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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51 - 챕터 160

925 챕터

제151화

온 사람은 온유한이었고 그는 혼자가 아니라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과 같이 왔다.남자는 매우 스타일리쉬한 차림이었다. 요즘 아이돌들이 자주 하는 긴 머리 리프 커트 머리 스타일에 몸에는 딱 달라붙는 블랙 셔츠와 블랙 팬츠, 그리고 앞이 뾰족한 구두를 신고 있었다.이 사람의 마른 체형을 본 정유진은 이 사람의 허리둘레가 어쩌면 자신과도 비슷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꽤 잘 생겼다는 생각도 들었다.그 옆에 있는 소녀는 남자보다 더 튼실해 보였고 얼굴은 토실토실 동그란 귀여운 상이었다. 그녀는 손에 가죽 상자를 하나 들고 있었다.정유진은 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온 선생님, 여긴 어쩐 일이에요?”온유한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한테 소개했다.“이분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송 선생님이에요. 그리고 옆에는 송 선생님의 어시스트 분이시고. 오늘 유진 씨한테 이분들이 화장을 해주실 거예요.”정유진은 약간 어리둥절했다.“화장을요? 저한테?”온유한은 머리를 끄덕였다.“네.”이때 그 송 선생님이라는 분은 정유진의 얼굴을 요리조리 훑어보더니 손뼉을 치며 감탄했다.“어머나! 너무 예쁘다, 얼굴이...”그러고 나서 그는 집안을 쓸어보며 살짝 꺼림칙해서 하면서도 놀라워하는 눈빛을 보였다.“이런 얼굴로 요 코딱지만 한 방구석에서 사는 거예요? 강 대표님이 무슨 잠행을 나왔어요? 아니면 뭐 서민 생활이라도 체험한다든가?”정유진은 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장형준은 밤새 잠을 설쳤지만 여전히 활기차 보였다.“대표님, 셋째 도련님의 룸에 확실히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누가 이미 가져가서 없고요. 제가 이미 에이프릴 홀에 의심 가는 사람을 조사하라 시켰는데 카메라를 언제 가져갔는지 시간을 특정할 수가 없다 보니 조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강지찬은 손에 담배를 쥐고 차갑게 말했다.“그 사람 반드시 찾아야 해. 안나 쪽은 어떻게 됐어?”“안나 씨는 해외에 한 달간 촬영 일정이 잡혀 있어 이틀 전에 금방 갔어요. 거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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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강홍식은 정말 늙을수록 더 머리가 어떻게 되나 봐요. 자기가 그 여자와 결혼을 못 했다고 자기 아들더러 그 여자 딸과 결혼하게 하다니요! 이것보다 더 못난 아비가 어디 있어요?”그러자 옆에 있던 남자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주며 다독였다.“뭐가 그리 화가 난 거예요? 강씨 집안에 황당한 일이 어디 한두 개에요?”물론 겉으로는 이렇게 말을 하지만 그도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있었다. 여자는 눈살을 찌푸리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다시 참는 듯했다. 그러고는 다시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지찬이 저기 오네요. 한번 잘 물어봐요. 몇 마디 하다가 또 싸우지 말고요.”남자는 침착한 얼굴로 ‘알겠다’라고 하더니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강지찬을 보고 억지웃음을 끄집어내려고 몇 번이고 시도했다. 하지만 본인도 어색했는지 결국에는 더 어두운 얼굴빛이 되었고 조금 전보다 더 진지해졌다. 강지찬은 꼿꼿이 서서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외삼촌, 외숙모, 오셨어요.”최효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응, 오랜만이야. 아주 바빴어?”강지찬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고 삼촌다운 친밀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아니요, 별로.”말을 마친 강지찬은 외삼촌 경우성을 쳐다보았다.경우성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계속하지 않았고 대신 미간만 점점 더 심하게 찌푸렸다. 최효진은 참지 못하고 그를 잡아당기자 경우성의 안색은 점점 더 엄숙해졌다.‘하... 이 사람 정말!’최효진은 경우성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려 했지만 계속 아무 말을 하지 않자 대신 입을 열었다. “나와 너의 외삼촌은 얼마 전에 외지에 시찰을 나갔다가 어젯밤에야 돌아왔어. 그런데 너의 외삼촌이 청첩장을 보고 화가 많이 났어. 녀석아, 이렇게 큰일은 진작에 우리에게 말했어야지. 어찌 되었든 우리는 너의 가장 가까운 친척이야. 절대 네가 이 여자와 약혼하는 걸 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 너의 아버지를 찾아가서 얘기도 할 거고.”그러자 옆에 있던 경우성이 호통을 쳤다.“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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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경씨 집안 역시 서울에서 유명한 엘리트 가문이었다.