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엔 못 놔줘의 모든 챕터: 챕터 601 - 챕터 610
612 챕터
제601화
그리고 조하랑의 대답은 그녀를 깜짝 놀라게 했다.“강연우가 날 찾았잖아. 나보고 인우 씨와 결혼하지 말라고 했어. 당연히 그 사람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지.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강연우가 나한테 키스했어. 마침 인우 씨가 그 모습을 본 거고. 그래서 인우 씨는 다짜고짜 와서 강연우에게 펀치를 날렸어. 강연우도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어 두 사람은 그렇게 싸우게 되었지.”“강연우 씨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박민정이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이미 결혼했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너한테 결혼하지 말래? 그런 일을 해놓고 무슨 염치로 그런 말을 하는지. 정말 뻔뻔스럽네.”조하랑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게 말이야. 정말 콱 깨물고 싶었다니까.”그녀는 의자에 기대며 한숨을 푹 쉬었다.“그때 그 사람이 어디가 좋아서 연애했는지.”조하랑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아마 잘생겨서 마음에 든 거겠지? 그렇게 예쁘게 생긴 남자는 처음 봐...”박민정은 외모라면 김인우도 강연우에게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조하랑은 김인우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취향이 다른 것일까?“민정아, 나 너무 머리 아파.”조하랑은 팔을 뻗어 박민정을 끌어안았다.박민정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하랑아, 잘 생각해. 후회를 남기지 않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봐.”사람마다 각자 가야 하는 길이 다르다. 박민정은 조하랑의 친구라지만 조언에 그쳐야 할 뿐 그녀의 일에 과도하게 간섭하면 안 되었다.“응, 알고 있어.”조하랑은 박민정을 집에 데려다주는 길에 물었다.“민정아, 나 엄청 바보 같지? 그런데 아까 내가 인우 씨를 말리지 않았으면 강연우 죽었을 수도 있어. 김씨 가문의 보디가드를 발견했거든.”박민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양심에 부끄럽지만 않으면 되지.”“맞아.”조하랑은 다시 차에 올라탄 후 손을 흔들며 박민정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사랑은 머리가 아닌 가슴이 시킨다고 한다. 머리로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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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모든 준비를 마치고서야 유남준은 퇴근했다.두원 별장 앞에 도착했는데도 그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안에 계속 앉아 있었다.“대표님, 도착했습니다.”서다희는 어쩔 수 없이 한마디 귀띔했다.유남준은 그제야 차에서 내렸다.박민정은 소파에서 휴대폰을 하고 있었는데 너무 피곤했는지 잠이 들어 버렸다.유남준이 집에 들어오자 가정부는 박민정이 이미 소파에 누워 잠들었다는 얘기를 전했다.유남준은 그녀에게 걸어가고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팔을 살포시 잡았다.“유남우...”오늘 모임에서 유남우도 그녀의 팔을 잡았었기 때문에 박민정은 본능적으로 그 이름을 불렀다.유남준은 바로 그녀에게서 손을 뗐다.박민정도 본능적으로 그 이름을 말한 자신 때문에 놀랐는지 바로 잠이 깼다. 그리고 눈을 뜨자마자 차가운 얼굴을 한 유남준이 자기 앞에 서 있다는 걸 발견했다.“돌아왔어요?”유남준은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박민정은 무시를 당해서인지 가슴이 시큰거렸다.밤이 되자 유남준은 본인 방 침대에 누웠고 박민정은 혼자 다른 방에 있었다.박윤우가 화장실에 가려고 깨어났을 때, 이미 새벽 3시가 넘었다. 그는 자기가 언제 잠이 들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박민정의 방으로 가니 엄마가 혼자 침대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쓰레기 아빠는 어디 갔지?”박윤우는 박민정의 방에서 나온 뒤 또 유남준의 방으로 향했다. 문을 꼭 닫지 않았는지 살포시 열었는데도 문이 바로 열렸다. 그리고 어두운 방 안에 누워 있는 유남준이 보였다.유남준은 아직 깨어 있었다. 그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가슴이 덜컥했다.“박민정?”“저예요.”윤우의 귀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남준의 얼굴에는 실망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무슨 일이야?”“왜 엄마랑 같이 안 자요?”박윤우는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걸어 들어가면서 의문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유남준이 씩씩거리며 말했다.“가서 직접 물어봐. 왜 나랑 안 자는지.”