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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천억대 몸값 비서님: Chapter 301 - Chapter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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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하정은이 겨우 한숨을 돌리는 찰나 1번으로 전화가 걸려온다. 신경세포가 순식간에 조여진 하정은이다.“사장님! 지시사항 말씀하시죠!”“표 끊어, 서안 갈거니까.”“......네.”금방 서안에서 돌아오지 않으셨나?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사무실에서 걸어나오는 연재준의 뒤를 급히 따라가는 하정은이다.“서안 지사 점검하러 갈거니까 스케줄 잡아둬.”“네.”머리를 재빨리 굴려 사장님이 서안에서 며칠간은 머무르실거라는 결론을 내온다.“얼른 스케줄 마련하겠습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연재준과 마주친 서정희가 미소를 머금고 말한다.“사장님, 어디 나가시게요? 10분만 시간 내주시면 안 될까요? 업무 보고 드릴게 있어서요.”......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헛생각들을 뒤로 하고 업무에만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퇴근시간이 됐다.유월영은 매니저와 함께 얘기를 나누며 로비로 내려온다.매니저의 저녁 인사 요청에 승낙하려 했지만 이내 로비 접대구역에 앉아있는 윤영훈을 보고는 멈칫하고 마는 유월영이다.매니저도 윤영훈을 발견한다.“엥? 윤 사장님? 왜 안 올라오셨을까요?”유월영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대답한다.“저녁 식사는 나중에요.”매니저는 뭔가 눈치챈 듯 웃어보인다.“윤 사장님은 비서님 퇴근하시길 기다리신거네요?”요즘 거의 매일 꽃다발을 받는 유월영이 준 사람이 누군질 말하지 않는다 해도 그게 어디 숨겨질 일인가?윤영훈이 유월영을 좋아한다는건 모두가 아닌 비밀같은거랄까.매니저는 부러움에 곁에서 유월영을 부추기며 말했다.“윤 사장님 잘 생기셨지, 돈도 많으시지, 저렇게 열심히신걸 보면 진심이실것 같은데 얼른 받아줘요!”“전 윤 사장님이랑 아무 관계도 아니니까 얼른 퇴근이나 해요.”이내 몸을 돌려 자리를 뜨던 매니저는 눈을 희번득인다.아닌 척 하긴! 저런 대단한 사람이 좋아해주니까 떠받들리는 느낌에 도취돼서는 일부러 사람 안달나게 만드는거면서!그러다 놓쳐버리면 어쩔건데!유월영이 윤영훈에게로 다가간다.윤영훈은 깔끔한 정장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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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윤영훈이 손을 들어올리자 바이올린 연주가 멈췄고 이내 그 곳엔 정적만이 맴돌았다.“욱이는 주명진 사람이에요.”욱이란 바로 유월영 아버지의 다리를 골절시킨 감옥동기였다.간신히 정신을 차린 유월영이 묻는다.“사장님이 욱이를 어떻게 아세요?”“욱이가 주명진 사람이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는 눈치네요?”윤영훈은 예리한 촉으로 유월영의 관심 포인트가 어긋났음을 눈치챘다. 이 사실에 대해 몰랐다면 가장 먼저 욱이가 누구냐고 물어봤겠지.딱히 반박하지 않는 유월영이다. 확실히 진작에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당시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유월영이 이승연에게 자신의 추측을 말하니 이승연이 그녀를 도와 교도관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다.욱이가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나누던 친한 감옥동기가 교도관에게 욱이를 팔며 주명진이 그더러 유월영 아버지의 다리를 다치게 만들었다 했다고 고자질을 했던것이다.“신연우가 주명진 다리를 부러뜨리니 그 앙금을 감히 신연우나 연 사장한테 풀지 못한 주명진이 유 비서를 타겟으로 삼은거예요. 그래도 따지고 보면 신연우가 장본인이죠. 신연우가 유 비서 다치게 한 거랑 마찬가지예요.”