강지찬의 외할아버지는 과거 서울 시립박물관 관장이자 서울대 명예교수를 역임했고 유명 역사학자이기도 했다. 삼촌인 경우성과 숙모 최효진 역시 고고학자 겸 서울대 교수인 데다 경우성은 서울대 역사대학 부학장을 맡고 있었다.나름 명문가라고 불릴 만한 강씨 가문이 아주 오래전 집안 어른들끼리 절친한 사이를 유지했던 가문이 바로 최씨 가문이었다. 이때 류선이 고세연의 손목을 잡아끌며 소개를 시작했다.“세연아, 여기 와봐. 내가 소개해 줄게. 이쪽은 지찬이 삼촌이랑, 숙모. 얼른 인사드려. 이제 한 가족이 될 사이잖아.”지금 이 순간, 고세연은 살짝 흥분되면서도 조금씩 밀려드는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다.경우성과 최효진의 안색을 보아하니 두 사람은 고세연이 마음에 들기는커녕 상당히 혐오스러운 모양이었다.그 대단한 교양으로도 터져 나오는 경멸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으니까...하지만 강지찬의 가족은 곧 그녀의 가족이다. 절대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외삼촌, 외숙모, 안녕하세요. 고세연이라고 합니다.”이에 경우성은 아예 고개를 돌렸다.상대가 어린 여자아이라 차마 악담을 던질 수는 없어 아예 무시하기로 한 것이다.반면 최효진은 도도한 표정으로 고세연의 표정을 자세히 훑어보다 무덤덤하게 말했다.“어머니랑 많이 닮았네요. 그래도 호칭은 그렇게 편하게 부르지 말아요. 아직 약혼식 시작 안 했으니까.”차가운 목소리에 고세연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오늘의 약혼식은 온전히 고세연의 강요로 진행되는 것, 순순히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건 진작 예상하고 있었다.‘괜찮아. 오늘만 지나면 난 강씨 가문의 예비 안주인이 되는 거니까.’한편, 류선은 어딘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렇다. 애초에 고세연을 경우성, 최효진 부부에게 소개해 준 것도 일부러 한 행동이었다.경씨 가문이 강홍식과 강씨 가문을 증오할수록 짜릿했으니까.“최 교수님은 참 기억력도 좋아.”이때 류선이 불쑥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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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당시 일은 증거가 없는 데다 류선이 자기 절로 넘어지는 바람에 아들을 조산하여 몸도 허약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도 출산 능력을 상실하였기에 경씨 가문은 줄곧 류선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오랜 세월이 지나 지금 류선이 강지찬의 생일을 이용하여 강홍식과 경윤미 부부의 불화를 풍자하는 것을 듣고 최효진은 바로 화를 냈다.“류선아, 그 당시 지찬과 너의 아들이 왜 조산했는지 너는 그 누구보다 잘 알 것이야. 지금 경윤미가 없으니 나는 그때의 추악한 일을 폭로하는 것을 개의치 않아.”“네가 외삼촌인 우리를 꼬드겨 외 조카를 잊게 하다니, 그럼 나는 친 숙모가 또 무슨 짓을 했는지 모두에게 보여주지.”“나는 우리가 지찬에게 한치의 미안함도 없다고 하늘에 맹세할 수 있다. 너는 맹세할 수 있어?”“나는 내 아들로 맹세할 수 있는데, 너는 네 아들로 맹세할 수 있어?”최효진이 미친 듯이 계속 질문하자 류선은 마음에 찔렸다.그녀에게는 강지현이라는 아들 하나밖에 없었기에 당연히 맹세할 수 없었다. 온갖 나쁜 짓을 다 저지른 사람으로서 그녀는 마음속으로부터 맹세하는 이런 일을 거부하였고, 죄의 대가를 받을까 봐 두려워하였다. 최효진도 바로 그녀의 이 점을 알고 한걸음 한 걸음 몰아붙였다.그녀가 계속 말했다.“네가 이간질하지 않았더라면 내 여동생은 조산하지 않았을 것이며 몸도 상하지 않았을 것이야. 그들 부부는 비록 금실이 좋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서로를 원망하는 부부는 되지 않을 것이야.”“줄곧 궁금한 게 있었어. 강지현의 조산 원인은 진짜로 넘어진 거야? 아니면 장손자리 때문에 일부러 넘어진 거야?”“말솜씨가 좋은 거로 알고 있는데, 해명하지 않을 거야?”오늘 온 사람들은 모두 강가의 친척들이었고 부근의 사람들은 이미 이곳의 기척에 끌렸다. 비록 겉으로는 이쪽을 보지 않았지만 한쪽 귀를 이쪽에 대고 뒷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류선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강지현의 조산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었다.외부인이 줄곧 이렇게 의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강홍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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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빨간 드레스를 입은 정유진을 본 고세연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순간 그녀는 강지찬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것도 감쪽같이 그에게 속았다!강지찬, 어떻게 감히?류선이 먼저 낌새를 알아채고 정유진을 보며 말했다.“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 경비! 여기 빨리 내쫓아요! 오늘은 지찬이 좋은 날인데 누가 감히 여기서 소란을 피워요.”경비가 움직이려고 할 때 입구 쪽에서 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누가 감히?”