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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어게인, 비긴: Chapter 941 - Chapter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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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그 말을 들은 송민아는 더 어리둥절해졌다.“이상형이라면... 고은서, 너 설마 정말 우리 오빠를 좋아하는 거야?”그녀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물었다.“만약 진짜라면 완전 우리 집 경사인데. 우리 엄마 아빠가 오빠를 장가보내는 일로 얼마 골치 아파하는지 알아?”고은서는 흥분한 송민아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먼저 진정해 봐. 나 네 오빠 안 좋아해.”송민아는 이내 눈에 띄게 시무룩해졌다.“하긴. 곽승재랑 민시후 같은 남자가 널 따라다니는데 우리 오빠가 어떻게 눈에 들어오겠어.”“...”고은서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송민아의 반응으로부터 송씨 가문에 송민준을 장가보내는 일로 하루 이틀 머리 아파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은서는 그저 한 마디만 내뱉었을 뿐인데 송민아는 거침없이 모든 걸 다 알려주었다.“그런데 왜 갑자기 우리 오빠 이상형에 관해서 묻는 거야?”송민아는 흥분한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 물었다.고은서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답했다.“민시후가 전에 네 오빠가 일밖에 모른다면서 연애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 얼마 전에 나 대신 페인트를 막아준 것도 있고 또 그 후로도 날 몇 번이고 도왔잖아. 그래서 민시후가 네 오빠가 뭔가 꾸미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했던 적이 있거든.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하긴 했는데 아까 여시은이 말하니까 나도 확실하게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서 물어본 거야. 오빠가 설마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송민아는 장난치는 대신 아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오빠가 특별히 어느 여자한테 잘해주는 걸 본 적은 없는 것 같아. 집에서도 여자를 소개해주곤 했는데 정말 일밖에 모르는 기계 사람처럼 굴어서 결국엔 다 수포로 돌아갔거든. 그래서 이상형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어. 그런데 민시후랑 관계도 꽤 좋고 해서 걔가 너를 좋아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너한테 호감을 표시하진 않을 것 같은데.”고은서는 부끄러운 듯 헛기침을 한 번 더하고는 말을 이어갔다.“내가 잘난체한다고 오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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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고은서는 곽승재를 놓아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런 상을 받는 건 처음이라 긴장했던 것 같네요.”사회자도 눈치 있게 타이밍에 맞추어 곽승재한테 나이가 제일 어린 수상자인 고은서에게 진심 어린 축하의 말을 전해주는 건 어떻냐고 물었다.곽승재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고은서를 빤히 바라보았다.그녀가 얼버무리며 넘어가려고 할 때 곽승재가 입을 열었다.“축하합니다.”아주 간단한 말 한마디지만 관중석에 있는 사람들은 아주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고은서는 웃으면서 관중석을 향해 꾸벅 인사를 했다.고개를 들었을 때 마침 여시은이 눈이 들어왔는데 그녀는 앞쪽에 있는 좌석에 앉아 물을 마시고 있었다.그러나 뜻밖으로 그녀는 박수도 치지 않고 물잔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고은서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여시은은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보였다.곽승재가 무대 아래로 내려간 후 고은서와 나머지 두 수상자는 각각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제자리로 돌아갔다.송민아는 그녀가 자리에 앉자마자 큰 포옹을 하면서 축하해줬다.“정말 너무 멋있어. 축하해!”“너도 충분히 나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어.”고은서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시상식은 열 시가 되어서야 끝났고 밖에서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송민아는 기사한테 연락하러 가고 고은서는 사람들과 함께 호텔 앞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저녁 시간이어서인지 바람이 약간 쌀쌀했다.옷을 얇게 입은 고은서가 추위 때문에 팔을 비비고 있을 때 누군가가 갑자기 그녀에게 옷을 걸쳐주었다.고개를 들어보니 송민준이었다.