유월영은 복잡한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손가락을 꽉 움켜쥔다.이때 발자국 소리에 고개를 든 유월영은 불과 몇미터 밖에 있는 신연우를 보게 된다.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등장이다.윤영훈은 그가 올걸 알기라도 한듯 고개도 돌리지 않고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음식도 안 나왔으니 화장실 다녀올게요.”그렇게 그는 유월영과 신연우를 위해 자리를 내줬다.유월영은 멍하니 앉아 다가오는 신연우를 바라본다.여전히 어깨까지 내려오는 안경줄이 달린 금테 안경을 쓴 그는 처음 보던 그 날처럼 지적이고 우아해보였다.유월영은 “심교수님도 식사하러 오셨어요?”같은 형식적인 말 대신 입을 열었다.“.......윤 사장님이 연락하셨어요?”신연우가 자리에 앉으며 말한다.“미안해요.”주명진이 유월영의 아버지에게 보복했다는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신연우다.허나 유월영은 욱이가 주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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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서울에 있는 대학교라......국내 1,2위를 다투는 신주대학에서 이직을 택하는걸 보면 그곳이 훨씬 더 좋겠지.유월영이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건넨다.“탄탄대로만 걸으시실 바래요.”“언제든지 필요하면 나 찾아도 돼요.”신연우가 나긋하게 말한다.“내가 말했죠, 월영 씨 도와주겠다고 한 약속은 유효기간 같은건 없다고요.”“네, 기억하고 있어요.”허나 이건 전혀 그들의 진심이 아니었다.유월영같이 무슨 일이든 혼자 꿋꿋이 해결하려는 사람이, 그가 곁에 있을때도 도움 받기를 꺼려하는 사람이 어찌 멀리 서울로 가는 그에게 도움을 청할수 있단 말인가?신연우는 이내 자리를 떴다.그가 가자마자 윤영훈이 돌아왔고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여기 비아그라 먹어봐요. 본연의 맛을 그대로 잘 살렸어.”입맛이 뚝 떨어진 유월영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묻는다.“사장님, 이런 자리 마련하신 의도가 뭐죠?”“신연우가 아버지 다리를 부러뜨린 간접적인 원흉”이라는 사실은 그 둘로 하여금 결국 이런 국면을 맞이하게 했다.윤영훈이 숨김없이 쿨하게 인정한다.“내 적이니까 빨리 쫓아내야 유 비서 독차지하죠.”유월영은 술 한 모금을 꿀꺽 삼키더니 말했다.“신 교수님 쫓아내신다 해도 전 사장님 안 좋아해요.”“괜찮아요, 난 낯 두꺼워서 나 안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니까.”“......”윤영훈이 손가락을 탁 튕기니 또다시 빠른 절주의 바이올린 연주가 울려퍼진다.머릿 속이 윙 울리는 유월영이다.하필 그 때 윤영훈이 또 입을 연다.“주명진 뒷조사하다가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는데 유 비서네 가족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빚더미 안은적 있었죠?”유월영이 고개를 번쩍 든다.“그 일의 장본인 역시 주명진이에요. 허나 그건 주명진 역시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거고요.”“누구 지시요?”윤영훈이 어깨를 으쓱거린다.“주명진이 도망가는 바람에 그건 못 알아냈어요.”“......”눈이 빠르게 굴러가는 유월영이다.아빠가 당시 사채업자의 부하인 욱이를 알아봤을때부터 주명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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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가뜩이나 정신이 흐리멍텅하던 유월영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더욱 머리가 어지러워났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응가 때문에 울었던것 아닌가? 누가 금방 한달을 넘긴 어린 아이들에게 독을 먹인단 말인가?게다가 어제 아이들 방엔 연재준이 먼저 가 있었는데.더이상 지체할 시간도 없고 구체적인 상황을 잘 몰랐던 유월영이기에 재빨리 택시를 타고 하씨 가문 별자으로 향했다.