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서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차준호를 바라보았다. 분명히 약혼했고 약혼 영상에서는 그렇게 당당했던 사람이지만 지금 그는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얼굴은 초췌했고, 눈에는 붉은 기가 돌았다. “임지혜 어디 있어요?”차준호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고 그의 손아귀에는 힘이 들어가 조은서의 손목을 아프게 잡았다. 조은서는 정신을 차리고 그를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어제 통화했을 때 B 시의 집에 있었어요. 차준호 씨, 당신 약혼한 거 아니에요? 왜 지혜를 찾아요?” 차준호는 그녀의 손을 놓고 다소 짜증이 배인 행동으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가 옅게 피어올랐다... 그는 긴 손가락으로 담배를 털며 음울하게 말했다. “어젯밤부터 임지혜와 연락이 안 돼요. 조은서 씨, 나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놓아주지 않고 싶어서 그래요.” 조은서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차준호 씨, 당신은 약혼할 거잖아요! 지혜를 첩으로 만들 생각이에요? 당신이 그녀를 건드리는 순간, 당신의 약혼녀 정우연이 지혜를 가만히 놔둘까요? 지혜한테는 아무것도 없어요. 그 애는…. 그저 고아일 뿐인데, 당신의 약혼녀 정우연의 가문은 대단하니, 그녀가 지혜를 괴롭히는 건 아무것도 아닐 거예요." 차준호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정우연이 지혜를 해치게 하지 않을 거예요.” 조은서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차준호 씨가 어떻게 보장할 수 있나요? 당신은 이미 그 애와 연락이 안 되고 있잖아요.” 차준호는 그녀에게 좀 더 진정하라고 말했다. 조은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차준호를 바라보며 목소리가 떨려왔다. “만약 차준호 씨가 지혜가 겪었던 과거를 알게 되면 왜 내가 진정하지 못하는지 알 거예요! 차준호 씨, 당신은 약혼할 수 있고 결혼생활도 행복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혜를 해치지 말아요. 그 애는 당신들과 다르게 아무것도 없다고요! 그 애는 상처를 받으면 숨기만 하고 상처가 곪아가도 별거 아니라고 계속 말할 거에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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