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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천억대 몸값 비서님: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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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3년 전 집에 돌아온 이후로 유월영은 쭉 언니에게 예의를 갖추었지만 이번에는 참다못해 처음으로 언니에게 화를 내게 되었다.“어머니 심장 상태가 좋지 않은 걸 몰라? 어머니 같은 환자가 가장 먼저 피해야 하는 게 큰 충격인 걸 몰라? 어머니가 이번에 왜 입원했는지도 몰라? 어머니가 퇴원한 후에 아버지 일을 천천히 알려드리자고 말했던 걸 벌써 다 까먹었어? 언니는 왜 갑자기 급하게 어머니한테 와서 가만히 있는 사람을 붙잡고 이 아픈 진실을 다 털어놓는 건데? 도대체 무슨 의도야?”언니의 이름은 유설영이었고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그래, 네가 그러자고 제안했었지. 근데 왜 내가 네 말을 고분고분 들어야 하는 건데?”유월영은 그 말에 손을 들어 유설영의 얼굴에 귀싸대기를 날렸다.유월영 가슴속 마지노선은 항상 어머니 이영화였다. 누구도 어머니에게 상처 입히는 걸 용납할 수 없었고 그게 설령 언니 유설영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로 용서할 수 없었다.“왜 들어야 하냐고? 언니는 지금 그것도 말이라고 씨부렁대는 거야? 어머니가 충격을 받으면 언제든 심장이 멈춰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데 언니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는 거야? 왜 내 말을 들어야 하냐고? 그 이유를 설명해 줄게. 왜냐면 어머니가 입원하고 수술하고 의사 선생님을 찾은 돈은 다 내가 냈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어떻게 어머니를 돌봐야 할지는 당연히 내가 말한 대로 해야 해!”유설영은 얼얼한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기왕 이렇게 된 바엔 모든 걸 들어내서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그깟 얼마 되지도 않은 돈 갖고 뭔 지랄이야? 네가 낸 그 돈은 25년 동안 널 애지중지 키워주신 부모님에 대한 보답일 뿐이야. 그건 네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유월영, 넌 이미 내 아버지를 죽였어.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내 어머니 일은 네가 신경 쓸 필요 없어. 너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까 신경 꺼!”유월영은 언니의 말이 우스꽝스러웠다.“네 아버지? 네 어머니?”유설영는 목에 힘을 꽉 주며 곧게 세우고 소리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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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유월영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다 쓰레기통에 부딪히면서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월영아!”조서희는 급히 달려가 그녀를 부축하면서 유설영을 매섭게 쏘아보았다.“당신이 아니라면 아닌 거예요? 증거는요?”유설영은 자기 머리카락 몇 가닥 잡아당겨 땅에 던졌다.“검사해 봐. 유전자 검사 하면 되잖아. 너와 내가 혈연관계인지 아닌지!”조서희는 그녀의 당당한 태도에 오히려 겁을 먹었다. 설마 유월영이 진짜로 유현석과 이영화의 친딸이 아닌 건가?금방 아버지를 여읜 아픔을 겪고 이제는 갑자기 친딸이 아닌 걸 알게 되면 유월영의 마음이 어떨지 조서희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월영아...”유월영의 손은 바닥을 짚고 있었다. 차가운 시멘트의 한기가 그녀의 손을 타고 몸속으로 들어와 그녀의 머리를 차갑게 했다. 그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갑자기 정월 초사흘에 아버지가 병원에서 했던 말이 기억났다. “네가 처음 집에 왔을 때 겨우 이 정도 크기였어.”...“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는 걸 알고 별로 좋지 않은 이 세상을 마주하기 싫어져서 계속 잠만 자고 있었던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그냥 내가 남의 신뢰를 계속 저버린 것 같아서.”...그때 그녀는 그의 이런 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회상해 보면 그 말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진짜 친딸이 아니라고?유씨 집안의 월영이 아니라면, 그럼 나는 누구야?유월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조서희의 힘을 빌려 일어섰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유설영을 한 번 쳐다보고는 재빨리 계단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병실로 돌아와 이영화의 머리카락을 몇 개 뽑고 나서 의사를 찾아갔다. 그녀는 빨리 검사하고 싶었다. 그녀는 진실을 원하고 답을 원했다!