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대표는 눈가에 주름이 잡힌 채로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마음 써주다니, 역시 자기야...”그러자 임세희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다 당신을 위해서죠.”...약 15분 후, 두 사람은 일을 마쳤고 임세희의 얼굴은 붉어져 있었다.‘아니, 이제 막 흥분할까 했더니 벌써 끝난 거야?’장 대표는 경박하게 그녀의 허리를 꼬집으며 물었다.“자기야, 좋았어?”그 말에 임세희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좋기는 뭐가 좋아. 이럴 거면 차라리 부르는 서비스가 낫겠다. 걔네들은 세 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데, 이 정도로 짧게 해놓고도 좋아한다니... 진짜 별로야.’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물론이죠, 장 대표님 정말 대단하세요. 어떻게 그렇게 잘하세요...”그 말에 장 대표는 만족해하며 그녀의 봉긋한 가슴을 살짝 꼬집었다.“다 너 같이 매력적인 애를 만나서 그런 거지.”임세희는 아부를 계속했다.“제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그러세요. 다 장 대표님께서 타고난 거죠...”그녀의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진 장 대표는 이번엔 그녀의 엉덩이를 때리며 말했다.“말도 참 잘한단 말이야. 너 설마 나 없을 땐 여기저기 남자 만나고 다니는 거 아니야?”그러자 임세희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하늘에 맹세해요. 전 장 대표님께만 이렇게 해요...”진실이든 아니든 듣기에는 좋았기에 장 대표의 어깨는 이미 하늘로 솟구칠 듯했다.임세희는 아부를 끝내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대표의 목을 감싸며 말했다.“장 대표님, 올해는 문제없겠죠?”이 말은 올해도 DS가 이길 거라는 의미였다.하지만 이 말을 들은 장 대표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올해는 아닐지도 몰라.”그러자 안색이 급변하며 임세희가 다급히 물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닐지도 모른다뇨?”“달밤 뒤에 큰손이 있는 것 같아. 올해는 상관에서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 하더라고.”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보통 뒷거래가 많지만 올해 상관이 특별히 이 말을 한 것은 달밤
식사 자리가 조금 길어졌기에 중간에 윤혜인도 바깥 화장실로 갔다.그렇게 화장실에서 나올 때, 그녀는 그 안에서 나오는 한 여자의 뒷모습을 보았다.‘어? 저 뒷모습 어딘가 익숙한데?’곧이어 그 화장실 안에서는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궁금해진 윤혜인이 안을 보려는데 뒤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윤혜인 씨.”그녀를 부른 사람은 원지민이었다.원지민은 화장실 쪽을 힐끗 보고 나서 윤혜인에게 말했다.“아까 제대로 인사도 못 했네요.”윤혜인은 그녀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분명 자신은 그녀를 모른다고 했는데 왜 굳이 인사를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곧 원지민이 우아하게 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준혁이한테 혜인 씨가 기억을 잃었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저를 모를 수도 있겠네요. 다시 소개할게요. 나는 원지민이라고 해요. 준혁이와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어요.”그러자 윤혜인은 눈을 살짝 치켜뜨며 물었다.“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죠?”원지민은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온화하게 웃었다.“그냥 인사하고 싶어서요.”윤혜인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왜 저에게 인사를 하려는 거죠? 그쪽은 이준혁 씨의 친구잖아요?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우리가 친했나요?”연속된 질문에 원지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이선 그룹의 부사장이자 원씨 집안의 큰딸, 서울에서 촉망받는 여성 강자로서, 이렇게 면박을 당해본 지는 오래전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참아내며 미소를 지었다.“제 의도를 오해하신 모양이네요. 그냥 우연히 지나가다 보고 인사하고 싶어서 그랬어요.”하지만 윤혜인은 여전히 기회를 주지 않고 냉정하게 말했다.“오해한 거 아니에요. 전 그쪽과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윤혜인은 이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원지민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하려는 것에는 분명히 뭔가 속셈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의 자기소개를 자세히 들어보면 우월감을 뽐내려는 듯한 느낌도 들었으니 말이다. ‘함께 자랐다는 건 둘이 죽마고우였다는
