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빛이 원지민의 온화한 얼굴을 비추었지만, 이 순간 그녀의 얼굴에는 한 점의 온기도 없었다.‘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준혁이를 사랑해왔는데...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어!’...차 안에서.주훈은 뒷좌석을 바라보며 물었다.“대표님, 어디로 갈까요?”이준혁은 피곤한 듯 미간을 주무르며 담담하게 말했다.“일단 기다려.”기다린다는 것은 아직 나오지 않은 윤혜인을 기다린다는 의미였다.주훈은 이준혁이 피곤해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계속 비행기를 타느라 몸이 피곤할 것이 분명했으니 말이다.그는 물었다.“먼저 쉬러 가시는 게 어떨까요? 제가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괜찮아.”이준혁은 문 안쪽을 보다가 다시 시간을 확인하며 이쯤이면 끝났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걱정하며 말했다.“안에 들어가서 상황을 확인해. 누가 혜인이 괴롭히면 바로 처리하고.”그러자 주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서 내렸다.방 안에서.목이 말랐던 윤혜인은 따뜻한 물을 마셨다.직접 차를 운전해왔기 때문에 자신은 술을 마실 수 없다고 이미 사람들에게는 설명한 뒤였다.사실 이는 핑계였다. 그녀는 주량이 약해서 믿을 수 없는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았다.저녁 식사 자리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장 대표는 계속해서 사람들과 ‘기프티콘 던지기’게임을 하고 있었다.윤혜인은 모두의 흥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점점 머리가 어지럽고 입안에 침이 고이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결국 참을 수 없었던 그녀가 먼저 떠나려 했지만 막 일어섰을 때 몸이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까지 했다.그러자 장 대표는 서둘러 종업원을 불러 윤혜인을 휴게실로 안내하게 했다.그렇게 휴게실에 들어가 앉아 있었지만, 그녀의 두통과 심장의 두근거림이 더욱 심해졌다.이상함을 느낀 윤혜인은 곧 오빠인 곽경천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아참, 핸드폰을 테이블에 두고 왔었지.’윤혜인은 힘겹게 일어나 종업원을 찾아 휴대전화를 가져오려고 했지만, 두 걸음도 채 걷지 못하고 문이 삐
장 대표는 자신의 상징적인 안경을 벗어 던지며 가늘고 음흉한 눈매를 드러냈다.그러더니 그는 천천히 윤혜인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너무 예쁜 얼굴이야. 유명한 연예인보다도 훨씬 아름다워.”그는 그녀의 어깨를 세게 때리며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오늘 밤은 정말 황금 같은 밤이군!”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큰 손으로 윤혜인을 휴게실 소파로 끌고 갔다.“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윤혜인은 필사적으로 소리쳤고 손가락으로 카펫을 어찌나 세게 잡아당겼는지 손톱에서 피가 나기도 했다.“이 빌어먹을 년!”장 대표는 그녀를 발로 차며 소리쳤다.“다시 소리치면 죽여버릴 거야!”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윤혜인은 포기하지 않고 소리쳤다.화가 난 장 대표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소파 쿠션으로 윤혜인의 얼굴을 짓누르기도 했다. 두피가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고 머리카락은 여러 가닥이 뽑혔다. 윤혜인은 눈물이 흘러나왔지만 동시에 머리가 약간 맑아졌다.그녀는 울면서 작은 목소리로 애원했다.“장 대표님, 제발, 때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말 들을게요...”이 순간, 윤혜인의 얼굴은 붉게 물들었고 눈물을 흘린 탓에 속눈썹도 촉촉이 젖어 있어 매우 애처롭게 보였다.그러자 참을 수 없이 흥분한 장 대표는 바지를 풀기 시작하며 더러운 말을 내뱉었다.“이제야 말을 듣겠다는 거야? 오빠가 잘해줄게...”뒤이어 그는 그녀에게 달려들며 입맛을 다셨다. 그 눈빛에는 불타는 욕망이 가득했다.윤혜인은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재 그녀의 힘으로도 단 한 번의 기회에만 버틸 수 있었다.순간, 그녀는 목에 걸려 있던 작은 스프레이를 잡아당겼다.“치익-”작은 병에서 나온 스프레이가 남자의 눈에 뿌려졌다.“아아아아!!!”장 대표는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며 소리쳤다.“이년이! 너 내 눈에 뭐 뿌린 거야?!”보통 가방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넣어 두었지만 다행히 윤혜인은 오늘 목걸이에도 하나를 준비해 두었다.그녀는 머리를 숙여 남자의 주먹을
