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Bab 721 - Bab 730

995 Bab

제721화

같은 시각 노진우는 연정이를 데리고 검진에 호흡기치료까지 받은 뒤 병원을 나섰고 그들이 막 떠나자 여러 대의 차량이 뒤따라갔다.노진우는 시종일관 매끄럽게 차를 몰았고 연정이는 가정부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노진우가 백미러를 통해 뒤를 살펴보면서 차 안의 온도를 올리는데 고개를 드는 순간 갑자기 표정이 확 변했다.반대편에서 오던 밴 차량이 통제 불능 상태로 이쪽으로 돌진했다. 노진우가 급하게 핸들을 잡았지만 뒤차가 쾅 소리를 내며 차 뒷부분을 들이받았다.아주머니가 비명을 지르고 노진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연정이 꽉 안으세요.”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한 다음 곧바로 액셀을 밟고 차를 몰고 나갔다. 동시에 손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뒤에 따라오는 차 알아서 처리해.”그는 말을 마친 후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래 그를 따라나섰던 두 대의 경호 차량도 재빨리 이쪽으로 다가왔다.노진우는 정신을 꽉 부여잡았다. 현재 뒤따라오는 차가 최소 대여섯 대가 되는데 그는 이번에 네 사람만 데리고 나왔다.머릿수로는 상대에게 밀리기에 속도로 경쟁해야 했다.가정부는 뒤에서 연정이를 꼭 붙잡고 있었는데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노진우 씨, 대체 무슨 일이에요?”노진우는 대답하지 않고 액셀을 한 번 더 밟았다.그는 교외로 달리고 싶지 않았지만 코너를 돌려고 할 때마다 교차로를 막고 있는 차가 나타났다.노진우의 얼굴이 점점 더 일그러졌고 뒤에 있는 가정부와 연정이를 힐끗 바라보았다.“제가 지금 최대한 저 사람들과 거리를 벌려서 앞 사거리에 도착했을 때 일부러 수풀로 들어갈 테니까 속도 늦추면 연정이랑 차에서 내려요. 그리고 옆 수풀에 숨어서 구승재 씨가 도착할 때까지 나오지 마세요. 알겠어요?”가정부의 얼굴이 창백했다. “그럼 노진우 씨는...”“내 말 알겠냐고요!”가정부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고 노진우는 침묵했다.“제발 연정이 지켜주세요. 부탁드립니다.”말을 마친 그는 다시 한번 한계에 이른 속도로 달렸다.지금 구승훈에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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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노진우의 전화를 받은 구승재는 순간 당황했다가 서둘러 일어나 밖으로 뛰어나갔다. 뛰어가며 그는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었다.구승훈과 강하리가 집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승재의 전화가 걸려 오자 구승훈은 무의식적으로 강하리를 바라보았다.“먼저 씻어.”그가 강하리에게 말하자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발을 갈아 신고 화장실로 향했다.강하리가 화장실에 들어간 후에야 구승훈이 전화를 받았다.“형, 노진우와 연정이가 쫓기고 있어.”구승훈의 표정이 확 했다.“뭐? 무슨 일이야?”구승재도 잘 몰랐기에 노진우의 말을 구승훈에게 반복할 뿐이었다.“지금 저쪽으로 가고 있으니 서둘러 와.”구승훈은 전화를 끊고 재빨리 화장실로 향했다.“나 일이 있어서 나갔다 올게.”강하리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무슨 일인데?”구승훈의 목울대가 꿈틀거렸다.“괜찮아,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문밖으로 나갔고 강하리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다.“구승훈 씨.”구승훈의 걸음이 멈칫했고 강하리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빨리 와.”고개를 끄덕인 구승훈은 더 지체하지 않았고 위층에서 내려오기 바쁘게 노진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더 이상 노진우 측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구승훈은 휴대폰을 옆으로 던지고 액셀을 밟으며 달려 나갔다.그가 도착했을 때 구승재도 막 도착했고 수풀 근처 차량 흔적이 지나치게 선명해 두 사람은 굳이 애를 쓰지 앟아도 노진우가 스쳐 지나간 곳을 찾았다.하지만 두 사람이 다가갔을 땐 바닥에 쓰러져 있는 가정부만 보였고 연정이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구승훈을 힐끗 쳐다보던 구승재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급히 가정부를 향해 달려갔다.“형, 누가 약물을 주사한 것 같아.”구승훈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찾아!”구승재는 서둘러 대답한 뒤 부하들을 이끌고 주변을 둘러보았다.