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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925 챕터

제131화

이 여인은 머리카락을 길게 드리운 채 서 있었고, 어두운 불빛 탓에 잠깐 동안 강지찬은 안나를 정유진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다시 보니 그렇지 않았다. 안나는 너무 밝게 웃고 있었고, 정유진은 그렇게 웃지 않는다. 정유진은 아름다운 얼굴을 가졌지만, 성격은 다소 쌀쌀맞고 도도한 느낌이 있다. 남자들은 당연히 예쁘고 유혹적인 여자를 좋아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정유진처럼 고집 센 여자는 남자들의 눈에 잘 들지 않는다. 강지찬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착각했다고 생각했다. 정유진은 집에서 태교 중이었니 자신이 잘못 본 게 확실했다.그녀를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고, 그녀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나가." 그는 다시 눈을 감았다. "강 대표님, 저를 못 알아보시나요?" "꺼져!" 강지찬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술기운 탓에 그의 목소리에 별다른 힘이 없었다. 안나는 자리를 뜨지 않고, 오히려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웃었다. "강 대표님, 전 안나예요. 높으신 분들은 잊음이 헤프시잖아요, 저를 기억 못 하시겠어요?"강지찬은 술기운으로 머리가 어지러웠고 잠시 조용히 눈을 붙이고 싶었다. 그는 술에 취해 반응이 느려진 탓에 미처 잘못된 점을 발견하기도 전에 안나가 그의 벨트를 풀고 정장 바지 지퍼를 내렸다. 강지찬이 눈을 떴을 때, 안나의 눈이 그를 매혹적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강 대표님, 여기 아무도 없어요." 안나가 다가오며 거의 그의 몸에 엎드리다시피 했다. 뒤에서 보면 매우 유혹적인 자세였다. 안나는 말을 마치자마자 고개를 숙였지만, 그녀의 눈은 여전히 유혹하는 뱀마냥 강지찬을 노려보고 있었다. 안나의 손이 강지찬에게 닿기도 전에 강지찬은 그녀를 밀치고 차갑게 일어났고 침착하게 바지를 정돈한 후 입을 열었다."누가 널 보냈어?" 거절당한 안나는 낯빛이 밝지 못했고 허겁지겁 일어나며 말했다."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강지찬은 그녀와 얽히지 않았기에 딱 잘라 얘기했다."다시는 널 보고 싶지 않아."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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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오후 세 시, 강지찬이 약속대로 정각에 정유진을 픽업하러 왔다. 정유진은 회사에서 이미 쇼핑 리스트를 작성해 두었다. 방사선 차단 옷 외에도 임산부용 속옷과 바지도 필요했다. 특히 임신 후기에는 몸매 변화가 크기 때문에 임산부에게 적합한 속옷과 바지를 구입하는것이 필수였다.그녀는 바꿔가며 입을 수 있도록 샴페인 색상의 끈나시 두 개를 골랐고 강지찬은 옆에서 보며 불만스러워했다. 정유진과 처음으로 쇼핑몰에 와서 사는 옷이 방사선 차단 옷이라니. "이거 두 개만 고를 거야?" 강지찬이 물었다. 방사선 차단 옷은 디자인이 단조로워 별로 고를 것도 없었다. 정유진은 그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두 개의 탱크탑을 추가로 골랐다. 그녀가 점원에게 기능과 주의사항에 대해 자세히 묻는 모습을 보며 강지찬은 외면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지찬은 여자와 함께 쇼핑해본 경험이 없어, 그냥 한쪽에 앉아 쉬기로 했고, 정유진은 쇼핑을 빨리 끝내고 필요한 물건들을 한가득 담아왔다. 강지찬이 계산을 마치고 정유진과 함께 돌아서려는데, 류선과 고세연이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정말 강지찬이네, 방금 건너편에서 쇼핑하다가 너를 봤어. 여긴..." 이 가게는 육아용품점이었다. 강지찬이 정유진을 이런 가게에 데려오다니... 류선의 시선이 정유진의 배에 머물렀다. 임신한 건가? 이렇게 빨리? 그녀는 자신의 비실거리는 아들이 생식능력에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고 속으로 걱정했다. 고세연도 상황을 깨닫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찬 오빠, 당신이랑 이 여자가..." 류선은 눈에 숨겨진 질투를 감추며 정유진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이 여자가 임신했다고? 지찬아 너 정말 어리석구나. 이런 여자를 우리 집에 들일 수는 없어. 게다가, 세연이를 두고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류선의 목소리가 하도 컸던 탓에 가게 안의 직원들과 주변 다른 가게의 고객들이 모두 들을 수 있었고 그중에는 강지찬을 알아본 사람들도 있었다. "저기 강지찬 아닌가요? 옆에 있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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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강지찬은 당시 자신이 정유진에게 넘어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에이프릴 호텔에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그녀를 호텔로 데려가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상류층에는 순식간에 소문이 퍼졌고, 모두가 알게 되었다.