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01화

Penulis: 이한나
주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재빨리 칸막이를 올렸다.

그 역시 젊고 혈기왕성한 청년이었기 때문에, 잘생긴 남녀가 서로 키스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매우 참기 어려웠다.

칸막이가 올라가자, 이준혁은 바로 넥타이를 풀어 윤혜인의 손을 묶었다.

그는 지금 윤혜인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와 접촉하는 것을 허락했다가는 나중에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몰라볼 것을 우려했다.

‘내가 어떻게 날 덜 싫어하게 만들었는데... 노력이 헛되게 놔둘 수는 없지.’

하지만 칸막이를 올린 또 다른 이유는, 다른 남자들이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도 있었다.

심지어 그녀의 목소리조차 듣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자, 억울해진 윤혜인은 두 번 울고 말았다.

몸이 하도 뜨거워서 터질 것만 같았고 너무 힘들고 불편했다.

이준혁은 그녀를 아이처럼 달래며 말했다.

“힘들지? 조금만 더 기다리면 괜찮아질 거야.”

윤혜인은 혼란스러운 정신으로 말은 못 했지만, 표정만으로도 거짓말을 하는 게 분명하다며 꾸짖는 것 같았다.

‘거짓말쟁이. 전보다도 더 뜨겁고 목도 마르고 배고프고 갈증도 계속 나고... 전혀 나아지지 않았구먼!’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신음소리를 내며 뭔가를 먹고 싶어 했다.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다.

그러나 반면 이준혁은 이런 그녀의 모습이 조금 웃겼다.

현재 윤혜인의 모습이 어린 아림이가 입술을 삐쭉거리는 모습과 비슷해서 말이다.

‘아림이...’

아림이를 떠올리자 이준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분명 그는 다른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타입이 아니었지만, 윤혜인과 다른 남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는 미워할 수 없었다. 그 귀여운 아기 얼굴을 생각하면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그는 심지어 자신이 양아버지로서도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또한 그 아이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별수 없었다.

‘나와 혜인이 사이에 아이가 만약 아직 있었다면... 아림이보다 더 컸을 것이고 아림이처럼 귀여웠을 텐데.’

하지만 이
Bab Terkunci
Lanjutkan Membaca di GoodNovel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ait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602화

    이준혁은 윤혜인의 가냘픈 허리를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조금 갈증을 풀게 해줄 테니, 나중에 정신 차리면 화내지 마.”그러자 윤혜인은 마치 즐거움을 찾은 것처럼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했다.마침내 방에 도착하자, 이준혁은 그녀를 욕조에 넣고 차가운 물을 틀었다.너무 차가울까 봐 걱정되어 자신도 같이 들어가 그녀를 껴안았다.하지만 윤혜인은 얌전하게 굴지 않고 계속해서 이준혁의 손가락을 물며 애처롭게 울부짖었다.불타는 욕망을 해소할 길이 없어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었다. 남자는 단순히 그녀의 위안을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준혁은 불쾌해졌다. 그는 곧 자신의 손가락을 빼내고 그녀의 얼굴을 돌려 물었다.“내가 누구야?”윤혜인은 욕망에 가득 찬 눈을 뜨고 어리둥절하게 말했다.“이준혁...”익숙한 향기와 촉감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마치 하나의 낙인처럼, 그녀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이 남자에게 충실함을 유지하고 있었다.그러자 이준혁의 마음은 단숨에 달콤함으로 가득 찼다. 그 순간 윤혜인은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윤혜인이 아닌, 그와 가장 가까웠던 시절의 윤혜인처럼 보였다.“우리 혜인이, 정말 착하네.”그는 부드럽게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하며 따뜻하게 말했다.“딩동—”문 벨이 울렸다.이준혁은 김성훈이 도착한 것을 알았다.순간 그는 이 상황에서 김성훈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아니지, 안 돼. 그래도 지금은 혜인이랑 할 수 없어.’윤혜인이 말을 듣지 않자, 결국 그는 그녀를 안고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김성훈은 이준혁이 이불로 꽁꽁 싸맨 여자를 안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런 상황에서 날 왜 부른 거야? 네가 직접 도울 수 있잖아!”이준혁은 그의 농담에 신경 쓰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쓸데없는 말 하지 마.”조금 전의 말은 이준혁이 변했다는 것을 안 김성훈이 일부러 그를 웃기려고 한 말이었다. 그는 의료 상자를 들고 말했다.“내려놔, 주사 놔야 해.”그렇게 윤혜인을 침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603화