구승훈은 서리가 내린 듯 차가운 얼굴로 자리에 서 있었고 구승재는 돌아서는 순간 그의 손이 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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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가정부는 이 재벌가 사람들의 생각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연정이를 찾지 못하면 누구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없다는 걸 잘 알았다.“구 대표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연정이를 지키지 못했어요. 제 탓입니다.”구승훈의 미간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고 그의 눈에는 극도로 억눌린 복잡한 감정이 묻어났다.“누가 기절시켰죠?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봤나요?”“대표님, 저는 연정이를 안고 수풀 속에 숨어 있었는데 누군가 우산을 들고 다가와서 제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구승훈은 병동에서 나와 고개를 숙인 채 담배를 꺼냈다.하지만 몇번이나 시도해도 불이 붙지 않자 그는 담배를 라이터와 함께 손에 움켜쥐고 힘껏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내리쳤다.“형...”구승재가 옆에서 황급히 불렀다.이마를 짚은 구승훈의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구승재도 무너지기 직전이었다.“형, 어떡하지? 연정이를 잃어버렸는데 이제 어떡해?”구승훈은 잠시 침묵했다.“가서 문연진이랑 구정우 전부 잡아서 때려!”구승재는 서둘러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대답한 뒤 전화를 걸어 지시했다.시간이 1분 1초 흘렀고 구승훈은 고개를 숙여 강하리의 문자를 바라보았다.[일은 어떻게 됐어?][잘 안됐어? 왜 아직도 안 와?][언제 와? 기다릴게.]구승훈은 한참 동안 전화를 붙들고 있다가 답장을 보냈다.[오늘 못 갈 것 같으니까 먼저 자.]전송을 마친 후 그는 한숨을 내쉬며 구승재에게 말했다.“일단 하리가 모르게 해.”구승재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강하리가 이 사실을 안다면 정말 미쳐버릴지도 모른다.강하리는 구승훈이 휴대폰으로 보낸 메시지를 보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왠지 모르게 마음이 심란했다.서재를 두어번 둘러보고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려고 할 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휴대폰을 들어 확인하니 모르는 번호로부터 문자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강하리, 네 딸 살아있는 거 알아?]강하리의 머릿속이 윙윙거렸다.몇 초가 지나서야 메시지 의미를 파악했고 거의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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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강하리의 머릿속은 백지장이 되었고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몰랐다.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녀는 물었다.“아기 어딨어? 아이 보고 싶어. 구승훈, 아이 좀 보게 해줘!”구승훈은 얼굴을 찡그렸지만 말하지 않았다.강하리는 침묵하는 상대 때문에 마음이 답답했다.“나한테 아이 안 보여주려는 거지?”그녀가 묻자마자 구승훈 쪽에서 의사의 목소리가 들렸다.“노진우 씨 가족분 있나요?”구승재는 서둘러 답했다.“선생님, 노진우 씨 어떻게 됐나요?”강하리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얼굴이 한층 더 하얗게 질렸다.“지금 병원에 있어? 구승훈 씨, 병원이야? 노진우 씨가 왜? 연정이가 우리 아이지? 구승훈 씨, 연정이는?”구승훈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마침내 대답했다.“그래, 병원에 있고 노진우가 좀 다쳤어. 걱정하지 마.”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그녀에게 숨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지금 갈게.”하지만 구승훈은 단호하게 거절했다.“하리야, 집에서 기다려. 내가 돌아가서 다 얘기할게.”“구승훈!”“하리야, 얌전히 있어. 내가 연정이 데리고 갈게, 알았지?”강하리의 눈가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왜 우는지는 그녀도 잘 몰랐다.그녀는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알았어, 기다릴게.”구승훈은 끊어진 전화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무거운 돌로 짓누르는 듯 숨이 턱턱 막혔다.구승재는 얼굴을 찡그렸다.“형, 하리 씨도 안 거야?”하지만 구승훈은 옆에 있는 응급실 문만 쳐다보며 물었다.“노진우는 어때?”구승재는 고개를 저었다.“왼쪽 다리뼈가 골절돼서 수술할 수밖에 없고 추후 후유증이 남을지도 모른대.”“연정이 소식은?”구승재는 구승훈을 향해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형, 하리 씨한테는 말하지 마. 혹시라도...”구승훈은 두 눈을 감았다.“승재야, 내가 미안할 짓을 했어.”