모두들 강지찬이 정유진과 단지 한 번의 일탈을 벌인 것으로 생각했다. 어쨌든 정유진이 약혼자가 있는 사람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니 말이다. 누가 그들이 실제로 아이까지 가질 줄 알았겠는가?류선의 말을 듣고, 강지찬은 걸음을 멈추었다."나 강지찬이 누구와 결혼하든지, 언제부터 숙모가 나서서 간섭한 거죠?" 강지찬은 성격도 만만치 않았고 독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으며 상대가 어른인지 아닌지도 개의치 않는 사람이었다.그는 냉정하게 고세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숙모가 그렇게 좋아한다면, 직접 집으로 데려가 며느리로 삼으면 더 좋지 않겠어요?""너..." 류선의 얼굴색이 단번에 변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아무것도 아닌 여자와 결혼하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세연이는 네 아버지가 마음에 들어 하는 예비 며느리고, 널 오랫동안 좋아해 왔잖니. 난 이런 좋은 커플을 망치고 싶지 않아."강지찬은 정유진의 어깨를 감싸며 단호하게 말했다."그렇다면 숙모도 제대로 봐두세요, 이 여자가 바로 내 여자친구예요. 앞으로는 잘못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고세연은 단지 내 아버지가 거둬들인 고인이 된 친구의 딸일 뿐이지. 나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그는 정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리 와요, 이분은 제 숙모예요. 며칠 후에 집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려고 했는데, 지금 만나게 되었으니 먼저 인사해요."정유진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그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 "숙모, 안녕하세요."이에 류선과 고세연의 표정이 크게 변했다. 그들도 강지찬이 이번에는 진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됐어요, 우리 집에 가서 밥 먹어요. 지금은 배고픈 상태로 있어선 안 되잖아요." 강지찬은 정유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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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강 씨네 저택에서, 고세연은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강홍식은 분노로 인해 거의 쓰러질 뻔했고, 집사에게 명령했다. "저 불효자식에게 전화해! 당장 돌아와서 이 상황에 관해 설명하라고 해." 집사는 눈물을 흘리는 고세연을 보고 망설였다. "강 대표님은 회장님이 부르는 이유를 알 것입니다. 아마도...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강지찬의 성격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전화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고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집사는 이 전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자기 아들이 중요한가, 아니면 외부인이 중요한가? 집사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에 강홍식이 탁자를 치며 말했다. "지금 전화해서 즉시 돌아오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이 집에 다시는 발도 못 붙인다고 전해!" 집사는 어쩔 수 없이 전화를 걸었고 류선은 기회를 이용해 말했다. "아주버님, 지찬이도 나이가 들었습니다. 그냥 세연이와 결혼하게 하세요. 아주버님은 지찬이 친부이자 우리 강 씨 가문의 가장이니 당신의 말이 곧 법이죠." 이 말을 들은 강홍식은 양심이 찔렸다.가문의 가장은 무슨? 그저 강 씨 집안의 장남이라는 호칭을 얻었을 뿐이다. 강 씨 가문의 사업은 이미 강지찬에게 넘어갔고, 그는 이제 둘째처럼 연말의 배당금을 기다리며 살고 있는 신세였다.하지만 류선에게 이런 칭찬을 받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강홍식은 평생 제대로 된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그는 운이 좋았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아버지에게 의지했고, 이제 늙어서는 아들에게 의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젊었을 때는 아버지를 화나게 했고, 이제 늙어서는 아들을 화나게 했고, 그의 인생에 대한 평가는 '한평생 멍청이'일 뿐이었다.류선의 말에 자극받은 강홍식은 '대가문의 가장'으로서의 허영심이 되살아났다. "저 불순한 놈이 돌아오면, 저 자식이랑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할 거야!" 