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701 - Chapter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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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원래는 저쪽에서 돈을 벌 때까지 기다렸다가 적자를 메우고 싶었는데 갑자기 일이 터져버린 거다.반면 상대방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었다.밖에서 경찰이 사무실 문을 두드릴 때까지 문영호의 얼굴은 하얗게 질린 채 전화를 계속 걸었다.문원진은 인터넷을 통해 문영호가 연행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뉴스를 본 순간 머리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더니 눈앞이 캄캄해지며 다시 한번 기절했다.문씨 가문이 수천억의 공금을 횡령하고 둘째가 불법 자금 세탁에 연루되었다는 뉴스는 하룻밤 사이에 화제를 불러 모았고 동시에 문원진이 외국 무기 밀매상과 결탁해 대량의 폭발물을 구입했다는 소식까지 인터넷에 퍼졌다.이 뉴스는 보도되자마자 큰 파장을 일으켰다.문씨 가문이 돈을 세탁하든 적자가 나든 그것까지는 문씨 가문 내부의 일이고 기껏해야 이사회를 소집해 해결하면 그만이었다.네티즌들이 떠들어대도 기껏해야 잠깐의 관심일 뿐인데 폭발물 구매는 공공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였기에 여론은 순식간에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문원진은 실신 후 뇌출혈 진단을 받고 바로 수술실로 이송되었는데 수술실로 이송되자마자 문 앞에서 경찰이 대기했다.나오면 바로 데려갈 기세였다.이 장면을 지켜보던 문연진은 그제야 문씨 가문이 정말 끝장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수십 년 동안 B시에서 버텨온 문송그룹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 같았다.강북 시장 역시 하루아침에 최하영에게 삼켜져 버렸다.구정우도 인터넷 뉴스를 보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전에는 문씨 가문이 아무리 그를 우습게 여겨도 문연진과 실질적인 관계만 발생하면 그쪽에서 문연진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그와 결혼시킬 것 같았다.문씨 가문은 그에게 큰 힘이 되어주니까.그런데 문연진이 시집오기도 전에 문씨 가문이 무너졌고 구정우가 너무 화가 나서 집안 곳곳을 부수자 밖에 있던 도우미가 서둘러 들어왔다.“도련님, 문연진 씨 전화입니다.”구정우가 다가가서 전화를 받았다.“구정우, 우리 좀 도와줘. 문씨 가문 좀 도와줘, 응?”구정우는 비웃었다.“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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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인터넷은 문씨 가문 이야기로 떠들썩했지만 호텔 방은 유난히 조용했다.강하리가 창문 앞에 서서 B시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 구승훈이 밖에서 약을 들고 들어왔다.“아직도 어깨가 아파? 내가 약 발라줄게.”강하리는 대답하지 않고 손에 쥔 팔찌를 내려다보기만 했다.구승훈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이미 연락했으니까 팔찌는 고칠 수 있을 거야. 내일 바로 가져가자.”팔찌의 부러진 쪽을 만지던 강하리의 손가락이 살짝 하얗게 변했다.“문씨 가문 쪽은 어떻게 됐어?”원래 문씨 가문 쪽에 그렇게 빨리 손을 쓸 생각은 없었다.그 정도로 큰 가문은 단번에 눌러버리지 않으면 앞으로 두고두고 위험할 테니까.그런데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구승훈은 그녀가 뭘 걱정하는지 알았다.“걱정하지 마, 이번엔 문씨 가문이 절대 재기하지 못할 거야. 우리뿐만 아니라 준호도 절대 가만히 두지 않아.”강하리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심준호에게 온 전화였다.강하리가 전화를 받자 심문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리야, 준호 말로는 너 다쳤다던데?”강하리의 가슴에 갑자기 따스한 기운이 흘렀다.“할아버지,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상대가 허허 웃었다.“걱정하지 마. 이 할아버지가 반드시 혼내줄게!”강하리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할아버지, 고마워요.” “할아버지한테 뭔 예의를 차려? 네 몸 회복하는 게 제일 중요해.”강하리가 대답하자 상대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구승훈은 넋이 나간 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강하리가 이렇게 웃는 모습을 오랫동안 본 적이 없었다.사실 그와 만나면서 강하리는 별로 웃지 않았고 전에는 그의 차갑고 냉담한 성격 때문일지 몰라도 나중엔 아기 일로 그녀가 웃는 일이 거의 없었다.그나마 그녀가 많이 웃었던 때가 아마 그들이 다시 만났던 그 잠깐의 시간이었을 거다.구승훈은 옆에서 그런 그녀를 지켜보다가 잠시 후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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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내가 널 지켜주지 못했어.”