    “아니, 난!”김성훈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이준혁의 논리를 따라갈 수 없었다.“정말 넌 미친놈이야!”이준혁은 윤혜인의 팔을 잡고 김성훈에게 주사를 놓게 했지만, 조금도 그와 접촉하지 않게 했다.때문에 김성훈은 이를 갈며 진정제를 주사했다.“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 열이 나거나 갈증이 생길 수 있으니 물을 많이 마시게 해서 빠르게 해독되도록 해.”이준혁은 그의 말을 신중히 듣고 나서 김성훈을 문밖으로 밀어냈다.“고마워.”김성훈은 화를 내려다 안심하며 말했다.“그래도 양심은 있구먼...”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쾅!”그 모습에 김성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양심이 있긴 하지만... 정말 조금 있네.’방 안에서, 윤혜인은 이미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이준혁은 그녀가 더위를 느낄까 봐 두꺼운 이불을 걷어내고 얇은 이불로 바꿔 덮어주었다.그렇게 밤새 그녀가 열이 날까 봐 걱정되어 그는 옷을 입은 채로 침대 옆에 앉아 지켜보았다.밤이 되자, 윤혜인이 잠결에 “물...”이라고 중얼거렸다.그러자 이준혁은 벌떡 깨어나 따뜻한 물을 준비해 그녀를 일으키고는 물을 마시게 했다.조금씩, 더 이상 마시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윤혜인은 고개를 돌렸고 이준혁이 물컵을 내려놓고 돌아봤을 때 그녀는 다시 잠들어 있었다.이마를 만져보니 다행히도 열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밤이 거의 새어 갈 때까지 지켜보았다. 김성훈이 밤새 열이 나지 않는 한 괜찮다고 했으니 말이다.이준혁은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주훈에게 전화를 걸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 그 사건의 원인은 찾았나?”“장 대표도 누군가에 의해 약을 먹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호텔에서 여성 종업원을 성희롱하려다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서에 있고요.”주훈은 계속 보고했다.“장 대표의 가족들이 여성 종업원과 사적으로 합의 중이라 들었습니다. 합의금이 꽤 많아서 아마 곧 풀려날 것 같아요.”“잘 지켜보다가 풀려나면 정확히 물어보고 처리해.”전화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604화

    “드르륵-”욕실의 슬라이딩 문이 열렸다.이준혁은 침대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덜컥 내려앉아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혜...”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쾅!”이준혁은 이마를 강하게 맞았고 순간 상처가 생기며 피가 흘러내렸다.자신이 정확히 때린 것을 보고 윤혜인은 다시 때리려 했지만 남자가 얼굴을 돌리는 순간 멈칫했다.“어떻게 그쪽이 여기 있어요?”그러자 이준혁은 찌푸린 얼굴로, 어제 그녀가 연규성의 품에 안겨 있던 장면을 떠올리며 차갑게 말했다.“누구를 기대한 거지?”윤혜인은 두 걸음 뒤로 물러서며 잔뜩 경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이 장면은 이준혁을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설명하려 했지만, 윤혜인이 입을 열었다.“오지 마세요.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윤혜인은 옷깃을 단단히 여미며 경계했다.“약한 방법으로는 안 되니까 강하게 나가려는 거죠? 어젯밤 장 대표님도 설마 둘이 같이 짜고 한 일이에요?”그녀는 이전에 이 미디어 업계가 얼마나 더러운 곳인지 들은 적이 있었다.대기업의 호의를 얻기 위해 미녀를 침대로 보내는 사례는 수없이 많았다. 때문에 윤혜인은 이준혁이 그 장 대표와 한패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그 물음에 이준혁은 가슴이 답답해지며 말문이 막혔다.윤혜인은 자신의 추측이 어느 정도 맞다고 확신하며 이준혁이 자신을 응시하는 것을 보고 테이블 램프를 들어 그를 방어했다.화가 난 이준혁은 수건을 잡아 이마의 피를 닦고 그 수건을 더러운 세탁물 바구니에 던지며 느긋하게 말했다.“신고해.”‘...내가 신고 못 할 줄 알고?!’곧이어 윤혜인은 주저하지 않고 호텔의 원클릭 호출 버튼을 눌러 주소를 말하고 이준혁을 성범죄자로 정확히 지목했다.그 모든 과정 동안 그녀의 매우 이성적으로 이준혁을 보며 조리 있게 말했다.방안은 차가운 기운으로 가득 찼다. 윤혜인이 한마디 할 때마다 이준혁의 얼굴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전화를 끊고 나서, 윤혜인은 조금의 두려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605화

