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581 - Chapter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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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그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윤혜인은 더는 발버둥 치지 않았다.배남준은 고개를 돌려 마주 잡은 두 사람의 손을 보며 물었다."혜인아?”이준혁의 눈빛은 마치 먹잇감을 잡으려는 짐승과 같았다.윤혜인은 두 사람이 이러다가 싸움이라도 날까 봐 두려웠다. 배남준 같이은 공부만 해 온 사람은 싸워봤자이 이 미친놈이랑 싸우면 분명 손해 볼 게 뻔하다고 생각했다."남준 오빠, 먼저 차에 들어가 계세요. 이 사람이랑 몇 마디하고 갈게요.”배남준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물었다."괜찮겠어?"이 말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던 이준혁이 손에 힘을 더하게 의 손을 더 힘껏 쥐게 했다. 마치 금방이라도 가서 배남준을 때릴 것만 같았다.윤혜인은 황급히 한 걸음 앞으로 나가 두 사람 사이에 섰다. 그리고서서 그를 가로막는 듯이 두 팔을 벌렸다.이 모습은 본 이준혁은 무언가가 심장을 찌르는 것처럼 느껴졌고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윤혜인이 배남준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남준 오빠. 제가 곧 찾아갈게요.”배남준은 그이 남자의 표정을 보고 그녀를 해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가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믿고 머리를 약간 갸우뚱한 채로 밖으로 나갔다.배남준이 멀어지자 그녀는 시무룩하게 손을 뿌리쳤다."이제 좀 놔줄래요?”이준혁은 손에 힘을 줄였을 뿐, 놓지는 않았다. 그리고 물었다. "이게 네가 바쁘다고 한 이유였어? 다른 남자랑 데이트하는 게?”말 속에 가득한 질투심이 느껴졌다.만약 곽경천이 그녀에게 이준혁이 남자가 예전에 첫사랑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정말 이준혁이이 남자가 자기를 사랑해서 질투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그녀는 웃으며 일부러 대답하지 않고 물었다. "대표님, 지금 질투하는 거예요?”이준혁이은 입술을 오므린 채리고 입을 열려고 한 순간하자 그녀가 계속 말했다. "질투 나면 준혁 씨도 다른 여자랑 데이트해요., 상관없어요,. 저는.”이런 상황을 그녀는 개의치 않을뿐더러 두 팔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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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참을 수 있으면 그녀는 정말 그를 리스팩해할 것이다.순간, 남자는 안색이 냉랭해졌는데 화날 것 같으면서도 참고 있는 듯하였다."난 바람피운 적이 없어. 너 말고 다른 여자랑 잔 적도 없어.”남자의 고백에 윤혜인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아주 담담하게 비아냥거렸다."그럼, 대표님이 참 정이 깊은 사람이라고 할 걸 그랬어요. ”"저에게 이렇게 애틋하게 대하다니, 우리 사이에 아이는 어떻게 없어졌는지도 잊게 생겼네요냐고 묻겠어요.”아이 얘기가 나오니, 이준혁의 기세가 조금 약해졌다.그는 약간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뜻밖의 일이었어.”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는 결코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다.그들의 첫 아이에 대한 그의 가슴앓이는 윤혜인 못지않았다."대표님은대표님의 뜻밖으로 대표님의 찐 사랑을 구하러 가셨고, 또 뜻밖으로 위험에 빠진 저를 버리고 가신 거예요?”정말 좋은 핑곗거리라고 윤혜인은 생각했다. 윤혜인은 입꼬리를 조금 올리더니 말했다."그러면 제가 다른 남자랑 데이트하고 친밀한 행동을 하는 것도 뜻밖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우리 둘 다 뜻밖으로 저지른 일인데 대표님도 너무 따지지 마세요.”윤혜인이 한마디씩 할 때마다 남자의 안색은 점점 먹물처럼 어두워졌다."아까 그 남자랑 같이 나를 상대하기로 마음을 굳혔구나?”이준혁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남자가 망가져도 괜찮다는 뜻인가?”이 말은 조금도 포장하지 않은 협박이었다. 그도 더는 감추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는 그 남자를 망가뜨리고, 다시는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게 하려고 했다. 윤혜인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긴장한 기색도 없이 물었다. "대표님, 이건 또 협박인가요?”'또'라는 한 글자 때문에 남자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하지만 그는 부인하지 않고 대답했다. "맞아.”그녀가 다른 남자랑 데이트하는 걸 지켜보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에 비하면 그녀에게 미움을 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이준혁은 마음이 조금 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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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5년 전에도 윤혜인은 이준혁에게 이혼을 요구한 적이 있었고 그때도 이준혁은 그녀를 억지로 붙잡아두기 위해 갖은 방법을 썼었다.