이미 스캔들 기사를 확인한 박윤우는 발끝을 세우고 누워있는 유남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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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따스한 햇살이 창밖에서 침실로 비쳐 들었다.박민정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바깥의 눈은 절반 녹아 있었다.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미 아침 아홉 시가 넘었다.오늘 병원에 가서 붕대를 풀 예정이었다.윤우를 도와 준비를 마친 뒤 병원으로 향하러 했지만 이때 아이는 그녀의 손을 잡더니 말했다.“엄마, 아저씨 정말 아빠 맞지?”어차피 언젠간 직면해야 할 문제라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그럼 나에게도 아빠가 생긴 거야? 더는 아비 없는 자식 아니지?”박윤우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박민정은 가슴이 비수에 꽂히듯이 아팠다. 그동안 아이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엄마, 오늘 병원에서 올 때 아빠도 불러서 같이 유치원으로 형 보러 가면 안 돼? 형 서프라이즈 해주면 좋잖아.”요즘 유남준의 태도는 워낙 차가웠기 때문에 박민정은 유남준이 동의할지 몰랐다.“윤우야, 형 만나고 싶으면 따로 가서 보면 되지.”박민정은 잠시 고민한 뒤 또 말했다.“아빠는 일해야 해서 시간이 없을 수도 있어.”“어제 물어봤는데 오후에 시간이 있다고 하던데?”박윤우가 말했다.박민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제발 한 번만.”박윤우는 박민정의 손을 흔들면서 애교를 부렸다. 박민정은 어쩔 수 없이 타협했다.“알겠어.”“그럼 엄마랑 아빠 올 때까지 기다릴게.”박윤우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아이가 벌써 유남준을 아빠라고 부르고 있으니 박민정은 왠지 모르게 겁이 났다.고생해서 키운 아들을 유남준이 이대로 뺏어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지금 이기적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 유남준과 유씨 가문 사람들은 윤우와 예찬이에게 분명 잘해줄 것이고 두 아이도 아버지와 가족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병원에 도착한 후.의사는 박민정의 상처는 이미 잘 아물었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그녀의 얼굴에 감긴 붕대를 풀었다.선명한 흉터 하나가 얼굴에 자리 잡았다. 그만큼 박민정이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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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오늘 유남준이 출근하기 전부터 박윤우는 그의 손을 잡고는 오후에 같이 유치원에 가서 형 보러 가자고 했다.유남준은 박예찬을 오래 못 본 것 같아 그렇게 하자고 했다.오후에 운전기사는 유남준을 집으로 모셨다.집에 도착한 그는 준비를 박민정과 박윤우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박윤우는 유남준을 보자마자 바로 소리를 질렀다.“아빠!”“그래.”유남준이 대답했다.박민정이 그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이제 가요.”이미 조하랑에게 전화했으니 오늘 김씨 가문 사람들은 박예찬을 데리러 가지 않을 것이다.세 식구가 차에 탔지만 차 안은 유난히 조용했다.박윤우는 박민정과 유남준 사이에 앉았는데 두 사람의 관계룰 조금 더 가까이하려면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엄마, 왜 아빠랑 손 안 잡아? 다른 집 엄마 아빠는 다 손을 잡던데.”박윤우는 아이와 함께 인도를 걷는 부모를 보더니 물었다.박민정은 차가운 얼굴을 한 유남준을 힐끔 바라보다가 바로 시선을 거뒀다.이어서 유남준의 손이 그녀의 손을 덮었다.박윤우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목소리를 높였다.“엄마, 빨리 손잡아.”박민정은 유남준의 넓고 긴 손을 바라보다가 그 위로 조심스럽게 자신의 손을 올렸다. 그리고 남자는 그녀의 손을 꼭 잡게 되었다.유치원에 도착했을 때 박민정은 한 손으로는 유남준의 손을, 다른 한쪽 손으로는 윤우의 손을 잡고 있었다.세 사람은 인파 속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다.그들은 최현아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많은 가장들이 유남준을 보고는 멋있다며 난리를 쳤다. 그 소리에 최현아도 고개를 돌렸는데 상대가 박민정과 유남준일 줄이야.“여긴 왜 왔지?”“지훈이 어머님, 저 사람들 알아요?”어떤 사모님이 물었다.최현아는 코웃음을 치더니 대답했다.“당연히 알고 있죠. 얼굴에 흉터 있는 유자가 바로 우리 남편 사촌 동생의 아내, 박민정이라고 해요.”“남편의 사촌 동생이 유남준 씨 아니었어요?”어떤 여인이 입을 떡 벌리더니 물었다.“어쩐지 잘생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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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유지훈은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그러니까 우리 삼촌 아들이라고?”