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Bab 681 - Bab 690

995 Bab

제681화

그는 아무렇지 않게 집어 들어 넘기며 불쾌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이 자식은 누구야?”강하리는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았다.“모르겠어? 잘생긴 남자잖아.”구승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나만큼 잘생겼어?”강하리는 그를 무시했고 구승훈이 그녀의 허리를 붙잡았다.“강 대표님 남자가 필요한가?”강하리는 얼굴을 찡그렸다.“구승훈 씨, 좀 정상적으로 생각할 수 없어?”하지만 구승훈은 뻔뻔한 태도를 유지했다. “필요하면 언제 어디서든 전화만 해, 내가 달려올게.”강하리가 그를 노려보았다.“구승훈, 정신 좀 차려.”구승훈이 피식 웃었다.“강 대표님은 내 실력을 못 믿는 거야?”강하리는 그의 다리를 직접 발로 찼고 구승훈이 웃으며 말했다.“기분 좀 나아졌어?”강하리는 멈칫하다가 한참 후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바보, 나한테 무슨 고맙다는 말을 해.”강하리는 웃으며 사무실 책상으로 돌아와 잠시 멍하니 눈앞에 놓인 서류들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저쪽에서 휴대폰으로 이메일에 답장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바쁜데 굳이 여기로 올 필요 없어.”구승훈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강 대표님 일이 언제나 나에게 우선이지.”강하리의 컵을 잡은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갔고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은 설날 전날까지 계속 내렸다.JM의 국내 대표로서 강하리는 각종 연말 모임을 피할 수 없었다.송년회를 마친 그녀의 얼굴은 이미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몸에 걸친 붉은 원피스는 이미 붉어진 그녀의 얼굴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다.구승훈은 연회장에 들어서자마자 강하리 쪽으로 걸어가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임명우.구승훈은 그날 돌아가서 곧바로 그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았고 수상한 점은 하나도 없이 제2의 정양철을 보는 것처럼 깨끗했다.하지만 그럴수록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졌다.강하리는 임명우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강하리 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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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강하리는 취해 있었고 구승훈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녀가 그의 앞에서 이렇게까지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았을 테니까.그녀는 그동안 줄곧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특히 그 앞에서.구승훈은 눈물을 흘리는 여자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더니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아 들었다.차에 탄 그는 강하리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여 속눈썹에 입을 맞췄다.“복 많이 받아, 하리야.”남자는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앞으로 매년 같이 보내자, 알았지?”하지만 강하리는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구승훈은 웃으며 그녀의 턱을 당겨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런데 강하리가 갑자기 얼굴을 돌리자 입술은 그녀의 볼로 향했고 구승훈은 그녀의 볼을 따라 귀 옆까지 부드럽게 키스했다.그의 입술과 혀에 촉촉하고 짠 눈물이 감겨 들어왔고 그는 아예 그녀를 자기 다리 위로 앉혔다.“대답해, 응?”강하리는 고개를 저었고 구승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나랑 보내기 싫어?”강하리는 흐릿한 정신으로 그를 밀어냈다.“응, 싫어. 당신이랑 있으면 너무 힘들어, 개자식. 난 너 싫어. 넌 항상 내 여기를 아프게 해.”강하리가 아픈 마음을 가리키자 구승훈은 한숨을 쉬며 그녀의 뺨을 살살 문질렀다.“앞으로는 힘들게 하지 않을게.”하지만 강하리는 곧바로 그를 밀어내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그와 거리를 두는 모습에 구승훈은 무력감에 휩싸였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갔다.아파트에 돌아와 보니 강하리는 좌석에 기대어 잠들어 있었고 구승훈은 그녀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문 앞에 다다랐을 때 현관에 서 있는 구동근이 보였다.구동근은 구승훈이 품에 안고 있는 사람을 보자 순식간에 얼굴이 극도로 일그러졌다.“감히 이 물건을 데리고 왔어?”구승훈은 웃었다.“그게 이상할 일인가요?”“구승훈!” 