이렇듯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임신시키는 게 아닌데. 안 그러면 연이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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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하지만 이번에는 구승훈이 전화조차 받지 않았고 강하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구승훈이 오지 않는다면 그녀가 갈 것이다.그런데 집을 나서자마자 아파트 아래층에서 구동근이 십여 명의 사람들과 함께 그녀를 막아서고 있었다.“강하리 씨, 순순히 따라갈 건가, 아니면 내가 손을 써야 하나?”하지만 강하리 옆에 있는 경호원이 앞을 막아 나섰다.“어르신, 강하리 씨는 건드리지 마세요.”구동근이 차갑게 웃었다.“감히 너희가 날 막아? 처리해!”그의 명령에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곧바로 움직였고 현장은 난장판이 되었다.아파트 경비원들은 멀리서 지켜보면서도 너무 무서워서 이쪽으로 오지도 못했다.강하리가 경찰에 신고하려는데 전화가 걸리기도 전에 경호원에게 머리채를 잡혀 바닥에 제압당했다.구동근이 그녀 앞으로 걸어왔다.“경찰에 신고하려고? 강하리, 내가 그걸 무서워할 줄 알아?”강하리는 그를 바라보았다.“구승훈 씨가 등 돌릴까 봐 무섭지도 않으세요?”“너 때문에 구씨 가문까지 망치는 애를 내가 왜 신경 써?”말을 마친 그가 경호원에게 눈짓했다.“데려가!”연정이의 옷을 병원에 가져와 가정부가 확인했을 땐 날이 이미 환해졌다.가정부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구승훈의 가슴엔 아릿한 통증이 밀려왔다.문 앞을 지키고 있던 구승재도 안타까운 눈빛이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구승훈에게 말을 걸었다.“어젯밤 그 사람들 일행 아니야. 한쪽은 문연진이 보낸 게 맞는데 다른 한쪽은 확실하지 않아. 조금 전 확인했는데 구정우 쪽 사람들도 아니야. 형, 할아버지가 한 게 아닐까?”구승훈이 말하기도 전에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고 강하리 옆에 있던 경호원의 연락에 전화를 받자 그의 표정이 확 변했다.“알겠어.”그는 전화를 끊고 구동근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원하는 게 뭐에요?”구동근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왜, SH그룹을 무너뜨리겠다며? 그럼 난 강하리도 죽일 거다. 뭘 선택할지는 네가 알아서 해!”말을 마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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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강하리는 연정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문연진을 바라보다가 물었다.“뭐라고?”문연진이 웃었다.“내 말 못 들었어? 그럼 다시 한번 말해줄게. 강하리, 네 아이는 죽었어. 완전히 죽었다고.”강하리는 순간 미친 듯이 달려들어 문연진의 목을 졸랐고 그녀가 이렇게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문연진은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강하리는 온몸의 힘을 동원했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오직 한가지 생각뿐이었다. 아이를 위한 복수, 연정이를 위해 복수해야 한다. 문연진을 죽여야 한다!문연진은 목이 졸려 얼굴이 붉게 물들었고 강하리는 힘이 별로 없었지만 이 순간 문연진은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그녀의 얼굴을 벌겋다 못해 푸르게 변해갔다.이대로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쯤 갑자기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고 구승훈이 경찰과 함께 외부에서 들어왔다.안의 상황을 발견한 구승훈의 발걸음이 멈칫하다가 서둘러 이쪽으로 달려왔다.“하리야!”그가 부르며 앞으로 나아가 강하리의 손을 뗴어내려 했지만 이성을 잃은 강하리의 두 눈엔 증오뿐이었고 제자리에 굳어버린 듯한 손은 남자인 구승훈이 떼어내기도 버거웠다.강하리를 다치게 할까 봐 차마 힘도 쓰지 못한 채 구승훈은 옆에서 그녀를 달랬다.“하리야, 손 놔. 손 놔.”옆에 있던 류덕구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이 모습을 보고 있었고 그가 다가가려는 순간 구승훈이 강하리를 품에 안았다.“하리야,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손 놔.”정신을 차린 강하리가 손에 힘을 탁 풀었고 탈진한 문연진이 바닥에 쓰러졌다.이를 본 류덕구는 급히 사람을 시켜 문연진을 데려가게 했다.“병원으로 보내.”구승훈이 류덕구를 바라봤고 류덕구가 고개를 끄덕였다.“전 어르신 상대하러 가볼게요.”류덕구가 떠난 후 강하리는 구승훈을 올려다보며 눈시울이 붉어지고 몸까지 떨리고 있었다.“구승훈 씨, 아이는? 아이는 어디 있어? 아이 데리고 나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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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강하리는 구승훈을 바라보며 눈물을 줄줄 흘렸다.