여기는 바로 병원이어서 감정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더욱이 연재준이 전에 병원에서 미리 인사를 했던 터라 병원에서는 그녀를 특별 대우 해줘서 빠르게 검사를 진행했다. 다만 아무리 빨라도 결과는 세 시간이 지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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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두 줄.이승연은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테스트하기 전에 만약 두 줄이라면, 그리고 이 며칠 그녀 자신의 반응으로 놓고 보면 99% 임신일 거로 생각했다. 만약 한 줄이 나온다면 내일 아침에 다시 테스트해 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녀는 임신한 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임신 테스트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본 그녀는 미간이 점점 좁혀왔다. 이혁재는 계속 아이를 원하고 있어 피임 조치를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매번 피임약을 먹었었다. 하긴 콘돔이든 피임약이든 백 퍼센트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왜 하필 그녀에게 이런 일이 닥치는 걸까?이승연은 거울을 뚫어지게 보면서 자신의 눈과 마주쳤다. 그러다 더 거울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자신의 얼굴을 하나씩 뜯어보았다. 그녀는 그래도 하느님이 편애해 준 듯했다. 비록 서른 살이 되었지만, 성형과 시술을 하지 않아도 나이 들어 보이지 않았다. 눈가에는 나이를 상징하는 잔주름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그녀가 평소에 엄숙하고 크게 웃지 않고 표정이 별로 없는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 그녀 나이에 아이를 갖는 것도 정상이고 그녀도 아이 낳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이혁재가 그 계약서에 사인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사실 계약서에 사인하든 안 하든, 아이를 낳는 것과는 논리적인 상관관계는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그저 아이 낳는 일로 그를 협박하여 서명하게 할 생각이었다. 이승연은 휴지를 뽑아 손을 닦으면서 화장실을 나왔다. 그녀는 이제 이 아이를 남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민이라고 했지만 사무실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엘리베이터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3분 사이에 그녀는 사실 이미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덧이 비교적 심한 편이기에 우선 경험이 많은 산후조리사를 찾아 돌봐줄 수 있도록 하는 거였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임신이었기에 그녀의 손에 있는 사건은 임 4월까지 다 차 있었다. 내일 출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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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감시하는 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그랬어. 이혁재가 널 데리러 오는지. 그렇게 며칠 기다렸는데 당신 계속 혼자 출퇴근했잖아. 음, 뭐라고 할까? 내가 생각했던 대로야. 그 녀석은 당신의 유산을 노리면서 이젠 노력조차 안 하고 있어.”오성민은 술잔을 잡고 즐거운 듯 손으로 잔을 두드렸다. 이승연은 그가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전 여자 친구의 남자 친구가 자기보다 못한 듯 해서?아니면 전 여자 친구가 자신과 헤어진 걸 후회하는 듯 해서?“...”어떤 수준의 남자든 이런 나쁜 근성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이승연은 요리사가 건넨 스테이크 조각을 받아 들고, 입에 넣기 전에 냄새를 맡아보았다. 메스꺼운 느낌이 안 들자 입안으로 넣었다. “우리가 사귈 때도 당신 매일 나를 출퇴근 시켜주지 않았잖아. 근데 이걸로 그가 내 유산을 노리고 있다고 단정하는 거야?”“걔가 당신의 유산을 노리지 않는 거라면, 그놈 주위에 예쁘고 어린 여자들이 많은데 왜 너와 결혼하는지 생각 안 해봤어? 당신 그놈보다 4살 많아. 남자는 다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고. 그리고 그것도 모르지? 걔가 지금까지 지내온 여자들과 완전히 끝내지도 않았어. 당신이 설에 사무소에서 일할 때, 걔는 여자를 데리고 바다낚시를 갔어. 비키니 입은 미녀를 껴안고 있는 사진도 나한테까지 보내졌어.”오성민은그가 이혁재보다는 낫다고 말하고 싶었다. 스테이크는 조금 짰다. 이승연은 청주를 한 모금 먹고 오성민의 말에 맞받아쳤다. “그래서 당신은 여자를 찾지 않았다는 거야? 바람피우다 나한테 걸렸잖아. 그것도 침대에 있는걸.”요리사는 한참 동안 두 사람의 얘기를 엿듣다가 참지 못고 눈앞의 남녀를 쳐다보았다. 역시나 엘리트들이었으며 막장 관계였다. 