이준혁은 스치듯 떠오른 그 기억에 마음이 복잡해졌다.이때 그들 뒤로 종업원이 음식을 나르면서 지나갔고 이준혁은 그녀를 끌어당기기 위해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하지만 윤혜인은 그가 손을 뻗는 것을 보고 습관적으로 몸을 뒤로 피했다. 그러하다가 잘록한 허리가 식탁 모서리에 부딪혔다.그녀는 아픈 듯 눈살을 찌푸리며 나지막이 신음을 냈다.갈 곳을 잃은 이준혁의 손은 한참 동안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이준혁은 윤혜인이 자기가 다칠지언정 그와 어떠한 접촉도 하고 싶지 않다는 눈빛을 읽고 눈시울이 붉어졌다.“내가 그렇게 싫어?”윤혜인은 눈을 살짝 치켜뜨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당연한 거 아니에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난 당신이 더 싫어요!”그녀의 단호한 말투와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눈빛은 비수가 되어 그의 심장을 찔렀다.하지만 윤혜인은 그의 기분 따위는 상관하지도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 같으니 이만 가볼게요, 비켜주세요.”그녀는 이준혁이 계속 앞을 막고 있자, 차가운 말투로 그를 불렀다.“이준혁 씨?”이준혁은 상처를 제대로 입은 듯 침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왜...”“뭐라고요?”“왜 날 이토록 미워하는 거야?”기억상실증에 걸린 윤혜인이 돌아온 후, 두 사람은 두세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이준혁은 아무런 기억이 없는 윤혜인이 어떻게 자기를, 이 지경까지 미워하고 거부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는 심지어 윤혜인이 자기와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이러한 이준혁의 생각을 알 리 없는 윤혜인은 단호한 태도로 답했다.“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날 강요하는 것이 너무 싫어요., 게다가 당신은 첫 만남부터 거부감이 들었어요.”윤혜인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준혁에 대한 거부감과 저항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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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이준혁은 윤혜인에게서 아니라는 답을 강요하려는 듯 손바닥으로 그녀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당겼다.거세진 그의 행동에 윤혜인은 고통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리면서 소리쳤다.“준혁 씨, 미쳤어요?”화가 치밀어온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준혁을 물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이준혁은 한참 동안 윤혜인을 바라보다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다시 한번 물었다.“내가 정말 너한테는 낯선 사람에 불과해?”윤혜인은 다소 격양되어 언성이 더욱 높아졌다.“백번을 더 물어봐도 내 대답은 똑같아요! 나한테 당신은 낯선 사람일 뿐이에요!”순식간에 주위의 공기가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이준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하고 눈만 가늘게 떨었다.윤혜인은 숨을 가다듬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그만 놔줘요.”그런데도 이준혁이 잡은 손을 계속 놓지 않자, 윤혜인은 그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게 내뱉었다.“설마 또 나한테 키스하려는 건 아니죠? 이선그룹의 대표가 이 정도로 욕구불만이에요? 지금 당장이라도 아가씨를 불러줄까요?”그 말 한마디에 이준혁의 눈빛이 더욱 차갑게 변하더니 윤혜인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그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면서 물었다.“당신은 내가 여자가 부족해서 이러는 것 같아?”윤혜인은 자기가 이준혁의 심리를 정확히 겨냥했다는 것을 직감하고 기뻤지만,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답했다.“쓸데없는 걱정을 했네요., 당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오지랖이 넓었어요. 그래서 말인데 이제는 좀 비켜줄래요?”윤혜인은 차가운 말을 내뱉으면서 자기의 손목을 연신 주물렀고 이준혁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그녀가 방을 나가려는 순간, 이준혁이 그녀의 어깨를 잡아 또다시 벽 쪽으로 밀쳤고 이번에는 저돌적으로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그의 행동은 마치 빼앗긴 무언가를 되찾으려는 듯 거침없었고 윤혜인도 눈이 휘둥그레진 채 멍하니 그의 키스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뒤이어 정신이 번쩍 든 그녀는 분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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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윤혜인도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욱하는 마음에 내뱉은 말을 이준혁이 이런 식으로 받아치자, 오히려 말문이 막혔다.