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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그들은 정유진이 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후 물어보니 결과는 당연히 강지현의 패배였다.조예원은 너무 기뻤다.“내일 에그 머핀이랑 핫 케익 먹을 수 있겠네, 아 맞다, 콜라도요.”강지현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그리고 다시 정유진한테 물었다.“유진 씨는 뭘 드시고 싶어요?”정유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조예원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얘는 내버려둬요. 강 대표님이 요리 솜씨가 아주 뛰어난 가사도우미를 찾아주셨어요.”정유진이 말했다.“감사합니다, 하지만 전 괜찮아요, 전 집에서 먹으면 돼요.”하여 강지현은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이튿날 아침에 강지현은 정말 일부러 아주 먼 곳에 있는 맥도날드에 들러 예담의 모든 직원의 아침을 사 왔다.조예원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에그 머핀이 이렇게 많아요? 지현 씨, 설마 맥도날드의 에그 머핀을 전부 사 오신 건 아니겠죠?”“좋아한다고 하셔서 조금 많이 샀을 뿐이에요.”강지현은 시간을 확인하고 말했다.“유진 씨는 아직 안 오셨어요?”“네.”조예원은 한 손에 에그 머핀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치킨 스낵랩을 들고 있었다. 치킨 스낵랩도 그녀의 최애 메뉴였다. “유진이는 지금 임신 중이잖아요, 그러니까 출근 시간을 너무 엄격하게 지키지 않아도 괜찮아요, 왜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강지현이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별일 아니에요. 나중에 다시 물어보면 돼요. 저도 출근해야 하니까 이만 갈게요. 그럼, 식사 맛있게 하세요.”조예원은 급히 그를 문밖까지 바래다주었다.정유진이 회사에 도착하니 회사 동료들은 전부 음식을 소화하려고 밖에서 산책하고 있었다.조예원은 그녀의 뒤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유진아, 지현 씨가 정말 아침을 사 오셨어.”정유진은 일부러 조예원의 설레는 표정을 못 본척하며 말했다.“그래서 뭐?”조예원은 두 손으로 볼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헤헤, 내 봄날이 곧 올 것 같아.”정유진은 일부러 그 말을 다르게 해석했다.“응, 이제 곧 가을이고 겨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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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정유진은 한빈과 7년 동안 연애했지만, 여보라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전에 한빈도 이런 요구를 제기했었지만, 그녀는 그 말을 무시했다.하지만 가식이나 거만 때문은 아니었다.대학 생활 때, 한때 같은 숙사에서 살던 친구가 남자 친구와 통화하며 여보라고 부르는 말을 듣고 정유진도 달콤하다고 느꼈었다.하지만 그녀와 한빈이 연해할 때는 상황이 너무 달랐다.그들이 연애를 시작했을 때, 한빈은 금방 창업했다. 하여 두 사람이 만나면 대화 주제는 줄곧 한빈의 회사와 관련된 일이었다.지금 돌이켜 보면, 정유진은 그 당시 한빈이 아주 부지런하고 꿈이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연애가 달콤하거나 사랑받는다는 감정은 정말 별로 느끼지 못했다.심지어 한빈이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가 예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면 체면이 선다고 생각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들었다.이때, 강지찬의 재촉이 들려왔다.“안 부르고 뭐 해? 설마 부끄러운 거야?”부끄러울 이유가 없었다.“여보.”“...”강지찬은 아직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정유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휴대폰에서 흘러나와 그의 심장에 꽂혔다.강지찬의 왼손은 감전된 것처럼 찌릿했고 몸은 즉시 반응했다.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오른손은 이불 안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착하지, 한 번 더.”정유진은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의심스러운 소리를 듣고 말했다.“지금 뭐 해요?”강지찬은 내심 있게 다시 한번 말했다.“한 번 더 불러, 빨리.”그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정유진은 이제 세상물정을 모르는 꼬마가 아니었다. 최근 누구의 덕에 새로운 지식이 많이 늘었다.하여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바쁘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만 끊을게요, 저도 이제 일해야 해요. 저녁에 다시 전화할게요.”