    이준혁은 침을 한번 꿀꺽 삼키더니 말했다.“윤혜인, 기억이 돌아온 거야?”“아니요.”윤혜인은 그저 그 이야기 속의 자신을 기억하고 감정 이입을 한 것뿐이었다.되돌아온 대답에 이준혁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다.그는 그녀가 과거를 기억하길 바라면서도,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원치 않았다.도대체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고, 결국 분위기는 어색하게 흘러갔다.“미안해...”과거의 일들에서 잘못하고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는 것을 그는 부정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윤혜인을 배신한 적이 없었다.임세희에게 조금 관대한 적은 있었으나 그녀를 사랑한 적도 없었다.윤혜인은 실망한듯한 남자의 표정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이준혁 씨, 이런 말 들어본 적 있나요? 모든 ‘미안해'가 ‘괜찮아'로 돌아오지는 않아요. 저는 과거의 저를 대신해 당신을 용서할 권리가 없어요.”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무심했다. 마치 어젯밤의 열정적인 그녀가 그녀가 아니었던 것처럼 말이다.가슴이 미세하게 떨리며 이준혁은 무언가가 떨어져 나가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그때, 문 벨이 울렸고 윤혜인은 재빨리 문을 열었다.“윤혜인, 괜찮아?"곧 배남준이 들어와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긴장된 표정으로 위아래로 살폈다.과도하게 걱정하는 듯한 마음이 윤혜인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괜찮아, 남준 오빠.”그러자 배남준은 안도하며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현장에 있던 또 다른 사람은 그 행동이 매우 눈에 거슬렸다.이준혁은 갑자기 앞으로 나서더니 윤혜인의 손목을 잡았다. 눈빛은 매우 어두운 채로 말이다.“혜인이한테 손대지 마세요.”얼음처럼 차가운 말이었다.하지만 그가 예상치 못한 것은 윤혜인이 본능적으로 배남준의 손목을 잡았다는 것이었다.그렇게 현 상황은 이준혁이 윤혜인을 잡고, 윤혜인은 다른 남자를 잡고 있는 꼴이 되었다.온도가 마치 영하로 내려간 듯, 주위의 분위기가 냉랭해졌다.어두운 이준혁의 얼굴에는 윤혜인이 가한 공격으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때문에 그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606화

    배남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했다.“대표님, 부부라는 호칭은 이미 이혼한 전처에게는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이준혁은 배남준까지도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순간 그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마치 수천 개의 화살에 찔린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눈도 한껏 붉어진 채로 그가 윤혜인을 내려다보며 쉰 목소리로 물었다.“윤혜인, 저 남자랑 무슨 관계야?”창백한 얼굴에 밤을 새운 탓에 그의 눈가에는 핏줄이 드러나 있었다.그리고 그 눈빛에는 더 이상의 상처를 견딜 수 없는 듯한 슬픔이 엿보였다. 하지만 그런데도 윤혜인은 그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비록 배남준과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지만 이준혁에게 희망 따위를 주고 싶지는 않아서 말이다.배남준은 윤혜인의 표정을 보고 그녀의 곤란함을 눈치채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혜인이와 저는 경천이의 허락을 받고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습니다.”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듣자, 이준혁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그러더니 그는 배남준을 쳐다보지도 않고 윤혜인만을 응시하며 물었다.“정말이야?”배남준이 이렇게 말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윤혜인은 깜짝 놀랐다.‘오빠가 무슨 허락을 했다는 거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한다고?!’그녀는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이준혁의 강한 성격을 생각하며 일부러 윤혜인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우리 사귀고 있어요!”짧은 몇 마디가 원자폭탄만큼의 파괴력을 발휘해 남자의 단단한 마음에 엄청난 구멍을 내버렸다.그의 얼굴에서 혈색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윤혜인은 이 틈을 타서 손을 뺐고 계속해서 말했다.“앞으로 저와 얽히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남준 오빠가 오해할 수 있으니까요!”이준혁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마치 윤혜인의 말이 그의 몸을 산산조각 내버린 듯 말이다.“안 돼!”그때, 이준혁이 갑자기 소리쳤다.“분명 나랑 6개월 동안은 결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네. 저희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거지, 아직 결혼한 게 아니잖아요!”윤혜인은 계속해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607화

    그러자 배남준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대표님, 사람은 망상할 수는 있지만 그 망상에 계속 빠져있어선 안 됩니다. 혜인이는 현재 독신이며, 나와 그녀는 정당하게 교제 중입니다. 강제로 사랑을 빼앗는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죠. 그리고 그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마도 대표님 혼자만의 생각일 겁니다.”이 말에 안색이 즉각 변하더니 이준혁은 배남준의 옷깃을 잡아채며 분노했다.“당신이 북안에서 얼마나 강력한지 상관없습니다! 여기는 서울, 내 구역이에요! 내 손에서 혜인이를 빼앗아 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 추호도 하지 마세요!”남자의 얼굴은 차갑고 살벌해 보였으며 마치 당장이라도 상대방을 잡아먹을 듯했다.윤혜인은 급히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초조하게 말했다.“이준혁 씨, 제발 그만해요! 남준 오빠 건드리면 당신이랑도 끝입니다!”윤혜인의 진심 어린 방어는 마치 독을 발라 날카로운 칼처럼 이준혁의 마음을 찔렀다. 그는 심한 고통에 휩싸여 미쳐버릴 것 같았다. “좋아, 평생 나랑 끝장 보자. 이번 생, 다음 생, 끝까지 함께 끝장내 보자고!”윤혜인은 이준혁의 광기 어린 표정을 보며 그가 정말 미쳤다는 직감을 받았다.그러나 이내 이준혁의 말이 더 놀라웠다.그는 갑자기 목욕 가운을 벗어젖히며 단단하고 매력적인 가슴과 배를 드러냈다. 그의 피부에는 수많은 애매한 붉은 자국들이 있었다. “나더러 엮이지 말자며, 근데 이건 뭐야? 녹음도 있어, 들어볼래?”순간 귀가 뜨겁게 달아오르며 윤혜인은 심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내가 정말 이 남자랑 그런 일을 했다고?!’이준혁의 잘생긴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보며 윤혜인은 분노가 치솟았다. “짝!”그녀는 그의 얼굴에 강한 뺨을 날렸다.“이 짐승! 내가 어떤 상황인지 뻔히 알면서 이렇게 기회를 노려요? 당신은 인간 이하의 짐승이에요, 짐승!”이준혁은 잠시 멍해졌다.그녀의 손은 분명 뺨에 닿았는데 어쩐지 마음이 더 아픈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속의 고통을 숨기며 그는 무표정하게 윤혜인을 바라보고는 입꼬리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608화