문연진이든 고이선이든 전부 그 때문에 강하리를 찾아온 거다.그리고 오늘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그녀가 수없이 받은 상처도 모두 그 때문이었다,구승훈의 입맞춤이 그녀의 눈가에 닿았고 강하리는 멈칫하다가 웃음을 터뜨렸다.“구승훈 씨, 그럼 이제부터 날 보호해 줄... 읍...”강하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구승훈의 입술은 이미 강하리의 입술에 닿아 있었다.강하리는 갑작스러운 그의 키스에 당황하다가 이내 발끝을 들고 그에게 화답했다.구승훈은 눈에 띄게 당황하다가 빠르게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깊게 입을 맞추었다.강하리는 뜨거운 그의 열기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구승훈은 행동을 멈추고 강하리를 안은 채 욕실 밖으로 데려와 그녀를 침대로 덮쳤다.“강 대표님, 또 원하는 건가?”강하리는 민망한 듯 그의 시선을 피했고 구승훈이 낮게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일단 참아. 다 나으면 그때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응?”강하리의 얼굴이 갑자기 화끈거리며 자기 위에 있는 남자를 밀어냈다.“당장 소파로 가서 자!”구승훈이 웃으며 몸을 일으키자 강하리가 이불을 끌어당기며 수면제에 손을 뻗으려는데 구승훈이 다시 돌아와 그녀의 허리를 잡고 침대에 눕혔다.강하리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차가운 연구가 어깨에 닿았고 고개를 돌리니 구승훈이 조심스럽게 약을 바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그녀는 입술을 달싹이며 나지막이 말했다.“고마워요.”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큰 손으로 연고를 부드럽게 문지른 후 돌아서서 욕실로 들어가서 헤어드라이어를 들고 안에서 나왔다.그는 강하리의 머리를 말리는 것을 도와주더니 곧바로 강하리를 품으로 끌어안았다.“약 먹지 말고 그냥 이렇게 자. 잠이 안 오면 얘기하자, 하리야. 약 그만 먹어.”강하리는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그의 품에 안겨 고개를 끄덕였고 어느샌가 그렇게 잠이 들었다.어슴푸레 날이 밝아질 무렵 구승훈은 연민이 가득한 눈빛으로 품 안에서 잠든 여자를 바라보았고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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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강하리는 욕실에서 흐르는 물소리에 잠에서 깼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일어났다.전에도 수면제를 먹지 않으려고 시도한 적은 있지만 매번 밤새 잠들지 못했는데 어젯밤엔 편히 잠이 들었다.“무슨 생각해?”구승훈은 타월만 허리에 감고 있었는데 이 순간 남자의 완벽한 몸매가 모두 드러나 있었다.그가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말리는데 어깨에 맺힌 물방울이 가슴 근육을 타고 내려가 복근까지 미끄러져 수건 속으로 떨어졌다.일어나자마자 이런 모습이라니.강하리도 아찔한 모습이 유혹적이라는 건 인정했다.고개를 들어 남자의 시선을 마주하자 어젯밤 화장실에서 나눴던 격정적인 키스가 떠올랐다.문씨 가문이 무너져서일까, 구승훈이 했던 말 때문일까 그녀는 참을 수가 없었다.그동안 줄곧 버티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것을 갈망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그의 따뜻함과 그가 주었던 편안함을 그리워하고 있었다.“구승훈.”강하리는 침대에 기대어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저쪽에서 누가 봐도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이리 와.”그녀가 말하자 구승훈의 얼굴에 번지던 미소가 순간 얼어붙더니 그의 시선이 갑자기 짙어졌다.남자의 목울대가 두 번 움찔거리다가 침대 쪽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며 몸을 숙여 강하리를 덮쳤다.“아침부터 남자를 유혹하면 안 되는 거 몰라?”강하리는 그의 시선을 마주하며 웃었다.“그래서 싫어?”구승훈 그의 눈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싫냐고?그걸 질문이라고 하나.싫을 리가 있을까.그녀가 임신한 이후 지금까지 딱 한 번 했다.“어깨는 버릴 거야? 후유증이라도 남고 싶어?”강하리의 어깨는 어제보다 더 아팠지만 그래도 그녀는 손을 들어 남자의 목에 둘렀다.“당신이 조심해.”구승훈은 숨이 턱 막혔다. 이래도 참으면 남자가 아니지.그렇게 달아오른 방안의 열기는 점심이 되어서야 사그라들었고 구승훈은 그녀의 어깨를 건드릴까 봐 내내 조심하며 움직였다.모든 게 끝나고 그가 나지막이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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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구승훈이 그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하지만 그가 움직이는 순간 그녀는 무아지경에 빠져 불현듯 기억을 떠올렸다.야릇하고 축축하지만 극강의 부드러움으로 그녀에게 최고의 쾌락을 선사했다.“하리야, 좋아?”구승훈이 낮은 목소리로 묻자 강하리의 얼굴에 불이 붙은 것처럼 화끈거렸다.“마음에 들어?” 하지만 남자는 계속해서 집요하게 물었고 강하리는 얼굴을 붉히며 그의 어깨를 물었다.