한참을 말이 없던 그녀가 차가운 눈빛으로 이준혁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준혁 씨, 나... 좋아해요?”이준혁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물음에 조금 당황했지만 태연한 척 답했다.“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겠어?”윤혜인은 입술을 살짝 말아 올리며 조롱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다시 물었다.“내 눈에는 당신이 나에 대한 신선함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다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데요? 내가 아무리 당신 아내라고 해도 5년 동안 만나지 못했으면 당연히 잠시나마 새로운 느낌이 들 거예요. 하지만 이러한 감정이 사그라들면 날 쓰레기처럼 버릴 건가요 아니면 애완동물처럼 집에 내버려둘 건가요?”이준혁의 가슴은 더욱 찌릿찌릿 아파 나면서 목소리까지 갈라졌다.“혜인아, 난 신선함 때문에 이러는 것도 아니고 널 쓰레기 취급하면서 버릴 생각은 더욱 없어, 넌 내 아내고 그 누구도 널 대신할 수 없어...”그의 애절한 목소리에 윤혜인의 머리가 복잡해졌고 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준혁 씨, 내가 몇 번이고 말했잖아요. 당신 기억 속에는 내가 당신의 아내일지는 몰라도 나한테 당신은 그저 낯선 사람일 뿐이에요. 당신이 날 아내로 생각하고 당연하게 하는 행동들을 난 받아들이기 힘들 뿐만 아니라 계속 나한테 당신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도 감당이 안 돼요.”윤혜인은 냉랭한 목소리로 그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발언을 계속해 나갔다.“이게 준혁 씨가 사람을 좋아하는 방식인가요? 당신은 상대방의 의견이나 생각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이기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상대방을 좋아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나 봐요.”이준혁은 상처받은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힘없이 놓았다.“혜인아...”이준혁은 윤혜인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해명하고 싶은 부분도 많았지만, 그녀는 좀처럼 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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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윤혜인은 온몸에 힘이 다 빠진 사람처럼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배남준의 이름을 불렀다.배남준은 그윽한 책 냄새를 풍기면서 차분하고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윤혜인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괜찮아, 내가 부축해 줄 테니까 천천히 일어나봐.”배남준은 그녀의 등을 감싸고 있는 손에 힘을 주면서 그녀를 안정적으로 일으켜 세우고 차까지 부축해서 이동했다.윤혜인도 아무런 저항과 말도 없이 그에게 자기의 몸을 맡겼다.뒤따라온 이준혁은 포옹하는 듯한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한참 동안 그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깊은 어둠이 내린 밤.이준혁은 차로 두 사람의 뒤를 밟아 그녀의 집 앞까지 따라왔다.배남준과 윤혜인이 자연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가는 광경을 목격한 이준혁은 1분 1초가 더디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이준혁은 일순간의 충동으로 일을 망쳐버리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를 세뇌했다.한참 후, 배남준이 윤혜인의 집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킬 수 있었다.배남준이 떠난 뒤에도 이준혁은 자기의 생각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흘러가는 현실에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넋 놓고 그녀의 집 대문만 물끄러미 쳐다보았다.그는 윤혜인이 자기에 대한 미운 감정이 남아 있어서 적대시한다고 생각했을 뿐, 자기를 낯선 사람으로 여긴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이때까지 윤혜인에게 한 행동이 그녀의 반감을 더욱 불러일으켰다는 걸 오늘 그녀가 보여준 눈빛과 행동으로 모든 걸 느낄 수 있었다.이준혁은 복잡한 마음에 밤새도록 그녀의 집 앞에서 재떨이가 꽉 찰 정도로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다음 날 아침 8시, 집 문을 나선 윤혜인은 눈에 띄는 곳에 익숙한 검은색 고급 차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준혁이 자기 집 앞에서 밤을 새웠을 거라고 꿈에도 생각 못 한 윤혜인은 그의 등장에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이 검게 변했다.이준혁은 윤혜인이 집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기다렸다는 듯 재빠르게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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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남자의 말에 윤혜인이 우뚝 멈춰 섰다.그녀는 고개를 돌려서 멍한 표정으로 약간 놀란 듯 물었다.