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모인지도 꽤 된 것 같은데 조금 이따 같이 한잔하러 가지 않을래?”육현석이 시무룩해 하며 물었다.그러나 곽승재는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그의 말에 응대하지도 않았다.이를 본 육현석은 책상 변두리에 걸터앉으면서 컴퓨터 모니터를 손으로 가렸다.“형, 내 말 들었어?”곽승재는 덤덤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째려보며 말했다.“이 시간에 지연 씨랑 같이 데이트나 하지 그래. 왜 나한테 와서 존재감을 찾는 거야?”“형이 걱정되어서 그러지. 그리고 그 인플루언서와는 대체 무슨 사이야? 스캔들이 퍼진지 며칠째인데 아직도 그대로냐고.”곽승재는 차를 마시면서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형, 민시후가 이젠 위협이 되진 않지만 형수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잖아.”육현석이 일부러 고은서에 관해 말했다.“지연이한테서 들었는데 사업 파트너 중에 여러 명이 형수님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대. 심지어 쉴 새 없이 형수님 회사로 선물까지 보낸다고 하던데. 그리고 그 잘생긴 연예인 있잖아. 이틀 후면 해성으로 돌아온다고 형수님한테 만나자고 매일 문자가 온대.”육현석은 이어 자신의 결론을 보태었다.“쓸데없는 일을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진짜 형수님을 빼앗길 수도 있어.”“나랑 무슨 상관인데?”곽승재의 눈빛이 삽시에 어두워졌다.“불안하면... 뭐? 방금 뭐라고 했어?”육현석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형, 나 지금 고은서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 거야. 형이 재혼하고 싶어 미치는 그 전처 말이야. 그런데 지금 형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 거야?”육현석은 말하면서 곽승재가 열이라도 나는지 그의 이마를 짚어보려고 했다.곽승재는 성가시다는 듯 그의 손을 뿌리치면서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이후로 고은서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아도 돼. 나가. 나 바쁘니까.”“...”육현석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형은 왜 또 자존심을 세우고 난리야? 형수님이랑 재혼하기 싫은 거야?’육현석은 그 영문을 파헤치기 위해 한참 동안 떼를 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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