“조용히 해. 그만 물어봐.”“하리야, 방금 날 몇 번이나 불렀는지 알아?”강하리는 붉어진 얼굴로 그를 밀어냈고 구승훈이 피식 웃었다.“옷 갈아입고 나가서 밥 먹자.”문 뒤에서 강하리는 몇 번 심호흡을 한 뒤 서서히 마음을 진정시켰다.역시 뻔뻔함으로는 구승훈을 이기지 못한다.강하리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 구승훈은 이미 식사를 차려놓은 상태였다.식탁은 그녀가 좋아하는 요리들로 가득 찼다.하지만 두 사람이 식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구승훈의 휴대폰이 울렸고 구승훈은 전화가 걸려 온 것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실로 들어갔다.강하리는 구승훈이 일부러 그녀를 피해 전화 받는 것을 알았지만 더 묻지 않았다. 지금 두 사람의 관계는 솔직히 말해서 조금 애매했고 확실히 정해진 게 없었다.사업적으로는 숨기는 것 없이 말하라고 했지만 사적인 일은 그렇게 할 자격이 없었다.전화를 받고 돌아온 구승훈의 얼굴에는 어두운 기색이 감돌았다.할아버지가 깨어나서 직접 가정부에게 캐물었지만 가정부는 여전히 강하리를 지목했다.그는 서늘한 눈가로 차갑게 웃었다. 강하리가 그렇게 독한 마음을 품었다면 지금 그들은 아이도 둘이나 낳았을 텐데 아내도 없이 그가 이렇게 지낼 리가 있겠나.강하리가 지시했다는 건 터무니없는 소리였고 어떻게 된 건지는 그가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구승훈이 예약한 액세서리 가게로 향했고 강하리는 조심스럽게 반으로 쪼개진 팔찌를 점원에게 건넸다.점원은 팔찌를 보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10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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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점원은 깜짝 놀라며 무의식적으로 팔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해했다.“팔찌에 문제라도 있나요?”남자는 고개를 저었다.“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이 물건을 보니 아는 사람이 떠올라서.”그는 기억에 사로잡힌 듯 손에 쥔 팔찌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점원은 감히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나지막이 대꾸했다.“강씨 성을 가진 아가씨가 가져온 거예요. 참, 오늘 특별히 저한테 맞이하라고 지시한 구 대표님도 계셨어요.”남자는 당황했다.“구승훈이 가져온 거라고?”점원은 고개를 끄덕였다.남자는 잠시 침묵하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괜한 생각이겠지.이 팔찌는 소재나 품질로 봐도 보기 드문 최상품인데 구씨 가문이라면 이런 재질의 팔찌를 갖고 있는 것도 이상하진 않았다.잠시 생각하다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고 심준호에게 전화가 왔다.그는 점원에게 눈치를 주었다.“제대로 고쳐.”말을 마친 그가 전화를 받았다.“준호야, 무슨 일이야?”심준호는 웃으며 말했다.“다음 달이 엄마 생신인데 물건 좀 준비해 줘. 시간 나면 가지러 갈게.”남자가 웃었다.“그래.”...강하리와 구승훈은 가게에서 나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안예서의 부상은 크지 않았지만 의사는 하루 정도는 입원해 있으라고 했다.강하리와 구승훈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안예서는 침대에 기대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거즈를 목에 두른 채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지만 입으로는 쉴 새 없이 문씨 가문을 욕하고 있었다.강하리와 구승훈 사이를 알게 된 이후 안예서는 송유라를 한바탕 욕하고는 문연진이 벌인 짓까지 알고 문연진을 저주하기 시작했다.특히 어젯밤 문연진이 고이선을 종용해 룸에서 난동을 부리게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더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문씨 가문 그 역겨운 것들은 진작에 벌을 받았어야 했어요. 쌤통이에요, 아주! 게다가 폭발물까지 숨겨놓다니, 차라리 그게 터져서 확 죽어버리지. 그리고 문연진은 미친 거 아니에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놓고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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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고마워요.”강하리가 다시 한번 진지하게 말하자 나문빈이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게 고마우면 내 앞에서 애정행각 벌이지 마요. 솔로인 사람 서러워서 살겠어요?”“...”그녀는 나문빈을 바라보며 더 말하지 않고 조용히 안예서와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나문빈은 구승훈을 힐끗 쳐다보았고 두 사람은 조용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밖으로 나온 나문빈이 조용히 말했다.“대양그룹 시스템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정양철이 어지간히 경계하나 봐요.”