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시후의 말을 들은 고은서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민 도련님, 왜 입만 열면 곽승재 얘기예요? 설마 곽승재한테 관심 있는 건 아니죠?”“고은서, 너 지금 날 엿먹이려고 일부러 이런 소리 하는 거지?”민시후가 화를 내면서 고은서를 한 대 살짝 때리려고 했다. 하지만 고은서가 아주 민첩하게 옆으로 피하는 바람에 민시후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았는데 갑작스레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 때문에 그는 순간 손을 떼는 걸 잊고 있었다.“저리 비켜!”고은서가 성가시다는 듯 그를 밀어냈다.그러나 민시후가 갑자기 고은서 앞으로 다가가면서 그녀를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고은서, 내가 말했지? 그런 소리 한 번만 더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선택해 봐. 한 대만 맞을래, 아니면 두 대 맞을래?”민시후는 하인을 농락하는 나쁜 부잣집 도련님처럼 고은서의 턱을 치켜올리며 물었다.“혹은 나한테 키스라도 한 번 해줄래?”“꺼져!”고은서는 망설임 없이 그의 무릎을 발로 차버렸다.민시후가 숨을 길게 들이쉬며 허리 굽혀 아픈 무릎을 어루만질 때 고은서가 입을 열었다.“맞아야 할 사람은 너야.”‘진짜 병이라도 있는 건가? 자꾸 날 놀리려고 하네.’“고은서, 너 좀 여자답게 굴면 안 돼?”민시후가 그녀를 쏘아보며 호통쳤다.“나처럼 잘생긴 남자가 너한테 벽치기를 하는데 어떻게 부끄러워하며 좋아하지도 못할망정 날 발로 찰 수가 있어?”고은서는 콧방귀를 뀌면서 답했다.“무릎을 찬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 잘생긴 민시후 씨.”“너!”민시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화난 민시후와 달리 고은서는 갑자기 무언갈 떠올린 듯 다시 입을 열었다.“민 도련님의 이런 모습을 송민아 씨가 알게 되면 어떨까요? 민 도련님을 향한 애정의 마음을 접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고은서!”민시후가 또다시 호통을 치면서 화난 얼굴을 하고 그녀를 붙잡으려고 할 때 고은서는 영활하게 문 뒤로 숨으면서 투항했다.“그만 이젠 회사로 가자. 나 할 일이 있어.”민시후는 자신을 피하는 듯한 고은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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