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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드르륵-”

욕실의 슬라이딩 문이 열렸다.

이준혁은 침대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덜컥 내려앉아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혜...”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쾅!”

이준혁은 이마를 강하게 맞았고 순간 상처가 생기며 피가 흘러내렸다.

자신이 정확히 때린 것을 보고 윤혜인은 다시 때리려 했지만 남자가 얼굴을 돌리는 순간 멈칫했다.

“어떻게 그쪽이 여기 있어요?”

그러자 이준혁은 찌푸린 얼굴로, 어제 그녀가 연규성의 품에 안겨 있던 장면을 떠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누구를 기대한 거지?”

윤혜인은 두 걸음 뒤로 물러서며 잔뜩 경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 장면은 이준혁을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설명하려 했지만, 윤혜인이 입을 열었다.

“오지 마세요.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윤혜인은 옷깃을 단단히 여미며 경계했다.

“약한 방법으로는 안 되니까 강하게 나가려는 거죠? 어젯밤 장 대표님도 설마 둘이 같이 짜고 한 일이에요?”

그녀는 이전에 이 미디어 업계가 얼마나 더러운 곳인지 들은 적이 있었다.

대기업의 호의를 얻기 위해 미녀를 침대로 보내는 사례는 수없이 많았다. 때문에 윤혜인은 이준혁이 그 장 대표와 한패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그 물음에 이준혁은 가슴이 답답해지며 말문이 막혔다.

윤혜인은 자신의 추측이 어느 정도 맞다고 확신하며 이준혁이 자신을 응시하는 것을 보고 테이블 램프를 들어 그를 방어했다.

화가 난 이준혁은 수건을 잡아 이마의 피를 닦고 그 수건을 더러운 세탁물 바구니에 던지며 느긋하게 말했다.

“신고해.”

‘...내가 신고 못 할 줄 알고?!’

곧이어 윤혜인은 주저하지 않고 호텔의 원클릭 호출 버튼을 눌러 주소를 말하고 이준혁을 성범죄자로 정확히 지목했다.

그 모든 과정 동안 그녀의 매우 이성적으로 이준혁을 보며 조리 있게 말했다.

방안은 차가운 기운으로 가득 찼다. 윤혜인이 한마디 할 때마다 이준혁의 얼굴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

전화를 끊고 나서, 윤혜인은 조금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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