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541 - Chapter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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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탈의실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다 됐어?”이준혁의 목소리였다.“다 됐어.”곧이어 치맛자락을 잡고 나온 임세희는 이준혁과 마주쳤다.순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화장을 두껍게 한 탓에 얼굴이 새빨개진 것은 그리 티가 나지 않았다.“가자.”이준혁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그러자 임세희의 얼굴에는 이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해졌다. 앞에 있는 전신거울에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췄다.웨딩드레스는 아름다웠지만 그렇게 화장을 두껍게 했음에도 안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정신병원에서 밤낮없이 겪은 고문과 툭 튀어나온 뱃살로 인해 그녀는 원래의 모습을 잃었다.때문에 이준혁이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는 것은 당연했다.뒤이어 둘은 촬영실로 갔다. 이것은 특별한 촬영이었다. 임세희 옆에는 모델 소품이 서 있었는데 최신 기술로 나중에 모델링하여 얼굴을 바꿀 예정이었다.촬영할 때, 이준혁은 창가에 서서 맞은편에 대기하고 있는 차를 확인했다.그것은 그를 미행하기 위해 이천수가 보낸 사람들이었다.이준혁은 일부러 직원들에게 커튼을 얇게 남기게 해 맞은편에서 그와 임세희가 웨딩 촬영을 하는 모습을 몰래 찍을 수 있게 했다.얼마 후 촬영이 끝나고, 이준혁은 임세희와 함께 나가려 했다.그때, 임세희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준혁 오빠...”하지만 곧 자신이 그렇게 부르는 것을 이준혁이 싫어했었다는 사실이 떠올라 그녀는 이내 말을 바꿨다.“준혁 씨, 나랑 진짜로 사진 한 장만 찍어주면 안 돼?”뚫어져라 그녀를 바라볼 뿐, 이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세희는 이유 없이 긴장하여 목이 멨다.“준혁 씨, 나 요즘 매일 악몽을 꿔. 정신병원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야. 나 정말 송휘재가 나오기 전에 나와 아이 모두가 무사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그녀는 이준혁이 이 아이를 지키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임세희 본인은 이 아이가 태어나기를 원하지 않았다.때문에 그녀는 한 번도 검진을 받지 않았었다.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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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이준혁이 지시했다.“몇 명 데리고 가서 방금 탈의실에서 나온 사람을 찾아.”그러자 주훈은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최근 이천수가 계속 이준혁을 미행하고 있는데, 만약 그와 임세희의 관계가 가짜라는 것이 발각되면 틀림없이 이천수가 무언가를 알아낼 것이다.즉시 주훈은 앞뒤 출구를 조용히 봉쇄하게 한 뒤, 사람들을 데리고 건물 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스튜디오 건물이 너무 큰 탓에 사람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탈의실이 많기도 하고 큰 소란을 피울 수도 없어서 그들은 반드시 조용히 찾아야 했다.그 시각, 윤혜인은 이미 준비된 검은색 벤에 앉아 있었다.다행히 오늘 도망을 위해 미리 스튜디오의 통로 지도를 손에 넣었기에 그녀는 순조롭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이준혁이 이렇게 신중할 줄이야... 웨딩 촬영 하나에 이런 규모라니.’비록 이준혁에 대한 기대는 일찍이 접었지만, 조금 전의 그 장면은 여전히 그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임세희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면 그 사람 성격상 웨딩 촬영 같은 걸 할 리 없는데... 근데 그럼 나는 왜 속이는 거지? 나한테 더 이상 무슨 이용 가치가 있다고...’마음이 아프고 괴로운 나머지 윤혜인은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머릿속에는 당장 여기를 떠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운전기사는 외국인이라 언어가 통하지 않았고 그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었다.곧 차는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스튜디오 입구에 다다랐을 때, 윤혜인은 이준혁이 나오는 것을 보고 습관적으로 머리를 숙여 숨으려 했다.그러나 이내 차에 선팅이 되어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이준혁이 한 손으로 임세희를 차에 태우는 것을 보았다.어둡고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수려한 외모는 유독 빛났다.