강지현도 자리에 있었고, 동의하지 않았다. "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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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정유진이 목욕을 마치고 입은 것은 새 옷이 아니라 반팔티와 칠부 바지였다. 강지찬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쇼핑몰에서 돌아온 후 그녀는 고세연에 대해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이건 무엇을 의미할까? 이 여자는 마음에도 없고, 고세연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고세연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그에게도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지찬의 마음속은 조금 불편해졌다. "나를 경계하는 거예요?" 정유진이 머리를 말리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하지만 강지찬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럼 그 잠옷으로 갈아입어요." 정유진이 머리를 말리던 손길을 멈추고 돌아보며 말했다. "확실해요?" 강지찬의 눈동자가 움찔했고 가슴이 철렁 움직였다.이 여자 도대체 무슨 뜻이지? 기회가 있다는 뜻인가? 하지만 그가 생각을 채 하기도 전에, 정유진이 말을 이었다. "알아봤는데 임신 초기 석 달 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해요. 그래도 지금 잠옷을 갈아입게 할거에요?" 강지찬은 중요한 포인트를 잡고 되물었다. "석 달 후에는 가능하단 말이에요?" 정유진은 머리를 계속 말리며 이렇다 저렇다 대답하지 않았다. 다 큰 성인들인데, 동침한다는 것이잖아?강지찬이 그녀를 좋아하는 건 성격 때문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어차피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이 문제는 결국 마주해야만 한다. "그럼 오늘 밤에는 안방으로 옮겨 잘게요." 강지찬은 기회를 잡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유진 씨, 그 어플을 연구하고 있지 않나요? 거기에 임산부의 남편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하지 않나요?" 이번에는 정유진이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좋아요." 그 어플에는 실제로 그렇게 적혀 있었다.강지찬은 벌써 마음이 간질간질했고 인제야 정유진의 약점을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마음이 약하고 다루기 쉬웠다. 이전에는 그녀의 부모와 지아였고, 이제는 아이가 추가되었다. 그날 밤, 강지찬은 정유진의 침대에 들어갔고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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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강지찬은 몇 초 동안 생각하다가 '같은 구덩이'가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멍청한 여인, 자신을 한빈과 비교하다니!“유진 씨 날 색마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나 강지찬의 여색을 멀리하는 명성을 유진 씨가 깬 걸 잊었어요? 당신은 마치 내가 당신한테 억지로 무언가를 시킨 것처럼 말하네요, 나도 당신의 억지 호의는 필요 없어요.”정유진은 왠지 모르게 이 사람과 여자 연예인의 벽 밀치기 사진을 생각해냈다. 예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관계를 확인했으니 이젠 마음에 걸림돌이 생겼다.그녀는 강지찬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지찬 씨는 날 강요하지 않았고, 나도 지찬 씨를 억지로 기쁘게 하려는 게 아니에요, 이건 나 자신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거예요. 잘 맞으면 함께 있고, 맞지 않으면 헤어지는 거죠.'지나치게 차분한 태도였다.강지찬은 각양각색의 여자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정유진 같은 여자는 정말 처음이었다.그녀가 이렇게 차분할수록, 눈물을 흘리는 그녀는 더욱 그를 당황하게 했다.그녀가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주우려고 하자 강지찬은 급히 침대에서 내려왔다.“내가 할게요, 당신은 누워 있어요.”그가 밖으로 나가 빗자루로 방을 청소하고 샤워를 하러 간 뒤 돌아왔을 때, 정유진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몸의 물기가 마르길 기다렸다가 강지찬은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워 그녀를 안았다.시간이 흘러 3일 후, 강지찬은 선물 더미를 가지고 정유진과 함께 유진의 집을 방문했다.주말이라 정명학과 이명자가 집에 있었고 문을 연 것은 명자였다.깔끔한 정장을 입은 강지찬을 보고 명자는 차마 웃을 수가 없었고 전혀 사위를 대하는 장모님의 눈빛으로 지찬을 대할 수 없었다.반면 강지찬은 상당히 열정적이었고, 정유진의 소개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인사했다.