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정유진이 강지찬이 얼마나 노발대발할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를 갈며 침대에서 뒹구는 그의 표정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하여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한편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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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정유진은 조예원은 표정을 보며 말했다.“왜? 지현 씨와의 ‘우연한 만남’은 이제 포기한 거야?”조예원은 의자를 끌고 와 정유진의 옆에 앉아 부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사람과 사람은 왜 이렇게 레벨 차이가 클까? 분계선이 아주 명확해.”정유진은 컴퓨터를 켜고 조예원을 힐끔 바라보았다.“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조예원은 책상에 엎드려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내 아이가 출생부터 남달랐으면 좋겠어, 그래서 훌륭한 아빠를 찾아주고 싶어. 어때? 문제 있어?”“아니.”“그럼 온유한 씨는 여자 친구가 있어?”정유진은 다시 한번 조예원을 힐끔 바라보며 머리를 저었다.“몰라, 알고 싶으면 나중에 물어볼게. 그럼, 지현 씨는 포기한 거야?”“아니, 기회를 하나라도 더 만들려고 그러는 거잖아.”조예원은 비록 현실적이었으나 나쁜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유한 씨한테 여자 친구가 있다면 됐어.”“나도 몰라, 기회가 되면 물어볼게.”정유진은 이제 조예원을 내쫓았다.“너 현장 안나가?”“간다, 가.”그녀는 벌떡 일어나 달려 나가며 중얼거렸다.“돈 버는 일이 제일 중요하긴 하지, 남자는 그다음이고.”장 씨 아주머니는 온유한이 가져온 식재료들을 오후에 바로 삶았다. 정유진이 퇴근해서 돌아가자, 국 한 그릇을 들고나왔다.“유진 씨, 식기 전에 빨리 드세요. 냄비에 한 그릇 더 있어요, 그건 야식으로 드세요. 이 국은 식재룟값만 해도 수백만 원이에요, 절대 낭비하면 안 돼요.”정유진은 갑자기 조예원이 말한 출생부터 남달라야 한다는 말의 뜻을 깨달았다.그녀는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전부 마셔 버렸다.강지찬은 내일 오후 1시 비행기로 돌아온다고 했다. 정유진은 전화에서 가식적으로 물었다.“마중 갈까요?”강지찬은 냉소를 지었다.“흥, 오지 말라고 할 걸 뻔히 알면서 묻는 거야? 이제 점점 더 교활해지네.”정유진이 말했다.“이게 다 어떤 분이 시비를 거는 걸 미리 막기 위해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강지찬은 말문이 막혀 화제를 바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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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이튿날 오전, 강지찬은 일을 마치고 급히 백화점에 들렸다가 겨우 시간을 맞춰 비행기에 올랐다.최의현은 강지찬이 자리에 앉은 후,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한테 할 말이 있어, 듣고 화내지 마.”강지찬은 아무 표정도 없는 얼굴로 말했다.“정유진이 다른 남자와 도망치지 않는 한, 나머지 일은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나와 상관없어.”최의현은 혀를 차며 말했다.“쯧쯧, 하지만 정말 너와 상관있는 일이야. 네 아버지가 너와 고세연을 약혼시키시려는 것 같아. 날짜도 정하고 청첩장도 이미 돌렸어.”강지찬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며칠 조용하다 했더니 겨우 이딴 방법을 생각해 낸 거야? 내가 너무 과대평가했군.”최의현이 말했다.“청첩장은 이틀 전부터 돌리기 시작했어. 우리 집, 온 씨 가문과 너와 사이가 가까운 가문들에는 오늘 보냈고. 아마 우리한테 대책을 세울 시간을 주지 않으려는 것 같아.”이때, 승무원이 다가오자, 강지찬은 안대와 담요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강지찬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최의현이 오히려 급해 났다.“아니, 넌 정말 하나도 걱정 안 되는 거야?”“걱정할 게 뭐가 있어? 그럴 능력이 된다면 날 약혼식에 납치해 가라고 해.”최의현은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약혼식에 가지 않을 생각인 거야?”“약혼은 하고 싶은 사람이 하라 그래. 어차피 청첩장을 보낸 사람은 내가 아니고 약혼하려는 사람도 내가 아니니까 나와 뭔 상관인데?”최의현이 말했다.“우리 엄마가 그러시던데 초청한 하객이 적지 않다고 하셨어. 네가 나타나지 않으면 강 씨가문은 체면을 잃을 거야. 네 아버지는 바로 이런 방법으로 널 강요하려 하시는 거야.”승무원이 안대와 담요를 가져오자, 강지찬은 담담한 표정으로 받았다.“감사합니다.”“아닙니다, 고객님, 혹시 더 필요 하신 게 있나요?”승무원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가까이에서 보니 강지찬은 오뚝한 코에 깊은 눈빛을 가진 미남이었다.