이 말에는 은연중에 원지민의 억울함이 묻어 있었다.그녀가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참아온 이유가 무엇일까?원지민의 조건은 나쁘지 않았고 높은 지위의 재벌가와 결혼하는 것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유명무실의 약혼녀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스캔들을 감내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단지 이준혁이라는 사람 때문이었다.그의 신분과 지위는 원지민에게 있어 금상첨화 격일 뿐이었다. 그녀는 세상에 자신보다 그를 더 사랑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이준혁은 눈을 들어 원지민을 바라보며, 차갑고 무자비한 말을 내뱉었다.“이미 혜인이를 다시 손에 넣기로 마음먹었으니 어머니께는 내가 직접 말씀드릴게. 네 부모님께도 불편하면 내가 다 설명하고 모든 책임은 나한테 돌릴 거야. 네 명예에는 지장 없게 할게.”이 말은 어떠한 여지도 남기지 않았다.원지민은 조금 전 자신이 가졌던 확신이 얼마나 무의미했는지 깨달았다.이준혁의 말은 사실상 그녀와의 관계를 끝내겠다는 선언이었다.비록 처음부터 동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원지민은 뒤에서 이 모든 것을 조작했었다.이준혁은 당시 이런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스캔들이 퍼졌을 때에야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때가 되서야 스캔들을 부인했지만, 대중과 미디어는 이준혁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믿었지, 그들이 정말 아무 사이가 아니라는 것은 믿지 않았다.나중에 이준혁에게 자신도 이렇게 일찍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도움을 부탁한 것은 바로 원지민이었다. 그녀라는 방패 역할이 있는 한 적어도 문현미가 이준혁을 계속 재촉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눈앞이 새하얘진 원지민은 간신히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현명했던 그녀는 괜히 이준혁을 붙잡으며 늘어지지 않았고 곧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이준혁은 표정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뒤이어 그가 자리를 떠나려 하자 원지민도 함께 따라나섰다.차 앞에 거의 다 왔을 때, 이준혁은 뒤따라오는 원지민을 보고 우뚝 발걸음을 멈췄다.“주 비서한테 차를 준비
가로등 빛이 원지민의 온화한 얼굴을 비추었지만, 이 순간 그녀의 얼굴에는 한 점의 온기도 없었다.‘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준혁이를 사랑해왔는데...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어!’...차 안에서.주훈은 뒷좌석을 바라보며 물었다.“대표님, 어디로 갈까요?”이준혁은 피곤한 듯 미간을 주무르며 담담하게 말했다.“일단 기다려.”기다린다는 것은 아직 나오지 않은 윤혜인을 기다린다는 의미였다.주훈은 이준혁이 피곤해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계속 비행기를 타느라 몸이 피곤할 것이 분명했으니 말이다.그는 물었다.“먼저 쉬러 가시는 게 어떨까요? 제가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괜찮아.”이준혁은 문 안쪽을 보다가 다시 시간을 확인하며 이쯤이면 끝났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걱정하며 말했다.“안에 들어가서 상황을 확인해. 누가 혜인이 괴롭히면 바로 처리하고.”그러자 주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서 내렸다.방 안에서.목이 말랐던 윤혜인은 따뜻한 물을 마셨다.직접 차를 운전해왔기 때문에 자신은 술을 마실 수 없다고 이미 사람들에게는 설명한 뒤였다.사실 이는 핑계였다. 그녀는 주량이 약해서 믿을 수 없는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았다.저녁 식사 자리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장 대표는 계속해서 사람들과 ‘기프티콘 던지기’게임을 하고 있었다.윤혜인은 모두의 흥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점점 머리가 어지럽고 입안에 침이 고이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결국 참을 수 없었던 그녀가 먼저 떠나려 했지만 막 일어섰을 때 몸이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까지 했다.그러자 장 대표는 서둘러 종업원을 불러 윤혜인을 휴게실로 안내하게 했다.그렇게 휴게실에 들어가 앉아 있었지만, 그녀의 두통과 심장의 두근거림이 더욱 심해졌다.이상함을 느낀 윤혜인은 곧 오빠인 곽경천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아참, 핸드폰을 테이블에 두고 왔었지.’윤혜인은 힘겹게 일어나 종업원을 찾아 휴대전화를 가져오려고 했지만, 두 걸음도 채 걷지 못하고 문이 삐