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에게 자신의 외투를 걸쳐주면서 말했다.“민아는 아직 통화 중이에요. 기사가 곧 도착할 거라고 전해달라고 저한테 부탁했어요.”그의 목소리는 아주 온화했다.그러나 약간의 불편함을 느낀 고은서가 외투를 벗어 돌려주려고 했다.“저는 괜찮으니까 외투는 민준 씨가 입고 있으세요.”그러나 송민준은 웃으면서 결연한 태도로 말했다.“입고 있어요. 감기라도 걸리면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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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고은서는 고민 끝에 주말에 해야 처리해야 할 회사 일이 있다면서 여시은의 제안을 거절했다.여시은도 강요하지 않고 환하게 웃으면서 다음에 다시 만나자고 했다.마침 기사가 도착하면서 고은서는 여시은과 간단히 인사하고 차에 올랐다.“민아는 민준 씨한테 맡길게요.”고은서는 말하면서 외투를 다시 송민준에게 돌려주었다.“외투 고마워요. 차에 앉으면 별로 춥지 않으니까 도로 가져가세요.”송민준은 그제야 외투를 받으면서 온화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인사했다.“조심해서 들어가요.”“네.”고은서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송민준은 멀어지는 차량을 보면서 외투를 자신의 팔에 걸쳤다.“친절하시네요.”곽승재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송민준은 그의 날이 선 말을 무시하면서 단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별말씀을요.”곽승재는 더는 뭐라 하지 않고 떠났다.“힘내세요.”여시은은 의미심장한 눈길로 송민준을 보면서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곽승재를 뒤따라갔다....토요일.고은서는 늦잠을 실컷 자고 고준석을 보러 본가로 가려고 했다.그러나 옷을 다 차려입고 집 문을 나서자마자 엘리베이터 쪽에서 익숙한 여자 한 명이 걸어오는 걸 보았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곽승재랑 스캔들이 난 인풀루언서 마재경이었다.그녀는 몸에 딱 붙고 짧은 옅은 색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가슴 볼륨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고 가녀린 허리도 밖에 드러나 있었다.아래에는 베이지 컬러의 와이드 팬츠를 입고 있었는데 청순하면서 섹시함을 잃지 않았다.그녀의 옆에는 이삿짐센터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 몇 명이 서 있었다.마재경도 고은서를 보자마자 놀라면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은서 씨도 이 아파트 주민이세요?”고은서는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나도 이곳 주민이냐고 물은 거지? 설마 이 아파트로 이사 온 거야? 심지어 나랑 같은 동 같은 층에 산다고?’“그럼 우리 이웃이겠네요.”마재경은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된 상태인 듯했다.“며칠 동안 고민 끝에 여기가 환경도 좋고 위치도 좋아서 이곳으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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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안 모인지도 꽤 된 것 같은데 조금 이따 같이 한잔하러 가지 않을래?”육현석이 시무룩해 하며 물었다.그러나 곽승재는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그의 말에 응대하지도 않았다.이를 본 육현석은 책상 변두리에 걸터앉으면서 컴퓨터 모니터를 손으로 가렸다.“형, 내 말 들었어?”곽승재는 덤덤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째려보며 말했다.“이 시간에 지연 씨랑 같이 데이트나 하지 그래. 왜 나한테 와서 존재감을 찾는 거야?”“형이 걱정되어서 그러지. 그리고 그 인플루언서와는 대체 무슨 사이야? 스캔들이 퍼진지 며칠째인데 아직도 그대로냐고.”곽승재는 차를 마시면서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형, 민시후가 이젠 위협이 되진 않지만 형수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잖아.”육현석이 일부러 고은서에 관해 말했다.“지연이한테서 들었는데 사업 파트너 중에 여러 명이 형수님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대. 심지어 쉴 새 없이 형수님 회사로 선물까지 보낸다고 하던데. 그리고 그 잘생긴 연예인 있잖아. 이틀 후면 해성으로 돌아온다고 형수님한테 만나자고 매일 문자가 온대.”육현석은 이어 자신의 결론을 보태었다.“쓸데없는 일을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진짜 형수님을 빼앗길 수도 있어.”“나랑 무슨 상관인데?”곽승재의 눈빛이 삽시에 어두워졌다.“불안하면... 뭐? 방금 뭐라고 했어?”육현석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형, 나 지금 고은서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 거야. 형이 재혼하고 싶어 미치는 그 전처 말이야. 그런데 지금 형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 거야?”육현석은 말하면서 곽승재가 열이라도 나는지 그의 이마를 짚어보려고 했다.