유월영이 이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신현우가 먼저 그녀를 처리할거다.차에서 내리는 순간, 서늘한 바람에 등골이 오싹해나는 유월영이다.옷을 잔뜩 껴입었지만 어째서인지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고 유월영은 이를 꽉 악물고 안으로 들어갔다.별장을 감싼 환한 조명 아래, 유월영이 하인의 안내를 받아 들어가려니 마침 베이비시터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저 아가씨예요! 어젯밤에 잔뜩 쫄아있었잖아요, 언니도 봤죠?”그 말에 상대가 고개를 끄덕인다.쌍둥이 아이들의 어머니인 하씨 부인이 간신히 화를 억누르며 말한다.“엄마, 저 유 아가씨란 사람 대체 어떤 사람이에요?”하씨 사모님이 말하신다.“SK그룹 비서야. 어젯밤엔 임씨 가문 그 애송이한테 하마터면 공개망신 당할 뻔했지.”하씨 부인이 눈시울을 붉히며 소리친다.“듣자 하니 일부러 그런거겠네요! 절대 곱게 안 놔줘요 저!”“.......”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거실로 들어가던 유월영이 발걸음을 우뚝 멈춘다.연재준이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신주로 돌아갔었을텐데?게다가 곁에 서정희까지 있는걸 보면 둘이 같이 여기로 온게 뻔했다.어젯밤에 아이들 방에서 같이 있었던 연재준은 누구보다 사실을 잘 알고 있을텐데 베이비시터가 유월영의 탓으로 돌릴때까지 말 한 마디없이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니.“......”역시 괜히 연재준이 아니다. 보상이랍시고 주는건 한 순간의 양심의 가책때문이었지쌀쌀맞게 대하는 이 모습이 그의 본성이었다.진작에 그에겐 기대를 품고 있지 않았지만 가뜩이나 야밤에 먼길을 달려온것 때문에 불편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속도 배배 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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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다시 봤을때 그는 또다시 꿈쩍도 하지 않은채 앉아있었다. 하 사모님이 따끔히 혼을 내신다.“어떻게 된 일인지도 모르면서 손부터 올라가!”하부인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엉망이 된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눈은 실핏줄이 가득 터진것이 딱 봐도 밤을 꼬박 지새운것 같았다.“정확히 물어보기부터 해야지. 그 다음 일은 내가 알아서 해.”이 말은 하부인에게 하는 말인 동시에 유월영을 향한 경고이기도 했다.서정희가 몸을 일으켜 하부인의 어깨를 감싸주며 말했다.“하 부인님, 너무 급해마세요. 아가씨도 오셨으니까 일단 자세히 물어보셔요. 진짜 아가씨가 그런 일이라면 사장님도 가만 있진 않으실거예요.”어떻게 가만 있질 않겠다는건지 문득 궁금해난 유월영이다.하부인이 삿대질을 하며 씩씩거린다.“그래요, 일단 묻기라도 하죠. 저희 가문은 아가씨에게 그 어떤 원한도, 앙금도 없는데 아가씨는 왜 저희 아이들에게 그런 짓을 한 거죠?!”“불만이 있거든 나한테 따지러 와야지. 겨우 한달배기 아이들한테 어떻게!”유월영이 침착하게 대답한다.“하 부인님 말씀대로 저흰 앙금도, 원한도 없는데 제가 무슨 이유로 한달배기 아이들을 해하려 할까요? 그 일은 제가 한게 아닙니다. 게다가 어젯밤 방엔 저 뿐만이 아니라 베이비시터, 하인, 보디가드들까지 전부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제가 그런 짓을 했다면 과연 누구 하나 눈치채지 못했을까요?”유월영은 지금 증인들을 하나하나 열거하고 있다.베이비시터, 하인, 보디가드.......그리고?연재준이 입술을 꽉 깨물고 유월영을 빤히 쳐다본다.충분히 해명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하부인은 여전히 울그락 불그락 하는 얼굴로 유월영을 노려보고 있었다.따가운 시선에 정신이 혼미해나는 유월영이다.베이비시터가 다급히 말한다.“근데 침대 옆에서 작은 아가씨 얼굴 만질때 그 각도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베이비시터를 홱 돌아보려고 하자 갑자기 어지럼증이 도진 유월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눈꺼풀이 데일 정도로 뜨겁다.