윤혜인은 기억을 더듬어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렸다. 흐릿해진 정신으로 그녀는 엘리베이터가 층마다 올라오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때.“이 빌어먹을 년!”소름 끼치는 목소리에 윤혜인은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장 대표가 목숨을 걸고 쫓아온 것이었다!이미 밖으로 나오기도 했고 호텔에는 CCTV가 있기 때문에 윤혜인은 장 대표가 이렇게까지 무리해서 쫓아오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그런데 그는 셔츠가 풀린 상태로 상의를 걸친 채, 바지도 제대로 입지 않고 쫓아오는 것이었다.윤혜인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계속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기만을, 그리고 안에 누군가 있어 자신을 구해주기만을 간절히 바랐다.장 대표는 비틀거리며 다가와 침을 흘리며 말했다.“이 빌어먹을 년... 나한테 약 먹여놓고 어딜 감히 도망가려고...”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윤혜인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으며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아! 이거 놔요!”윤혜인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꽉 잡고 소리쳤다.“살려주세요!”그때.“띵동-”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윤혜인은 희미하게 회색과 푸른색이 섞인 눈동자를 바라보며 소리쳤다.“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짝!”그러자 장 대표가 그녀를 때리며 말했다.“다시 소리쳐 봐. 죽여버릴 테니까.”엘리베이터 안에서 연규성은 벽에 기대어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이런 상황에 그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예전에 한 번 도와준 적이 있긴 했지만 그 여자가 자신은 그저 남자친구와 잠시 다퉜던 것뿐, 연규성이 이렇게 중상을 입힐 정도로 때릴 필요는 없었다며 오히려 그를 고소했었고 그 바람에 연규성은 친구들에게 자그마치 1년 동안이나 놀림을 받았었다!장 대표에게 끌려 모퉁이로 사라져가며 윤혜인의 목소리를 점점 약해졌다.그러다 문득 뇌리에 뭔가가 스쳐 지나갔고 그녀는 곧 날카로운 손톱으로 살을 파낼 듯 세게 장 대표의 손목을 꼬집었다.몰려오는 고통에 결국 손을 놓은 장 대표는
연규성의 품에 감도는 은은한 향기는 윤혜인의 향기였다.이 향기는 다른 여자에게서는 절대 맡을 수 없는 것이었다.사실 이것은 향수가 아닌 윤혜인의 몸에서 나는 자연스러운 체취였다. 하지만 연규성은 이를 알 리 없었다.그는 불편해하며 고개를 돌렸다.“이러다... 나 목 졸라 죽이겠네...”엘리베이터가 닫히기 전, 장 대표가 다시 달려왔다. 그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고 격렬하게 화를 내고 있었다.“놔, 그 손 놔!”약에 중독된 듯 장 대표의 모습은 정상이 아니었다.연규성은 귀찮은 듯한 표정을 거두고 윤혜인의 등을 단단히 받치며 한 손으로 똑바로 세운 채로 말했다.“한번 덤벼보시던지.”곧이어 잠시 멈칫하던 것을 뒤로하고 장 대표가 달려들려 했지만, 연규성은 그를 공중에서 발로 차 넘어뜨렸다.“쿵!”엄청난 소리가 났다.젊은 남자의 힘은 약에 중독된 윤혜인과 비교할 수 없었다.그는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장 대표를 바닥에 내팽개쳤고, 장 대표는 비명을 질렀다.그렇게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연규성은 하행 버튼을 눌렀다.‘병원에 데려가야겠네.’밀폐된 공간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윤혜인은 무의식중에 연규성을 안전한 존재로 느꼈다. 그는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고, 게다가 서로 알던 사이였기 때문에 연규성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긴장이 풀리자, 윤혜인은 목과 가슴이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온몸이 뜨거워지고 힘이 빠져 결국 그녀는 다시 남자에게 기댔다.어찌나 몸이 뜨거운지 연규성은 자신이 뜨거운 감자를 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녀를 밀어내는 것도 아니었지만 너무 가까이 있는 것도 힘들었다. 마치 불 위에 올려진 것처럼, 윤혜인을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연규성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눈을 뜨고 있었지만, 윤혜인의 의식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었다.숨이 점점 가빠지고 몸이 더욱 뜨거워졌다. 약효가 그녀의 의식을 점점 이기고 있는 것이었다.그러던 그녀는 옷깃을 무심코 끌어당기며 연규성을 바라