“어머님, 강지찬이라고 합니다, 전에 만난 적 있네요.'지난번에 이 사람이 한빈의 어머니를 쫓아냈다는 것을 생각하니 명자는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고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들어와요.”말하면서 현관 옆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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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유진네 집에서 점심을 먹고 정명학과 함께 차를 마신 후 강지찬과 정유진은 집을 떠났다.강지찬은 오후에 회의가 있었기에 먼저 정유진을 집에 데려다준 후 회사로 향했다.이번 고위급 회의에는 강지현도 참석했으며, 회의가 끝난 후 대표실로 찾아왔다.그가 회사에 다닌 이후 처음으로 대표실에 온 것이었다. “무슨 일이죠?”강지찬은 회사의 재무 부서장을 대하는 태도로 물었다.낮은 대표실의 온도 때문에 강지현은 들어오자마자 차가운 공기에 자극을 받았는지 바로 기침을 했고 강지찬은 그가 기침하는 것을 무심하게 지켜보며 냉정한 눈빛을 보냈다.강지현이 몇 번 기침을 한 후에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형, 큰아버지가 오늘 꼭 집에 돌아오라고 하셨어요.”오늘 강홍식이 강지찬에게 여러 번 전화했지만, 그때 정유진 집에 있었기에 강지찬은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고 한 통도 받지 않았다.이에 화가 난 강홍식이 강지현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하게 했던 것이다.“무슨 일이야?” 강지찬이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돌아가서 아버지와 관계를 끊으라는 거야? 번거롭게 하지 말고, 기자 회견을 준비하라고 할게,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게 더 정식적이잖아?”강지찬은 강지현 앞에서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강지현은 상대가 자신에게 적대적이라는 것을 알았고, 더군다나 이제 자신이 그들 부자 사이에 끼어들었으니 강지찬의 화를 피하기는 어려웠다.“아니에요.” 강지현이 말을 이었다. “큰아버지는 형이 세연 씨와 약혼하길 원해요.”“정말 재밌는 생각이네!” 강지찬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 “돌아가서 그 사람에게 말해, 그가 자신의 첫사랑을 그렇게 그리워한다면, 차라리 첫사랑의 딸과 직접 결혼하라고. 어차피 똑같으니까.”강지현은 동의하지 않았다. “형, 왜 세연 씨를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 세연 씨도 단지 의지할 곳을 찾고 있을 뿐이에요.”“그럼 네가 결혼할래?” 강지찬은 비웃듯이 강지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구나 말이야 쉽지. 강지현의 표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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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다음 날 아침에야 강지찬은 출장을 가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냈다.“전에 이미 정해진 일정이었어요. 이틀이나 삼 일 만에 돌아올 거에요.”정유진은 태연하게 죽을 마시며 대답했다. “그래요, 조심히 다녀와요.”강지찬은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고 입을 맞추며 입안의 대추를 가져갔다.“남자친구가 출장 가는데, 반응 좀 보여줘야 하지 않나요?”정유진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전화할게요.”강지찬은 그녀를 한동안 쳐다보더니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요, 전화한다고 했으니 지켜볼게요. 전화 안 하면 어떻게 될지 두고 봐요.”정유진이 좌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고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보고 싶을 거예요.”말을 내뱉는 유진의 얼굴에는 남자들이 기대하는 표정은 없었다. 부끄러워하거나 사랑에 빠진 여자처럼 애교 있는 표정은 아니었다.하지만 그녀는 진심이었다.그녀는 강지찬과 진지하게 다시 시작하고자 했다.강지찬은 갑자기 마음이 약해져, 그녀의 머리를 끌어당겨 다시 키스했고 이에 장 씨 아주머니는 부엌에서 나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워했다.지찬은 충분히 키스한 후에야 정유진을 놓아주었고, 그녀의 입술에서 물기를 닦아내며 깊은 눈으로 말했다.“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요. 선물 사다 줄 테니.”“알겠어요.”강지찬은 오후 비행기였기에 정유진은 바로 그의 짐을 싸주었다.그녀의 능숙한 동작을 보고 강지찬은 마음이 쓰라렸다. 전에 한빈을 위해 자주 짐을 싸준 티가 났기 때문이었다.그는 옆에서 구시렁댔다.“매일 전화해요. 내가 없는 이 며칠 동안 장 씨 아주머니가 게스트룸에서 잘 겁니다. 유진 씨를 챙겨줄 사람이 있어야 나도 마음이 편하죠.”“만약 우리 집에서 누가 당신을 귀찮게 하면, 온유한에게 전화해요. 이건 그 사람 명함이고. 아무튼, 당신이 해결 못 하는 문제가 생기면 바로 전화하면 돼요.”