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말을 들은 강하리의 발걸음이 멈칫했다.그녀의 마음속 어딘가 요란하게 흐트러지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날 재워주려고 온 거 맞아?”구승훈의 말에 담담한 웃음기가 담겨 있었다.“그렇다면 내려올래?”강하리는 전화기를 꽉 움켜쥐고 대답하지 않다가 잠시 후 침실로 들어가 패딩을 뒤집어쓰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달빛 아래 남자는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서 있었고 그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묻어났다.강하리의 입꼬리가 움찔하며 고요함을 깨뜨렸다.“이 시간에 여긴 왜 왔어?”구승훈의 입꼬리가 살짝 말려 올라가며 성큼성큼 강하리 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볼을 어루만졌다.“보고 싶어서 왔어. 또 잠이 안 와?”강하리가 입술을 다물고 웃었다.“아니, 이제 막 자려고.”구승훈이 나지막이 웃었다.“내가 재워줄게.”하지만 강하리는 그저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구승훈 씨, 무슨 일 있지?”멈칫한 구승훈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여자는 늘 똑똑하고 예리하다.하지만 이번 일은 괜히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 말하기 싫었다.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으로 인해 그녀가 고통받게 할 수는 없었다.“아니, 별일 없으면 너 보러 오지도 못해?”강하리가 입술을 달싹이며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구승훈이 갑자기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아 들었다.“하리야, 달빛이 이렇게 예쁜데 진지한 얘기나 해야겠어?”그렇게 말한 뒤 그는 곧바로 강하리를 차 뒷좌석에 내려놓았다.“구승훈....”강하리가 겨우 이름만 부르는데 남자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패딩 안에는 얇은 잠옷만 입고 있었고 구승훈의 큰 손이 거침없이 파고들었다.굳은살이 박인 손가락이 허리를 문지르자 강하리는 순식간에 소름이 돋았다.구승훈의 낮은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잘 느끼네.”강하리가 힘껏 그의 허리를 꼬집었다.“허튼짓 하지 마.”“한밤중에, 그것도 예쁜 여자가 눈앞에 있는데 어떤 남자가 가만히 있어?”“당신...”구승훈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옷깃을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