지나가는 몇몇 사람들은 넋을 잃고 임세희에게 부러운듯한 눈길을 보냈다.임세희는 계속 배를 손으로 감싸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대하는 모습이었다.“툭, 툭.”굵은 눈물이 윤혜인의 턱 끝에서 땅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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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앞 좌석의 운전사가 좌석째로 뒷좌석으로 밀려오는 바람에 그 피가 전부 뒷좌석으로 흐르게 되었다.윤혜인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누워 있었다. 깨진 유리에 이마가 찔려 온 얼굴에 피가 흘렀고 머릿속은 혼미했다.교통사고로 인해 가드레일이 날아가 대교 도로가 차단되었다.그 시각, 검은색 고급차 안에서 임세희는 갑자기 심한 복통을 느꼈고 아래쪽에는 출혈이 보였다.“준혁 씨, 나 배가... 배가 너무 아파...”임세희가 고통스러워하며 신음했다.그러자 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즉시 앞서가던 차에 전화를 걸어 지시했다.“멈춰서 좀 기다려.”그 후, 그는 차에서 내려 임세희를 안고 다리를 건너 걸어갔다.벤의 앞부분에 불꽃이 피어올랐다.윤혜인은 뒷좌석에서 고통스럽고 무력하게 창밖을 바라보다가 흐릿하게나마 이준혁의 모습을 보았다.“이준혁!”그녀는 크게 외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입을 여는 것조차 어려웠다.피투성이 손을 힘겹게 뻗어 가까이 있는 창문을 잡으려 하며 윤혜인은 속으로 말했다.“준혁 씨, 우리 아이를 구해줘...”하지만 눈앞에선 임세희를 안은 이준혁이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윤혜인은 절망감에 눈을 감았다.그때,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고 윤혜인은 희망을 본 듯 힘겹게 눈을 떴다.그러자 구급차가 아직 멈추기도 전에 ‘쿵’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불타며 강물 속으로 빠져들었다.곧 차는 차가운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차 안으로 들이닥쳤고 윤혜인의 눈가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도망치려 하지 않았다면 교통사고를 당하지도 않았을 텐데...’그녀는 후회했다.‘만약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난 다신 이준혁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야.’배 속에서 미약한 움직임이 느껴졌고 윤혜인은 그것이 첫 태동이라는 것을 알았다.아기가 엄마에게 힘을 주는 것 같아 심장이 미어지는 듯 아파왔다.“아가야, 미안해! 엄마가 무능해서... 널 데리고 가야 할 것 같아.”...병원.임세희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이준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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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남자의 목소리는 마치 며칠 동안 말하지 않은 것처럼 이상하게 낮고 쉰 목소리였다.“흑흑흑...”진아연은 울음을 터뜨렸다.“경한 씨, 저 사람들 나한테 약도 발라 주지 않아요. 얼굴이 너무 아파서 썩어가는 것 같고 계속 고름이 흐르고 있어요... 너무 아파요...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줘요, 정말 너무 아파서 죽고 싶을 정도예요...”진아연은 몰랐다. 그녀의 상반신에 있는 화상 부위는 이미 썩어 있는 탓에 치료를 해도 썩은 살을 도려내야 한다는 사실을.그 부분은 큰 흉터로 남게 될 것이며 그녀의 얼굴은 이제 완전히 회복할 수 없게 되었다.육경한은 더 이상 그 얼굴을 바라보기도 싫었다.“어디 죽는 것보다 더 아프겠어?”진아연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정말로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워요!”그 상처들은 매일 수천 마리의 개미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가렵고 아팠다. 때로는 그냥 벽에 부딪혀 기절하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육경한에게서 많은 돈을 받았고 아직 삶을 즐기지 못했기에 절대 죽을 수 없었다.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났다육경한은 바닥에 칼을 던지고 담담한 목소리로 유혹하듯 말했다.“정말 견딜 수 없다면, 스스로 끝낼 수 있어.”순간, 진아연의 안색이 차갑게 굳어졌다.‘지금 나더러 자살하라는 거야?!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어?!’곧 완전히 절망한 진아연이 울부짖었다.“육경한, 내가 당신 구했잖아. 양심은 어디 국에다 말아먹었어? 날 이렇게 대하면 당신도 기필코 벌을 받을 거야!”그러자 육경한이 벌떡 일어서서는 내려다보며 말했다.“내가 네게 준 보상은 이미 내가 받은 은혜의 값어치를 훨씬 넘었어. 하지만 네 욕심은 끝이 없었고 내 경고도 무시한 채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어.”그의 차가운 눈빛에는 혐오감이 가득 담겨있었다.“너도 네 쓸모없는 오빠처럼 죽어 마땅해!”그 말을 마치고, 남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 나갔다.