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고세연은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나가.”강지현은 나가기는커녕 긴 다리를 쭉 뻗으며 들어왔다.“나가요? 형님이 바로 아래층에 있는데, 형님까지 불러서 논의하시려고요?”고세연은 말문이 막혔다.“어떻게 하고 싶은데?”강지현은 고세연의 방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이 방은 원래 다 나무로 된 옛날 스타일이었는데 고세연이 북유럽풍으로 다시 인테리어를 했다. 강홍식이 얼마나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보는지 알 수 있었다.“다들 제가 만만한 줄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전 쉬운 사람이 아니에요.”강지현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저는 복수심이 강해 이에는 이로 돌려주는 편이거든요.”고세연은 계속 멍청한 척했다.“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지현아, 우리 사이에 무슨 오해라도 있는 것 같구나.”강지현이 슬쩍 웃었다.“인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전 단지 당신이 왜 아직도 정유진을 미워하는지 궁금할 뿐이에요. 형님을 사랑하는데 갖지 못해서예요?”고세연의 얼굴이 변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니? 나는 지금 네 숙모야. 내 신분을 존중해줬으면 좋겠어.”강지현이 말을 이었다.“숙모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희 삼촌과 형님을 모시고 같이 얘기 나눠볼까요?”“감히 날 협박해?”고세연의 표정이 가라앉았다.고세연은 강지현의 속셈에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강지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칫하면 불구가 될 뻔했는데, 범인의 책임을 추궁해야 하지 않겠어요?”고세연은 그의 표정을 보고 알았다. 멍청한 척을 해서는 넘어갈 수 없었다.그녀도 머리가 빨리 굴러갔다.“지현아, 우리 같이 손을 맞잡을 수 있잖니. 나는 네가 정유진을 얼마나 갈망하는지 잘 알고 있고, 나도 정유진이 강지찬에게 시집가는 게 싫어. 이렇게 된 이상, 왜 협력을 하지 않는 거지?”“겨우 당신이요?”강지현의 눈에는 조롱이 가득했다.“오랫동안 계략을 꾸미고도 강지찬의 훗엄마나 되는 주제에, 감히 저랑 협력할 생각을 한다고요?”강지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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