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85화

윤혜인도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욱하는 마음에 내뱉은 말을 이준혁이 이런 식으로 받아치자, 오히려 말문이 막혔다.

한참을 말이 없던 그녀가 차가운 눈빛으로 이준혁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준혁 씨, 나... 좋아해요?”

이준혁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물음에 조금 당황했지만 태연한 척 답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겠어?”

윤혜인은 입술을 살짝 말아 올리며 조롱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다시 물었다.

“내 눈에는 당신이 나에 대한 신선함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다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데요? 내가 아무리 당신 아내라고 해도 5년 동안 만나지 못했으면 당연히 잠시나마 새로운 느낌이 들 거예요. 하지만 이러한 감정이 사그라들면 날 쓰레기처럼 버릴 건가요 아니면 애완동물처럼 집에 내버려둘 건가요?”

이준혁의 가슴은 더욱 찌릿찌릿 아파 나면서 목소리까지 갈라졌다.

“혜인아, 난 신선함 때문에 이러는 것도 아니고 널 쓰레기 취급하면서 버릴 생각은 더욱 없어, 넌 내 아내고 그 누구도 널 대신할 수 없어...”

그의 애절한 목소리에 윤혜인의 머리가 복잡해졌고 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준혁 씨, 내가 몇 번이고 말했잖아요. 당신 기억 속에는 내가 당신의 아내일지는 몰라도 나한테 당신은 그저 낯선 사람일 뿐이에요. 당신이 날 아내로 생각하고 당연하게 하는 행동들을 난 받아들이기 힘들 뿐만 아니라 계속 나한테 당신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도 감당이 안 돼요.”

윤혜인은 냉랭한 목소리로 그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발언을 계속해 나갔다.

“이게 준혁 씨가 사람을 좋아하는 방식인가요? 당신은 상대방의 의견이나 생각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이기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상대방을 좋아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이준혁은 상처받은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힘없이 놓았다.

“혜인아...”

이준혁은 윤혜인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해명하고 싶은 부분도 많았지만, 그녀는 좀처럼 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