오늘 그는 진아연에게 칼을 주러 온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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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육경한 당신보다 더 잔혹하고 더러운 수단을 쓰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다고!’진아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죽어 마땅한 사람은 육경한 바로 당신이야!”침묵이 흘렀다!공기 속에는 무한한 정적이 가득했다!육경한은 얇은 입술을 꽉 다물었고 창백한 얼굴에는 핏기 하나 보이지 않았다.그 말들은 마치 무수한 커다란 돌덩이처럼 하나씩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러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최근 그는 자신의 마음이 이미 고통에 무뎌졌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진아연의 말들은 다시 한번 그의 가슴을 찔렀다.그렇게 한참을 진정시킨 후, 그는 옆에 있던 검은 옷을 입은 사람에게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이 여자의 혀를 잘라.”“네!”명령이 떨어지자,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점점 진아연에게 다가왔다.‘미쳤어! 악마야, 이건!’진아연은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무서웠다. 곧 누군가가 자신의 입을 억지로 벌리려고 할 때 그녀가 외쳤다.“육경한, 당신이 그 여자한테 미안한 일이 이것뿐이라 생각해? 그 여자가 왜 당신을 배신하지 않았다고 계속 말했는지 한번 생각해봐!”그러자 육경한은 갑자기 몸을 돌려세우더니 눈빛을 반짝였다.“뭘 알고 있는데?”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움직임을 멈췄다.진아연의 다리 옆에는 악취가 나는 물웅덩이가 생겼다. 무서워서 결국 오줌을 싼 것이었다.마치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듯 그녀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안 말해줄 거야. 날 풀어주지 않으면 당신은 평생 진실을 알지 못할 거야!”지하실에서는 계속되는 고문이 펼쳐졌다.처절한 비명이 점점 더 커졌지만 진아연은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입을 열면 바로 죽음이 찾아오리라는 것을.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한, 절대 말할 수 없었다.몇 시간 후.육경한은 지하실에서 올라와 잔뜩 붉어진 눈으로 뒤에 있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에게 명령했다.“입을 열 수 있게 계속 고문을 진행해! 절대 죽게 하지는 말고!”며칠 후, 지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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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공항 통로.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천천히 눈썹을 찌푸렸다.그때, 뒤에서 주훈이 이준혁의 길을 가로막는 어린 여자아이를 보고 서둘러 앞으로 나왔다.그러고는 무릎을 꿇더니 부드럽게 말했다.“꼬마야, 엄마를 못 찾겠니?”아이는 동그란 큰 눈에 풍성한 속눈썹을 갖고 있었는데 핑크색 드레스를 입어 눈처럼 하얀 피부가 더욱 돋보였다.한눈에 보기에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 같았다.그녀는 주훈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머리를 흔드는 그 순진한 모습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르르 녹일 듯했다.주훈은 목소리를 더 부드럽게 낮추며 말했다.“아저씨가 공항 직원한테 엄마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 어때?”그러자 아이는 고개를 저으며 발끝을 들어 작은 손으로 이준혁의 손가락을 잡아당겼다.“잘생긴 아저씨, 엄마한테 전화하게 핸드폰 좀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무시당한 주훈은 잠시 당황했다.‘어린 애가 외모를 다 가리고 참나...’그는 가볍게 기침하며 찰나의 당혹감을 감추고 부드럽게 말했다.“아저씨가 공항 안내방송 직원에게 데려가 줄게, 그러면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거야. 알겠지?”그 말을 듣자 아이는 실망한 듯 반짝이던 눈빛을 거두고 고개를 끄덕였다.그 눈빛과 동작이 한 사람을 매우 닮아 있었다.순간, 마치 바늘에 찔린 듯 이준혁은 마음이 흠칫 떨렸다. 주훈이 막 아이를 데리고 공항 직원에게 가려는데 그가 낮은 목소리로 제지했다.“잠깐만.”이준혁은 몸을 굽혀 똘망똘망하게 예쁜 눈을 보고 말했다.“아저씨 핸드폰 빌리고 싶어?”“네, 잘생긴 아저씨.”아이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촉촉한 큰 눈으로 이준혁을 바라보았다. 너무나 귀여운 모습에 이준혁의 가슴도 순간 따뜻해졌다.곧 묵묵히 핸드폰을 꺼내주는 이준혁의 행동에 주훈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동안 감정 없는 기계처럼 일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던 대표님이 아이한테 전화를 걸도록 핸드폰을 빌려주다니... 