오성민은 옛날의 추문이 들춰지자 불쾌한 듯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건 내가 해명했었잖아. 그날 우리가 싸우고 내가 좀 기분이 안 좋아서 술을 마시고 취했는데, 그 여자가 내 침대에 올라온 거라고...”“기분 안 좋은 게 두 번이었어?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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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오성민의 얼굴이 점차 굳어졌다. 그는 물티슈 한 장을 뽑아 손을 닦으며 의미심장하게 말을 꺼냈다. “승연아, 너도 잘 알 거야. 내가 이기고 싶은 사건은 반드시 이기고, 내가 감옥에 보내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감옥에 보낸다는 걸.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가지고 싶은 사람은 결국엔 반드시 내 손안에 넣고야 말 거야.”이승연은 잘 알고 있었다.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그는 우월한 출신을 가지고 있었다. 상계에는 4대 재벌이 있었다. 남쪽의 문씨 가문, 서쪽의 서씨 가문, 동쪽의 오씨 가문 그리고 북쪽의 류씨 가문. 그는 그중 오씨 가문의 사람이었다. 거기다 능력도 좋았다. 수능 만점자에 우수한 법대 졸업생, 지금은 법조계에서 서열 1위였다.게다가 외모도 출중했다. 시원한 외 겹눈 눈매에 높은 콧날, 얇은 입술에 신분과 직업까지 받쳐주니 그가 서 있기만 해도 반하는 여자들이 부지기수였다. 오성민과 같이 바람피우다 걸린 여자애가 바로 좋은 예제였다. 두 사람은 침대에서 이승연에게 발각된 후, 여자는 오성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고, 그녀에게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뺨을 여러 대 때리면서 제발 그를 탓하지 말라고 부탁했었다. 그래서 오성민은 지금 아예 없는 말을 지어낸 건 아니었다. 이승연은 의자 팔걸이에 기댄 채 따뜻한 오렌지 불빛을 빌어 눈앞의 남자를 자세히 보았다. ‘오성민, 언감생심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이승연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발견했을 때,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뒷걸음질 쳤다. 발아래에 걸리는 물체가 없었지만 그녀는 그대로 걸려 바닥에 넘어졌었다. 그녀는 그렇게 처참하게 무너져 본 적이 없었다. 눈앞에 희끄무레한 두 개의 엉켜있는 나체를 보면서 그녀의 눈앞에는 두 사람의 7년 동안의 시간이 눈앞에 스쳐 지나갔다. 알콩달콩했던 기억들, 느꼈던 따뜻한 감정들, 하지만 마지막에 아무것도 잡지 못했고 심장은 누가 도려간 것처럼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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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전화를 끊고 이혁재 걸음을 옮기려는데 뒤에서 갑자기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혁재야.”이혁재는 엄마가 뭘 알아차리기라고 할까 봐 표정을 관리하면서 돌아서 대답했다“네. 엄마.”이혁재 어머니는 불만스러운 듯 물었다.“할머니가 아직 가라고 하지 않았는데, 어디 가려고?”이혁재는 검은 후드티를 입고 두 손은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서 있었다. 그는 마음이 급해서 집중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대답했다.“식사도 다 끝났는데 엄마랑 할머니같이 얘기나 하면 되죠. 제가 뭐 할 것도 없잖아요.”“둘째와 셋째는 지금 그들의 천한 자식들 데리고 할머니 앞에서 알랑거리고 있는데, 네가 지금 가버리면 할머니가 너에 대한 인상이 더 나빠지지 않겠어? 그렇지 않아도 네 할머니와 아버지 모두 그 두 천한 종자를 더 좋아하는데!”이 씨 가문에는 본처 하나와 두 명의 첩이 있었다. 둘째와 셋째가 바로 그 “첩”들이었으며 이 씨 가문에 각각 아들 하나씩 낳아줬다. 이혁재의 부모는 상업적으로 혼인한 사이인데, 이혁재 아버지는 부모님이 정해준 아내보다 자기가 고른 여자를 더 좋아했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갔지만 이혁재 할머니마저 그 두 ‘서자’들을 더 예뻐했으며 본처와 그 아들 이혁재에 대해 줄곧 그다지 마음을 쓰지 않았었다. 그런 게 아니라면 이혁재 어머니는 이혁재에게 이승연과 결혼하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이승연의 막대한 유산을 보증으로 자신과 아들이 이씨 집안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속셈이었다.이혁재는 줄곧 이런 집안 서열 싸움이 마음에 들지 않아 툴툴거렸다.“할머니가 원래 나를 별로 예뻐하지 않잖아요. 제가 옆에 가서 몇 마디 듣기 좋은 소리를 한다고 해서 갑자기 나를 좋아해 주시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엄마도 그렇게 신경 곤두세우지 않으셔도 돼요. 누가 뭐래도 엄마는 이씨 가문에서 정혼해서 시집온 본처잖아요. 만약 아버지가 이혼하겠다고 하면 제 아내 찾아가 이혼 소송을 하면 돼요. 