“아이 데려갔으면 제대로 지켰어야지!”구승훈은 죄책감이 들면서도 안쓰러웠지만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여전히 똑같았다.“미안해. 하리야, 내가 미안해. 너한테도, 아이한테도.”강하리는 그를 바라보다가 한참 후 말을 꺼냈다.“구승훈, 다시는 당신 얼굴 보고 싶지 않아.”말을 마친 그녀가 밖으로 나가려는데 구승훈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하리야.”“놔.” 강하리의 목소리가 차가웠다.“가지 마. 날 혼자 두지 마, 제발.”강하리는 눈가에 눈물이 툭 떨어지면서도 결국 구승훈의 손을 뿌리쳤고 구승훈은 곧바로 그녀를 뒤에서 껴안았다.이대로 가면 영영 떠날 거라는 걸 잘 알았다.그녀를 놓아줄 용기가 없었던 그는 죽어도 보내려 하지 않았다.“다신 거짓말 안 할게. 하리야, 가지 마.”강하리는 몸부림을 치지 않고 그대로 안겨있었지만 시선을 내린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엔 전혀 온기가 없었다.“구승훈, 이렇게까지 나한테 상처 준 걸로는 부족해?”구승훈의 몸이 굳어졌고 강하리는 이미 그에게서 벗어나 멀리 가버린 뒤였다.밖에서는 구동근이 경찰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강하리를 납치했던 경호원들은 경계하면서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구승훈, 할아버지한테 이런 식으로 할 거야!”구승훈은 굳어진 얼굴로 구동근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류덕구를 바라보았다.“불법 감금은 직접 보셔서 알겠고 아파트 아래에서 찍힌 영상도 보내드렸습니다. 불법 감금뿐만 아니라 대낮에 공개적으로 사람을 납치했어요. 부디 법대로 처리해 주시길 바랍니다.”“구승훈, 이 개자식!”구동근의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구승훈이 경찰을 이용해 그를 상대할 줄이야.류덕구가 그를 힐끗 보았다.“어르신께서 잘못하셨죠.”말을 마친 그가 부하들에게 눈치를 줬다.“데려가.”구동근이 그렇게 잡혀갔고 강하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밖에 있던 사람들이 다 가고 나서야 그녀도 걸음을 옮기려는데 구승훈이 다시 한번 나지막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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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하리야!”깜짝 놀란 주해찬이 소리를 지르며 다가가 강하리를 부축하려 했지만 구승훈이 먼저 상대를 낚아채 품에 안았다.여자의 얼굴에는 핏기가 전혀 없이 눈가에 눈물 자국이 남아있었다.주해찬은 별안간 참지 못하고 다가가 구승훈의 멱살을 잡았다.“구승훈 씨, 왜 자꾸 상처를 주는 겁니까!”구승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나랑 하리 일입니다. 주해찬 씨와는 영원히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구승훈은 강하리를 안은 채 차에 올랐고 주해찬은 차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두 눈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고 뒤를 따랐다.강하리의 몸엔 별 이상이 없었고 단지 정신적인 충격 때문이었다.구승훈은 병실에 서서 침대에 누워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주해찬은 병동 입구에 서 있었다.“구승훈 씨, 얘기 좀 하죠.”하지만 구승훈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대꾸했다.“주해찬 씨와 할 얘기 없습니다. 나랑 강하리 일에 당신이 끼어들 일은 전혀 없습니다.”말을 마친 그가 돌아서서 문밖으로 걸어 나가는데 주해찬이 갑자기 길을 막았다.“구승훈 씨, 더 이상 상처 주지 말고 멀리 떨어져요. 알아들어요?”구승훈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가며 차갑게 웃었다.“주해찬 씨는 사람 말을 못 알아듣나?”그렇게 말한 후 그는 주해찬을 밀어내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구승재는 그가 나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다가갔다.“형, 할아버지가 경찰서로 가는 길에 쓰러졌어.”구승훈이 피식 웃었다.“류 서장님 쪽에 의사가 없어? 아니면 내가 의사까지 불러줘야 해?”말문이 막힌 구승재가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망설이는데 구승훈이 물었다.“문연진은 어딨어?”강하리는 문연진이 자기 입으로 연정이를 죽였다며 실토했다고 했지만 연정이를 보기 전까지는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연정이가 진짜로 죽었더라도 반드시 찾아낼 거다.“문연진은 유산할 뻔해서 응급실 갔다가 방금 병실로 옮겨졌어.”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문연진의 병실로 향했다.이제 막 깨어난 문연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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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문 앞에 서 있던 구승재가 문연진의 말을 듣고 비웃었다.