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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서강빈의 모든 챕터: 챕터 21 - 챕터 30

843 챕터

제21화

스읍!장내가 충격에 휩싸였다!거의 한순간, 홀 안의 모든 이의 시선이 구석에 앉아있는 서강빈에게 쏠렸다.놀라움과 의아함, 분노, 야유, 그리고 깨 고소함까지 모든 표정이 얼굴에 드러났다.이 녀석은 대체 누굴까?감히 이토록 중요한 자리에서 이런 말을 내뱉다니, 죽고 싶어 환장한 걸까?권효정마저 마음이 찔린 듯 몸을 움츠렸다. 모두의 주목을 받는 이 느낌은 실로 불편할 따름이었다.그녀는 살며시 서강빈의 옆에 기대 작은 손으로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속삭였다.“강빈 씨, 말 함부로 하지 마요. 저분은 무려 중앙 군관구 우남기 어르신이라고요. 우리 가족들도 저분 앞에선 공손해져요...”우남기의 옆에 있던 강지원은 서강빈을 알아보고 살짝 의아한 눈빛으로 변했다.‘저 사람이 왜 여기 있지? 배짱은 있네. 감히 어르신 앞에서 이런 말을 내뱉고 말이야.’강지원의 아름다운 눈썹이 살짝 구겨졌다. 그녀는 어떻게 서강빈을 위해 해명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한편 송해인은 서강빈의 말을 들은 순간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그녀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가까이에 있던 이세영이 뛰쳐나가 서강빈을 한바탕 질책했다.“서강빈 씨!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에요? 오늘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는 알고 있어요? 어르신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있냐고요? 감히 그런 천박한 말을 내뱉다니. 지금 어르신을 저주하는 거예요 아니면 손 신의가 직접 평가한 만병통치약 금오단을 의심하는 거예요?!”이세영이 버럭 화를 냈다!‘서강빈 이 새끼가 하필 이 타이밍에 헛소리를 지껄여!’송해인의 예쁘장한 얼굴에도 싸늘한 한기가 감돌았다.인파들 속에서 진기준이 깨고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서강빈은 이혼했다고 송해인에게 일일이 맞서는 걸까?이건 그냥 대놓고 송해인을 진기준에게 떠미는 셈이다.“그래요! 서강빈 씨, 거울이나 좀 보고 와요. 찌질이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떠들어대요?”진기준도 잇따라 나서며 사납게 쏘아붙였다.“어르신,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저 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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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뜨헉!홀 안이 떠들썩해졌다.뭐라고?이혼?!저자가 바로 비오 그룹 송해인 대표의 남편이란 말인가?3년 전 비오 그룹을 설립하고 송주 10대 뛰어난 청년 리더로 선정된 천재 사업가 서강빈이라고...다만 2년 전에 그는 송주 상업계에서 은퇴했고 심지어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처지에 이르렀다. 송해인이 언급하지 않으면 그를 알아볼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지경이다.소문에 따르면 비오 그룹의 전임 대표 서강빈은 현술에 혹해 비오 그룹을 포기하고 빈둥거리며 놀더니 가게를 열어 관상을 봐주고 점사나 보는 일을 하고 있다던데 아마도 팩트인 듯싶었다.홀 안의 대부분 사람들은 그해 서강빈의 위엄을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그랬던 그가 이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렸다.눈앞의 서강빈은 투지도 없고 막말이나 내뱉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찌질이에 불과했다.다들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돌변했다.비아냥거리고 시큰둥하고 깨 고소해하며 분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에이 설마, 고작 이혼했다고 이런 장소에서 송 대표를 괴롭힌단 말이야?”