고인권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제가 진 교관님의 발목을 잡으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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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가장 침착해 보이는 오영수도 입을 열었다.“고인권, 너 진짜 유머 감각이 없구나.”세 사람은 고인권의 말을 믿지 않는 게 분명했다.고인권은 그들의 반응을 보고 더 이상 설명하지 않기로 했다.왜냐하면 고인권은 이 세 사람에게서 예전의 자기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고인권도 처음엔 이 세 사람과 똑같은 생각이었고 소정태가 자기를 속이고 있다고 믿었다.“너희가 안 믿으면 나도 어쩔 수 없어.”고인권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고는 진서준에게 소개했다.“진 교관님, 이 세 사람은 예전에 제 전우였고 지금은 전신전에 소속돼 있습니다.”“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진서준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당당한 태도로 인사를 건넸다.고인권이 농담이라고 인정하지 않자 장국주는 눈살을 찌푸렸다.“고인권, 너 진짜 농담하는 거 아니지?”“내가 농담하는 것 같아?”고인권이 불쾌한 말투로 되물었다.“젠장!”장국주는 참지 못하고 욕을 날렸다.“너희 8대 특전대가 언제부터 이렇게 수준이 떨어졌어? 아니, 청년을 총교관으로 뽑아? 정 뽑을 만 한 사람이 없으면 날 초빙해도 되잖아. 내가 이 녀석보다 실력이 약할 것 같아?”장국주는 본인도 8대 특전대 출신이었기에 8대 특전대가 애송이를 교관으로 초빙할 정도로 망가지는 모습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오영수와 양복준도 마찬가지로 얼굴을 찌푸리며 불쾌해했다.“진 교관님 실력은 굳이 설명하지 않겠어. 아무리 설명해도 너희는 믿지 않을 테니까. 근데 너희가 직접 그 실력을 보게 되면 진 교관님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알게 될 거야.”고인권은 세 사람의 불쾌한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 있게 말했다.“쯧쯧...”장국주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자, 이제 앉아서 좀 쉬자.”오영수가 고인권과 진서준을 임시로 설치한 텐트로 안내했다.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 고인권은 오영수를 바라보며 물었다.“너희 세 사람은 왜 여기 온 거야? 이곳은 금지구역이잖아.”“임무 수행 중이야.”오영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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