박예찬은 그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유지훈은 그런 걸로 알고 있었다.“왜 날 속인 거야?”“내가 뭘 속였다고 그래?”박예찬이 되물었다.“김인우가 아빠라며?”유지훈의 얼굴이 벌게졌다.“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한 거지. 내가 언제 맞다고 했어?”박예찬은 가방을 챙긴 뒤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보며 말했다.“할 얘기 더 있어?”유지훈은 그의 눈빛에 겁을 먹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아, 아니.”박예찬은 가방을 멘 후 자리를 떴다.유지훈은 교실에 선 채로 씩씩거렸다.“괘씸한 것, 감히 나를 속여? 내가 친구로 생각해 줬더니.”그러고는 표독스러운 얼굴을 하며 말을 이어갔다.“유씨 가문에서의 내 자리를 뺏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대문을 나선 박예찬은 곧바로 사람들 속에서 엄마와 ‘쓰레기 아빠’를 발견하고는 그들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예찬아.”박민정은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박예찬은 그들에게 달려간 후 활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엄마!”그리고 유남준을 바라봤지만 아빠라는 호칭은 아직 어색한 듯했다.“아저씨.”박예찬은 유남준과 같이 시간도 많이 보냈기에 예전처럼 유남준을 싫어하진 않았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도 크지 않아 아빠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다.“그래.”유남준은 대답한 후 박민정의 손을 잡고 떠나려 했지만 이때 어떤 학부모가 그들에게 다가왔다.“아이들 부모님 되시죠? 학부모들이 있는 단톡방에 초대해 드릴까요? 학교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단톡방으로 공지가 되거든요.”박민정은 학부모 단톡방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그 여인의 연락처를 추가한 뒤 단톡방에 들어갔다.박민정이 떠난 후 그 여인은 최현아를 보며 말했다.“단톡방에 들어왔어요.”최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지원이 어머님.”“별말씀을요, 위원장님.”최현아는 직장인이 아니라 한가했기에 학부모 위원회에 들었다. 그리고 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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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이걸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박윤우는 당연히 박예찬과 같은 유치원에 가고 싶었다.“나 유치원에 가고 싶어.”박윤우는 박민정이 입을 열기 전에 강아지처럼 유남준의 다리를 껴안고서는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바라보았다.“아빠가 제일 좋아. 그러니까 나하고 형이랑 같은 유치원 다니게 해주면 안 돼?”박예찬은 형으로서 동생이 애교를 부리는 것을 짜증이 가득 담긴 눈으로 바라보았다.박예찬은 박윤우가 자기와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난 싫어.”박윤우는 그와 똑같은 얼굴이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애교도 잘 부리고 불쌍한 척도 잘했기에서 어딜 가든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아이였다.박윤우가 귀여운 행동을 하면 사람들은 모두 박예찬을 까먹었다.박윤우는 형이 자기를 거절할 줄은 몰랐는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형을 바라보며 말했다.“왜? 형.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박예찬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에 들고 있던 책을 찢어서 박윤우의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다.“계속 애교 부르면 너 이 차에서 던져버릴 거야.”박예찬은 차갑게 말했다.표정이든 행동이든 정말 유남준과 똑같았다.박윤우는 작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서는 조용히 작은 얼굴을 흔들며 계속 유남준의 허벅지를 끌어안았다.유남준은 처음 박민정을 알았을 때 그녀는 그의 집에 와서 그를 유남우로 착각하고 얌전하게 그의 뒤를 따라다녔었다. 그의 옷을 잡아당기며 애교를 부렸었다.“남우 오빠 나 좀 도와주면 안 돼? 부탁할게. 오빠가 제일 좋아. 부탁이야.”이제 보니 작은 아들은 정말 박민정을 똑 닮은 것 같았다.만약 두 녀석 모두 박민정을 똑 닮은 딸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윤우야 너 아직 아프니까 우리 지금은 유치원에 가지 말자. 어때? 올해 하반년에 수술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유치원에 가자.”박민정도 아이의 간절한 소원을 꺾는 것이 마음은 아팠지만 아이의 건강이 더 걱정되었다.이 말을 들은 박윤우는 유남준을 더 꼭 껴안으며 속으로 생각했다.