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최의현이 있었고 그는 혼자 온 게 아니었다. 입구에 서 있는 그는 밖에 있는 사람에게 안으로 들어가라는 손짓을 했고 그러자 밖에 있던 두 사람이 들어왔다.정유진은 바로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엄마, 아빠, 여기 어떻게 왔어요?”최의현은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당연히 초대받고 왔지. 우리 강 대표가 말했어. 이런 곳에 부모님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조금 전까지 아무것도 믿지 않았던 것부터 지금까지의 확신에 이르기까지 정유진은 오늘의 이 모든 것을 강지찬이 계획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강지찬은 최의현에게 부탁해 그녀의 부모님을 모시고 오게 했다. 원래는 강지찬과 고세연의 약혼식이었지만 그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약혼녀를 바꾸려고 했다.최의현은 아침 일찍 정씨 집으로 가서 정명학과 이명자를 겨우 설득해 데려왔고 두 사람은 꽤 침착한 얼굴이었다.정유진은 늘 두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부모님은 늘 상냥한 분이었다. 정유진이 아무리 많은 비난을 받아도 늘 딸 편이었다. 특히 사람들의 시선이 이들에게 꽂혔을 때 평생토록 강단에 섰던, 늘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데 익숙했던 정명학의 표정조차 굳어 있었다.이명자는 두 손을 꼭 쥐고 안절부절못했다. 정유진은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엄마 아빠, 죄송해요.”이명자는 괜찮다며 그녀를 다독여줬다.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고세연의 얼굴이 진작에 창백해졌다.강지찬이 정유진의 부모님까지 모셔왔다고?강지찬, 미친 거 아닐까?그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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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강지찬은 정유진을 끌고 곧바로 단상에 올랐고 고세연의 질문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나에게 왜 이러냐고요?”고세연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한 얼굴로 외쳤다.류선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있었다. 강지찬의 뜻대로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돼! 절대 강지찬이 원하는 대로 내버려 둘 수 없어!류선은 자기 아들이 건강이 안 좋기는 하지만 모두 다 강씨 집안 손주로 왜 강지찬만 강씨 집안의 사업을 물려받고 자기 아들은 재무팀에서만 일해야 하는지 늘 이해할 수 없었다. 왜?!“강...”류선이 강지찬을 막 부르려고 할 때 누군가가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엄마, 그만 해요.”강지현은 류선이 눈치채지 못한 사이 어느새 그녀 옆에 와 있었다. “아... 아들, 아까 친구와 저쪽에서 얘기 중이지 않았어? 언제 여기까지 온 거야?”강지연은 아무런 표정 없이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아까 최 교수가 엄마더러 맹세하라고 할 때.”류선은 흠칫 놀란 얼굴로 말했다.“아들, 그 여자 헛소리 듣지 마. 엄마는 그때 정말 발을 헛디뎌서 떨어졌어. 진짜 고의가 아니었어.”그 말에 강지현은 귀찮은 듯한 어조로 말했다.“그만해. 이유 따위 알고 싶지 않아.”그는 류선을 보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오늘은 그만 떠들어 좀. 엄마, 강지찬이 엄마가 뒤에서 수작 부리는 거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 같아?”순간 류선은 흠칫 놀란 얼굴로 말했다.“아들, 그게 무슨 뜻이야? 혹시, 강지찬이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지?”강지현은 그녀의 말에 바로 대답하는 대신 단상 위로 시선을 돌리더니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돌아가서 얘기해. 오늘은 형 약혼식이야.”류선은 이 아들을 죽도로 사랑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이 강지현이 서른 살을 넘기지 못한다고 했지만 그녀에게는 유일한 아들이었고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기둥이었다.한편, 오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강홍식은 그제서야 단상 위의 며느리가 바뀐 것을 발견하고는 화가 나서 기절할 뻔했다.그런데 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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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정유진은 자신이 강지찬에게 별 감정이 없다고 생각했다.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그저 아이 때문에 함께 있기로 했고 이런 관계도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이다.