    “윤혜인, 나더러 공평하게 대해달라며... 넌 나한테 공평하게 대하고 있는 거 맞아?”분명 그녀는 그에게 공평하게 대하겠다고 약속했었다.하지만 지금 윤혜인이 겨누고 있는 칼날은 오직 이준혁을 향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윤혜인은 혼란스러웠다. 이 혼란스러운 관계를 빨리 끝내고 싶었기에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당신에게 상처받은 사람이 당신한테 공평하게 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이 말을 들은 이준혁은 심하게 상처를 받은 듯 자연스럽게 두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그러더니 갑자기 ‘퍽’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평소 강직했던 그의 등도 지금은 살짝 굽어 있었다.그러더니 이준혁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윤혜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윤혜인, 나한테도 공평하게 대해주면 안 돼? 부탁이야, 나한테도 공평하게 대해줘...”그는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극도로 비굴하게 애원했다.그러자 윤혜인은 마음속이 마치 솜으로 가득 차 산소가 사라진 것처럼 답답했다.이준혁이 이렇게 비굴하게 구는 모습을 그녀는 여태껏 본 적이 없었다.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이 모습에 윤혜인은 그만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하지만 무슨 이유에서든지를 막론하고 윤혜인은 절대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사람에게는 그가 원하는 공평함을 줄 수 없었다!“쾅,쾅,쾅!”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두 명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경찰관이 들어와 신분증을 내보이며 말했다.“신고를 받고 왔습니다. 여기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들었습니다.”경찰관들은 방 안의 두 남자를 훑어본 뒤 윤혜인에게 물었다.“신고자분입니까?”“네, 맞아요.”“누가 당신을 성추행했습니까?”윤혜인은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를 몇 초 동안 응시하다가 차분하게 말했다.“저 사람입니다.”순간, 이준혁의 몸은 다시 수많은 화살에 관통당한 듯 고통으로 얼룩졌다.그는 굽어 있던 등을 곧게 펴며 윤혜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가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그는 믿을 수 없었다!하지만 믿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609화

    경찰서에서 나올 때, 이준혁의 표정은 어두웠고 이마는 깊게 찌푸려져 있었다.주훈이 물었다.“대표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어디 아프세요?”이준혁의 입술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일단 차에 타자.”차에 올라탄 후, 그는 뒷좌석에 몸을 눕히고 길고 깨끗한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눈에 띌 정도로 아파 보였다.“약..."주훈은 잠시 당황하다가 중앙 콘솔에서 진통제를 꺼내 병뚜껑에 담아 물과 함께 건넸다.이준혁은 무표정으로 약을 받아 물과 함께 삼키고는 다시 손을 내밀며 말했다.“세 알 더.”그러자 주훈이 주저하며 말했다.“대표님, 원지민 씨가 이 약은 한 번에 두 알만 복용하라고 했습니다. 과다 복용하면 신경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렸다.“가져와.”“하지만...”불쾌한 듯 이준혁이 다시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원지민의 비서로 가고 싶은 거야?”“죄송합니다, 대표님.”주훈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급히 사과하며 약을 건넸다. 그리고 이준혁은 약을 삼킨 후 눈을 살짝 감고 의자에 기대었다.방금 윤혜인이 그 남자에게 기대고 있던 모습이 떠오르자, 그의 머리는 터질 듯이 아팠다.폭발하는 감정에 그는 배남준의 손을 잘라버리고 싶었다.그러나 이성은 이준혁에게 그렇게 할 수 없음을 알려주었다.윤혜인이 싫어하는 일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더욱 멀어질 뿐이었다.이준혁은 그녀가 다시 조용히 사라질까 봐 너무 두려웠다.지난 5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는 그와 그의 정신과 의사만이 알고 있었다.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는 하루도 제대로 잠들 수 없었다.때문에 이대로 포기할 이준혁이 결코 아니었다. 윤혜인이 다시 결혼하지 않는 한, 그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언젠가 그녀가 결혼하는 날이 오게 된다면 그는 결혼식을 망쳐버릴지도 모른다.그래서 이준혁은 상황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차가 천천히 움직였고 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혜인이는