이런 남자는 돈이 없어도 여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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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정유진이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상자를 열어 보니 안에는 아주 섹시한 빨간색 속옷이었다.그녀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 참으며 말했다.“강 대표님, 신경 많이 쓰셨네요.”정유진은 뚜껑을 닫고 당장 속옷을 누군가의 얼굴에 던지고 싶은 충동을 눌렀다.강지찬은 일부러 물었다.“마음에 들어?”정유진은 웃으며 말했다.“네.”강지찬이 말했다.“그럼, 오늘 밤에 입을까?”“... 꺼져!”정유진은 끝내 참지 못하고 속옷을 상자째로 강지찬의 품에 던졌다.강지찬은 급히 손을 내밀어 상자를 품에 안았다. 이 속옷은 그가 정성 들여 고를 것이었다. 색상이나 스타일 등은 모두 정유진한테 잘 어울렸다.물론 아이를 낳은 후에야 입을 수 있지만 말이다.정유진은 강지찬을 무시하고 계속 설계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눈앞에 또 다른 쇼핑백이 나타났다.그 쇼핑백에는 모 명품 시계의 브랜드 로고가 있었다.정유진은 머리를 들고 정지찬의 눈빛을 보니 장난이 아닌 듯했다.“진짜 선물은 이거야.”정유진은 그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마워요.”“지금 해 봐. 시곗줄은 이미 조절했어.”그 말에 정유진은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제 손목 사이즈는 어떻게 안 거예요?”강지찬이 대답했다.“많이 잡았잖아.”정유진은 이 브랜드가 아주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가격은 몰랐다.시곗줄에는 다이아가 박혀 있었고 보기만 해도 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 작업실의 일 년 동안의 수입으로도 이 시계를 사지 못할 것 같았다.손목에 차 보니 길이는 딱 맞았다.정유진은 피부가 하얗고 손목이 가늘어 은색 손목시계를 착용하니 손마저 고귀한 느낌이 들었다.“마음에 들어?”강지찬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전처럼 장난기가 가득한 미소가 아니었다.명품 시계를 싫어하는 아마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정유진은 머리를 끄덕였다.“네.”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지찬 씨는 뭘 좋아하세요? 나중에 저도 선물해 드릴게요. 하지만 이 시계만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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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강 씨 본가강홍식은 웃는 얼굴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예쁘구나, 우리 세연이는 참 예뻐.”고세연이 입은 빨간색 드레스는 그녀의 굴곡이 뚜렷한 몸매를 완벽하게 받쳐 주었고 보는 사람의 마음을 매혹했다.이 드레스는 복고풍이었으나 아주 단정하고 기품이 넘쳤다.강홍식은 그녀를 보니 자신의 첫사랑이 떠올랐다.예전에 그는 첫사랑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그 남자가 여자의 손에 결혼반지를 끼울 때 그녀의 눈은 줄곧 강홍식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후 고세연의 부모님은 서울을 떠났고, 십여 년이 지난 후 다시 들은 첫사랑의 소식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고세연은 다가와 강홍식의 팔을 잡았다.“아저씨, 그럼, 약혼식 날에 이 옷을 입을 까요?”강홍식은 그제야 추억에서 빠져나왔다.“예, 예쁘구나.”고세연은 한창 제일 예쁠 나이고 엄마보다 미모가 더 뛰어날 뿐만 아니라 애교까지 넘치니 그녀가 뭐라 하던 강홍식은 좋다는 말뿐이었다.약혼식에 필요한 드레스와 액세서리 등은 모두 강홍식이 준비한 것이었다. 쏟아부은 돈은 두 번째 부인이 봐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고세연은 드레스 피팅을 마치고 액세서리가 담긴 상자를 하나 골라 두 번째 부인의 집으로 갔다.류선은 상자를 열어보고 기쁨에 겨워 입을 다물지 못했다.“너도 참, 뭘 이런 걸 주고 그래. 너와 지찬이가 결혼하면 우리는 한 가족이잖니, 지현이는 몸이 안 좋으니까, 네가 강 씨 가문의 여주인이 되고 나면 꼭 잊지 말고 이 아줌마를 잘 챙겨 줘.”고세연이 말했다.“아줌마는 피부가 하얗고 얼굴도 예쁘셔서 이 레드 사파이어 목걸이가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제가 지찬 오빠와 약혼할 수 있는 이유는 아줌마가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 덕이 많아요.”류선은 목걸이를 바로 목에 걸고 하인에게 거울을 가져오라고 했다.그녀가 목에 거니 역시 화려하고 아름다웠다.“넌 내 친 딸과 다름없으니까 난 당연히 네가 지찬이한테 시집가는 걸 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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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와, 씨, 질투나, 너무 질투나.”조예원은 과장이 가득 섞인 말투로 말했다.“난 지금 질투의 화신이야.”