“지금 이건 일부러 비오 그룹을 깎아내리는 거잖아!”“아무리 그래도 비오 그룹은 한때 서강빈이 설립한 회사인데, 은퇴했다고 이렇게 하는 건 너무 지나치지 않아?”“역시 남자들이란, 등 돌리면 이판사판 볼 것 없네. 송 대표가 어쩌다가 저런 인간이랑 결혼했대?”주위에 의논이 끊이지 않았다.강지원의 낯빛도 살짝 변했다. 그녀는 의아한 듯이 서강빈과 송해인을 번갈아 봤다.서강빈은 송해인의 질문을 들은 후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쏘아붙였다.“내가 일부러 널 겨냥한다고 생각해?”“그럼 아니야?”“나 원 참.”서강빈은 고개를 내저으며 두 눈에 막연한 슬픔이 내비쳤다.“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네 마음이지만, 이봐요 송해인 대표님, 어르신이 금오단을 이렇게 삼키시면 독약이나 따로 없다고! 반드시 내 침술과 결부해야 약효를 발휘할 수 있어, 알아?! 이건 마지막 경고야. 끝까지 내 말 안 믿으면 그냥 내가 오지랖 넓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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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홀 안의 뭇사람들은 우남기를 빤히 쳐다보며 금오단을 먹은 후 그의 반응을 살펴보았다.강지원도 쪼그리고 앉아 나지막이 속삭였다.“할아버지, 느낌 어때요?”우남기는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괜찮은 것 같구나. 몸도 훨씬 가벼워지고 가슴 답답하던 증상도 많이 나았어. 미지근하게 아프던 것도 사라지고 머리도 훨씬 맑아졌어. 금오단이 좋긴 좋네.”말을 들은 장내의 손님들이 더할 나위 없이 흥분했다!금오단이 정말 대단하긴 한가 보다!우남기도 이렇게 인정하니 송주 의학계에 곧 거센 파도가 일렁일 듯싶다!송해인은 우남기의 말을 듣더니 가슴을 짓눌렀던 큰 돌덩어리를 내려놓은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금오단이 드디어 위세를 떨쳤다!그녀는 이미 비오 그룹이 장차 송주 의학계의 거물이 되는 모습까지 상상하고 있었다.송해인의 뒤에 있던 이세영도 흥분을 금치 못한 채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대표님, 우리가 해냈어요!”이세영이 감격하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녀의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고였다.오늘 밤이 지나면 비오 그룹은 널리 명성을 떨칠 것이고 송해인도 송주 상업계의 차기 여왕으로 거듭날 것이다!그리고 이세영도 몸값이 제일 높은 비서가 될 것이다.“그래.”송해인이 힘껏 머리를 끄덕이며 대문 입구를 바라봤다.‘강빈아, 네가 이 광경을 못 보다니, 참 아쉽네. 오늘부로 우린 서로 레벨이 달라져. 난 더 높이 날아갈 것이고 넌 영원히 제자리걸음이야.’송해인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내저었다.서강빈이 말했던 모든 것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방금 그가 한 말은 전부 헛소리이고 일부러 시비를 걸기 위해서였다.현장에 있던 여러 재벌들도 흥분을 금치 못하며 거액으로 송해인에게서 금오단을 사겠다고 했고 그녀도 일일이 대답했다.하지만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으악...”휠체어에 앉아있던 우남기가 가슴을 꽉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우남기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졌고 입술도 새파랗게 질렸다. 그는 두 눈을 뒤집으며 선홍빛 핏물을 내뿜고는 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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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송해인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마음이 복잡해졌다.이세영이 재빨리 그녀를 부축하며 울먹거렸다.“대... 대표님, 이젠 어떡해요? 어르신이 정말 잘못되기라도 하면 우린 끝장이에요. 모든 게 끝장이라고요...”인파들 속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서강빈 씨 말이 맞았네...”서강빈?!송해인은 몸을 움찔거리더니 문밖으로 시선을 돌렸다!