장 대표는 자신의 상징적인 안경을 벗어 던지며 가늘고 음흉한 눈매를 드러냈다.그러더니 그는 천천히 윤혜인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너무 예쁜 얼굴이야. 유명한 연예인보다도 훨씬 아름다워.”그는 그녀의 어깨를 세게 때리며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오늘 밤은 정말 황금 같은 밤이군!”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큰 손으로 윤혜인을 휴게실 소파로 끌고 갔다.“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윤혜인은 필사적으로 소리쳤고 손가락으로 카펫을 어찌나 세게 잡아당겼는지 손톱에서 피가 나기도 했다.“이 빌어먹을 년!”장 대표는 그녀를 발로 차며 소리쳤다.“다시 소리치면 죽여버릴 거야!”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윤혜인은 포기하지 않고 소리쳤다.화가 난 장 대표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소파 쿠션으로 윤혜인의 얼굴을 짓누르기도 했다. 두피가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고 머리카락은 여러 가닥이 뽑혔다. 윤혜인은 눈물이 흘러나왔지만 동시에 머리가 약간 맑아졌다.그녀는 울면서 작은 목소리로 애원했다.“장 대표님, 제발, 때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말 들을게요...”이 순간, 윤혜인의 얼굴은 붉게 물들었고 눈물을 흘린 탓에 속눈썹도 촉촉이 젖어 있어 매우 애처롭게 보였다.그러자 참을 수 없이 흥분한 장 대표는 바지를 풀기 시작하며 더러운 말을 내뱉었다.“이제야 말을 듣겠다는 거야? 오빠가 잘해줄게...”뒤이어 그는 그녀에게 달려들며 입맛을 다셨다. 그 눈빛에는 불타는 욕망이 가득했다.윤혜인은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재 그녀의 힘으로도 단 한 번의 기회에만 버틸 수 있었다.순간, 그녀는 목에 걸려 있던 작은 스프레이를 잡아당겼다.“치익-”작은 병에서 나온 스프레이가 남자의 눈에 뿌려졌다.“아아아아!!!”장 대표는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며 소리쳤다.“이년이! 너 내 눈에 뭐 뿌린 거야?!”보통 가방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넣어 두었지만 다행히 윤혜인은 오늘 목걸이에도 하나를 준비해 두었다.그녀는 머리를 숙여 남자의 주먹을
윤혜인은 기억을 더듬어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렸다. 흐릿해진 정신으로 그녀는 엘리베이터가 층마다 올라오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때.“이 빌어먹을 년!”소름 끼치는 목소리에 윤혜인은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장 대표가 목숨을 걸고 쫓아온 것이었다!이미 밖으로 나오기도 했고 호텔에는 CCTV가 있기 때문에 윤혜인은 장 대표가 이렇게까지 무리해서 쫓아오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그런데 그는 셔츠가 풀린 상태로 상의를 걸친 채, 바지도 제대로 입지 않고 쫓아오는 것이었다.윤혜인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계속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기만을, 그리고 안에 누군가 있어 자신을 구해주기만을 간절히 바랐다.장 대표는 비틀거리며 다가와 침을 흘리며 말했다.“이 빌어먹을 년... 나한테 약 먹여놓고 어딜 감히 도망가려고...”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윤혜인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으며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아! 이거 놔요!”윤혜인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꽉 잡고 소리쳤다.“살려주세요!”그때.“띵동-”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윤혜인은 희미하게 회색과 푸른색이 섞인 눈동자를 바라보며 소리쳤다.“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짝!”그러자 장 대표가 그녀를 때리며 말했다.“다시 소리쳐 봐. 죽여버릴 테니까.”엘리베이터 안에서 연규성은 벽에 기대어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이런 상황에 그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예전에 한 번 도와준 적이 있긴 했지만 그 여자가 자신은 그저 남자친구와 잠시 다퉜던 것뿐, 연규성이 이렇게 중상을 입힐 정도로 때릴 필요는 없었다며 오히려 그를 고소했었고 그 바람에 연규성은 친구들에게 자그마치 1년 동안이나 놀림을 받았었다!장 대표에게 끌려 모퉁이로 사라져가며 윤혜인의 목소리를 점점 약해졌다.그러다 문득 뇌리에 뭔가가 스쳐 지나갔고 그녀는 곧 날카로운 손톱으로 살을 파낼 듯 세게 장 대표의 손목을 꼬집었다.몰려오는 고통에 결국 손을 놓은 장 대표는
