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 씨는 그의 사랑을 받을 수 없어서 마음먹고 포기한 거 아니에요?”민시후는 무자비하게 말했다.“뭐, 다른 사람은 멋진 선택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가 은서 씨를 찬 것과 별 차이가 없어요.”고은서는 말문이 막혔다. 이 인간과는 도저히 말이 안 통했다.저녁이 되자 항상 바쁘기만 하던 박지연이 드디어 시간을 냈다. “은서야, 새로 열린 라이브바가 정말 좋대. 거기서 한잔하고, 나를 위한 셈 치고 드럼 한 번만 연주해 줘!” 고은서가 대답할 틈도 없이 박지연은 재빠르게 덧붙였다.“너가 약속한 거야, 취소하지 마!” “알겠어, 드럼이 뭐, 문제없어.”고은서가 약속했다.두 사람은 라이브바에서 만났다. 1층은 홀, 2층은 비교적 조용한 좌석 구역이었다. 앞에는 대형 무대가 있었고 누군가 한창 노래를 부르고 있어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박지연과 고은서는 1층의 한쪽 구석 좌석에 앉았다.자리에 앉자 박지연은 고은서 목 뒤쪽에 있는 빨간 점을 발견했다.“키스 마크? 누가 한 거야?” 고은서는 본능적으로 목을 만졌다. 오늘 아침 곽승재가 목 주변을 건들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놓였다. “키스 마크가 아니라 벌레에게 물린 거야.” “내가 바보인 줄 아니?”박지연은 툴툴거리며 말했다.“이거 분명히 키스 마크야.” 고은서는 작은 거울을 꺼내서 그 점을 확인해 보았다. 어제 아침에 본 것과 같았다. “네 눈에 혹시 스캔 기능이라도 있니? 내가 본 다른 키스 마크들은 이보다 훨씬 크고 진했어.” 박지연은 고은서를 한심한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상식이잖아. 키스 마크가 항상 크고 선명하지는 않아. 살짝 빨면 이렇게 작은 자국만 남게 돼.” 이 말을 듣고 고은서는 반쯤 잠든 상태에서 느꼈던 목의 촉촉한 감각이 떠올랐다. ‘정말 곽승재가 한 거라고?!’ “최근에 승재 씨와 같은 방에서 자고 있다며, 그가 몰래 키스한 거 아니야?”박지연은 호기심에 물었다.“그 외에 더 나아간 행동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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