“대표님, 서강빈 씨가 수작을 부린 게 틀림없어요! 이 약 처방은 서강빈 씨가 준 거잖아요. 일부러 대표님을 해치고 비오 그룹을 무너뜨리려고 그런 거예요!”이세영이 또다시 머리를 굴리며 모든 책임을 서강빈에게 뒤집어씌웠다. 그녀는 고래고래 소리 지를 뿐 서강빈의 거듭된 경고는 아예 뒷전이었다.“정말 강빈의 짓이라고?”송해인은 여전히 머뭇거렸다.아무리 이혼했어도 서강빈은 굳이 이렇게까지 그녀를 해칠 이유가 없으니까.단지 최근 2년 사이에 퇴폐해졌을 뿐 성품은 전혀 문제없었다.“대표님, 아직도 그런 자식을 믿으시는 거예요? 서강빈이 아니면 이 금오단은 어떻게 해석할 건데요? 이건 서강빈이 일부러 우리에게 파놓은 함정이에요! 이 기회에 대표님을 해치고 우리 비오 그룹을 해치는 거라고요!”이세영이 조급해하며 말했다.송해인은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심란해졌다.설마 진짜 서강빈의 짓일까?“하지만... 강빈이가 왜?”송해인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지만 여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이세영이 말했다.“방금 서강빈 씨가 나갈 때 하는 말 못 들었어요? 대표님더러 직접 찾아가서 빌어야 한다잖아요! 이렇게 많은 유명 인사들 앞에서 망신 주려고 작정한 거예요!”철퍼덕!송해인은 가슴이 움찔거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이때 진기준이 기회를 노리고 재빨리 달려와 그녀를 부축하며 나지막이 말했다.“송 대표, 이 비서 말이 맞아. 이 모든 건 서강빈 씨가 작정하고 파놓은 함정이야.”“흑흑, 대체 왜? 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송해인은 멘탈이 무너져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바로 이때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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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송해인은 흠칫 놀라더니 처참한 미소를 지었다.“이게 바로 네가 원하는 거야?”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그녀에게 되물었다.“무슨 뜻이야?”“일이 이렇게 됐는데도 시치미 떼려고? 너 이렇게 하는 거 사람들 앞에서 나 망신 주기 위해서잖아. 내가 너한테 구걸하길 바라는 거 아니었어? 너의 그 더럽고 이기적인 마음을 만족시키려고 이러는 거잖아!”송해인은 비참하게 웃으며 눈가에 고인 눈물을 쓱 닦았다.3년이나 함께했던 남자가 이런 식으로 나오다니. 그녀는 납득할 수 없었다.서강빈은 저절로 미간이 구겨졌다.그녀는 고작 이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하는구나!3년이란 감정은 차라리 개나 줘버리고 말지!“네 눈엔 내가 고작 그런 사람으로밖에 안 보여?”서강빈이 진지하게 물었다.송해인은 침묵하며 싸늘한 표정으로 그에게 해답을 건넸다.서강빈은 저 자신이 우스울 따름이었다. 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나도 더 이상 할 말 없어. 내가 어르신 구해주길 바라는 거면 빌어 나한테.”“드디어 본모습 드러내는 거야?”송해인이 싸늘하게 웃으며 그를 째려봤다.이때 이세영이 홀에서 뒤쫓아오더니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서강빈! 적당히 해. 아무리 우리 대표님과 이혼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몰아붙이는 건 아니지. 정말 대표님이 구걸하는 걸 봐야만 속이 시원하겠어?”서강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세영을 노려봤다.“지금 이 상황은 당신이 자초한 거 아니야? 내가 뭘 몰아붙였다는 거지? 이 비서, 애초에 금오단을 가져가려 할 때 내가 미리 일깨워주지 않았어?”그의 물음에 이세영은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다만 여전히 본인은 아무 잘못 없다는 듯 막무가내로 소리칠 뿐이었다.“서강빈 씨, 잔말 말아요. 이번 일은 당신도 책임이 있어요! 대표님께 빌라고 할 자격 없다고요. 옛정을 생각한다면 대표님을 돕는 게 마땅해요. 이렇게 기회를 틈타 협박하는 게 아니라! 사내대장부가 돼서 왜 그렇게 속이 좁아요? 남자로서 대표님 한 번 돕는 게 뭐가 그리 힘들어요? 