곽승재는 성가시다는 듯 그의 손을 뿌리치면서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이후로 고은서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아도 돼. 나가. 나 바쁘니까.”“...”육현석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형은 왜 또 자존심을 세우고 난리야? 형수님이랑 재혼하기 싫은 거야?’육현석은 그 영문을 파헤치기 위해 한참 동안 떼를 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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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고은서를 쿠아를 여시은에게 돌려주며 말했다.“쿠아가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을 구해주고 정성을 다해 보살펴준 시은 씨겠죠.”“그런데 모든 일이 정성을 다했다고 이뤄지는 건 아니잖아요. 쿠아가 저보다 은서 씨를 더 잘 따르는 것 같은데요.”여시은이 쿠아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쿠아는 몸을 옹크리고 긴장한 듯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그래서 부럽다는 거예요. 일도 잘하고 매력적이고 심지어 동물들도 은서 씨를 좋아하잖아요.”여시은은 전에도 이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고은서는 그녀가 그저 예의를 차리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똑같이 칭찬을 해줬었다.“저는 시은 씨가 더 부러운데요. 집안도 좋고 자식을 무척 사랑해주는 아버지도 있잖아요. 시은 씨야말로 인생 승자죠.”여시은은 계속 쿠아를 어루만지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진짜 인생 승자인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죠.”고은서가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때 여시은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아버지도 언젠간 저를 떠나게 될 거잖아요. 게다가 저는 또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는데 나중에 의지할 곳 하나 없을까 봐 무서워요.”고은서는 문뜩 민시후가 전에 여씨 가문 방계들이 현재 가주 자리를 호시탐탐하고 있는데 여재훈이 곽승재를 사위로 들이고 싶은 이유가 아마 그의 능력 때문일 거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런데 나중에 여씨 가문이 어떻게 되든 여시은은 여전히 지금처럼 부유하게 살 수 있을 텐데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지.’“어머. 갑자기 저도 모르게 이런 얘기가 나왔네요.”여시은이 이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은서 씨, 곧 밥 먹을 시간인데 우리 같이 나가 먹지 않을래요?”고은서가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사양하려고 할 때 여시은이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은서 씨, 아무리 바빠도 밥은 챙겨 먹어야죠. 원래 오늘 아빠가 돌아오신다고 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오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한테 친구랑 같이 놀라고 하던데 제가 해성에 친구가 별로 없는 걸 은서 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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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여시은은 사과하다가 말고 깜짝 놀라했다.고은서가 다가가 확인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룸 안에는 곽승재가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옆에는 마재경도 함께 있었다.도착한 지 얼마 안 되는지 웨이터가 마침 음식을 올리고 있었다.그녀의 시선을 느낀 곽승재가 고개를 들고 덤덤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곽 대표님,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되네요. 밥 먹으러 오신 건가요?”여시은이 의외라는 듯 먼저 말을 꺼냈다.“재경이가 이 레스토랑의 음식이 맛있다고 해서 한 번 먹어보러 온 거예요.”곽승재가 담담하게 답했다.옆에 있던 마재경이 부끄럽다는 듯 나긋하게 웃어 보였다.“고마워요, 대표님.”“미리 예약하고 오신 거예요? 우린 만석이라고 좀 기다려야 된다던데.”여시은이 부러워하며 물었다.“괜찮으시다면 합석하실래요?”마재경이 곽승재를 힐끔 보더니 예의 바르게 물었다.여시은은 문 쪽에 서있는 고은서를 보면서 물었다.“은서 씨, 어때요?”마재경은 그제야 고은서를 발견하고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그녀를 안으로 초대했다.“은서 씨,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얼른 들어오세요.”‘밥 먹으러 왔는데 왜 하필 곽승재랑 부딪치는 거야?’고은서는 사실 별로 합석하고 싶지 않았다. 반면 음식 냄새를 맡은 여시은은 약간 흥분해 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심지어 고은서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다.