엎친 데 덮친 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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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무릎을 꿇으라니!유월영이 고개를 번쩍 든다.저 말은 하부인이 홧김에 충동적으로 내뱉은 말일까, 아니면 진심인걸까?순간 거실엔 차가운 정적이 감돈다. 유독 하부인의 이글거리는 눈빛만이 유월영을 압박하고 있는것만 같았다.하이힐은 나른하고 푹신한 카펫위에서 가뜩이나 중심을 잡기 힘든데다 몸상태도 말이 아니니 불편하기 그지없는 유월영이다.입술을 꽉 깨물고 입을 열려는 순간 1인소파 쪽에서 탁하고 컵과 유리 테이블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날카로운 소리는 마치 검을 빼드는 소리와도 흡사했다.연재준 방향에서 나는 소리임을 직감하고 그에게로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서정희가 먼저 입을 연다.“하 부인님, 일단 진정하시고 이 일은......연 사장님, 얼른 아가씨 도와서 말 좀 해주세요.”“하 사모님, 사건경위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무릎부터 꿇리는게 하씨 가문 규칙입니까?”드디어 연재준이 나섰다.허나 그건 서정희에게 등 떠밀려 나선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유월영이 다시 고개를 돌린다. 그 와중에까지 연재준에게 기대를 품고 있었던 자신이 한심했으니 말이다.“그건 아니지, 진실이 드러나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어찌 아가씨를 능욕하겠니.”하 사모님이 그제야 나긋한 말투로 하부인에게 “일침”을 날린다.“정아, 홧김에 그런 소리 하는걸 보니 많이 피곤한 모양이구나. 얼른 올라가서 쉬어, 이 일은 내가 잘 처리할테니.”그리고는 이내 유월영에게 말한다.“아가씨, 앉아서 얘기하시죠.”“감사합니다, 하 사모님.”오래도록 같은 자세로 서있어서인지 유월영은 힘이 풀린 다리를 이끌고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겨우 두걸음도 채 걷지 못하고 엎어지려는걸 간신히 소파로 팔을 뻗어 막아내는 유월영이다.동시에 그런 유월영을 붙잡은건 다름 아닌 연재준의 손이다.유월영과 가장 가까이 있던 소파가 바로 연재준이 앉아있던 1인소파 옆이었으니 말이다.유월영은 무슨 닿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는것마냥 재빨리 손을 빼냈고 그 모습에 연재준의 얼굴도 덩달아 차가워진다.하 사모님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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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하 사모님은 이내 연재준에게로 다가가더니 한결 나긋해진 목소리로 말했다.“재준아, 너 내가 연락했을때 기차역이었지? 서안 오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애들 보러 와줬구나.”“괜찮아요, 별 것도 아닌데요.”“오늘 밤엔 여기서 쉬어, 내가 방 두개 마련해줄게.”연재준도 거절하지 않고 알겠다고 대답한다.하 사모님이 허리를 툭툭 두드리시며 한숨을 쉬신다.“하루종일 골치 앓았더니 이 늙어빠진 뼈들이 여기저기 쑤시네.”서정희는 눈치 빠르게 하 사모님 곁으로 다가가 부축해주며 말했다.“사모님 얼른 쉬세요. 저희가 외부인도 아니고 무슨 접대를 받겠어요. 저희가 알아서 잘 할게요.”유월영은 누구도 관심주지 않는 구석진 곳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어지럼증을 회복하고 있다.보이진 않지만 귀가 달렸으니 들리긴 할것 아닌가.서정희의 말엔 뭐랄까, 알게 모르게 연재준과 자신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는것 같았다.“저희가 외부인도 아니고”, “저희가 알아서 잘 하겠다”며 말 끝마다 저희거리는걸 보니.어제 연재준이 서정희를 연회에 데리고 온건 해운 직원 신분으로 데려온거라고 치자, 그럼 오늘 밤은?유월영이 피식 웃는다. 연재준의 여자 바꾸는 속도는 물론 그런 사실을 미리 예측하고 있었다는 자신이 한심하기 그지없었으니 말이다.