“문연진, 우리 할아버지 경찰서에 계시는데 정말 만나고 싶어?”문연진은 깜짝 놀라며 홱 고개를 돌려 구승훈을 바라봤다.“강하리 때문에 할아버지를 가뒀어?”하지만 구승훈은 눈빛에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문연진이 갑자기 웃었다.“구승훈, 미쳤구나, 진짜 미쳤어. 그 여자가 이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어?”구승훈이 그녀를 바라보았다.“문연진, 진짜 미친 사람은 너지. 좋은 집안에서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었는데 굳이 죽을 길을 찾아가잖아. 문씨 가문이 이렇게 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너희들 스스로 자초한 거야.”문연진의 얼굴은 순식간에 핏기를 잃었다.그녀도 이 결혼에 매달리지 않았더라면 모든 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 만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고 그녀는 눈물을 머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승훈 오빠는 애초에 내 것이었어야 해. 우린 집안 어른들이 맺어준 인연이야. 강하리가 남의 결혼 망친 나쁜 년이라고. 그래서 죽어야 하는 거야, 걔 말고 걔 아이까지도! 전부 다 죽어야 해!”구승훈이 갑자기 다가와 그녀의 목을 조르고 벽에 밀쳤다.“연정이 어떻게 죽였어, 어디서 죽였어? 문연진,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줄게.”문연진은 낄낄 웃었다.“말하면 날 놔줄 거야? 구승훈, 내가 바보인 줄 알아?”구승재는 얼굴을 찡그렸다.“문연진, 넌 지금 임신 중이고 정말 잘못했어도 법적으로 선처할 수 있어.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정말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멈칫하던 문연진이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차에 치이고 절벽에 떨어져서 죽었어.”문연진의 말이 끝나자 구승훈의 손이 갑자기 느슨해졌다.구승재 역시 당황하며 바닥에 쓰러진 문연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강하리한테 네 손으로 연정이를 죽였다는 말이, 연정이와 노진우를 절벽 아래로 밀어버렸다는 뜻이야?”문연진은 붉게 상기된 얼굴로 콜록거리다가 한참 후 씁쓸하게 웃었다.“내 말 못 믿겠으면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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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주해찬은 얼굴을 찡그렸고 구승훈은 이미 걸음을 옮겨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몸 상태가 안 좋아서 이틀 동안 더 지켜봐야 해.”말하며 그가 보온병을 들고 강하리 앞으로 다가왔다.“팥죽 끓여왔으니까 조금이라도 먹어.”강하리는 그를 쳐다보지 않았고 고개를 돌린 얼굴은 붉게 물든 눈가와 미세하게 떨리는 입술만 보였다.구승훈이 보온병을 든 손에 힘이 들어가며 무슨 말을 하려는데 주해찬이 그의 손을 막았다.“구 대표님, 제가 할게요.”구승훈이 피식 웃었다.“주해찬 씨 참견이 지나친 것 같은데요?”그러나 주해찬은 놓지 않았다.“그쪽이 있으면 먹겠어요?”구승훈은 말문이 막혔지만 죽을 그릇에 따라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하리야, 네가 화난 건 알지만 밥은 먹어야지.”강하리는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마주한 뒤 한참이 지나서 입을 열었다.“구 대표님께서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배고프면 제가 알아서 먹을게요.”말을 마친 그녀가 시선을 돌렸다.“가세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손가락을 들고 있던 구승훈의 손이 멈칫했다.‘구 대표님’이라는 호칭이 두 사람 사이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 같았다.그녀는 용서하지 않았고 둘 사이에 조금의 희망도 남겨두기 싫었다.구승훈은 심장의 저릿한 통증을 느끼며 나지막이 그녀를 불렀다.“하리야.”하지만 그녀는 답이 없었고 강하리를 바라보는 구승훈의 눈빛엔 어렴풋한 고통이 담겼다.“하리야, 나도 아기를 지키고 싶었어.”강하리의 눈가가 빨갛게 달아오르며 고개를 돌려 구승훈을 바라보았다.“꼭 나한테 숨겨야만 아이를 지킬 수 있는 거야?”구승훈은 말문이 막혔고 피식 웃으며 고개를 든 강하리의 두 눈엔 증오가 뒤섞여 있었다.“구승훈, 당신은 처음부터 날 믿지 않았던 거지?”구승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조금이라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럼에도 사고는 벌어졌다.“가, 다시는 오지 마.”구승훈은 가만히 앉아 있었고 강하리는 주해찬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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