구동근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오늘이 섣달그믐인 거 몰라? 그런데 이 여자랑 같이 있어?”구승훈의 눈빛은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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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그녀는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술기운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취한 상태가 아니었다.구승훈은 안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드레스룸으로 향했다.옷을 갈아입는 그의 움직임이 잠시 멈칫하더니 손가락이 가슴이 있는 위치에서 멈췄다.젖어 있었다.남자는 한숨을 내쉬고는 강하리의 속옷을 들고 욕실로 향했다.강하리가 막 씻고 있을 때 밖에서 욕실 문이 열렸다.“같이 씻을까?”“구승훈!”구승훈이 웃었다.“뭐가 무서워? 네 몸 중에 내가 못 본 것도 있어? 보기만 했겠어, 구석구석 입도 맞췄지.”“당장 꺼져!”강하리는 옆에 있던 세면도구를 집어 들어 구승훈에게 던졌고 구승훈은 웃으며 피하면서 옷걸이에 속옷을 걸더니 짙은 눈빛으로 그녀의 몸을 슬쩍 보았다.강하리는 옆에 있던 수건을 집어 들고 다시 구승훈 쪽으로 던졌다.구승훈은 웃으며 문을 닫았다.“빨리 씻어, 떡국 할 거야.”강하리는 욕실에 한참을 서 있다가 대답했다.“응.”그녀가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아주머니는 이미 간 뒤였다.구승훈은 앞치마를 두른 채 주방에 서서 떡국을 끓이고 있었다.강하리는 거실에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게 꿈인 것 같았다.“내가 그렇게 잘생겼어?”구승훈이 문득 이렇게 말하자 강하리는 곧바로 시선을 돌리고 머리를 말리기 위해 헤어드라이어를 가지러 갔다.머리를 다 말렸을 때쯤 구승훈의 떡국도 완성되어 있었다.그는 레드 와인 두 잔을 따르더니 강하리를 끌어당겨 식탁에 앉혔다.“먹어 봐, 처음 해보는 건데 다 익었는지 모르겠어.”강하리는 시선을 내린 채 눈앞에 놓인 떡국을 바라보았다.“구승훈 씨, 힘들어?”구승훈은 잠시 멈칫하다가 웃었다.“너에 비하면 멀었지.”강하리는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조용히 그믐날 저녁을 먹었다.오랫동안 만났어도 처음으로 함께 먹는 그믐날 밥이었다.저녁 식사 후 강하리는 창가에 서서 바깥의 불꽃놀이를 바라보았고 구승훈이 다가가 뒤에서 안아주었다.“소원 빌어봐.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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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강하리는 굳어버렸다.강찬수 집에 사람이 있다고? 강찬수 쪽은 지난번에 간 이후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아주머니, 확실해요?”“당연히 확실하지. 집에 가서 문을 두드리기까지 했는데 문을 열어준 사람이 네가 아니고 나도 모르는 사람이라 너한테 급하게 전화했어.”“네, 알겠어요. 고마워요 아주머니.”강하리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강찬수 집에 누가 있대?”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서 확인해 봐야겠어.”구승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끌어당겼고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옷 한 벌과 패딩을 꺼내주었다.“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나랑 같이 가.”그렇게 말한 후 그는 돌아서서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또 다른 외투를 꺼냈다.강하리는 잠시 멈칫하다가 옷을 집어 들고 침실로 들어갔고 옷을 갈아입은 두 사람은 강찬수에게로 향했다.마침 차가 멈췄을 때 이웃 아주머니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아주머니는 구승훈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경호원까지 데려왔어?”강하리는 구승훈을 바라보다가 지난번에 두 사람이 함께 왔을 때 구승훈을 경호원이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아줌마, 저 위에는 어떻게 된 거예요?”“그냥 남자랑 여자 둘이 함께 집 안 물건을 부수는 것처럼 쿵쿵거리길래 문을 두드리러 갔더니 안이 난장판이 되어 있었어. 얼른 가서 봐, 설날 전날인데 도둑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네.”강하리는 미간을 찌푸렸다.강찬수의 집에는 사실 도둑을 만났다고 해도 훔칠 것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그녀가 서둘러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구승훈이 그녀를 뒤로 끌어당겨 보호했다.“내가 먼저 올라갈 테니 내 뒤에 있어.”강하리는 그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고 아주머니는 뒤에서 한숨을 쉬었다. “경호원이 있어서 좋네. 그나저나 네 남자 친구는 어디 갔어? 지난번 네 엄마 장례식 때 못 봤는데.”강하리는 입꼬리를 끌어당겼다.“헤어졌어요, 아주머니.”“아, 안됐네. 아주머니가 다른 사람 소개해 줄까?”