지난번 산장에서부터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던 유월영이다.무릇 여자들이란 이성관계에서의 경쟁자나 자신을 그런 경쟁자로 간주하는 사람에겐 예민하고 민첩한 “레이더”를 가지고 있다. 그때 유월영은 벌써 서정희가 연재준에게 마음이 있다는걸 눈치채고 있었다.말 끝마다 연 선배, 연 선배 거리는것만 봐도 뻔했다.지금은 어딜가나 서정희를 데리고 다니는걸 보면 백유진이 또 차인건가, 아니면 연재준이 원래 그런 사람인걸까?전엔 유월영과 백유진이었는데 어느새 서정희와 백유진이 돼버렸다.유월영이 한숨을 푹 내쉰다. 몸상태가 안 좋아서인지 그녀의 두 눈은 촉촉해져 있었다.하 사모님이 서정희를 지그시 쳐다본다. 벌써 두번이나 연재준 곁에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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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유월영이 입술을 꽉 깨물고 베이비시터를 바라본다.“실례지만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베이비시터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전혀 협조하고픈 생각이 없어보인다.유월영이 침착하게 말을 이어나갔다.“할머님이 저에게 독을 먹인 진범을 찾으시라고 할땐 당신 뿐만이 아니라 하씨 가문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질문을 해도 된다는 뜻이세요. 협조 안 하겠다면 전 당신이 찔리는게 있다고 의심해 할머님께 그 사실을 알려드릴거고 그 뒤 할머님이 어떻게 처리하실진 저도 모르겠네요.”그 말은 베이비시터 뿐만 아닌 다른 하인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그들의 협조를 받아내려면 이 정도 과장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확실히 효과가 있어보인다. 그 말에 베이비시터가 순식간에 표정을 싹 바꾸며 공손히 말한다.“저, 저는 조씨에요. 다들 절 조 아주머니라고 부르고요.”연재준은 2층으로 올라가던 길에 벌써부터 조사에 나선 유월영의 모습을 보고는 이내 다시 시선을 거뒀다.그리고는 이내 걸음을 우뚝 멈추는데.“먼저 방은 가지 말지.”길을 안내하던 하인도 덩달아 걸음을 멈춘다.“그럼......”“하부인 방은 어디지?”연재준은 이내 시선을 돌리더니 서정희에게 뭔가를 얘기한다.......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이 감기더니 의식을 잃었고 베이비시터에 의해 다시 정신을 차렸다.“저기요, 저기요, 여기서 자면 어떡해요.”잠든게 아니라 정신을 잃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이마를 짚어보니 역시나 열이 나기 시작한다.가쁜 숨을 한번씩 내쉴때마다 펄펄 끓는 용암같은 공기가 입 안을 감쌌지만 몸은 추위에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그 사실을 알리 없는 베이비시터는 연신 중얼거린다.“사모님이 겨우 하룻밤밖에 안 주셨는데 잠이 와요? 팔자려니 그냥 단념하겠다는거예요? 그럼 난 어떡하라고요? 나까지 물고 늘어지진 마요.”진범을 잡지 못한다면 누명을 덮어쓰는건 물론 직장도 잃게 될게 뻔했다.유월영이 짜증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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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소파에 앉아있던 하부인은 유월영을 보자마자 불만스러움을 표출해낸다.이 바닥에서 벌써 오랜시간을 버텨온 유월영에게 그 정도 표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하부인님, 진범에 관한 단서를 알아냈으니 허락만 해주신다면......”“월영 씨, 먼저 말하지 말아봐요.”서정희가 냅다 유월영의 말을 끊어버린다. 어안이 벙벙한 유월영이다.서정희는 이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하부인에게 말한다.“정연 씨, 아이들 때문에 많이 힘든건 알겠지만 진범을 잡아야만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잖아요, 제 말이 맞죠?”