Bab terbaru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31화

    “언니, 정말 너무 예쁘다. 연예인이에요?”여자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했다.소원은 살짝 난감했다. 얼굴에 아직 상처가 있었지만 벙거지 모자와 마스크에 가려져 두눈만 보였다. 그래도 눈이 예쁘고 아우라가 남달랐기에 살짝만 꾸미자 연예인이 몰래 산부인과에 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나 연예인 아니야. 그저 일반인이야.”소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딱 봐도 일반인이 아닌데. 남편이 너무 잘생겼잖아요. 대박. 나 현실에서 이렇게 잘생긴 남자 본 건 처음이에요.”칭찬을 아끼지 않는 여자를 보며 얼음 같던 남자의 얼굴이 사르르 녹았다. 육경한은 보기 드물게 여자에게 먼저 인사했다.“안녕.”잘생겼다고 칭찬해서가 아니라 남편이라는 말이 너무 듣기 좋았기 때문이다. 여자가 잘생긴 남자를 보며 어쩔 바를 몰라 얼굴을 빨개지자 여자의 남편이 바로 질투했다.“작작 해. 외모지상주의야. 침 나오겠다.”하지만 청년은 여자를 욕하는 게 아니라 그저 비아냥댈 뿐이었다. 여자는 남자의 귀띔에 정신을 차리고 퉁명스럽게 말했다.“내가 잘생긴 남자만 보면 얼굴 빨개지는 거 알잖아.”여자가 고개를 돌려 소원에게 웃었다.“언니, 화내지 마요. 그저 남편이 너무 잘생겨서 그랬을 뿐이지 다른 뜻은 없어요.”여자의 남편도 따라서 해명했다.“맞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와이프가 외모지상주의인데 가끔 티브이에 잘생긴 남자가 나오면 침도 흘리고 그래요. 오랜만에 옆에서 이렇게 잘생긴 남자를 보니까 감정 조절을 잘못했네요.”“아니요. 화 안 났어요. 게다가 이 사람은 내 남편이 아니에요.”그러니 소원이 화날 것도 없었다. 소원은 원래도 다른 사람이 육경한을 보든지 말든지 상관없었지만 이 말에 분위기가 딱딱해지고 말았다.여기에 줄까지 섰으면서 남편인지 아닌지 다투는 건 별로 의미가 없었다. 아무튼 이따가 다 남편이 될 것이니 말이다. 다만 소원이 강조하자 어딘가 살짝 이상했다.육경한의 안색이 굳어졌지만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설명할 리도 없었다.“여자가 웃으며 말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30화

    “내가 이미 준비해 뒀어.”육경한이 말했다.이내 그는 신분증을 꺼내 들었고 소원이 그것을 낚아채서 펼쳐 보았다.그 안에는 소원의 신분증 사본은 물론 그녀 어머니의 주민등록증 사본도 포함되어 있었다.육경한은 정말로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사람이었다.‘엄마 주민등록증 사본 복원해 놓을 줄이야...’이쯤 되니 소원은 이해할 수 없었다.이 정도로 능력이 있다면 굳이 소원이 나설 필요도 없이 육경한은 두 사람의 혼인신고를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왜 꼭 같이 구청까지 와야 했지?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도 아닌데... 이런 곳에 와서 애정을 가장하는 게 정말 불편하지도 않나?’소원은 냉랭하게 말했다.“이 정도는 뭐든 할 수 있으면서... 여기 오는 건 쓸데없는 일이었잖아.”“쓸데없는 일이 아니지.”육경한은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이 일은 직접 해야 의미가 있잖아.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 싶지 않아.”그의 말에 소원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녀에게 이렇게 정상적으로 말을 걸고 날카롭게 대립하지 않는 육경한은 너무 낯설었다.게다가 그의 말투에는 어딘가 소원을 달래려는 뉘앙스까지 숨어 있었다.소원은 곧바로 경계심을 느끼며 구청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 한 발짝이라도 더 떨어지려 애썼다.육경한은 이런 그녀의 작은 몸짓을 눈치챘지만 화를 내기는커녕 입가에 미소를 띠며 소원의 그런 모습마저 귀엽게 느껴졌다.이른 아침이라 구청은 막 문을 연 상태였다.소원은 육경한이 분명 미리 사람을 준비시켜 VIP 통로라도 열어놓았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야 그녀도 혼인신고를 빨리 끝내고 떠날 수 있을 테니 말이다.하지만 남자는 태연하게 뒤에서 걸어오며 손에 들린 번호표를 보여주었다.23번.소원은 말문이 막혔다.직접 하겠다던 육경한의 말이 허언은 아니었던 것이다.그는 정말로 줄을 서서 기다리려 하고 있었다.문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23쌍의 커플이 앞서 대기하고 있었다.소원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오늘 무슨 특별한 날이라도 되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29화

