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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조은서가 셋집으로 돌아왔다.

프라이팬에 반쯤 볶던 요리가 남아있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요리를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보일러도 틀지 않은 채, 어두컴컴한 방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멍하니 넋을 잃은 듯 앉아있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 유선우와 결혼하는 자신을 꿈 꿨었다. 아이 둘을 낳고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는 모습.

“설리 엄마 해주면 안될까?”

유선우의 다정한 말은 마치 칼처럼 그녀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무려 6년이다. 그는 유선우를 장장 6년을 사랑했다. 잊겠다고 어디 잊어지는 마음인가...

...

밤새 밖에 앉아있었더니 날이 밝아오자 목이 부었다. 아마 감기에 걸린 듯했다.

핸드폰이 울려서 보니 심정희가 걸어온 전화였다. 집으로 와서 함께 명절을 쇠자는 전화.

조은서가 당황하며 물었다.

“명절이요?”

심정희가 웃음을 터뜨렸다.

“잊었어? 오늘 설날이야. 아빠가 네가 오길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데...”

심정희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말은 안 해도 얼마나 걱정하고 계신다고!”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조은서가 고쳐 앉으며 대답했다.

“점심 집에 가서 먹을게요.”

전화를 끊고 그녀는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했다.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얼굴을 세게 비볐다. 유선우 생각이 더는 나지 않게...점심때가 되자 그녀는 집에 도착했다.

심정희가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밥을 차렸다. 분위기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그녀는 수시로 부녀를 위해 요리를 집어다 주었다.

“많이 먹어! 이게 영양가가 있어.”

그런데 조승철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듣자 하니 집을 나갔다며?”

조은서가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네.”

조승철이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

“네가 무슨 결정을 하든 집에 너를 탓하는 사람은 없어. 네 오빠는 더욱 더.”

조은서가 다시 한번 알겠다고 대답했다.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져 왔다.

심정희가 얼른 말을 돌렸다. 그녀가 조승철에게 말했다.

“한 달 뒤면 우리 은이가 김재원을 따라 데뷔전을 할 텐데. 우선은 사적인 감정은 뒤로 하고 바이올린을 연습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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