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은은 곽승재의 말을 듣자마자 순간 멍해졌다.그러나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곽 대표님, 어제 은서 씨랑 마재경 씨를 데게 한 건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진짜 그냥 실수로 그런 거예요. 대체 무슨 설명을 원하시는 거죠?”곽승재의 표정이 삽시에 어두워졌다.“여시은 씨, 총명하신 분이어서 직설적으로 말할게요. 어떤 일은 해도 괜찮고 어떤 일은 하면 안 되는지 이후부터 잘 구분해 가며 하시길 바랄게요.”“지금 제가 일부러 그런 거라고 단정 짓는 건가요?”여시은은 억울하다는 듯 씩씩거리며 반박하기 시작했다.“그럼 신고해서 경찰더러 저를 잡아가라고 하세요. 고의상해죄로 저를 고소하면 되겠네요.”여시은이 이렇게 강인하게 나올 줄은 생각 못 했던 곽승재는 눈살을 찌푸렸다.바로 이때 문 쪽에서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곽 회장님과 여 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이 사무실 문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아버지, 여 대표님, 여긴 무슨 일로 오셨죠?”곽승재가 일어서서 두 사람을 마중했다.“금방 귀국하고 시은이 보러 들렀는데 마침 아래서 곽 회장님을 만나서 같이 올라왔어.”여재훈이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여시은은 두 사람을 보자마자 눈시울이 더 빨개지면서 입술을 삐죽 내밀고 억울하면서도 굴복하지 않는다는 듯 울락 말락 했다.“시은아, 왜 그러니? 승재가 널 괴롭혔어?”곽현수는 눈을 부릅뜨고 곽승재를 노려보면서 그를 비난했다.“시은이가 뭘 잘못했다고 애를 울리는 거야?”곽승재는 눈살을 찌푸린 채 덤덤하게 그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재훈은 여시은에게 다가가 물었다.“시은아, 무슨 일 있었어?”여시은은 눈물을 닦으면서 울분을 토했다.“방금 분쟁이 생겼는데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곽 대표님한테 화냈어요.”여재훈은 여시은의 이마를 콕 찍으면서 말했다.“겸손하게 성질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걸 배우겠다고 아빠랑 약속했잖아.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잊은 거야?”그러자 여시은이 콧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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