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서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말했다.“좋아. 끝나고 나면 밖에 나가서 맛있는 거 먹자. 기다려, 내가 데리러 갈게.”“나야, 내가 갈게.”박지연은 의욕이 잔뜩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차 사려고 했잖아. 육현석이 연습용으로 한 대 빌려줬어.”“선물로 준 게 아니라?”“내가 그렇게 비싼 걸 어떻게 받아. 얼른 내려와.”고은서는 자신의 운전 초보 시절이 떠올라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지연아, 너 운전면허 대학 때 땄지? 그동안 운전 거의 안 했잖아. 괜찮겠어?”“무슨 뜻이야? 당연히 괜찮지!”박지연은 자신만만했다.“며칠 동안 육현석이 시간 날 때마다 나랑 같이 연습했어. 나 운전 완전 잘해.”“육현석은?”“오늘 바빠서 시간 못 낸대. 헛소리 그만하고 조금만 기다려. 금방 갈게.”짐을 챙긴 고은서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박지연이 반짝거리는 새 차를 타고 도착했다.그녀는 일부러 경적을 한 번 울리고 창문을 내려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자신만만한 모습 좀 봐. 모르는 사람이 보면 운전이 엄청 어려운 일인 줄 알겠네.’고은서는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단단히 맸다.“지연아, 너 혼자 운전하는 거 처음 아니지?”박지연은 의욕이 넘쳤다.“걱정하지 마! 처음 아니야. 오늘 아침에도 혼자 병원 주차장 한 바퀴 돌았어. 그리고 방금도 병원에서 여기까지 잘 왔잖아.”고은서는 말문이 막혔다.‘그래도 괜히 초 치지 말고 믿어야지...’그녀는 손잡이를 꽉 잡으며 장엄하게 말했다.“출발하시죠!”박지연은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흘겨보았다.“정상적으로 행동해. 나 진짜 운전 잘해.”고은서의 걱정 속에서 박지연은 무사히 목적지까지 운전했다.주차를 마치자 고은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다 고은서는 갑자기 곽승재가 대담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사고까지 낸 운전자의 조수석에 앉을 용기가 있다니... 내가 실수라도 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을 텐데.’고은서와 박지연은 함께 피부과로 들어갔다.직원이 그들을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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