이씨 가문의 절반 재산을 나눠 가지면 결국 아버지도 다시 엄마한테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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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승연아, 너도 변호사니까 잘 알 거야. 그런 말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오성민이 느릿느릿 대답했다.“네가 술에 취하고 몸에 토까지 했어. 너의 집이 어딘지도 모르고 사무소도 다 퇴근해서 할 수 없이 호텔로 데려온 거야.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옷도 호텔 직원이 갈아입혀 준 거야. 난 그냥 얌전히 옆에만 있었어.”이승연은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난 전혀 취하지 않았어! 당신이 약을 타서 그런 거지!”“술 취한 사람들은 자기가 취한걸 인정하지 않지.”이승연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먼저 몸을 검사했다. 확실히 아무 짓도 안 한걸 느낀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놀랄 정도로 평정심을 유지했다. 짧은 몇 초 동안 오성민 같은 사람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강제로 뭘 하지 않았고 추행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술에 탄 약은 이미 깨끗하게 대사되어 혈액 검사를 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검출되지 않을 게 확실했다. 그녀가 경찰에 신고해서 추궁한다고 해도 그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을 것이다. 변호사의 범행이라 그는 자신에게 위협이 될 만한 어떠한 단서도 남기지 않았다.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났고 강도는 점점 커졌다. 이승연은 문 쪽을 바라보면서 혹시나 이혁재일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런 일 꾸민 원인이 뭐야? 대체 뭘 원해서 이러는 거야? 이혁재가 당신과 내가 관계 가졌다고 오해하게 하려고? 그래서 혁재와 내가 이혼하기를 바라는 거야?”이승연은 비웃으면서 이어 말했다. “당신 그건 생각해 봤어? 내가 혁재랑 이혼한다고 해도 나 당신한테는 죽어도 안 돌아가. 당신을 지금 쳐다보기만 해도 구역질 난다고!”오성민은 술잔을 탁 내려놓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이승연의 턱을 움켜쥐었다.“내가 구역질 난다고? 이혁재는 괜찮고? 이거 한번 네 눈으로 봐보라고!”그는 사진 한 묶음을 그녀 앞에 던졌다.“폴라로이드로 찍은 거야. 위에 날짜도 있으니까 포토샵이니 날짜 고쳤다느니 그런 소리는 하지 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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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뺨을 심하게 맞은 이혁재의 하얗고 잘생긴 얼굴에 바로 붉은 자국이 생겼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만지면서 아픈 것도 잊고 믿기지 않는 듯 이승연을 바라보았다.“이 자식 때문에 지금 날 때린 거야?” 이승연은 주먹을 꽉 쥐고 오성민을 바라보면 차갑게 말했다.“꺼져. 다시는 신주시에서 마주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오성민은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먼저 없어져 줄 수 있었다. 어차피 그의 목적은 이미 달성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두 사람에 남겨줘도 상관없었다. 오성민은 바닥에서 일어나 가운을 다시 여미면서 말했다.“승연아, 내가 한 말 잊지 마.”그가 이승연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듣자 이혁재 몸 안의 폭력이 꿈틀거렸다. “다시는 신주시에서 마주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이혁재는 이승연처럼 봐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번에 이미 오성민에게 경고했었다. 그런데 신주시까지 와서 그의 아내를 꼬드겼으니, 이번엔 몸이 성한 채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 순간 이혁재는 오성민의 어느 팔을 부러뜨릴지까지 생각해 놨다. 이승연은 다시 몸을 돌려 침실로 들어가려 했다. 이혁재는 그런 그녀의 팔을 확 잡아당겨 그녀를 벽으로 밀치고 그녀의 가운을 벗기기 시작했다. 이승연이 낮게 소리 질렀다.“뭐 하는 거야!”이혁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운의 허리띠가 매듭 지어져서 풀기가 어려워지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힘껏 잡아당겼다. 한바탕 몸싸움한 뒤라 그의 입가와 광대뼈에는 멍이 들어있었고 원래 사납던 얼굴이 더욱 거칠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학생 시절 성적은 나쁘고 싸움을 좋아하던 일진의 모습이었다. 이승연은 아직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이 들어 그와 싸울 기분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말린다고 들을 그도 아니어서 아예 그의 뺨을 한 대 더 때렸다.