우리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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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강지원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아름다운 눈썹마저 확 구겨졌다.이때 서강빈이 대답했다.“어르신이 5분 안에 못 깨어나면 내가 책임져요!”“그래요! 이건 본인이 한 말이니까 나랑 해인 씨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진기준이 이 기세에 힘입어 쐐기를 박으며 속으로 비웃었다.서강빈은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해인이랑 상관없어요.”마침 송해인과 이세영도 들어오며 이 말을 듣고 안색이 돌변했다.진기준은 칭찬이라도 받고 싶은 듯 쪼르르 송해인에게 다가가며 웃었다.“송 대표도 들었지? 서강빈 씨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어. 어르신께 무슨 일 생겨도 더 이상 송 대표랑 상관없으니 이만 시름 놓아도 돼.”“고마워요, 진 대표님.”이세영이 나지막이 말했다.송해인과 비오 그룹만 이 사태에서 빠져나온다면 모든 게 쉽게 해결된다.‘서강빈 넌 이젠 끝장이야. 모든 책임을 짊어질 준비나 해!’다만 송해인은 인상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서강빈, 착한 척하지 마. 어르신께 문제 생기면 내가 전부 책임질 거야! 우린 이미 이혼했으니까 너도 더는 나 대신 책임질 필요 없고 나도 그런 건 바라지 않아!”이건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이다.서강빈은 몸을 돌려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송 대표, 실망스럽겠지만 내가 있는 한 어르신은 아무 일 없을 거야. 그리고 나도 너 대신 뭘 더 책임질 거란 생각은 안 했어. 혼자 김칫국 마시지 말아 줄래?”“너!”송해인은 울화가 치밀었다.한편 서강빈은 이미 몸을 돌려 태연자약하게 한쪽 옆에 앉아 두 눈을 지그시 감고 휴식했다.방금 침을 놓느라 기력을 너무 많이 소모한 듯했다.권효정이 얼른 눈치껏 물 한 잔 따르며 그의 곁에 앉아 조심스럽게 그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었다.이 광경을 본 송해인은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고개를 홱 돌리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우남기를 쳐다봤다.지금 제일 중요한 인물이 바로 우남기 어르신이다!만약 어르신이 깨어나면 모두가 기뻐할 일이고 깨어나지 못하면 비오 그룹과 송씨 일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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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우남기는 눈을 뜨고 보니 온몸이 개운하고 가슴이 답답하던 증상도 사라졌으며 몸에 따뜻한 기류가 흘렀다.“나 괜찮아.”우남기가 웃으며 말했다.강지원은 눈물을 닦고 한숨을 돌리면서 재빨리 서강빈에게 말했다.“정말 고마워요, 서 신의님.”서강빈이 차분하게 웃었다.“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에요.”그 시각 장내의 모든 이가 어안이 벙벙해졌다.서강빈이 의술에 능통할 줄이야.인파들 속에서 진기준의 얼굴이 한껏 일그러졌다. 그가 방금 내뱉은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으니 제 발등에 찍힌 격이 아니겠는가.“고맙네 서 신의, 이 은혜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연락하게. 지원이 찾아도 되고.”우남기가 감사의 뜻을 표했다.서강빈은 서둘러 그에게 말했다.“과언입니다. 어르신은 나라를 위하고 서민을 위해서 수없이 전장을 누비셨어요. 제가 마땅히 도와드려야죠.”우남기가 머리를 끄덕이며 온화하고 자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서강빈이란 젊은이가 몹시 마음에 든 모양이다.이 겸손한 태도만 봐도 미래가 빛날 인재였다.옆에 있던 강지원이 또다시 어르신께 나지막이 속삭였고 외손녀의 말을 들은 어르신은 흥분을 금치 못했다.“뭐라고? 너의 고질병을 치료한 신의가 바로 서강빈 씨란 말이야?”우남기는 화색을 띠며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말했다.“서 신의의 의술은 신의라는 두 글자에 걸맞은 실력일세. 