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에서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점점 날카롭게 밀려오는 복부의 통증으로 인해 온하랑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쏟아져 내렸다. 덜덜 떨리는 몸과 함께 목소리마저 떨려오고 손을 들어 올릴 힘조차 없었다.“부승민, 제발 문 열어! 나 배가 너무 아파... 살려줘, 아이를 살려줘...”그녀는 휴대폰으로 구조요청을 하려고 했지만, 그제야 휴대폰을 아래층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빨리 문 열어... 제발 살려줘...”바닥에 쓰러진 온하랑은 몸을 웅크린 채 배를 꼭 감쌌다. 몸이 뻣뻣하게 경직된 그녀는 이를 악물고 복부에 밀려드는 통증을 견디고 있었다.바로 그때, 마치 무형의 손길이 그녀의 아랫배를 집어 밑으로 사정없이 끌어내리는 것 같았다.“문 열어...”목이 잠기며 목소리는 점점 미약해지더니, 무기력하게 바닥에 쓰러져 있던 온하랑의 눈가에 서서히 절망이 드리웠다. 그녀는 다리 사이에서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다.“부승민, 문 열어...”온하랑은 작은 소리로 속삭이며 눈을 감았다. 눈에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그녀의 아이... 끝내는 이 아이를 지킬 수 없었다......“하랑아, 이제 좀 진정됐어?”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제야 부승민은 방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방안에서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혹시 잠든 건가?열쇠로 방문을 열고 들어온 부승민은 눈에 비친 처참한 광경에 온몸이 차디찬 얼음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온하랑은 의식을 잃은 채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 다리 사이에서 흘러내린 붉은 피에 의해 바지는 이미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바닥에 흥건한 빨간 핏자국이 눈을 찔렀다.부승민은 동공이 수축되며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니 2초가 지나서야 반응한 부승민은 온하랑을 번쩍 안아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하랑아, 하랑아?”신속히 계단을 내려온 그는 애타게 온하랑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하랑아, 괜찮을 거야. 당장 병원에 가자! 조금만 참아!”부승
최신 업데이트 : 2024-04-03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