그녀는 말하는 한편 눈은 정유진의 손목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유진아, 말로만 듣던 외제 차를 손목에 차고 다니는 기분이란 어떤 거야? 알려줘!”정유진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조예원한테 손목을 내밀었다.“너 가져.”조예원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쳇,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 나 조예원은 언젠가 손목에 집 한 채를 차고 다닐 거야. 그때가 되면 난 이렇게 걸을 거야.”말을 마치고 그녀는 손으로 이마를 짚고 거만하게 걸었다.조예원은 가끔 바보 같았다. 정유진은 그녀가 디자인 전공보다 연기 전공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정유진은 그녀의 장난을 무시하고 진지하게 물었다.“나도 선물하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조예원은 바로 대답했다.“남자한테 줄 선물은 사실 별로 없어. 비싼 차나 시계는 살 형편이 안 되고, 펜은 너무 시시하고, 차라리 직접 옷을 사 주는 건 어때?”“옷?”정유진은 강지찬이 입고 다니던 옷을 떠올리며 머뭇거렸다.“지찬 씨는 개인 디자이너가 있어. 매 분기마다 셀 수 없이 많은 옷을 가져와. 심지어 매장에 가서 직접 고를 필요조차 없어.”조예원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재벌들은 직접 쇼핑할 필요도 없는 거였어? 우리가 쇼핑하러 가는 이유는 옷을 사는 게 다가 아니라 거리를 돌아다니는 재미도 있잖아. 그러니까, 돈이 어느 정도 있으면 옷은 정말 그저 몸을 가리고 따뜻하게 해주는 작용뿐인 거네?”이 말을 비록 얼핏 들으면 말도 안 되는 것 같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일리가 있는 듯했다.정유진이 말했다.“그러니까, 옷은 필요 없지 않을까?”조예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어휴, 이런 멍청이! 네가 직접 고른 옷은 강 대표님한테 더는 몸을 가리는 작용뿐이 아니라는 뜻이야, 알겠어?”정유진은 그제야 알 것 같았다.하여 퇴근 후, 그녀는 조예원과 함께 백화점으로 향했다.정유진이 친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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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고세연은 강지찬과 10미터 정도 떨어진 소파에 앉았다.그녀가 일어서자, 강지찬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거기 있어.”다가오지 말라는 뜻이었다.고세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전에 거만하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저도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강지찬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여자도 네가 시킨 거야?”고세연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급히 손을 저었다.“아니, 아니에요, 전 그 여자가 누군지도 몰라요, 사진도 다른 사람이 저한테 보낸 거예요.”사진 속의 여자는 뒷모습만 보일 뿐, 얼굴은 전혀 보이지 않아 신분을 확인할 수 없었다.강지찬이 말했다.“누구?”고세연은 머리를 저었다.“저도 몰라요, 처음 보는 번호였어요.”강지찬은 고세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눈빛은 분명히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고세연은 사실 강지찬이 믿든 말든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찾아온 목적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내일 약혼식에 오실 거죠?”강지찬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따스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강지찬이 제일 싫어하는 일이 바로 배신과 기만 그리고 협박이기 때문이었다.“안 가면 어쩔 건데?”고세연은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길이 없다.“지찬 오빠...”그녀는 강지찬을 향해 몇 걸음 다가가 그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는 위치에서 멈췄다.“전 16살 때 강 씨 가문에 왔어요, 첫눈에 오빠한테 반하고 그 후로 10년동안...”강지찬은 그녀의 이야기에 흥미가 없었다.“난 바빠, 중점을 말해, 싫으면 그냥 돌아가고.”고세연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강지찬은 여전히 무정하고 그녀의 말조차 들어주지 않았다.10년, 고세연은 강지찬을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짝사랑했다.마음이 정말 돌덩이로 만들어진 사람이라 해도 이 정도 긴 시간이면 흔들려야 했다.