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훈은 강하리의 손을 덥석 잡았다.“하리야, 브레이크가 고장 났고 넌 몸에 이상이 있었어. 문연진이 도망가려고 했던 거야, 알겠어? 알겠냐고?”강하리가 웃었다.“예전에 송유라도 이런 식으로 법의 심판을 받지 않게 도와준 거지?”구승훈은 말문이 막혔다.“하리야...”강하리가 시선을 바닥으로 보냈다.“구승훈, 이제부터 내 일에 신경 쓰지 마.”말을 마친 그녀가 안으로 들어갔고 구승훈의 눈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강하리를 끌어당겼다.“내가 신경 끄면 누가 신경 쓰는데, 주해찬?”강하리는 가만히 그를 쳐다보다가 결국 밀어냈다.앞으로 그 사람이 누가 되든 구승훈은 아닐 것이다.주해찬은 손연지, 노민우와 함께 서둘러 달려왔고 세 사람이 도착했을 때 구승훈은 유치장 바깥을 지키고 있었고 강하리는 바깥을 등진 채 앉아 있었다.두 사람 사이엔 마치 거대한 간극이 있는 것 같았다.손연지는 구승훈을 보고 걸음을 멈칫했다.강하리를 구해주지 않는 구승훈 때문에 화가 났지만 강하리가 한 짓을 알고는 그녀를 지키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하리야.”강하리는 손연지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뒤를 돌아보았다.그녀는 손연지를 바라보며 속삭였다.“거짓말해서 미안해.”손연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하리야, 너 바보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강하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연지야, 내가 하지 않으면 평생 불안할 것 같았어.”“하리야...” 손연지의 가슴이 터질 듯이 아팠다.“그럼 넌 이제 어떡해?”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한참 후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난 이대로도 괜찮아.”정말 형을 선고받는다고 해도 원망할 건 없었다.“그런 말 하지 마! 하리야, 넌 아직 할 일도 많고 나이도 젊잖아. 아주머니 가족도 있고 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살아 계시면서 네가 돌아오길 기다릴 수도 있잖아, 아니야? 이대로 널 포기하면 안 돼!”강하리는 눈가가 촉촉해진 채 한참이 지난 후 말했다.“나한테 가족이 있을까?”“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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