    그 감정은 마치 황량한 사막에서 자라난 초록빛 잔디처럼 거칠고 끈질기게 뻗어 나갔다.그는 냉정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내면을 억지로 찢어놓으며 모습을 드러냈다.하지만 소원은 곧 그 감정을 냉정하게 끊어냈다.애초에 있어서는 안 될 감정이었다.소원과 육경한 사이에는 이미 어떤 가능성도 남아 있지 않았기에 더는 이런 부질없는 감정이 그녀를 흔들거나 방해해서는 안 되었다.오랜 침묵이 이어지면서 남자의 모든 희망은 서서히 사라졌다.그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역겹다고 해도 평생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소원, 그 말 받아줄게.”소원은 그의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육경한이 다시 말했다.“오늘 차에서 내리는 순간 난 서씨 가문을 상대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거야. 너 그 남자 놓지 못한다며?”그의 눈빛에는 진한 증오가 담겨 있었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얼음처럼 차가웠다.“내가 그 사람 없애버릴 거야.”“뭐라고?”화들짝 놀란 소원은 고개를 돌리며 손에 힘을 주었다. 어찌나 힘을 주었는지 손등이 하얗게 질릴 정도였다.“나한테는 그럴 능력이 있으니까.”육경한은 무표정하게 말했다.“그리고 너도 알잖아. 네가 어제 한 일은 이미 방씨 가문에 알려졌을 거야. 내 보호 없이는 방민아나 방민기 중 누구도 널 가만두지 않을걸.”그의 말은 소원의 속을 꿰뚫고 있었다.정확히 그녀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을 찌르고 있는 것이었다.“지금 나와의 거래를 포기한다면 너뿐만 아니라 네 주변 사람들까지 위험해질 거야. 네 친구 영숙이라는 사람도 포함해서 말이야.”육경한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소원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 방민아는 분명히 그녀를 죽도록 미워하게 될 것이다.그리고 영숙은 그녀의 분노를 가장 먼저 받을 대상이 될 것이다.소원은 단순히 자신만이 아닌 그녀를 도와준 영숙의 안전도 무시할 수 없었다.육경한은 고개를 숙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소원, 선택해야 해. 뭘 선택해야 할지 잘 알고 있을 거야.”소원은 침묵했다.그들의 내면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28화

    차에서 내리려던 소원이 동작이 순간 멈췄다.육경한의 차가운 목소리가 얇은 입술을 통해 들려왔다.“소원, 이 차에서 내린다면 우리의 거래는 끝나는 거야. 내가 말한 대로 기회 없다고 했으면 진짜로 없는 거라고.”그는 이미 그녀의 심리를 꿰뚫어 본 듯 냉담하게 덧붙였다.“억지로 하라는 건 아니야. 잘 생각해 봐.”움직일 수도 없이 소원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마치 돌로 변해버린 것 같았다.차에서 내린다는 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몰랐지만 육경한과 혼인신고서를 작성하겠다는 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농담이었다.‘내가 어떻게 육경한이랑 결혼을 해?’그들은 원수였다.비록 유진이라는 아이가 둘 사이를 연결해주고 있다 해도, 비록 그들이 지금 유진이의 혈연관계로 묶여 있다 해도, 그들 사이에 깊이 새겨진 사랑과 증오의 복잡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다.소원은 자신이 평생 이 남자와 부부가 되는 건 불가능하며 그래서는 안 된다고 확신했다.이 문제는 더 생각할 필요조차 없었다. 단 1초라도 더 고민하는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불경이었다.아버지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람이 누구인지, 그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변명할 여지조차 없는 일이었다.갑자기 숨이 가빠지더니 소원은 문손잡이에 손을 올려놓은 채 말했다.“난 이미 충분히 생각했어. 당신이랑 결혼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육경한.”문이 열렸다.소원이 몸을 낮춰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등 뒤에서 남자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니까 내 애인이 되어 내 침대에서 잘 수는 있지만 내 가족의 일원이 되는 건 못 받아들이겠다는 거야?”소원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이 남자는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생각을 간파한 것이었다.이 거래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다. 유진이와 서현재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타협이었다.지금 당장은 더 나은 방법이 없었고 유진이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물러서야만 했다.하지만 이 긴급한 위기가 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27화