이게 무슨 놀라운 일이야?’아이는 작은 손으로 엄마의 전화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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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네.”“아름이는 올해 몇 살이야?”“아름이 세 살 반이에요.”아름은 반짝이는 큰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대답했다.‘이 아저씨 정말 잘생겼잖아? 만약 이분이 내 아빠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자신을 우러러보는 아이의 그 눈빛에 이준혁의 마음은 또다시 따뜻해졌다.‘세 살 반이라고? 그럼...’이준혁이 다시 물었다“아름이 엄마 성함은 어떻게 되셔?”그러자 아름은 그 큰 눈망울을 더욱 또렷이 떴다.‘아저씨가 우리 엄마의 이름을 묻고 있어! 내가 아빠가 되어줬으면 한다는 걸 눈치챈 건가?’곧이어 아름은 배시시 웃었다.“우리 엄마 이름은...”하지만 아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웬 남자가 말을 끊었다.“곽아름.”아름은 자신의 풀 네임을 듣고 작은 어깨를 움츠리며 입을 막았다. 곽경천은 뒤에서 아름을 안더니 앞에 있는 이준혁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고맙습니다.”그렇게 고개를 들고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자, 곽경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리고 이준혁은 이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주의 깊게 관찰했지만 곽경천은 곧 다시 차분한 표정을 되찾았다. 이때, 공항 직원이 다가와 물었다.“곽경천 씨, 아이는 찾으셨나요?”“찾았어요.”공항 직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다행입니다. 방송을 철회할게요, 그럼.”직원이 떠난 후, 곽경천은 이준혁에게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하고 뒤돌아 떠났다. 이준혁은 그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곽아름, 곽경천... 부녀지간인가?’주훈은 아이가 가족에게 인도되는 것을 보고 다시 이준혁에게 알렸다.“대표님, 회의 시간이 거의 다 되었습니다.”...곽경천은 아름을 안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름아, 너 일부러 길 잃어버린 척 한거야?”아름은 죄책감에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모습에 곽경천은 아무래도 교육이 필요하겠다라고 생각하며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너희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놀랐어. 공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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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휴게실.윤혜인은 아름이를 안으며 다급하게 물었다.“아름아, 너 어디 갔었어?”“아름이 아빠 찾으러...”말하다 말고 아름이가 순간 자신의 입을 막았다.‘아빠 찾으러 갔다고 말하면 엄마가 상처받으실 거야!’곧 커다란 눈에 눈물이 맺힌 채로 아름은 얌전히 잘못을 인정했다.“엄마, 아름이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함부로 돌아다니지 않을게요.”이미 차분해진 윤혜인은 아이의 작은 얼굴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우리 이제 돌아가자. 홍 이모께서 아름이가 가장 좋아하는 어묵 반찬 해놓으셨대.”곽경천은 아름이를 캐리어 위에 앉혀 밀었고 윤혜인은 뒤따라 나갔다.비록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그들의 수려한 외모는 공항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몇몇 사람들은 몰래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고 그것을 인기 있는 쇼츠 플랫폼에 올렸다. 그러자 몇 분 만에 그 동영상은 ‘만화를 뚫고 나온 가족의 등장'이라는 제목으로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빠르게 퍼져나갔다.곧, 남자의 정체가 밝혀졌다.“와, 곽경천을 국내에서 보게 될 줄이야. 런던 대학의 최연소 생물학 교수로 이 사람 강의는 항상 만석이고 돈 받고 대신 줄 서주는 사람도 있다며?”“런던 대학에서 사직하고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에서 객원 교수로 일하고 있다 들었어.”“근데 교수님이 결혼했었나? 옆에 있는 여자도 우아한 게 엄청 예쁠 것 같아. 아이도 눈이 똘망똘망한게 너무 귀엽고. 너무 부럽다.”“그건 잘 모르겠네. 교수님의 사생활은 공개된 적이 없으니까.”“외모도 그렇고 풍기는 분위기도 그렇고... 이 집안 확실히 대단해. 웬만한 연예인을 능가하는 수준인데?”한 시간 후, 곽경천은 사람을 시켜 모든 게시물을 삭제하게 했다.사람들은 곽경천이 수려한 외모를 가진 젊은 교수라는 것만 알았지, 곽씨 가문이 국제 항공 사업을 하는 부유한 가문이라는 것은 몰랐다.더욱이 5년 전, 이 곽씨 가문이 어릴 적 잃어버린 막내딸을 찾았다는 것도 말이다.