“정말이요?”기쁨의 기색이 눈에 훤히 드러났다.이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빛 속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엿보였다.윤혜인은 아침에 문을 나서자마자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그녀는 기뻐하면서 얘기했다.“그럼 잠깐만 기다려줘요.”신분증을 챙기지 않았기에 돌아가 신분증을 챙겨야 했다.돌아서는 그녀의 몸짓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그 모습에 이준혁은 가슴이 약간 아픈 것 같았다.요즘 들어 그의 심장은 시도 때도 없이 아파졌다.그는 심장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게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하지만 신체검사를 받아본 결과 아무 문제도 없었다.윤혜인이 기뻐하면서 신분증을 들고나올 때, 이준혁은 한층 어두워진 시선으로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그리고 진중한 말투로 얘기했다.“두 가지 조건이 있어.”그 순간 윤혜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나랑 장난해요?!”이준혁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얘기했다.“약속하면 나도 두말하지 않을게.”“얘기해 봐요.”윤혜인은 어쩔 수 없었다.“이혼하고 나서 나를 피하지 않기. 반년 안에 재혼 금지.”“그게 다예요?”윤혜인은 약간 의아해했다.그녀는 이준혁이 대단한 조건이라도 내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간단한 요구일 줄은 몰랐다.이준혁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반년 안에 결혼하기는 불가능하다.아름에게 새아빠를 찾아준다고 해도 사람을 잘 골라야 했다.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이준혁을 피하지 말기. 두 사람은 원래도 마주칠 일이 적었기에 이 조건은 큰 소용이 없다. 게다가 이준혁과 큰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 남편과 인사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었다.이준혁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입을 열었다.“그것뿐이야.”윤혜인은 너무 간단하다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다.하지만 이준혁이 말을 이었다.“포기하려는 게 아니야. 공평해지길 원한다면서? 그렇게 해줄게. 내가 다시 널 짝사랑할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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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절차는 빠르게 끝났다. 이혼을 한 순간, 윤혜인의 머릿속에는 알 수 없는 장면이 떠올랐다.익숙한 듯한 장면에 그녀의 머리가 약간 띵해졌다. 하지만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이준혁은 이혼 서류를 꽉 쥔 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마치 무언가가 그의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았다.법원을 나설 때, 이준혁이 말했다.“데려다줄까?”윤혜인은 기분이 좋아서 얼른 축하 파티라도 열고 싶었다. 그녀는 손을 저으며 얘기했다.“괜찮아요, 오빠가 데리러 올 거예요.”이렇게 좋은 소식은 바로 곽경천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는가.어두운 푸른 색의 차가 멈춰 섰다.차창이 내려가고 곽경천이 윤혜인을 보면서 차에 타라고 했다.윤혜인은 발을 떼려던 순간 무언가 떠오른 듯 몸을 돌려서 웃으면서 얘기했다.“이 대표님, 이혼 축하해요.”그 순간, 운명의 굴레가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언젠가 그도 이렇게 웃으면서 말할 것이다. 재혼을 축하한다고 말이다.예전의 장면을 떠올린 이준혁은 가슴에 비수가 박힌 것처럼 아팠다.죽고 싶을 만큼의 고통이었다.윤혜인이 차에 타자 곽경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혜인아, 돌싱 축하해.”이윽고 차는 이준혁의 앞으로 지나갔다. 곽경천은 일부러 차를 느릿하게 운전하면서 이준혁을 쳐다보았다.고통스러워하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곽경천은 팔을 창문에 걸쳤다. 봐도 봐도 모자란 표정이었다.그녀의 여동생이 겪은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저녁.윤혜인은 구지윤과 함께 클럽으로 가서 파티를 열었다. SU가 돌아온 것도 축하할 겸 말이다.세 사람은 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었다.윤혜인은 섹시한 스타일이었고 구지윤은 조용한 스타일이었으며 SU는 어떤 스타일이든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윤혜인이 이혼 서류를 테이블에 올려놓으면서 웃었다.“너희들 이혼해 봤어?”두 사람은 다 이혼 과정에 대해서 들었다.다만 그렇게 순조로울 줄은 몰랐다.SU가 얘기했다.“그 이 대표님이 지금 그런 말을 하다니. 생각도 못 할 일이야!”윤혜인과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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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풉.”맞은편에 앉은 김성훈은 그만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하얗게 질린 이준혁의 얼굴을 보면서 장난스레 얘기했다.