    그녀는 유진이에게도 항상 그렇게 가르쳐 왔다.무려 1분 동안 육경한은 그녀를 바라봤다.“옷은 조금 있다 가져올 테니 입고 내려와.”곧 이 한마디를 던지고 그는 몸을 돌려 나가버렸다.그제야 소원은 한숨을 돌린 듯했다.다음 순간, 그녀는 힘이 풀려 침대 위에 주저앉았다.명확히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거절한 것도 아니었다. 육경한이 그렇게 말했다는 건 여지가 있다는 뜻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도우미가 문을 두드리며 옷을 들고 들어왔다.옷은 몸에 딱 맞는 사이즈의 옷이었다.그녀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도우미가 아침 식사를 식탁 위에 준비해 놓고 말했다.“대표님께서 아침을 다 드시고 내려오라고 하셨습니다.”소원은 육경한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지만 전날의 과로와 몸의 통증 때문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게다가 아침 식사의 고소한 냄새가 참을 수 없을 만큼 유혹적이었다.결국 소원은 식탁에 앉아 아침을 천천히 다 먹었다.아침 식사를 마치고 계단을 내려오자 남자가 거실 소파에 앉아 길게 다리를 꼰 채 신문을 읽고 있는게 보였다.앞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놓여 있었다.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육경한은 여전히 아침을 거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그 한 잔이면 완벽한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소원이 내려오는 것을 보자 그는 신문을 내려놓고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번에 마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향했다.무슨 의도인지 알 수 없었지만 소원은 일단 따라나섰다.남자는 이미 차에 올라 있었다. 뒷좌석 문이 열려 있었고 운전기사는 그녀가 탈 때까지 기다렸다가 문을 닫아주었다.소원은 고개를 숙이고 차에 올라 육경한의 오른편에 앉았다.운전기사가 문을 닫고 출발하자 소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지금 어디 가는 거야?”육경한은 단 한 마디로 대답했다.“구청.”“...뭐라고?”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소원은 눈을 크게 뜨고는 다시 물었다.“육경한, 지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26화

    남자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은 채 한 걸음 다가왔다.차갑고 섬뜩한 육경한의 검은 눈동자를 마주하고도 속으로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만약 그가 화를 낸다면 지금 그의 집에 있는 상황에서 소원이 저항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지금 나 위협하고 있는 거야?”육경한이 입을 떼자마자 강렬한 압박감이 그녀를 덮쳤다.소원은 무의식적으로 손에 힘을 주며 평온한 눈빛으로 그의 시선을 마주한 채 대답했다.“위협이 아니야. 단지 거래지. 내가 현재를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이유는 현재가 유진이의 생명의 은인이라서야. 그때 그 해변 절벽에서 현재가 없었다면 나는 이미 유진이와 함께 떨어져 죽었을 거야. 현재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와 유진이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고.”소원은 육경한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를 자극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서현재에게도 불리했다.지금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유진이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육경한에게 서현재의 안전도 지켜달라고 하는 것이다.이건 육경한에게 있어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녀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변화무쌍한 서울에서 뿌리 없는 두 사람이 스스로 살아남으려면 정말 쉽지 않았다.더군다나 그녀는 이미 수많은 적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으니 말이다.비록 그 적들이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었지만 소원은 어쩔 수 없이 맞서야만 했다.지난밤 만약 영숙의 말이 아니었다면 소원은 지금 이토록 빠르게 마음을 고치지 못했을 것이다.영숙이 말했다.“스스로 살아가는 게 고결하게 보일 거라는 착각은 하지 마. 오히려 스스로만 의지해서 초라하게 산다면 사람들의 조롱거리밖에 안 될 거야. 똑똑한 사람은 자신에게 유리한 모든 기회를 붙잡는 법이지. 법을 어기지만 않으면 자신을 도울 수 있는 길은 옳은 길이야. 쓸데없는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쓸 필요 없어...”영숙의 위로에 소원은 많은 것을 깨달았다.그동안 수없이 부딪혀 왔던 벽들, 이제는 좀 더 똑똑하게 자신이 지키고 싶은 사람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25화

    소원은 눈앞에 놓인 담백하고 향긋한 보양식을 보며 희미하게 쓴웃음을 지었다.‘몸이 다쳤을 때는 보양식으로 보충할 수 있다지만 마음은 어떡해야 하지? 상처 입은 마음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비록 입맛은 없었지만 그녀는 억지로 음식을 삼켰다.건강한 몸이 필요했다.절식하며 저항하는 건 미성숙한 아이들이나 할 짓이었다.약해진 몸으로는 아무런 계획도 세울 수 없고 제대로 된 판단도 할 수 없었다.억지로 먹긴 했지만 그 양은 겨우 생명을 유지할 정도에 불과했다.정상적인 사람이 배부르게 먹을 양에는 한참 못 미쳤다.남은 음식을 도우미가 들고 나갈 때, 육경한은 그 모습을 흘낏 보며 시선을 거두고 말했다.“연근을 좋아하니까 다음 끼니엔 연근 요리를 준비해.”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지만 도우미는 속으로 생각했다.‘연근 같은 사소한 취향까지 기억하다니... 이 여자는 정말 육 대표님께 특별한 존재임이 틀림없어.’다음 날 아침, 소원은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도우미에게 말했다.“육 대표님을 불러주세요.”그녀에게는 삼일이나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유진이의 안전은 단 한순간도 미룰 수 없는 문제였다.곧이어 육경한이 방 안에 들어서자 방 안의 분위기는 한순간에 무겁게 가라앉았다.소원이 입을 열었다.“조건 받아들일게.”이 결정에 육경한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사람은 약점이 있으면 잡히기 마련이었으니 말이다.소원의 약점은 언제나 그녀의 소중한 사람들이었다.그녀는 어머니를 포기할 수도, 아이를 포기할 수도 없었다.그런 사람들이 있는 한, 소원을 굴복시키는 건 어렵지 않았다.하지만 육경한은 그동안 그런 수를 쓰지 않았다.자신에게 아직 그 알량한 자신감이 남아 있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결국 육경한은 그 자신감이 얼마나 허망한지 깨달았고 소원은 그에게 남아 있는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하지만 나도 조건이 있어.”소원이 덧붙였다.육경한은 그녀가 조건을 제시하는 일에 대해 전혀 놀라지 않았다.오히려 조건을 내놓지 않는다면 그건 소원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24화

