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령관님이시죠?”“하하, 아직 내 목소리를 잊진 않은 모양이구나.”“이놈, 대하의 하늘도 찢겠더라 아주.”“아...”웃으며 말하는 총사령관에 임유환은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내 전화를 이렇게 늦게 받고, 일은 다 해결했어?”“네, 해결했어요.”“그럼 됐어.”내심 걱정했던 총사령관도 그제야 한숨 돌리며 말했다.“나중에는 무슨 일 생기면 나한테 먼저 말해. 이번에 소식 막는다고 나 애 좀 썼다.”“죄송해요, 사령관님. 제가 또 사고 쳤네요.”“하하, 우리 사이에 무슨, 네가 어떤 앤지는 내가 제일 잘 알아. 그때 너한테 호패를 맡긴 게 네 스승이 너에 대한 믿음의 표시였어.”“스승님이요?”오랜만에 스승님이 언급되지 임유환의 마음에도 미묘한 파동이 일었다.“됐어, 일 해결됐으면 이만 끊을게. 네 스승 다시 만나게 되면 나 대신 안부 인사라도 좀 전해줘.”“네, 사령관님.”이 일이 사령관의 귀에까지 들어갈 줄은 몰랐던 임유환이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그러고 보니 제 스승님과도 연락을 못 한지 오래된 것 같았다.3년 전 저에게 호패를 맡겨놓고 외딴 섬으로 들어가 수련에 매진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목표를 이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조금 그립기도 했다.“임 선생님, 지시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더 지시하실 건 없으십니까?”생각에 잠긴 임유환에게 조유천이 공손하게 말을 걸어왔다.“없어요. 오늘 일은 다들 고생하셨어요.”임유환도 정중하게 그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닙니다.”“그럼 저흰 이만 가보겠습니다, 선생님.”“그러세요.”“부대 철수!”각 작전 지역 대장들이 손을 저어 부대를 철수시키자 육해공 삼군이 썰물처럼 옆으로 빠지며 S 시를 떠나갔다.“임 선생님, 그럼 저도 가볼게요.”“이 중령님, 또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시간 될 때 차라도 한잔 사겠습니다.”임유환은 두 번이나 저를 도와준 이민호를 보며 웃었다.“아이고, 아닙니다. 차를 사도 당연히 제가 사야죠.”“하하, 그럼 잘 마시겠습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6-0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