어느덧 시간은 새벽 한 시를 훌쩍 넘어서 있었고 하부인은 눈가엔 실핏줄이 터진 채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허나 범인을 잡지 못하면 편히 쉬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하부인이다.유월영이 입을 열려는 순간 서정희가 또 한번 앞서 말을 꺼낸다.“연주 씨가 말해봐요.”“......”방금 거실에서까진 “연 사장님”이던것이 이젠 “재준 씨”가 돼버렸다.유월영이 그에게로 다가간다.여긴 안방에 아닌 서재였고 방 안엔 여자들 뿐이었는지라 연재준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문에 기대 있었다.새벽 한 시가 넘은 시각에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유독 연재준만큼은 늘 그렇듯 또렷하고 단정해 보였다.장인의 손에서 탄생한 수제 양복은 그의 훤칠한 키와 어우러져 고급진 우아함을 뽐내는것이 더욱 가까이 다가갈수 없는 아우라를 풍겼다.연재준을 눈을 들자 유월영은 이내 눈을 내리깔았고 귀에는 그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온다.“독을 먹인 사람은 하부인과 연관된 사람일겁니다. 진작에 준비를 끝내고 연회날을 기다리다가 하씨 가문에서 바삐 움직이는 어수선한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죠.”유월영의 마음 속에 물결이 일렁인다.짜지도 않았지만 그는 유월영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허나 이상할것도 없었다, 이 일은 원체가 그리 분석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유월영이 생각할 만한걸 연재준이 어찌 모를수 있을까?뭐든 다 알고 다 가지고 싶어하는 연재준이었고 그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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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유월영은 한숨을 내뱉고 다시금 하부인에게 진지하게 묻는다.“그렇다면 하 부인님께선 평소 원한관계에 있는 사람이 계신가요?”하부인이 이마를 감싸쥐고 고뇌에 빠진다.“지금은 머리속이 뒤죽박죽이라 기억이 안 나요 기억이......”유월영이 태블릿을 건네주며 말한다.“어젯밤 감시 카메라에 찍힌 손님들 전부를 캡쳐한 사진들입니다. 이 중에 아이들을 해하거나 부인님께 복수할 만한 누군가가 있을까요?”사진을 넘겨보던 하부인은 7,8번째 사진에서 갑자기 멈추더니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얘요! 얘예요!”태블릿 화면에 앳된 여자아이가 보인다.하부인이 이를 바득바득 갈더니 씩씩대며 말한다.“제 여동생인데 줄곧 제가 하씨 가문에 시집오는걸 질투했거든요. 혼자 엄마를 백 삼아 사랑을 독차지한다면서 볼때마다 시비를 걸었었는데 절대 좋은 마음으로 아이들 보러 갔을리가 없어요!”엄마를 백 삼는다? 그럼 두 자매는 한 엄마 배속에 태어난 친자매가 아니란 말인가?하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타깃만 정해졌다면 충분하다.“이런 사람은 겁만 제대로 주면 됩니다. 이미 증거를 확보했으니 인정하지 않으면 경찰에 넘길거다, 경찰에서 지문 같은 증거들만 채취하면 더는 도망갈데가 없다고 하면 될겁니다.”하부인이 태블릿을 꽉 움켜쥔다.“그건 나도 알아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 뭘 해야할지는 나도 안다고!”그렇다면 더이상 유월영은 할 일이 없다......사실은 전혀 상관없는 그녀에게 닥친 뜻밖의 시련이었으니.그러게 누가 지위가 낮으라고 했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한바탕 호되게 당해놓고도 할수 있는게 없는데.“사건의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으니 하 부인님이 내일 사모님께 잘 전달해 주십시오. 그럼 전 이만.”연재준이 묻는다.“지금 이 시간에 가겠다는거야?”유월영이 힘겹게 침을 넘기며 말한다.“내일 출근해야 돼서요. 여긴 회사랑 너무 멀거든요.”연재준이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서정희가 또 앞서 그의 소매를 끌어당기며 말했다.“재준 씨, 기사라도 보내서 바래다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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