    육경한은 눈앞의 여자를 산산조각 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분노와 욕망이 뒤섞였다.조금 전의 짧은 접촉만으로도 그의 온몸의 세포가 깨어난 듯했다.그녀를 지금 이 자리에서 눌러 제 몸 어디 한 부분에라도 붙여두고 싶었다.다시는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더는 다른 남자를 유혹하지 못하도록 말이다.특히 그녀가 술에 취해 무의식적으로 내뱉었던 ‘현재야’라는 말은 마치 날카로운 가시처럼 그의 가슴속을 파고들었다.그는 지금 당장 서현재를 붙잡아 바다 깊숙이 가라앉히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었다.“육경한, 양심에 손을 얹고 우리 모자에게 부끄럽지 않아? 왜 내가 당신에게 빌어야 하지? 유진이는 당신 아들 아니야?!”소원은 눈가가 붉게 달아오를 정도로 격분하며 그를 노려보았다.눈앞의 이 남자가 자신을 위협하는 모습에 깊은 증오를 느꼈다.육경한은 차분히 말했다.“내가 두 사람에게 잘못한 건 인정해. 하지만 네가 나한테 그걸 만회할 기회를 준 적이 없었잖아.”그의 말은 소원에게는 터무니없게 들렸다.그렇지만 육경한은 개의치 않았다.소원을 곁에 둘 수만 있다면 비웃음을 사는 것쯤은 상관없었다.“네가 유진이의 엄마로 돌아와 내 곁에 머문다면 내가 필요한 권리를 줄 거야. 하지만 네가 유진이의 엄마가 아니라면 그 권리는 너와 아무 상관없어.”육경한의 말은 현실적이고도 냉정했다.교환을 원하는 것이었다.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고 그는 분명히 했다.곧 소원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육경한, 당신 왜 이래? 이건 사랑이 아니야! 우리 둘 사이엔 사랑 따윈 없어!”극도로 지친 소원은 무력감을 느꼈다.육경한은 이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과는 항상 같았다.그를 이길 수 없었고 심지어 서현재조차 위험에 빠져 있었다.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눈빛이 어두워진 채 육경한은 그녀의 상처를 조심스레 손끝으로 쓰다듬었다.“이제 와서 사랑이니 뭐니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그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23화

    남자는 소원의 손가락을 단단히 얽으며 열 손가락을 맞물렸다.그리고 조금씩 그녀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며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그 키스는 어젯밤 일에 대한 대가야. 이제부터가 내가 내놓을 조건이야.”소원은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이번엔 또 뭘 하려는 거야!”“뭘 하겠어? 당연히...”눈을 가늘게 뜨더니 육경한은 고개를 숙였다.“널 가질 거야.”뒤이어 거칠고 압도적인 키스가 다시금 그녀에게 덮쳐왔다.이번 키스는 이전 것보다 훨씬 강렬하고 더 거침없었다.조금 전의 키스는 단순한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였다.소원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남자의 가슴을 치며 몸부림쳤다.그녀의 손톱이 등과 목에 선명한 붉은 자국을 남겼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남자는 소원을 침대 위로 강제로 밀어 눕히고 그녀의 다리를 가슴 위로 억누르며 반항할 여지를 완전히 차단했다.그의 뜨겁고 거친 키스는 소원의 입술에서 목덜미로 이어졌고 술에 취한 듯한 짙은 욕망이 가득했다.남자의 손은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부드러운 곡선을 타고 내려가며 탐욕스럽게 그녀를 더듬었다.서로 뒤엉킨 숨소리는 남자가 흥분했을 때만 내뱉는 거친 숨결이었다.정신이 아득해지며 소원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육경한이 이렇게 폭력적으로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분명 최근에는 자신과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였던 그가 왜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눈빛에 진한 욕망의 빛이 서린 채 육경한은 거친 숨을 내쉬며 그녀를 잠시 놓아주었다.“아까 나한테 물었었지? 내가 원하는 게 뭐냐고.”그는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내 조건은 간단해. 널 내게 줘. 그러면 내가 유진이의 엄마로 만들어줄게.”소원은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멍해졌다.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유진이의 엄마’라니. 유진이는 원래부터 그녀의 아이다.‘난 이미 유진이의 엄마잖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혼란스러웠다.육경한은 소원이 자신의 말뜻을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