별로 아픔 느낌이 없는지 이혁재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가운을 풀어 헤치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가운 안에 속옷만 입고 있었으며 그는 그녀에게서 낯선 남자의 냄새가 나는지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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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구급차는 이승연을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리고 그녀의 요청에 따라 HCG 검사를 하여 임신이 확실해졌다.다행히 아이와 그녀 모두 큰 문제가 없어서 얼마간 쉬면 병원을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에서 고민하다 결국 유월영에게 전화했다.“월영아, 나 임신이 확실하대.”유월영의 목소리가 잠겨있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려고? 아이는 남길 거야?”유월영은 이승연이 계속 피임약을 먹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응. 남길 려고.”이승연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싸웠던 자신과 이혁재의 일이었고 아이는 그녀가 이 세상에 남은 유일한 혈연관계였다. 이 아이만 있다면 그녀는 앞으로 혼자가 아니었다. 부모님이 돌아간 후 그녀는 늘 외롭게 세상을 살아왔다. “월영아, 오늘 밤 와서 친구 해줄 수 있어?”평소 같았으면 유월영은 가서 옆에 있어 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그녀는 낮게 속삭였다.“내가 서희를 보낼게.”“너 무슨 일 있어?”“지금 병원에서 엄마랑 같이 있어.”“알았어. 고생해.”이승연은 더 자세히 묻지 않았다. 유월영은 전화를 끊고 멍하니 있었다. 병원에서 엄마를 돌보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냥 병원 의자에 앉아 있었다. 유설영은 그녀와 이영화를 못 만나게 했다. 유월영이 집에 돌아온 후부터 부모의 모든 비용을 부담했었다. 그래서 가장 이영화의 옆에 있을 자격이 되었지만, 유현석이 자살하고 그녀가 친자 확인까지 마친 후 그녀는 갑자기 명분이 없어졌다. 유월영은 핸드폰을 가방에 넣다가 가방 안에 있던 A4용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체념한 듯 가방 지퍼를 닫았다. “월영아.”조서희는 따뜻한 코코아 두 잔을 사서 그녀에게 한 잔 건네주었다. “너 여기 오후 내내 앉아 있었잖아. 거의 10시 되는데 우리 아파트에 가서 쉬고 있어.”“응. 이따가 돌아가려고.”유월영이 이어 말했다.“오늘 밤 승연이 언니한테 가봐. 언니가 임신이래. 다른 얘기는 안 했는데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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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바람은 멎은 듯했다. 아이들의 키득거리는 소리도 멀어졌고, 온 세상이 조용해졌다.유월영의 귓가에는 자신이 그를 쫓아가며 했던 말만 들렸다.“현시우, 이번에 가면 이젠 다시 쫓아가지 않을 거야.”...“월영아.”그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유월영은 목이 메어 한참 있다 겨우 입을 열어 말했다.“현시우...”‘당신 돌아왔네.’오늘은 정월 보름이었다.이날 밤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뜻밖에 임신한 이승연, ‘불륜 현장’을 잡은 이혁재, 자신이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유월영,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현시우.한편, 서덕궁에서 서지욱을 만난 연재준도 잘 알려지지 않은 옛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설전부터 지성시에 부지런히 다니네. 해운그룹에 가니 조 비서가 지성시에 시찰하러 갔다고 하던데. 시찰은 무슨, 지금 그 비서 쫓아다니는 거지? 거기다 노현재까지 불러 도와달라 그랬다며.”서지욱은 모든 걸 아는 듯했다. 오늘 서덕궁은 영업하지 않고 연재준은 서지욱과 바텐더 앞에 앉아 있었고 노현재는 바텐더를 자처하고 있었다.연재준은 정장 외투를 벗고 조끼만 입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품 있어 보였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었다.[나와서 술 마시자]이혁재가 보낸 메시지였다.연재준은 서덕궁의 위치를 그에게 보내자 바로 답장이 왔다.[오케이]노현재는 손의 술잔을 흔들며 야유했다.“조만간 유 비서한테 그렇게 대했던 걸 후회할 거라고 내가 그랬잖아. 내가 몇 가지 방법을 알려줄까? 유 비서가 다시 마음 돌리게?”연재준은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고맙지만 됐어. 이미 돌아왔거든.”서재욱은 알고 있었으며 노현재만 놀라서 물었다.“이렇게 바로 돌아왔다고?”연재준은 턱을 괴며 대답했다.“손가락에 지금 내가 준 결혼반지를 끼고 있으니 다음에 월영을 만나면 제수씨라고 부르면 돼.”반지는 서재욱도 모르고 있었다. 술잔을 흔들던 동작이 현저히 느려져 노현재와 같이 연재준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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