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못 들어가면 됐어요. 들키지만 마세요.”짧게 대꾸한 나문빈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한동안 병원에 머물다가 자리를 떴다.두 사람이 나간 직후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자의 발걸음이 멈칫했다.“진 선생님, 왜 그러세요?”여자 옆에 있던 간호사가 묻자 진시연은 두 사람의 실루엣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술을 달싹이며 웃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는 사람을 봐서요. 가요, 환자 봐야죠.”진시연은 간호사를 따라 병동으로 들어갔고 두 사람이 이제 막 병실에 들어섰을 때 문 앞까지 걸어간 구승훈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았다.“왜 그래?”구승훈은 잠시 침묵했다.“아무것도 아니야.”두 사람은 병원에서 돌아와 짐을 싸서 연성으로 돌아갔다.공항에서 나왔을 때 이미 픽업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던 구승재가 좋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다가 강하리를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강하리는 얼굴을 찡그렸다.“왜 그래요, 무슨 일 있었어요?”구승재가 대답하기 전에 구승훈이 짐을 그에게 건네고 강하리를 차 쪽으로 끌어당겼다.“바쁘면 먼저 가 봐요. 난 택시 타고 가면 되니까.”구승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강하리는 그에게 무슨 일이 있고 더구나 꽤 심각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구승훈은 그녀를 끌고 곧장 차로 향했다.“강 대표님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내가 말 안 했나?”강하리가 입술을 꾹 다물다가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구 대표님.”구승훈이 그녀의 허리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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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구승재의 표정이 변하며 핸들을 급하게 꺾었지만 그런데도 차의 뒷부분은 여전히 그 차와 세게 부딪혔다.쾅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갑자기 뒤에서 손을 뻗은 구승훈이 핸들을 잡았다.“앞으로 가.”밤이라 도로에 다른 차는 없었고 부딪혔는데도 차는 달릴 수 있었다.구승재는 망설임 없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고 자연스럽게 뒤에 있던 차도 재빨리 뒤따랐다.두 대의 차는 교외까지 달렸다.그런데 도시를 막 벗어났을 때 구승훈이 갑자기 말했다.“브레이크 밟아.”구승재는 당황했다.“형...”“밟아.”구승훈은 여전히 두 글자를 뱉었고 구승재는 더 망설이지 않고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았다.그리고 구승재가 브레이크를 밟는 동시에 구승훈이 핸들을 홱 돌리자 어두운 밤 타이어에 불길이 치솟았고 차가 유려하게 미끄러지며 방향을 돌렸다.“엑셀 밟고 들이받아.”구승재는 놀란 것도 잠시, 액셀을 밟아 뒤에서 추격해 오던 차를 들이받았다.뒤차는 갑자기 상대가 방향을 틀어 충돌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당황한 운전자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구승재의 차가 바로 앞에 와 있었다.차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들이받았고 앞부분이 일그러진 데다 운전자는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로 핸들 위에 쓰러져 있었다.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밖을 내다보다가 휴대전화를 들고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끝나고 나서야 구승재가 나지막이 물었다.“또 큰아버지가 한 건 아니겠지?”구승훈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일단 돌아가.”구승재는 미간을 찌푸렸다.형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대충 그의 짐작이 맞는 것 같았다.큰아버지가 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자기 아들인데!얼굴을 찡그리며 무슨 말을 하려는데 구승훈이 생각에 잠긴 채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에 입을 다물었다.한 시간 뒤, 구승훈의 차가 구씨 가문 저택으로 들어왔고 집사는 그의 차를 보고 순간 굳어버렸다.“큰 도련님, 이게 대체...”구승훈이 피식 웃었다.“작은 사고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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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구승훈이 웃었다.“정말 그 여자가 했다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그럴듯한 핑계가 필요하니 정말 했는지 안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으세요?”“구승훈, 무슨 소리야!”