앞에 있던 구승훈이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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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강찬휘, 강찬수의 남동생이다.강하리는 어렸을 때 그와 한두 번 만난 적이 있었지만 그것 뿐이었고 이후 강찬휘는 송씨 집안에서 화풀이할까 봐 일찍이 그들과의 관계를 끊어버렸다.오랜 세월이 지나 그녀는 그의 존재조차 잊고 살았는데 오늘 또다시 그 사람이 이곳에 나타났다.“여기서 뭐 하세요?”강찬휘는 얼굴 가득 음란한 표정을 지으며 비웃었다. “내가 뭘 하겠어? 여긴 우리 형 집인데 내가 오면 안 돼? 그리고 강하리, 우리 형 죽었을 때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유산을 혼자만 꿀꺽하려고?”강하리는 그 말을 들으며 어이가 없었다.“강찬수한테 유산이 있어요? 참, 있네요. 빚 10억이 있는데 상속받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강찬휘는 그 말에 바로 그만두었다.“웃겨...”강찬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승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입 함부로 놀리지 마.”강찬휘는 구승훈을 노려보았다.“왜, 돈 있고 권력 있으면 다야? 그러면 유산 혼자 다 가져도 돼? 구승훈, 내가 널 무서워한다고 생각하지 마. 오늘은 하느님이 와도 난 무섭지 않으니까. 내가 정상적으로 물려받아야 할 유산이야!”구승훈은 그와 말을 섞기 싫어서 곧바로 발로 차버렸다.“여기서 꺼져! 사람 불러서 쫓아내게 만들지 마!”발로 차는 순간 강찬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그의 아내가 옆에서 순간적으로 소리를 질렀다.“당신이 뭔데 사람을 때려? 우리는 우리 것을 되찾으러 온 것뿐인데! 이러는데도 혼자 꿀꺽하려는 게 아니야?”구승훈이 비웃으며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강하리는 이미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고 있었다.“자택 무단 침입, 사유 재산 파괴, 설날을 감옥에서 보내시겠네요.”강하리의 신고 전화가 이미 연결된 것을 확인한 강찬휘는 표정이 확 바뀌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기어나갔다.“강하리, 딱 기다려. 언젠가 내 몫인 재산을 돌려받을 테니까.”두 사람은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고 강하리의 얼굴은 다소 일그러져 있었다.설날 전날 왜 강찬휘가 갑자기 나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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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강찬휘는 잠시 생각했다.“그래, 아는 사람을 찾아서 휴대폰을 고칠 수 있는지 알아볼게.”구승훈은 강하리의 방을 한 바퀴 둘러보며 강하리가 고등학교 시절 썼던 공책들을 챙겼고 강하리가 얼굴을 찡그렸다.“그걸로 뭐 하려고?”구승훈은 웃었다.“고등학교 때의 강하리를 찾고 있어.”멈칫한 강하리가 시선을 피했고 구승훈은 두 사람이 떠나기 전에 사람을 불러서 자물쇠를 바꿨다.“내일 사람을 보내서 이곳을 깨끗이 치울 거야. 단서를 찾을 수 있는지 보자.”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믐날 밤은 곳곳에 화목한 기운이 감돌았고 명절 분위기가 가득했다.강하리는 계단 아래에 다다랐을 때 한숨을 내쉬었고 구승훈은 뒤에서 그녀를 품에 안았다.“추워?”강하리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좀 걸을까?”구승훈이 말하며 강하리를 차에 태웠다.강하리는 인상을 찌푸렸지만 거절의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안부사는 연성에서 비교적 유명한 곳으로 꼽히는데 이곳에서 연애운과 건강운을 빌면 유난히 신통했다.강하리가 구승훈에게 건넸던 염주 팔찌도 이곳에서 얻은 것이었다.구승훈은 강하리의 손목을 잡고 야시장의 다양한 등불 사이를 걸었다.강하리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잠시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구승훈.”구승훈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보았다.“응?”강하리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자두를 가리켰다.“나 저거 먹고 싶어.”구승훈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웃었다.“그리고? 또 뭘 원해?”강하리는 고개를 저었고 구승훈이 웃었다.“알았으니까 기다려. 내가 가서 사 올게.”구승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두를 한 주머니 들고 왔고 강하리가 고개를 숙여 한입 베어 물었다.“맛있어?”구승훈이 낮은 목소리로 묻자 강하리가 고개를 들어 그의 부드러움이 가득한 눈빛을 마주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맛있지는 않았다. 제대로 씻지도 않은 데다 자두는 아주 셨지만 어렸을 때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어렸을 때 나한테 사줬는데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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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문연진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정신을 차리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승훈 오빠,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오빠라는 거 잘 알잖아!”