이때, 주훈이 다가와 엄숙한 표정으로 보고했다.“대표님, 외부의 기자들은 일단 저지했습니다.”어찌 된 일인지, 오늘 밤 시누 엔터의 대표가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큰 스캔들이 터져 나왔고 이어서 많은 기자들이 호텔 앞을 에워쌌다.이 상태에서 윤혜인이 밖으로 나가면 곧바로 노출될 것이 분명했다.이준혁은 윤혜인을 차에 태우고 자신도 들어갔다. 연규성은 아직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곧이어 그도 발걸음을 옮겨 차에 타려 했지만, 주훈이 막았다.“도련님,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혹시 이 여성분을 데리고 나가 외부 기자들의 주의를 끌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는 사모...”주훈은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윤혜인 씨를 모시고 치료받으러 가보겠습니다.”연규성은 상황을 듣고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여자를 차에 태우고 엔진을 켜고는 빠르게 출발했다.그렇게 연규성의 차가 많은 주목을 끌고 난 후, 검은색 고급 승용차는 다른 출구로 조용히 빠져나갔다.병원으로 가는 길.윤혜인의 이성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너무 뜨거워... 너무 힘들어...’마치 속에 있는 열이 타올라 몸속의 모든 액체가 증발해버릴 것만 같았다.그녀의 손과 발은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져 갔다.어떤 알 수 없는 공허감이 윤혜인의 연약한 신경을 계속해서 자극했다.마치 물이 없는 물주머니가 된 것 같은 기분에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채워지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정말이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움직이지 마.”남자는 그녀가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막으며 말했다.그녀가 더 가까이 다가오면 더 원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이준혁이 몸을 멀리하자, 윤혜인은 마치 작은 고양이처럼 눈을 반쯤 감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단단한 가슴과 남성 특유의 체온이 그녀의 신경을 더욱 자극했다. 순간 그녀의 얼굴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분홍빛으로 물들었다.이준혁은 침을 꿀꺽 삼키며 진정해보려 애썼다.그는 윤혜인의 어깨를
주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재빨리 칸막이를 올렸다.그 역시 젊고 혈기왕성한 청년이었기 때문에, 잘생긴 남녀가 서로 키스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매우 참기 어려웠다.칸막이가 올라가자, 이준혁은 바로 넥타이를 풀어 윤혜인의 손을 묶었다.그는 지금 윤혜인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와 접촉하는 것을 허락했다가는 나중에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몰라볼 것을 우려했다.‘내가 어떻게 날 덜 싫어하게 만들었는데... 노력이 헛되게 놔둘 수는 없지.’하지만 칸막이를 올린 또 다른 이유는, 다른 남자들이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도 있었다.심지어 그녀의 목소리조차 듣게 하고 싶지 않았다.자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자, 억울해진 윤혜인은 두 번 울고 말았다.몸이 하도 뜨거워서 터질 것만 같았고 너무 힘들고 불편했다.이준혁은 그녀를 아이처럼 달래며 말했다.“힘들지? 조금만 더 기다리면 괜찮아질 거야.”윤혜인은 혼란스러운 정신으로 말은 못 했지만, 표정만으로도 거짓말을 하는 게 분명하다며 꾸짖는 것 같았다.‘거짓말쟁이. 전보다도 더 뜨겁고 목도 마르고 배고프고 갈증도 계속 나고... 전혀 나아지지 않았구먼!’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신음소리를 내며 뭔가를 먹고 싶어 했다.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다.그러나 반면 이준혁은 이런 그녀의 모습이 조금 웃겼다.현재 윤혜인의 모습이 어린 아림이가 입술을 삐쭉거리는 모습과 비슷해서 말이다.‘아림이...’아림이를 떠올리자 이준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분명 그는 다른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타입이 아니었지만, 윤혜인과 다른 남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는 미워할 수 없었다. 그 귀여운 아기 얼굴을 생각하면 마음이 부드러워졌다.그는 심지어 자신이 양아버지로서도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도 했다.그러나 그는 또한 그 아이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별수 없었다.‘나와 혜인이 사이에 아이가 만약 아직 있었다면... 아림이보다 더 컸을 것이고 아림이처럼 귀여웠을 텐데.’하지만 이