그들은 매우 조용하게 지냈고 막내딸의 정체는 공개되지 않아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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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곽경천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번에 그가 국내로 돌아온 주요 임무는 바로 윤혜인의 작업실을 지원해주는 것과 곽씨 가문의 막내딸인 그녀에게 꼭 맞는, 신뢰할 만한 남자를 찾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들의 아버지가 눈여겨본 사람은 하필이면 연씨 가문의 막내아들, 연규성이었다.이는 두 집안이 어렸을 때 장난삼아 결혼을 약속한 것이었지만, 이후 윤혜인이 실종되면서 무산되었다.곽경천은 아버지가 연씨 집안의 가훈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들의 가훈은 연씨 가문 남자는 평생 한 사람만 선택하고 결혼하면 평생 이혼하지 않으며 재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연규성의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오빠, 이렇게 입고 가면 맞선 자리에 어울리지 않아.”그러자 곽경천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응?”이라고 물었다.“무슨 무사처럼 보여, 마치 싸우러 가는 것 같아.”윤혜인이 피식 웃으며 그의 옷차림을 평가하자 곽경천이 눈을 가늘게 떴다.“그런 의도도 없지 않아 있어.”그 말에 윤혜인은 놀라서 멍해졌다.‘정말 싸우러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단 말이야?’그가 연규성을 얼마나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식당에 거의 도착했을 때, 곽경천의 핸드폰이 울렸다. 학교 일로 꽤 급한 전화였다.“오빠, 바쁜 일 있으면 먼저 가. 나 혼자서 먹고 갈게.”“안 돼, 그래도 네가 먼저지.”“나를 너무 어린 애처럼 대하지 마. 괜찮으니까 빨리 가서 일 봐.”그러자 곽경천은 시간을 확인했다.“그럼 빨리 처리하고 8시에 데리러 올게.”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곽경천이 바라보는 가운데 차에서 내렸다.식당 안.웨이터가 문을 두드리며 차를 따르기 위해 들어왔다. 매혹적인 외모의 소유자 연규성은 옆에 있는 냉담한 남자에게 불만을 토로했다.“형, 이번엔 나 좀 도와줘. 아버지가 나한테 과부를 찾아줬다니까? 과부도 모자라서 아이도 있대. 이렇게 멋지고 잘생긴 나더러 과부랑 결혼하고 아이의 아빠가 되라니, 너무 웃긴 소리지 않아?”연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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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윤혜인은 연규성이 갑자기 자신을 잡아당기자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그러자 연규성이 그녀의 허리를 한 손으로 잡았다.“이 여자가 감히 어디서...”늘 거침없이 말하던 연규성도 지금 이 순간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여자를 만져본 적은 많지만 이렇게 가늘고 부드러운 허리는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의 시선은 윤혜인의 아름다운 얼굴에 고정되었다. 반짝이는 눈, 붉은 입술, 이 아름다움은 이루 말로 묘사할 수 없었다.마치 새벽이슬 같기도 저녁노을 같기도 한 것이 모든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아니, 어떻게 이렇게 완벽하게 생긴 사람이 있을 수 있지?’그러나 더 생각할 틈도 없이 갑자기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방어술을 잘 배워둔 윤혜인이 무릎으로 그의 복부를 강하게 찬 뒤 발로 그의 발등을 밟은 것이었다.“젠장!”고통에 연규성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그는 아랫배를 감싸며 발을 들어 올렸다.그리고 윤혜인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이 더러운 변태!”그 부드러운 목소리 때문인지 두 사람의 실랑이는 오히려 연인 간의 싸움처럼 보였다.그렇게 돌아서 나가려다, 윤혜인은 한 번 더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쳤다.그 살벌한 눈동자에 심장이 빠르게 뛰어 그녀는 서둘러 문을 열고 나갔다.연규성이 쫓아가려 했지만 이준혁이 그의 한 손을 단단히 잡는 바람에 그럴 수 없었다. 이윽고 문이 또다시 열리더니 빠르게 닫혔다.이제 연규성은 어깨까지 아팠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는 의자에 기댄 뒤 손바닥에 남아있는 향기를 느끼며 생각에 잠겼다.‘미친년! 누구더러 변태라고 하는 거야? 이렇게 잘 생겼으니까 여자들이 알아서 다가오는 거지, 변태는 무슨.”한편 레스토랑 문 앞.윤혜인은 차에 오르며 곽경천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돌아가고 있음을 알리려 했다. “윤혜인!”그때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핸드폰 속 곽경천의 목소리와 동시에 말이다.윤혜인은 그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그래도 뒤를 돌아보았다. 바로 그 살벌한 눈빛을 하고 있던 남자였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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