구승훈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참, 알려줄게 하나 더 있어. 구정우가 먹은 약은 본인이 삼킨 거야. 그러니까 문연진, 처음부터 구정우가 널 함정에 빠뜨린 거라고, 알아들어?”하지만 문연진은 계속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구정우가 어떻게 감히?” 구승훈의 얼굴에는 조롱이 가득했다.“걔가 왜 못해. 너랑 자면 걔한텐 좋은 일밖에 없는데, 아니야?”말을 마친 구승훈은 문연진이 손을 놓든 말든 신경 쓰지도 않고 차 문을 쾅 닫아버렸다.“오빠!” 옆에 있던 구승유가 결국 참지 못하고 나섰다.“어떻게 연진 언니한테 이럴 수 있어? 연진 언니가 어때서, 오늘 오빠를 위해 기도하려고 여기까지 왔는데!”하지만 구승훈은 곧바로 시동을 걸어 차를 몰고 떠났다.문연진은 하얀 얼굴로 한참을 서 있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아니, 아니야. 분명 강하리, 강하리 그 망할 년이야! 내가 받은 모욕 그년한테 다 돌려줄 거야!”그녀의 비명이 주위의 시선을 끌었고 구승유가 황급히 그녀를 끌어당겼다.“연진 언니, 목소리 좀 낮춰요.”하지만 문연진의 눈빛에는 불길한 독기가 번뜩였다.“승유야, 나 좀 도와줘. 넌 날 도와줄 수 있지?”구승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손목은 그녀의 손아귀에 잡혀 고통이 느껴졌다.“알았어, 도와줄게, 연진 언니.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언니 편이야.돌아오는 길에 강하리의 얼굴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오늘 밤 좋았던 기분이 문연진에 의해 모두 망가졌다.구승훈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아무 상관 없는 사람 때문에 기분 망치지 마.”강하리는 잠시 침묵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집에 도착했을 때는 열두 시가 가까워졌다.구승훈은 차를 안정적으로 세운 뒤 조수석으로 가서 강하리가 내릴 수 있도록 도왔다.강하리가 발을 뻗는데 문득 구승훈이 발목을 잡았다.“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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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강하리는 남자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별처럼 반짝이는 남자의 눈을 바라보았다.입꼬리가 잠시 올라갔다가 손을 들어 그의 눈가를 어루만졌다.그녀가 10년 넘게 사랑했던 남자다. 10년의 추억은 너무 많은 상처를 남겼고 그때 가서 다시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가 남아있을지도 모르겠다.하지만 결국 대답할 수 없었던 그녀가 말을 돌렸다.“늦었으니까 가서 씻고 일찍 자.”말을 마친 강하리가 그를 밀어내고 홀로 테이블로 향했고 거기엔 구승훈의 술이 아직 남아있어 강하리는 아무 병이나 뚜껑을 열어 한 잔 따랐다.그러고는 술잔을 들어 천천히 홀짝였다.수면제를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줄 무언가가 필요했고 술이 최적이었다.구승훈은 강하리가 말을 돌린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그 역시 그녀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아 가볍게 웃더니 두 팔로 그녀의 주위를 감싸며 자신도 술 한 잔을 따랐다.야릇한 행동에 그의 숨결이 강하리의 목덜미로 쏟아졌다.이 방에서 이보다 더한 짓도 수없이 했던 탓인지 지금 강하리의 심장이 드물게 요동치고 있었다.그녀의 몸이 경직되며 술잔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그녀의 움직임을 전부 지켜보던 구승훈은 무의식적으로 입꼬리가 호를 그리며 휘어졌다. 술을 따른 그가 뒤에서 술잔을 들고 그녀의 잔에 부딪혔다.강하리는 뻣뻣한 손가락으로 잔을 잡고 있다가 곧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잔에 담긴 술을 들이켰다.밖에서는 한창이던 불꽃놀이가 어느새 멈추고 적막이 찾아왔다.두 사람 모두 다시 불을 켜거나 말하지 않았고 강하리는 연달아 술을 마시기만 했다.구승훈은 말리지도 않고 취하기만을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동안 강하리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취하는 걸로 잠시나마 그녀의 긴장을 푸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차라리 맘껏 취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술 한 병이 비워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구승훈은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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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구승훈은 강하리를 안아 들고 씻기고는 다시 침대에 눕히고 일어나 하는 도중 몇 번이나 울린 휴대전화를 바라보았다.