“윤혜인 씨도 이제는 호락호락하지 않네. 널 속여서 이혼하다니.”그 말에 이준혁의 낯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김성훈이 먼저 윤혜인이 이곳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준혁을 불러온 것이다.김성훈은 세 사람의 대화를 처음부터 듣고 있었다. 하지만 이준혁은 와서 쓰레기라는 소리밖에 듣지 못했다.하지만 김성훈은 그녀들이 아까 했던 얘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이준혁에게 알려주었다.친구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는 것을 보면서, 김성훈은 약간 재밌다고 생각했다.계속 솔로라고 놀릴 때는 언제고.지금은 마찬가지잖아.“근데 너도 참 입이 무겁네. 재혼한 일을 알려주지도 않는다니.”김성훈은 이준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홀로 얘기했다.“그렇지 않았다면 선물을 준비했을 텐데.”이준혁은 못 들은 것 같았다. 김성훈은 다시 세 여자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윤혜인에게 남자 친구를 찾아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김성훈이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번에는 네 실수야. 기회는 없어.”“아니.”이준혁은 술을 들고 한 모금 마시고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남자 친구를 찾을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오늘 한 말처럼, 다시 한번 윤혜인을 짝사랑할 것이다.그리고 백지장이 된 그녀의 기억 속에 이준혁이라는 이름을 다시 새겨넣을 것이다.그래서 속아서 이혼한 것도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지금 중요한 것은 윤혜인이 다시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억지로 그녀를 붙잡아두는 것이 아니라.김성훈은 그를 등지고 있는 붉은 머리의 여자를 보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말하기 어려운 익숙함이 보이는 것 같았다.한참 생각하던 그는 그제야 그 여자가 소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귀를 기울여 보면 목소리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호기심이 동한 그가 앞으로 가서 그녀의 얼굴을 보려고 할 때, 세 여자는 함께 자리를 떴다.이준혁은 그들을 따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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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여자는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윤혜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어색해하기는커녕, 혼자 말을 이어 나갔다.“죽다가 살아났다면서요? 정말 축하해요. 언제 한번 같이 밥이나 먹어요.”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여전히 이준혁의 옆에 서 있었다. 그저 몸을 약간 윤혜인 쪽으로 기울일 뿐이었다.마치 이준혁 뒤에 숨어있는 가녈픈 사슴 같았다.여자로서, 윤혜인은 바로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이 여자는 이준혁을 좋아한다고.그 순간, 이혼하면서 이준혁에게 쌓인 호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하, 쓰레기 같은 남자!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여자를 두 명이나 끼고 사시겠다?윤혜인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죄송하지만 사람 잘못 보셨어요.”원지민이 뭐라고 얘기하려는데 엘리베이터가 마침 14층에 도착했다.윤혜인은 이준혁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걸어 나갔다.그 자리에는 어색해하는 원지민과 차가운 표정의 이준혁만 남았다.코너를 돌기 전에 윤혜인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받은 그녀는 “남준 오빠”라고 불렀다. 그 목소리가 너무 부드러워서 마치 남자 친구의 전화를 받는 여자 같았다.그 생각에 이준혁의 표정이 확 굳었다.이혼할 때, 그를 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면서. 피하지는 않았지만 보기 좋게 무시당했다.윤혜인은 온 힘을 다해서 두 사람이 아무 사이 아니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었다.옆의 원지민은 이준혁의 표정을 보면서 그가 화가 난 것을 눈치챘다. 그 이유는...거의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보면서 원지민이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그녀는 이준혁에게서 윤혜인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들었다. 하지만 이준혁은 다른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원지민이 고개를 돌려 이준혁을 보면서 물었다.“윤혜인 씨가 너한테 삐진 거야?”이준혁의 정신은 윤혜인이 입은 드레스에 빠져있었다. 몸에 딱 붙는 드레스는 몸매의 굴곡을 잘 드러내 주었고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그런 옷을 입다니...그는 진중한 목소리로 원지민에게 얘기했다.“아니. 기억을 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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