하지만 한쪽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하는 강지찬을 본 그녀는 순간 가슴이 찡해지더니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방금 강지찬은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도 다 똑똑히 들었다.그들은 강지찬이 부른 이름과 청첩장의 이름이 달라 그저 서로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모두들 단상을 주시하며 어떤 사람은 분분히 토론하고 또 어떤 사람은 손가락질하고 있었다.이들은 모두 강지찬의 친지들로 정유진에게는 낯선 사람들이었다.그녀는 이런 상황에 전혀 난감해하지 않았다. 난감해할 사람은 사실 강지찬뿐이었다.오늘이 지나면 그는 분명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오늘의 행동은 강씨 집안의 체면을 구겼고 나중에는 분명 강씨 가문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손에는 그 하찮게 생각하는 반지를 들고 있었다. 강지찬은 이 반지가 너무 작아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강지찬은 정유진과 결혼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질타를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의 굳은 눈빛을 보며 정유진은 이 남자를 정말 좋아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이 순간 강지찬만큼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남자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그녀는 ‘좋아요.’라는 세 글자 대신 손을 내밀었다.강지찬은 한 번 눈을 찡긋하더니 그녀의 손에 반지를 끼워 준 뒤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서며 최의현이 들고 있던 마이크를 넘겨받았다.“오늘 유진 씨와의 약혼식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네, 여러분들이 들은 게 맞아요. 제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오늘 저의 약혼녀 정유진입니다.”말을 마친 강지찬은 마이크를 최의현에게 건넸다.최의현은 자기를 진짜 약혼식 사회자 취급하는 강지찬에게 순간 화가 울컥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고 약혼식 분위기를 띄웠다.“저희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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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방금 정명학과 이명자가 들어왔을 때 경우성과 최효진은 그들을 바로 알아봤다. 하지만 조금 전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그들은 미처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동료가 사돈을 맺는 것도 인연이다.게다가 정유진은 임신까지 했기에 경우성과 최효진은 바로 그녀를 받아들였다.그때 최효진이 미안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일이 갑자기 이렇게 돼서 미안해요. 지찬이 이 자식이 미리 우리에게 말도 안 하다 보니 인사치레 할만한 선물조차 갖고 오지 못했네요. 준비는 외숙모가 진작에 다 했으니 나중에 꼭 드릴게요.”정유진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고마워요. 외삼촌, 외숙모.”그러자 옆에 있던 정명학이 말했다.“저희도 아침에 알았어요. 지찬이도 쉽지 않았을 거예요. 탓하지 맙시다.”최효진은 정씨 집안에서 강지찬에게 불만을 말할까 봐 일부러 그들이 말하기 전 불만이 많은 척했다.“왜 탓하지 않아요? 이렇게 큰일은 먼저 어른들께 보고해야 하는 게 도리죠. 예쁜 유진이는 한눈에 봐도 철이 들고 교양 있는 아이인 것 같아요. 이렇게 좋은 조카며느리를 절대 섭섭하게 해서는 안 되죠. 정 교수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꼭 더 큰 다이아몬드 반지로 꼭 보상해 드릴게요. 그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결혼식은 제가 직접 성대하게 준비할게요.”체면치레 말을 못 하는 경우성은 그저 아내가 뭐라고 하면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거들었다.“그럼요, 그럼요. 꼭 그렇게 해야죠.”최효진은 내친김에 정유진과 이명자를 이끌고 자리를 잡고 앉아 배 속의 아이가 몇 달이나 되었는지, 병원에 가서 검사는 했는지 등을 물었고 정유진은 그녀의 답변에 일일이 답변했다.처음에 류선과 최효진의 대화를 듣고 정유진은 강지찬과 외삼촌의 사이가 별로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속사정이 있었던 것 같다.이명자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지찬이 아버님도 오늘 여기 계시나요?”그 말에 최효진은 머쓱한 얼굴로 대답했다.“사돈댁, 솔직히 말씀드리면 강씨 집안의 현재 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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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최효진은 강홍식을 위해 숨기지 않을 것이다.사실 강홍식은 체면이 구겨지는 일을 한 두 번 한 게 아니었다. 최효진은 당당한 얼굴로 계속 말했다.“이봐, 고세연 씨, 조용히 지내면 강씨 집안에서 부모님을 잃은 걸 봐서라도 네가 결혼할 때 혼수는 넉넉히 준비해 줄 거야. 