‘내가 아빠를 도와서 엄마 손도 잡게 해줬는데 지금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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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아빠 엄마 싸우지 마세요. 응?”박윤우는 매우 빠르게 감정 이입을 하며 눈물 가득한 두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박민정과 유남준은 모두 하던 말을 멈추었다.박윤우는 가없게 바라보았다.“엄마 내가 유치원 안 갈게요. 아빠한테 뭐라고 하지 마요. 아빠는 내가 슬퍼하니까 그런 거예요.”박민정은 아들의 말을 듣고 특히 마음이 아팠다.유남준이 아들이 슬퍼하는 것을 두고 보지 못했다면 그녀는 두고 볼 수 있었을까?‘내가 몇 년 동안 아들을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달 같이 지낸 아빠가 더 좋은 걸까?’“엄마 화내지 마요. 네?”박윤우는 아빠를 위해 몸을 굽히며 엄마의 관심을 자신에게로 돌렸다.박윤우는 원래 자기가 이렇게 애교를 부리면 박민정이 더는 유남준에게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윤우야 네가 원하면 가도 돼.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바로 유치원에서 나오는 거야.”그렇게 말한 뒤 박민정은 예전처럼 박윤우를 안아주지 않고 곧바로 그를 지나쳐 갔다.박윤우는 갑자기 당황했다.그는 엄마가 지금 아빠에게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화가 났다는 것을 눈치챘다.박민정은 혼자 있고 싶어서 음악실로 가 문을 닫았다.밖에서 박예찬이 몰래 박윤우를 혼내고 있었다.“너 멍청하지? 엄마가 널 지금까지 키워줬는데 넌 그 아저씨 편을 들어?”“형은 완전한 가족을 갖고 싶지 않아? 설마 형은 매일 다른 사람한테 아빠 없는 잡종 자식이라고 놀림 받는 게 좋아?”박윤우가 되묻자 순간 박예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그는 고집스러운 동생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내 생각은 여전히 똑같아. 엄마가 아저씨를 받아줘야 난 아빠라고 부를 거야.”“형.”“애교 부리지 마. 나한테 안 통해.”박예찬은 거실 소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유남준은 서다희에게 박윤우가 다닐 각종 시설이 잘 준비된 유치원을 알아보라고 했다.박윤우는 계속 기다려도 엄마가 나오지 않자 엄마가 많이 슬퍼한다는 것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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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아이의 아빠로서 유남준은 박윤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그는 모든 것을 깊게 고려해 본 뒤 윤우가 집에 있는 것과 유치원에 가는 것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 방금 윤우의 희망찬 표정이 떠올라 다시 거절하지 않았다.“그래요.”그녀는 손가락을 서로 꼬집으며 참지 못하고 당부했다.“절대 윤우한테 아무 알도 일어나지 않도록 해줘요.”유남준은 얇은 입술을 오랫동안 꽉 깨물고 있다가 말했다.“아이들은 내 아들이야. 네가 더 말할 필요 없어.”저녁에 유남준은 밥을 많이 먹지 않고 방으로 돌아가 여러 차례 담배에 불을 붙였다.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특히 마음이 속상했다.분명히 두 아들 모두 그의 자식이니 그는 기뻐야 하는데 박민정이 몰래 아이들을 뺏어가 다른 남자와 함께 산다고 생각하면 그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한편 박예찬과 박윤우는 같은 방에 있었다.“계속 이렇게 가면 안 돼. 내가 아빠를 찾아가서 먼저 사과하라고 해야겠어.”“거기서.”박예찬은 동생을 불러세웠다.“왜?”박윤우는 의아해하며 바라보았다.“넌 엄마하고 아저씨가 우리 때문에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 그게 엄마를 혼사 억울하게 만드는 거라도?”박윤우는 박예찬의 말에 다시 침대로 돌아와서 투덜거렸다.“형은 몰라. 내 생각에는 두 사람 다 서로를 좋아하는데 화가 났을 뿐이야.”박민정은 옆 방에서 이미 잠들어 있었다. 내일은 주말에 그녀는 학부모 위원회가 주최하는 파티에 가야 했다. 아이들이 가는 여행에 부모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랐다.다음 날 아침 일찍 박민정은 일어나서 씻은 뒤 도우미에게 두 아이를 돌보게 한 뒤 학부모회에 가려고 했다.유남준은 오늘 회사에 가지 않았기에 아침 일찍부터 두 아이에게 공부를 시작하게 했다.예찬이는 공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윤우는 조금 어려워했다. 윤우는 똑똑했지만 수학은 배우지 않았다.“아빠 이거 나하고 형이 할 수 있는 거예요?”유남준은 차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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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레스토랑 전체를 빌려 아이 엄마들이 긴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그녀들은 이미 아이들이 해외에 가는 일에 대해 상의하고 있었다.