“절 이런 방법까지 쓰게 만들지 마세요, 저도 우리가 난처한 사이가 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저도 다른 방법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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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장형준은 밖에서 기다리다가 고세연이 떠나자 바로 들어왔다.강지찬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에이프릴 홀에 사람을 보내, 그리고 안나도 데려와.”장형준은 그의 말속에 담긴 뜻을 바로 알아차렸다.“네, 지금 바로 보내겠습니다.”강지찬은 화가 치밀어 서류들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날 밤, 술자리를 만든 사람은 강원훈이었고 그 룸도 강원훈 전용이었다.사진의 각도로 보면 누군가가 사전에 룸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게 틀림없었다.강지찬은 그날 밤 술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을 한 사람씩 떠올렸다.혐의가 가장 큰 사람은 강원훈과 강지현뿐이었다.이때, 갑자기 강지찬의 휴대폰이 울렸다.강원훈이 걸어온 전화였다.“지찬아, 일 끝났어? 나와 한잔할래?”강지찬은 손에 든 펜을 문지르며 말했다.“어디로 갈까요?”강원훈이 전화 반대편에서 말했다.“오늘은 프라임 홀로 가자, 빨리 와.”“네.”그들은 프라임 홀에 자주 다니지 않았다.프라임 홀은 별의별 사람들이 다 가는 곳이었고 연예인들도 자주 드나들기에 파파라치도 많았다.에이프릴 홀은 상대적으로 은밀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비슷비슷한 것 같았다.장형준은 강지찬의 지시를 처리하러 가고 강지찬은 임우연과 함께 갔다.오늘밤 프라임 홀은 공연이 있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안은 벌써 귀청을 째는 듯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그들이 들어가니 무대 위의 공연은 이미 시작되었다. 폴 댄서가 뱀처럼 공중에서 흐느적거리고 있었고 비키니를 입은 남자와 여자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프라임 홀의 매니저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직접 그를 강원훈의 룸으로 안내했다.강원훈은 파자마 파티를 열었다. 풀장에서 노는 사람들 외에는 전부 파자마를 입고 있었다.하여 슈트 차림의 강지찬과 임우연은 주위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왔어? 네 옷은 내가 준비했어, 빨리 가서 입어.”강원훈은 손에 술잔을 들고 말했다. 파티는 금방 시작했고 그는 아직 취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지찬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고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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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정유진은 강지찬에게 넥타이까지 포함한 슈트 세트를 사주었다.강지찬은 그녀 앞에서 바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의 기쁨이 가득한 얼굴은 마치 결혼하러 가는 신랑 같았다.“내일 이 옷 입어 야지.”그는 거울 앞에 서서 넥타이를 정리하는 한편 거울 속의 정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정유진은 강지찬이 내일 출근할 때 입겠다는 말로 이해하고 기분이 좋았다.“이제 내 신체 사이즈도 아는 거야? 여보 사랑해.”강지찬이 말했다.정유진은 여전히 강지찬의 장난기가 가득한 모습이 습관 되지 않았다.“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요.”강지찬은 미소를 지었다.“마음에 들지, 여보가 직접 사준 옷인데 마음에 들고말고.”시간이 이미 늦었고 내일 출근해야 하니 정유진은 그와 입씨름하고 싶지 않았다.“벗어요.”강지찬은 몸을 돌려 그녀 앞에 서서 말했다.“여자가 남자한테 옷을 선물하는 이유는 직접 벗기고 싶어서 그런 거래. 자, 벗겨봐.”정유진은 거절했다.“싫어요.”강지찬은 또다시 농담을 던졌다.“내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우리 엄마와 날 돌보시던 아줌마를 제외하고 내 옷을 벗겨본 여자는 없어. 네가 처음이야.”그는 꼭 기다리고 말겠다는 듯이 두 팔을 벌리고 정유진의 앞에 섰다.그녀는 벗기지 않으면 언제까지 실랑이질할지 몰라 어쩔 수 없이 벗기기 시작했다.강지찬은 묵묵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눈썹에서부터 눈, 코의 순서대로 내려오다 맨 나중에는 입술에서 멈췄다.정유진의 입술은 보기만 해도 부드럽고 먹음직스러웠으며 아주 예뻤다.그녀의 얼굴은 요염한 동시에 단아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 두 가지 느낌은 전혀 충돌되지 않고 아주 잘 어우러졌다.정유진은 두 사람이 장난치는 내내 배 속의 아기가 다칠지 걱정되어 줄곧 손으로 배를 감싸고 있었다.박지찬은 정유진이 아주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정유진은 그의 셔츠를 벗겨 옷걸이에 걸었다.“바지는 안 벗겨?”남자는 일부러 물었다.정유진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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