하지만 우리 지찬이에게 들러붙으려 한다면 꿈 깨! 어림도 없으니까!”강지찬이 걸어오더니 방금 뺨을 맞은 정유진의 볼을 살폈다.정유진은 한쪽 얼굴은 이미 빨갛다 못해 손가락 자국까지 선명했다.“괜찮아요?”강지찬은 차가운 얼굴로 손을 들어 정유진의 얼굴을 살짝 만졌다.괜찮을 리가 있겠는가?! 사람들 앞에서 뺨을 한 대 맞았는데 그녀가 뭐 종이 인형도 아니고 맞는다면 그냥 맞아야 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절대 괜찮을 리 없다! 고세연의 뺨은 정유진에게 망신을 줬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다른 남자나 빼앗는 여자라는 오명까지 씌웠다.하지만 오늘 같은 자리에서는 강지찬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내가 알아서 할게요.”고세연은 강지찬을 보며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지찬 오빠, 여자를 속이는 게 얼마나 비겁한 건지 알아요? 절대 좋은 결과가 없을 거라고요.”강지찬은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나는 나를 자꾸 도발하는 사람이 절대 좋은 결과가 없다는 것은 알아.”강지찬의 말뜻을 알아챈 고세연은 순간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 만약 오늘 이대로 물러난다면 그녀는 평생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강홍식이 그녀를 쫓아내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는 더 이상 서울에서 상류층의 생활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고세연을 다시 용기를 얻고 계속 말했다.“지찬 오빠, 정말 후회 안 해요?”그녀는 정유진을 힐끗 보더니 계속 말했다.“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요. 이 여자 지금 내보내면 그냥 오빠가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없던 일로 할게요.”옆에 있던 최의현은 그녀의 말에 하마터면 폭소를 터뜨릴 뻔했다.“고세연 씨, 지금 여기서 혼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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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고세연의 이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강지찬이 고세연을 먼저 건드려 소녀의 사랑이 더욱 깊어졌다고 확신했다.최효진도 그녀의 말을 믿고 있는 눈치였다.물론 그녀는 고세연을 싫어하지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강지찬이라면 무작정 두둔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강홍식은 말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듯 노기등등하게 다가와 강지찬을 가리키며 호통쳤다.“너는 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어? 이런 일들은 세연이가 나에게조차 말한 적이 없어. 그동안 너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얼마나 참아왔는지 알만하구나.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그런 적이 없다고 잡아 뗄 거야?”류선도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지찬아, 우리 모두 네가 책임감 있는 남자라는 걸 알고 있어. 고세연이 너에 대한 마음이 이렇게 깊은데 뭐라도 해명은 해야지. 약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오늘 이렇게 많은 친척과 친구들이 왔는데 네가 설명하지 않으면 우리 강씨 집안의 체면은 어떡하니?”그 말에 강홍식은 언성을 높이더니 정유진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래, 어떻게 할 거야? 이 여자 좀 어떻게 해야 되지 않...”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효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두둔했다.“유진이 배 속에는 이미 지찬이 아이가 있어. 강홍식! 이 아이도 강씨 집안 핏줄인데 어떻게 하려고?”최효진과 경우성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강홍식은 많은 사람 앞에서 이름이 불리자 화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그는 최효진과 경우성 앞에 다가서더니 너무 화가 나 말조차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너...”강홍식은 경우성에게 평생 멸시를 당하며 살았다. 젊었을 때는 그가 무능하다고 싫어했고 늙어서는 무능할 뿐만 아니라 어리석기까지 하다며 싫어했다.경우성은 강홍식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의 말을 바로 끊었다.“지찬이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왜들 그리 조급해하나요?”모두의 시선이 다시 강지찬에게로 향하자 강지찬이 말했다.“기억에 없어요.”순간 고세연은 감정이 격해져 목소리를 높였다.“당연히 인정하지 않겠죠. 그때 술을 너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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