그들은 박민정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서는 하던 말을 멈추고 전부 시선을 주목했다.박민정은 옷을 아주 겸손하게 차려입었고 은은하고 연한 메이크업을 했다. 오른쪽 얼굴에 있는 흉터가 있어도 그녀의 세련된 아우라를 감출 수는 없었다.그녀들도 아이를 낳은 여자들이었지만 박민정의 날씬한 몸매와 예쁜 얼굴을 보고 질투를 느꼈다.그녀들은 피부관리를 항상 받고 있었지만 박민정의 피부보다 좋지 않았다. 다행히 그녀의 얼굴에는 흉터가 있었다.“안녕하세요.”박민정은 시간을 확인하고서는 늦지 않은 것을 보고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최현아와 시선을 마주쳤다.유지훈과 박예찬은 같은 반이었기에 최현아가 이곳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최현아는 상석에 앉아서 박민정을 못 본 척하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다른 사람들은 상석에 앉은 최현아가 박민정을 무시하자 모두 그녀의 인사에 호응하지 않았다. 어제 박민정에게 학부모 회의에 참석하라고 했던 지원이 엄마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예찬이 엄마. 와서 내 옆에 앉아요.”박민정은 고마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 뒤 그녀의 옆에 비어있는 의자에 앉았다.최현아는 계속 말했다.“이번에 아이들의 비행기 티켓과 숙박비는 내가 책임질게요. 지금 시터 비용과 가이드 비용 그리고 여행 프로그램 비용 등이 남았는데 내가 부담하는 3억을 제외하면 16억 남았어요.”박민정은 최현아가 말하는 긴 비용 목록을 듣고서 오늘 아이들의 여행 비용을 논의하기 위해 모두 모였다는 것을 깨달았다.지원 엄마가 김민정에게 설명해 줬다.“우리 학교와 다른 학교는 조금 달라요. 다른 학교 아이들은 모두 각자 부담해서 가는데 우리는 학부모 위원회 분들의 가정 형편이 좋아서 아이들과 선생님의 여행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어요.”김민정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한 엄마가 손을 들고 말했다.“전 2천만 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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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박민정이 창피를 당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마음속으로 그녀가 남은 비용을 잘못 계산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예상외로 박민정은 침착하게 대답했다.“물론입니다.”그녀는 지갑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지금 카드로 할 수 있을까요?”12억이라는 돈이 현재 그녀에게는 딱히 천문학적인 숫자가 아니었다.그녀가 비싼 옷과 가방을 입지 않은 것은 단순히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지 돈이 없어서가 아니었다.최현아는 오늘 박민정을 당황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오히려 당황한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박민정이라는 새로운 아기 엄마가 나타나서 12억이 넘는 비용을 지원했는데 학부모 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그녀는 3억을 지원했다.최현아는 억지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예찬 어머니 정말 마음이 넓으시네요.”다른 사람들도 박민정이 그 많은 돈을 정말 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원래 그녀를 바라보던 경멸스러운 눈빛이 조금 변했다.회의가 끝난 뒤 지원 엄마는 박민정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눴다.“예찬 엄마 아이들한테 그렇게 많은 돈을 지원하고 가족들이 반대할까 봐 걱정되지 않아요?”“그 돈은 제가 번 거예요. 가족들 의견은 물어볼 필요가 없어요.”박민정은 솔직하게 대답했다.지원 엄마는 그녀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최현아가 돈이 많은 것은 태어날 때부터 부자로 태어났고 그 뒤로는 애초에 돈이 부족할 걱정이 없는 재벌가 유씨 가문으로 시집을 갔기 때문이다.하지만 박민정은 그녀가 알기로는 인터넷 뉴스에서 그녀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재산을 그녀의 남동생에게 남겨줬다고 들었다.비록 그녀는 유남준과 결혼했지만 결혼한 뒤 몇 년 동안 유남준과 유씨 가문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했고 아예 그녀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이제 유남준이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으니 더욱 돈이 있을 리가 없었다.“예찬 엄마 미안해요.”지원 엄마는 갑자기 사과를 건넸다.박민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사과를 하세요?”“사실 이 위원장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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