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다물어.”육현석이 훈계했다.“저분은 우리 승재 형의 아내, 내 형수님이거든!”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육현석이 말하는 승재 형이 누구인지 다 알고 있었기에 다시 무대 위의 고은서를 바라볼 때 눈빛이 확연하게 달라졌다.GS 그룹의 사모님이 이렇게... 제멋대로일 수 있다니.고은서는 공연을 마치고 대범하게 관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는 자리로 돌아갔다.박지연은 감격에 겨워 얼굴이 빨개졌다.“은서야, 넌 내 우상이야. 너무 멋있었어! 자, 칵테일 한 잔 더 마시자!”술김이 올라와서인지 고은서도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켰다.“은서야, 아무리 그래도 원샷은 무리야. 이 칵테일이 마시기는 좋지만, 도수가 꽤 높아.”고은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괜찮아. 취하면 취하는 거지.”고은서는 이제 누구의 비위를 맞출 필요가 없고, 곽승재가 자신이 단정하지 못하다고 여길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에 술에 취해도 별 상관이 없었다.“그리고 너 평소에 술 마시러 나올 시간도 없는데 오늘은 너랑 실컷 마실 거야!”박지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요 며칠 시어머니를 모시느라 너무 힘들었어. 진작에 이렇게 나와서 바람도 쐬고 기분도 풀고 싶었어.”“다연아, 온 닥터와 그 여동창은 어떻게 됐어? 온 닥터의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어?”고은서는 이 일에 계속 신경을 써서 물었더니 박지연이 말했다.“아마 옮기지 않았을 거야. 나 이틀 전에 남편에게 한마디 물었는데 여동창과 연락하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했어.”고은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전생의 타임 라인으로 계산하면, 그 여동창은 지금 이미 귀국해서 병원에 갔었다.‘설마, 이번 생에 지연이가 남편 따라 외국에 가서 그 여동창에게 틈을 주지 않았던 걸까?’“요즘 우리 시어머니께서 자꾸 아이를 낳으라고 재촉해서 머리가 아파.”박지연은 고민거리를 털어놓았다.“내가 이 타이밍에 임신하면 수간호사 자리를 완전히 놓치게 될 거야. 그리고 시어머니의 성격상 나더러 아예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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