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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남자의 말에 윤혜인이 우뚝 멈춰 섰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서 멍한 표정으로 약간 놀란 듯 물었다.

“정말이요?”

기쁨의 기색이 눈에 훤히 드러났다.

이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빛 속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엿보였다.

윤혜인은 아침에 문을 나서자마자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그녀는 기뻐하면서 얘기했다.

“그럼 잠깐만 기다려줘요.”

신분증을 챙기지 않았기에 돌아가 신분증을 챙겨야 했다.

돌아서는 그녀의 몸짓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그 모습에 이준혁은 가슴이 약간 아픈 것 같았다.

요즘 들어 그의 심장은 시도 때도 없이 아파졌다.

그는 심장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게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신체검사를 받아본 결과 아무 문제도 없었다.

윤혜인이 기뻐하면서 신분증을 들고나올 때, 이준혁은 한층 어두워진 시선으로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그리고 진중한 말투로 얘기했다.

“두 가지 조건이 있어.”

그 순간 윤혜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나랑 장난해요?!”

이준혁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얘기했다.

“약속하면 나도 두말하지 않을게.”

“얘기해 봐요.”

윤혜인은 어쩔 수 없었다.

“이혼하고 나서 나를 피하지 않기. 반년 안에 재혼 금지.”

“그게 다예요?”

윤혜인은 약간 의아해했다.

그녀는 이준혁이 대단한 조건이라도 내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간단한 요구일 줄은 몰랐다.

이준혁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반년 안에 결혼하기는 불가능하다.

아름에게 새아빠를 찾아준다고 해도 사람을 잘 골라야 했다.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준혁을 피하지 말기.

두 사람은 원래도 마주칠 일이 적었기에 이 조건은 큰 소용이 없다.

게다가 이준혁과 큰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 남편과 인사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이준혁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입을 열었다.

“그것뿐이야.”

윤혜인은 너무 간단하다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다.

하지만 이준혁이 말을 이었다.

“포기하려는 게 아니야. 공평해지길 원한다면서? 그렇게 해줄게. 내가 다시 널 짝사랑할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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