이준혁은 윤혜인의 가냘픈 허리를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조금 갈증을 풀게 해줄 테니, 나중에 정신 차리면 화내지 마.”그러자 윤혜인은 마치 즐거움을 찾은 것처럼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했다.마침내 방에 도착하자, 이준혁은 그녀를 욕조에 넣고 차가운 물을 틀었다.너무 차가울까 봐 걱정되어 자신도 같이 들어가 그녀를 껴안았다.하지만 윤혜인은 얌전하게 굴지 않고 계속해서 이준혁의 손가락을 물며 애처롭게 울부짖었다.불타는 욕망을 해소할 길이 없어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었다. 남자는 단순히 그녀의 위안을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준혁은 불쾌해졌다. 그는 곧 자신의 손가락을 빼내고 그녀의 얼굴을 돌려 물었다.“내가 누구야?”윤혜인은 욕망에 가득 찬 눈을 뜨고 어리둥절하게 말했다.“이준혁...”익숙한 향기와 촉감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마치 하나의 낙인처럼, 그녀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이 남자에게 충실함을 유지하고 있었다.그러자 이준혁의 마음은 단숨에 달콤함으로 가득 찼다. 그 순간 윤혜인은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윤혜인이 아닌, 그와 가장 가까웠던 시절의 윤혜인처럼 보였다.“우리 혜인이, 정말 착하네.”그는 부드럽게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하며 따뜻하게 말했다.“딩동—”문 벨이 울렸다.이준혁은 김성훈이 도착한 것을 알았다.순간 그는 이 상황에서 김성훈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아니지, 안 돼. 그래도 지금은 혜인이랑 할 수 없어.’윤혜인이 말을 듣지 않자, 결국 그는 그녀를 안고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김성훈은 이준혁이 이불로 꽁꽁 싸맨 여자를 안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런 상황에서 날 왜 부른 거야? 네가 직접 도울 수 있잖아!”이준혁은 그의 농담에 신경 쓰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쓸데없는 말 하지 마.”조금 전의 말은 이준혁이 변했다는 것을 안 김성훈이 일부러 그를 웃기려고 한 말이었다. 그는 의료 상자를 들고 말했다.“내려놔, 주사 놔야 해.”그렇게 윤혜인을 침실
“아니, 난!”김성훈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이준혁의 논리를 따라갈 수 없었다.“정말 넌 미친놈이야!”이준혁은 윤혜인의 팔을 잡고 김성훈에게 주사를 놓게 했지만, 조금도 그와 접촉하지 않게 했다.때문에 김성훈은 이를 갈며 진정제를 주사했다.“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 열이 나거나 갈증이 생길 수 있으니 물을 많이 마시게 해서 빠르게 해독되도록 해.”이준혁은 그의 말을 신중히 듣고 나서 김성훈을 문밖으로 밀어냈다.“고마워.”김성훈은 화를 내려다 안심하며 말했다.“그래도 양심은 있구먼...”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쾅!”그 모습에 김성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양심이 있긴 하지만... 정말 조금 있네.’방 안에서, 윤혜인은 이미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이준혁은 그녀가 더위를 느낄까 봐 두꺼운 이불을 걷어내고 얇은 이불로 바꿔 덮어주었다.그렇게 밤새 그녀가 열이 날까 봐 걱정되어 그는 옷을 입은 채로 침대 옆에 앉아 지켜보았다.밤이 되자, 윤혜인이 잠결에 “물...”이라고 중얼거렸다.그러자 이준혁은 벌떡 깨어나 따뜻한 물을 준비해 그녀를 일으키고는 물을 마시게 했다.조금씩, 더 이상 마시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윤혜인은 고개를 돌렸고 이준혁이 물컵을 내려놓고 돌아봤을 때 그녀는 다시 잠들어 있었다.이마를 만져보니 다행히도 열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밤이 거의 새어 갈 때까지 지켜보았다. 김성훈이 밤새 열이 나지 않는 한 괜찮다고 했으니 말이다.이준혁은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주훈에게 전화를 걸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 그 사건의 원인은 찾았나?”“장 대표도 누군가에 의해 약을 먹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호텔에서 여성 종업원을 성희롱하려다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서에 있고요.”주훈은 계속 보고했다.“장 대표의 가족들이 여성 종업원과 사적으로 합의 중이라 들었습니다. 합의금이 꽤 많아서 아마 곧 풀려날 것 같아요.”“잘 지켜보다가 풀려나면 정확히 물어보고 처리해.”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