구동근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나갔던 구정우가 돌아와 입을 열었다.“형, 도우미는 그 여자 말을 들은 죄밖에 없는데 왜 모함해? 그리고, 그 여자가 정말 좋은 사람이 맞긴 해? 구씨 가문을 저격할 때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어. 이번에 일어난 일도 그 여자 짓이겠지? 그 여자는 구씨 가문과 문씨 가문이 망하길 바라는데 할아버지를 해치려 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어? 형, 할아버지는 구씨 가문과 형을 위해 이러시는 건데 왜 할아버지 마음을 속상하게 해?”구승훈은 그를 슬쩍 보고는 차갑게 웃었다.“구정우, 오늘 나를 죽이려고 사람 보낸 게 너야?”그의 말에 구정우가 당황했다.당연히 그가 아닌 아버지의 짓이었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다만 구승훈이 이렇게 대놓고 언급할 줄은 몰랐다.이 말이 나오자 당연히 구동근의 관심도 곧바로 이쪽에 쏠렸다.“누가 널 노렸어?”구승훈이 짧게 대꾸했다.“돌아오는 길에 사고가 있었어요. 내가 돌아오는 걸 원치 않거나 이 일로 인해 저와 할아버지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길 바라는 사람이겠죠.”구동근의 얼굴이 한층 더 일그러졌다.구승훈이 자기 말을 듣지 않고 여자 때문에 반기를 든 것에 화가 났지만 그래도 구승훈은 여전히 그가 가장 아끼고 중히 여기는 후계자였다.구정우를 슬쩍 보던 구동근이 곧바로 그의 뺨을 때렸다.“네 아비한테 가서 구씨 가문에 남기 싫으면 일찌감치 나가라고 해!”얼굴을 감싼 구정우의 눈빛이 번뜩였다.“할아버지, 아버지는 잘못 없어요.”이 장면을 지켜보던 구승훈의 눈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구동근의 방에서 나온 그는 곧장 도우미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안에서 구승유가 걸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구승유는 구승훈을 보고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오빠, 여긴 왜 돌아왔어?”구승훈의 차가운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네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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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구승재는 순간 깜짝 놀랐다.“형, 승유는 아닐 거야.”구승유는 그들 중 막내이자 가장 단순한 사람이기도 했다.방금 밖에서 그렇게 물어보긴 했지만 구승유가 정말로 그런 짓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하지만 구승훈은 이미 죽어가고 있는 저쪽 도우미를 바라보며 말했다.“순진할수록 이용당하기 쉽지.”구승재는 얼굴을 찡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하리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손연지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소파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강하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났다.“어떻게 됐어? 팔찌에 관해 물어봤어?”강하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팔찌가 망가져서 업체에 맡겼어.”손연지가 당황했다.“뭐? 멀쩡한 팔찌가 왜 망가져?”팔찌 얘기에 강하리는 다소 침울한 표정이었지만 한숨을 내쉬며 손연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했다.“미친, 고이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땐 송유라에게 이용당하다가 이젠 문연진이야? 생각이란 걸 하긴 하는 거야?”강하리가 웃었다. 때론 목 위의 것을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긴 하지.손연지는 분노에 가득 차서 무슨 말을 하려다가 문득 상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세상에, 누가 보면 그 개자식이 평생 여자라곤 못 만나본 사람인 줄 알겠어!”강하리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어졌다. 어찌 됐든 이번엔 그녀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간 거다.그녀가 짐을 끌고 방으로 들어가는데 손연지가 쫄래쫄래 따라왔다.“둘이 화해한 거야?”사실 그녀는 다소 내키지 않았다.구승훈 그 개자식 주위엔 여자들이 끊이지 않고 집안일도 복잡한데 강하리는 그와 만나고 거듭 상처만 받았다. 어머니에 이어 아이까지 잃었으니까.그런 남자는 멀리하는 게 상책이었다.아무리 잘난 남자라고 해도 결국 상처만 준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나.그동안 강하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는지 손연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친구로서 그녀의 곁을 지킬 수는 있어도 인정하긴 싫지만 강하리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건 구승훈 그 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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