지원아, 앞으로 서강빈 씨에게 제대로 고마움을 표하고 이분과 친하게 지내거라.”강지원이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네, 할아버지.”그녀는 어린 소녀처럼 수줍게 미소 지었다.우남기가 되살아나니 뭇사람들도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송해인의 안색도 훨씬 밝아졌다.한편 이세영은 여전히 혀를 끌끌 차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허세 부리는 것 좀 봐. 그냥 얻어걸린 거잖아. 칫.”“이 비서, 말 가려서 해.”송해인이 냉큼 그녀를 째려봤다.지금 이런 말을 하는 건 대놓고 심기를 건드리는 거나 다름없다.“제 말 맞잖아요. 대표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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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그 말 무슨 뜻이야?”서강빈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진기준은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무슨 뜻이냐고? 왜 이 금오단은 하필 너의 침술을 결부해야 약효가 있고 네 침술이 없으면 독약이 되는 건데? 넌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그의 한마디에 장내가 술렁거렸다.한편 송해인은 서강빈이 권효정을 위해 선뜻 나서는 모습에 마음이 씁쓸했다.예전에 이 뒷모습은 오직 그녀만을 위한 것이었으니.뭇사람들이 의논하기 시작하자 진기준도 의욕이 생겨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내 말 틀려? 어서 해명해 봐, 어떻게 된 일인지.”서강빈은 싸늘한 눈길로 그에게 되물었다.“내가 왜 해명해야 하지?”“하하, 해명 못하겠나 봐!”진기준은 웃으며 우남기에게 말했다.“어르신, 방금 벌어진 상황은 전부 서강빈 저 자식이 꾸민 거예요! 어르신께 가까이 다가가려고 일부러 판을 짜서 어르신을 도와주는 척하는 거라고요.”“찰싹!”우남기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강지원이 냉큼 그의 뺨을 후려치며 호되게 질책했다.“닥쳐! 너 따위가 서 신의를 의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저는...”진기준은 얼굴을 감싸고는 싸늘한 그녀의 눈빛과 마주한 순간 식겁하여 목을 움츠렸다.젠장!서강빈 이 빌어먹을 놈!강지원 씨는 대체 왜 저런 녀석을 도와주는 걸까?“진 대표, 남아일언 중천금이야. 날 건드린 대가가 어떤 건지 잘 생각해 봐!”강지원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그녀의 몸에서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진기준은 식겁해버렸다.솔직히 강지원이 아무리 송주 상업계 여왕이라 해도 진기준이 두려워할 정도까진 아니다.그가 두려운 건 강지원의 뒤에 있는 우남기 어르신이다.중앙 군관구 사령관 우남기야말로 리얼 빅 보스니까.“진 대표, 굳이 내 사람들이 나서야 무릎을 꿇겠어?”강지원이 퉁명스럽게 물었다.곧이어 뒤에서 덩치 큰 두 경호원이 두어 걸음 나섰다.진기준은 화들짝 놀라서 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더니 서강빈에게 말했다.“서강빈 씨, 옛친구인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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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홀 안에 순간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송해인의 안색이 한없이 어두워졌다.서강빈이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나올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그녀가 간절히 애원하는데도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다니, 예전의 서강빈은 절대 이런 사람이 아니다.설마 이혼했다고 진짜 딴사람으로 변한 걸까?“강빈아, 꼭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나와야겠어?”송해인이 미간을 찌푸렸다.