구승재, 구동근, 당연히 문씨 집안에서 걸어온 전화도 있었다.구승훈은 그 중 어느 쪽에도 전화하지 않고 바로 메시지를 확인했다.[문씨 집안이 구정우와 등을 돌렸어.][구정우가 할아버지한테 맞았어.][문연진이 자살하겠대.][우와, 이번 설엔 볼거리가 참 많은데 형이 없어서 아쉽네.]구승훈은 비웃었다. 그딴 걸 누가 본다고.그는 휴대전화를 옆으로 던져놓고 강하리를 품에 끌어안은 뒤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다음 날 강하리는 머리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누르려는데 그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누군가의 품에 안겨 있었고 익숙한 촉감에 그녀는 금방 깨달았다.아마 그녀는 현재 옷 한 벌 입고 있지 않을 거다.“일어났어?”이른 아침, 다소 잠긴 남자의 목소리가 머리 위로 울려 퍼졌다.강하리는 머릿속이 울리며 무의식적으로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구승훈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할 거 다 했으니까 이제 나 몰라라 하는 거야?”“구승훈 씨, 당신...”강하리의 얼굴이 빨개졌다.완전히 필름이 끊겼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상황을 보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구승훈은 웃으며 손을 들어 휴대폰을 가져왔다.[하리야, 다시 말해 봐.][빨리 해, 멈추지 말고.]두 사람의 대화가 전화기에서 흘러나오자 강하리의 머릿속이 윙윙거렸다.“하리야,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그때 정신을 차린 강하리가 눈앞에 있는 남자를 노려봤다. “구승훈 씨, 녹음까지 했어?”구승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미소를 지었다.“글쎄, 앞으로 밤에 지루함을 달래려면 네 목소리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네.”강하리가 그의 다리를 걷어찼다.“나가!”“부끄러워?”“나가! 나 좀 더 잘 거야.” 강하리는 그렇게 말하며 곧장 등을 돌렸고 구승훈도 그녀가 부끄러워한다는 걸 알기에 더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지금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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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강하리는 눈을 번쩍 들었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두 사람은 지금 무슨 사이일까. 같이 일하는 건데 밤도 보냈다.그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하며 말했다.“구승훈 씨, 어젯밤에 내가 먼저 들이댄 거라고 해도 당신이 조금도 꼬드기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어?”피식 웃은 구승훈은 강하리가 그에 대해 잘 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어젯밤 그의 의도적인 유혹이 아니었다면 무슨 말을 해도 강하리가 먼저 원할 리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이런 건 절대 인정할 그가 아니었다.“하리야, 난 그냥 너한테 한번 입 맞춘 것뿐인데 네가 날 안고 안 놔줬어.”강하리는 믿기지 않았지만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구승훈은 침울한 얼굴로 말했다.“그래서 책임지기 싫어, 하리야?”강하리는 한참을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나보고 어떻게 책임지라는 거야?”구승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어젯밤 문 앞에서 내가 했던 그 질문 생각해 봐.”강하리는 멈칫했다. 복수가 끝나면 다시 그와 만나지 않겠냐던 말?그녀는 입술을 다물었다.“구승훈 씨, 난...”“일단 먹어.”구승훈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가로채며 강하리의 손에 숟가락을 건넸다.“하리야, 지금 대답할 필요 없어. 일이 다 해결되면 그때 대답해 줘.”강하리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숟가락을 받아서 들었고 구승훈의 눈에 미소가 번졌다.“오늘 바빠? 영화 보러 가지 않을래?”강하리는 고개를 숙이고 만두를 먹었다.“아니, 엄마 보러 갈 거야.”구승훈은 잠시 멈칫했다.“같이 가자.”말을 마치자마자 밖에서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승훈 오빠, 안에 있는 거 알아. 문 열어, 할 말이 있어.”문연진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고 방 안에 있던 두 사람이 동시에 멈칫했다.강하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돌아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일단 볼일 봐. 엄마한테는 나 혼자 갈게.”구승훈도 바짝 뒤따라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같이 가자.”강하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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