“밥만 같이 먹는 건데 대표님도 괜찮으시죠?”“들어오세요.”곽승재가 무표정을 얼굴을 하고 답했다.이렇게 된 이상 고은서는 더는 머뭇거리지 않고 여시은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네모난 나무 식탁 앞에 곽승재가 센터 자리에 앉고 마재경은 그의 왼쪽 자리에 앉아 있었고 고은서는 곽승재의 맞은 켠 자리에 앉았다.여시은 아주 자연스럽게 곽승재의 오른쪽에 있는 자리에 앉으면서 쿠아를 잠시 웨이터에게 부탁했다.사람이 많아진 탓에 곽승재는 웨이터를 불러 음식을 몇 가지 더 주문했다.“와, 다 매운 음식이네요. 은서 씨, 괜찮겠어요?”여시은이 관심하는 말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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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뚝배기 안에 있던 우유는 몹시 뜨거웠는데 여시은이 국자를 떨어뜨리면서 우유가 그녀의 손에 튕겼다.여시은은 순간 아악 비명을 지르면서 들고 있던 그릇을 옆으로 팽개쳤다.그러자 뜨거운 우유가 마침 고은서와 마재경의 손등에 튕겼다.두 사람은 동시에 갑자기 몰려오는 고통에 신음소리를 내면서 손을 움켜쥐었다.“괜찮아?”곽승재가 벌떡 일어서면서 고은서의 손을 잡았다.바로 이때, 꽈당하는 소리와 함께 마재경이 의자와 같이 뒤로 넘어졌다.뚝배기랑 더 가까이 있었던 마재경이 사실상 더 심하게 데였는데 방금 튕겨오는 우유를 피하면서 실수로 뒤로 고꾸라졌던 것이다.그러나 곽승재는 그녀를 관심할 겨를이 없었다.그는 이미 식은 차를 빨갛게 데인 고은서의 손등에 부으면서 옆에 넋을 놓고 있는 웨이터를 향해 호통쳤다.“지금 멍해서 뭐 하고 있는 거예요? 얼른 찬물을 가져오지 않고!”“네네.”웨이터가 황급히 찬물을 가지러 가고 여시은은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듯했다.“죄송해요.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은서 씨, 괜찮아요?”여시은이 긴장해 하며 물었다.고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밀려오는 고통 때문에 저도 모르게 손을 거두어들이려고 했다. 그러나 곽승재가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를 제지했다.“움직이지 마.”“마재경 씨, 왜 넘어지셨어요. 얼른 일어나세요.”여시은이 마재경 곁으로 다가가며 말했다.“앗, 재경 씨도 데었어요? 죄송해요.”여시은이 자책하면서 사과했다.그녀도 곽승재를 따라 식은 찻물로 임시 처치를 해주려고 했는데 쓸 수 있는 찻물은 이미 그가 다 써버린 후였다.“괜찮아요. 웨이터가 곧 올 거예요.”여시은이 마재경을 위안했다.마재경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 여시은의 부축하에 힘겹게 일어섰다.웨이터는 이내 찬물을 가져왔고 이어 상황을 처리하러 온 매니저가 사과하며 나타났다.그와 동시에 다른 한 담당자가 화상 연고를 들고 룸으로 들어 왔다.곽승재는 눈살을 찌푸린 채 고은서를 위해 연고를 발라주었다.행여나 그녀가 아파할까 봐 애써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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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고은서는 곽승재의 숨결이 가빠진 걸 느낄 수 있었다.잠시 후, 곽승재는 콧방귀를 뀌면서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마재경을 바라보았다.“가자. 병원으로.”그제야 관심을 받은 마재경은 가엽게 눈물을 흘리면서 입을 열었다.“대표님, 저 괜찮아요. 별로 안 아파요.”“그래도 안심하게 검사받아.”곽승재는 말하면서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마재경은 머뭇거리면서 고은서를 힐끔 보더니 이내 곽승재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며 그의 팔짱을 꼈다.키큰 곽승재 옆에 서있는 마재경의 뒷모습이 유독 더 작아보였다.고은서는 두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은서 씨도 병원에 가서 검사 받아보는게 어때요?”여시은이 관심하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고은서는 이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여시은 씨, 곽승재랑 마재경 씨가 이 레스토랑에 있다는 걸 알고 일부러 이곳에 오자고 한 거죠?”전에 노숙자 일과 마찬가지로 우연이라고 해도 너무 수상했다.‘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여시은이 그 현장에 있는다는 게 말이 돼? 한두 번도 아니고. 우연이라고 해도 이런 우연이 어디 있어?’여시은은 멈칫하더니 이내 울먹이면서 물었다.“은서 씨,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저는 그저 여기 음식이 맛있다고 들어서 먹어보러 온 것뿐이에요. 저도 이곳에서 곽 대표님을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여시은은 마치 정말 상처라도 입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다치게 한 건 정말 죄송해요. 이럴 줄 알았더라면 합석하는 게 아니었는데... 다른 레스토랑으로 가든 얌전히 자리가 나길 기다리면 될 것을.”고은서는 상심해 하는 여시은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우연이 아니라면 대체 왜 그런 거지?’