서강빈은 실소를 터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되물었다.“송 대표, 나야말로 묻고 싶네. 내가 만약 어르신을 못 구했고 진기준이 틈을 타서 날 궁지로 몰아넣었다면 그때도 똑같이 날 위해 사정해 줬을까?”“난...”송해인은 말문이 막히고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서강빈은 고개를 내저으며 가볍게 웃었다.“대답할 필요 없어. 망설인다는 자체가 이미 내게 답이 되었으니까. 그래서 나도 이 인간을 봐줄 필요가 없다는 거야!”송해인은 인상을 찡그리며 뭐라 더 말하려 했지만 서강빈이 진기준 앞으로 다가가며 거만한 자세로 발을 대뜸 내밀었다.“진 대표님, 구두가 더럽혀지긴 했네요. 깨끗이 핥아주길 부탁드려요.”진기준은 울화가 치밀어 미쳐버릴 지경이지만 감히 입도 뻥긋하지 못한 채 자세를 낮추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서강빈 씨, 이렇게까지 나오실 필요가 있을까요? 그래도 한때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잖아요 우리.”“우리가 언제 친했던가요?”서강빈이 되물었다.진기준은 흠칫 놀라서 표정이 얼어붙었다. 서강빈은 그를 망신 주려고 작정했다.“서강빈! 꼭 이렇게 날 망신 줘야겠어? 우리 아빠는 진성욱이야!”진기준이 이를 악물고 목소리를 한껏 내리깔았다.그의 두 눈에 원한이 잔뜩 맺혔다!진짜 서강빈의 구두를 핥으면 앞으로 송주에서 머리를 들고 다닐 수가 없으니까!서강빈이 코웃음 치며 싸늘하게 말했다.“진성욱이면 뭐? 네 아빠가 여기 있어도 넌 똑같이 무릎 꿇고 내 신발을 핥아야 해.”“진 대표, 굴욕당하는 게 두려운가 봐요?”권효정이 야유조로 말을 내뱉었다.“거 참 남자답지 못하네요. 본인이 한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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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마음대로 생각해. 난 떳떳하니까!”서강빈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송해인은 이미 사리 분별도 구분 못 하는 엉망진창이 돼버렸다.이에 서강빈은 그저 씁쓸할 따름이었다.“넌 그냥 할 말이 없는 거야!”송해인은 그에게 소리치고는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진기준을 쫓아갔다.이세영도 그를 사납게 째려본 후 쪼르르 달려갔다.서강빈은 숨을 깊게 몰아쉬며 차오르는 분노를 꾹 삼켰다.“강빈 씨, 괜찮아요?”권효정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그는 머리를 내저으며 대답했다.“네, 괜찮아요. 나랑 함께 산책할래요?”“좋아요.”권효정이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이어서 그녀는 강지원 일행에게 몇 마디 말하고 서강빈과 함께 홀을 나섰다. 두 사람은 리조트의 정원으로 걸어갔다.홀 안의 분위기가 서강빈의 가슴을 조여오는 것만 같았다.그 시각 송해인은 진기준을 쫓아가며 외쳤다.“진 대표, 미안해, 내가 대신 사과할게. 강빈이가 오늘 저토록 모질게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진기준은 한숨을 내뱉고 분노에 찬 눈길로 말했다.“송 대표, 이번 일은 송 대표와 아무 상관 없어. 다 서강빈 그 녀석 잘못이니까 대신 사과할 필요 없다고.”송해인은 미간을 살짝 구기고 귓가에 흘러내린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어쨌거나 내 전남편이잖아. 오늘 이런 불미스러운 일을 빚다니, 내가 정중하게 사과할게.”귀 뒤로 머리를 넘기는 제스처에 진기준은 순간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송해인을 쳐다봤다.그녀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해인 씨, 막말이 아니라 서강빈 씨 진짜 완전히 변했어.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고! 오늘 금오단 사건은 십중팔구 서강빈이 일부러 우릴 골탕 먹이려는 수작일 거야!”진기준이 대뜸 화제를 돌렸다.이세영도 마침 그들을 쫓아오더니 한마디 덧붙였다.“맞아요, 대표님, 저도 오늘 밤 금오단 사건이 너무 수상했어요. 서강빈 씨가 판을 짜고 우릴 망신 주려는 게 틀림없어요.”“설마, 아닐 거야...”송해인은 여전히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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