정유진은 드디어 출장에 관련된 질문을 건넸다. “최의현 씨와 함께 가나요?”최의현이 안 간다면 분명히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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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정유진은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업무에서도 확실한 성격이었다.수영장 하나를 파는 것 같은 작은 일은 예원이 해결할 수 있었지만, 강지현의 일은 결국 그녀의 것이었고, 그녀가 가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했다.결국, 예원이 운전을 하고 두 사람은 함께 상록수 별장으로 향했다.“너는 걱정이 너무 많아, 나조차도 믿지 못하는 거야?”정유진은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상록수 공사가 시작된 후 한 번도 가보지 않았어, 가서 확인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현장에 도착했을 때, 강지현도 거기 있었다.마당은 온통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있었다.예원은 연신 주의를 줬다. “조심해, 거기 서 있어. 안전모 가져다줄게.”그리고 강지현에게 인사했다. “강 사장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안전모 하나 가져다드릴게요.”강지현은 웃으며 말했다. “저도 방금 도착했어요, 감사합니다.”예원은 안전모를 찾으러 갔고 강지현은 정유진을 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유진 씨, 굳이 오지 않아도 됐어요. 저랑 예원 씨가 상의하면 될 일이고, 키키도 있잖아요.”정유진아 대답했다. “지현 씨의 의뢰는 제가 담당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디자이너로서 현장에 나와야 하죠.”강지현의 마당도 스튜디오 예담과의 계약 내용에 포함되었고, 정유진은 이전의 디자인을 들고나와 두 사람은 마당에서 토론하기 시작했다.“앞마당에 둔다면 첫째로는 전체 마당의 모양을 해치고, 둘째로는 사생활 보호가 안 돼요.”정유진은 시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뒷마당은 이쪽이 모두 나무라 여름에는 그늘이 지고, 가을과 겨울에는 낙엽이 떨어져 청소가 힘들고, 미관상으로도 별로예요. 제 제안은 옥상에 한 구역을 만드는 거예요, 바로 여기요.”강지현은 그 위치를 보고 말했다. “면적이 좀 작지 않나요?”정유진이 대답했다. “조금 작지만, 이 위치에서 뻗어 나갈 수 있어요. 전에 이 단지에서 누군가 이렇게 한 것을 보고, 특별히 관리사무소에 물어봤어요. 옥상 개조는 규정 내에서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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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정유진은 무슨 일을 하든 항상 진지했다.심지어 위로하는 말도 진지하고 엄숙하게 했다.하여 듣는 사람은 그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자기도 모르게 전부 진심이라고 느꼈다.강지현은 평소 아부와 가식적인 말만 수도 없이 들었는지라 이제야 정말 위로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그는 머리를 끄덕이며 눈동자에서는 밝은 빛이 반짝였다.“유진 씨 말이 맞아요.”세 사람은 조예원이 가져온 안전모를 쓰고 우선 뒷마당부터 살폈다.역시 정유진의 말대로 뒷마당은 햇빛을 등진 곳이라 풀장을 만들기 적합하지 않았다.하여 다시 맨 위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하지만 방안은 더 더러웠고 온통 벽돌과 시멘트뿐이었다.강지현은 맨 뒤에서 걸으며 정유진의 발아래를 자세히 살폈다. 그러다 가끔 조심하라고 일러주었다.“계단 조심해요.”결국 강지현도 풀장을 옥상에 만드는 일에 동의했다. 마침 옥상에는 햇빛도 충족하니 운동하기에도 아주 적합했다.일을 마친 후, 강지현은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 세 사람과 키키는 상록수 별장 밖에 있는 음식점으로 향했다.상록수 별장 주변은 풍경이 아주 아름다워 유명한 한정식 가게도 많았다.한창 식사 도중 정유진의 휴대폰 울려 그녀는 밖으로 나가 전화 받았다.조예원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키키한테 말했다.“유진이한테 전화한 사람이 누군지 내기할래? 진 사람은 내일 아침밥을 사 오는 거야. 난 강 대표님.”키키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저도 강 대표님이라고 생각해요, 이러면 게임이 안 되잖아요.”강지현이 말했다.“그럼, 저도 껴주세요. 전 유진 씨의 부모님.”그 말에 키키의 얼굴에는 교활한 미소가 떠올랐다.“그럼, 지현 씨가 지겠는데요? 오늘 강 대표님이 출장 가시는 날이라 지금쯤 아마 공항에 계실 거예요, 강 대표님이 전화하신 게 틀림없어요.”강지현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지면 내일 아침밥을 사면 되죠.”조예원은 눈이 반짝 빛났다.“정말요?”강지현이 말했다.“당연하죠.”조예원은 젓가락을 꾹 누르며 말했다.“그럼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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