“여시은 씨, 곽승재 비서를 하러 판주에 들어간 것도 곽승재한테 호감이 있어서죠?”고은서가 직설적으로 자신의 의문을 내뱉었다.여시은은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답했다.“확실히 능력이 뛰어나고 우리 아빠도 마음에 들어 하면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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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지연아, 차라리 연예 기자를 하는 건 어때? 간호사보다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박지연은 자신을 향해 장난치는 고은서를 보며 전혀 화내지 않았다.“안 될 일은 없지. 그럼 우선 날 위해 엔터테인먼트 하나를 매수해주지 않을래? 그리고 저기요, 왜 제 물음을 피하시는 거죠?”박지연은 끝까지 캐물을 생각인 것 같았다.“아무렇지도 않거든. 됐지?”고은서가 그녀를 째려보며 답했다.“그만하고 나 손 아파.”그녀는 화제를 돌리면서 박지연을 향해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박지연은 눈이 휘둥그레서 황급히 어떻게 다친 거냐고 물었다.고은서는 그제야 밥 먹을 때 있었던 일을 그녀에게 알려주었다.“그러니까 그 인플루언서가 병원을 간 게 화상을 입어서란 말이지? 그래서 아까 놀라지도 않았던 거고.”그러나 박지연은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그 여시은이라는 사람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었어. 그런데 그럴 이유가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박지연은 이내 이미숙한테 연고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면서 그녀의 말에 답했다.“그게 왜 이해가 안 돼. 곽승재가 그 인플루언서랑 가까이 지내는 걸 알고 일부러 너를 이용해서 두 사람을 데어놓으려는 거겠지. 상대방한테 곽승재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라고 주제를 알라고 경고하는 거잖아. 그럼 그 인플루언서도 자연스럽게 널 질투하게 되는 거지. 그렇게 되면 여시은이 어부지리로 모든 이득을 갖게 되는 거고.”박지연의 설명을 들은 고은서는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음식을 주문할 때랑 밥을 먹으면서까지 여시은이 은근슬쩍 곽승재가 아직도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확실히 느껴졌어. 특히 그 우유가 튕길 때 곽승재의 반응이 그 모든 게 사실이라고 증명하는 셈이 되었지. 만약 여시은이 일부러 마재경의 질투심을 일으키려 한 거라면 목적을 이루게 된 거네.’“그런데 여시은이 마음에 다른 여자를 둔 남자는 싫다고 했는데.”고은서는 아직도 어리둥절했다.‘곽승재를 좋아하지 않는 거라면 왜 자꾸 그를 시험하려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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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괜찮아. 급한 일도 없고 한데 그냥 쉴 겸 기다린 거야.”주인혁은 말하면서 아주 정교하게 포장된 선물 하나를 꺼내 고은서에게 건네주었다.“누나, 이거 내가 주는 선물이야. 개업한 거도 축하하고 해성 10대 청년상을 받은 것도 축하하는 의미에서 주는 선물. 비록 조금 늦었지만 양해 부탁해.”고은서는 선물을 받아 열어보았다.그 안에는 옥으로 된 평안 목걸이가 들어 있었는데 빨간 줄로 장식되어 있었고 불빛 아래에서 아주 영롱한 빛을 선보이고 있었다.축하 선물이라기엔 너무 귀중해 보였다.“촬영장 근처에 아주 영험한 절이 하나 있는데 누나를 위해 내가 가서 직접 받아온 거야.”주인혁이 약간 쑥스러워하며 말했다.“누나가 계속 평안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해서.”전에 매번 그와 연락할 때마다 고은서는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아마 그 이유 때문에 나한테 이걸 주는 거겠지.’고은서는 그의 정성에 감동을 받았다.“고맙게 받을게. 너무 마음에 들어. 가자. 누나가 밥 사줄게.”그러나 주인혁은 갑자기 그녀의 손등에 있는 상처를 보고 다급해 하며 물었다.“누나, 손등은 왜 이래? 다쳤어?”어제 데인 상처에 연고를 발랐다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다 나을 리가 없었다.물집은 또 어느새 터졌는지 주변이 새하얗게 되면서 물집 아래의 빨간 살이 드러났다.확실히 보는 사람이 놀랄만한 비주얼이었다.“괜찮아. 약을 바르면 돼.”고은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그럼 안 되지. 의사한테 가서 보여야지. 누나, 나랑 같이 병원 가자.”주인혁이 병원을 가자고 고집부렸다.고은서는 이까짓 상처로 병원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느꼈지만 태도가 결연한 주인혁을 보면서 밥 먹으러 가는 도중에 의원에 들러보려고 했다.주인혁이 워낙 인기가 많아서 행여나 기자들한테 찍힐까 봐 고은서는 기사한테 주차장에서 대기하라 하고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그러나 엘리베이터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송민준을 만났다.그는 캐쥬얼한 옷차림을 한 채 손에 간식거리를 들고 있었는데 송민아를 찾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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