연규성의 품에 감도는 은은한 향기는 윤혜인의 향기였다.이 향기는 다른 여자에게서는 절대 맡을 수 없는 것이었다.사실 이것은 향수가 아닌 윤혜인의 몸에서 나는 자연스러운 체취였다. 하지만 연규성은 이를 알 리 없었다.그는 불편해하며 고개를 돌렸다.“이러다... 나 목 졸라 죽이겠네...”엘리베이터가 닫히기 전, 장 대표가 다시 달려왔다. 그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고 격렬하게 화를 내고 있었다.“놔, 그 손 놔!”약에 중독된 듯 장 대표의 모습은 정상이 아니었다.연규성은 귀찮은 듯한 표정을 거두고 윤혜인의 등을 단단히 받치며 한 손으로 똑바로 세운 채로 말했다.“한번 덤벼보시던지.”곧이어 잠시 멈칫하던 것을 뒤로하고 장 대표가 달려들려 했지만, 연규성은 그를 공중에서 발로 차 넘어뜨렸다.“쿵!”엄청난 소리가 났다.젊은 남자의 힘은 약에 중독된 윤혜인과 비교할 수 없었다.그는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장 대표를 바닥에 내팽개쳤고, 장 대표는 비명을 질렀다.그렇게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연규성은 하행 버튼을 눌렀다.‘병원에 데려가야겠네.’밀폐된 공간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윤혜인은 무의식중에 연규성을 안전한 존재로 느꼈다. 그는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고, 게다가 서로 알던 사이였기 때문에 연규성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긴장이 풀리자, 윤혜인은 목과 가슴이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온몸이 뜨거워지고 힘이 빠져 결국 그녀는 다시 남자에게 기댔다.어찌나 몸이 뜨거운지 연규성은 자신이 뜨거운 감자를 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녀를 밀어내는 것도 아니었지만 너무 가까이 있는 것도 힘들었다. 마치 불 위에 올려진 것처럼, 윤혜인을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연규성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눈을 뜨고 있었지만, 윤혜인의 의식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었다.숨이 점점 가빠지고 몸이 더욱 뜨거워졌다. 약효가 그녀의 의식을 점점 이기고 있는 것이었다.그러던 그녀는 옷깃을 무심코 끌어당기며 연규성을 바라
이때, 주훈이 다가와 엄숙한 표정으로 보고했다.“대표님, 외부의 기자들은 일단 저지했습니다.”어찌 된 일인지, 오늘 밤 시누 엔터의 대표가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큰 스캔들이 터져 나왔고 이어서 많은 기자들이 호텔 앞을 에워쌌다.이 상태에서 윤혜인이 밖으로 나가면 곧바로 노출될 것이 분명했다.이준혁은 윤혜인을 차에 태우고 자신도 들어갔다. 연규성은 아직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곧이어 그도 발걸음을 옮겨 차에 타려 했지만, 주훈이 막았다.“도련님,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혹시 이 여성분을 데리고 나가 외부 기자들의 주의를 끌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는 사모...”주훈은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윤혜인 씨를 모시고 치료받으러 가보겠습니다.”연규성은 상황을 듣고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여자를 차에 태우고 엔진을 켜고는 빠르게 출발했다.그렇게 연규성의 차가 많은 주목을 끌고 난 후, 검은색 고급 승용차는 다른 출구로 조용히 빠져나갔다.병원으로 가는 길.윤혜인의 이성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너무 뜨거워... 너무 힘들어...’마치 속에 있는 열이 타올라 몸속의 모든 액체가 증발해버릴 것만 같았다.그녀의 손과 발은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져 갔다.어떤 알 수 없는 공허감이 윤혜인의 연약한 신경을 계속해서 자극했다.마치 물이 없는 물주머니가 된 것 같은 기분에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채워지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정말이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움직이지 마.”남자는 그녀가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막으며 말했다.그녀가 더 가까이 다가오면 더 원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이준혁이 몸을 멀리하자, 윤혜인은 마치 작은 고양이처럼 눈을 반쯤 감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단단한 가슴과 남성 특유의 체온이 그녀의 신경을 더욱 자극했다. 순간 그녀의 얼굴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분홍빛으로 물들었다.이준혁은 침을 꿀꺽 삼키며 진정해보려 애썼다.그는 윤혜인의 어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