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서, 네가 선물한 것도 아니면서 왜 그날 외숙모가 꺼냈을 때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은 거야?”곽승재는 넥타이핀을 처음 착용한 날을 떠올렸다. 당시 육현석은 고은서의 취향이 아닌 것 같다 했지만 날카로운 그의 시선에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었다.‘육현석의 말이 맞았네. 이 넥타이핀은 고은서가 직접 고른 게 아니네. 하긴, 나한테 선물 사준 적도 없는데... 나만 바보처럼 은서가 기뻐할 줄 알고 어젯밤 가져다준 셔츠를 입고 은서가 선물했다고 생각한 넥타이핀을 한 거네.’“굳이 나서서 해명할 필요 있어?”고은서가 싸늘히 말을 이었다.“전에도 당신한테 많이 보냈는데 한 번도 받은 적 없잖아. 비서가 거절하게 하든 아니면 프런트 데스크에서 처리하게 해놓고 당신이 정말 이 핀을 사용할 줄 어떻게 알았겠어?”고은서의 말을 들은 곽승재는 말문이 막혔다.예전에 그는 고은서의 마음을 단념시키기 위해 그녀가 선물한 물건을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았었다.고은서의 말에 그는 한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다.곽승재의 안색이 변했지만 고은서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곽승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곽승재가 룸을 나와 마당에 도착할 때까지 고은서는 그를 다시 부르지도 붙잡지도 않았다.얼굴을 굳힌 곽승재는 그대로 운전하여 자리를 벗어났다.고은서는 그 후 며칠동안 곽승재를 볼 수 없었다.오히려 주민기가 전화를 걸어 혹시 곽승재와 싸웠는지 조심스레 물어보며 기분이 매우 좋지 않으니 혹시 한번 와주면 안 되냐고 묻기도 했다.고은서는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기분 나빠야 할 사람이 누군데. 이혼 서류에 사인 안 한 건 그렇다 치고 시그니엘도 물 건너갔잖아!’뱃속에는 처리해야 할 시한폭탄도 있었다.월요일, 고은서는 ZY 그룹에서 입사 절차를 밟고 있었다.민시후는 그녀에게 굳이 매일 출근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투자은행 프로젝트만 담당하면 된다고 했다.마음이 상한 송민아는 며칠 휴가를 내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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