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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소파에 앉아있던 하부인은 유월영을 보자마자 불만스러움을 표출해낸다.

이 바닥에서 벌써 오랜시간을 버텨온 유월영에게 그 정도 표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부인님, 진범에 관한 단서를 알아냈으니 허락만 해주신다면......”

“월영 씨, 먼저 말하지 말아봐요.”

서정희가 냅다 유월영의 말을 끊어버린다. 어안이 벙벙한 유월영이다.

서정희는 이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하부인에게 말한다.

“정연 씨, 아이들 때문에 많이 힘든건 알겠지만 진범을 잡아야만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잖아요, 제 말이 맞죠?”

어느덧 시간은 새벽 한 시를 훌쩍 넘어서 있었고 하부인은 눈가엔 실핏줄이 터진 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허나 범인을 잡지 못하면 편히 쉬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하부인이다.

유월영이 입을 열려는 순간 서정희가 또 한번 앞서 말을 꺼낸다.

“연주 씨가 말해봐요.”

“......”

방금 거실에서까진 “연 사장님”이던것이 이젠 “재준 씨”가 돼버렸다.

유월영이 그에게로 다가간다.

여긴 안방에 아닌 서재였고 방 안엔 여자들 뿐이었는지라 연재준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문에 기대 있었다.

새벽 한 시가 넘은 시각에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유독 연재준만큼은 늘 그렇듯 또렷하고 단정해 보였다.

장인의 손에서 탄생한 수제 양복은 그의 훤칠한 키와 어우러져 고급진 우아함을 뽐내는것이 더욱 가까이 다가갈수 없는 아우라를 풍겼다.

연재준을 눈을 들자 유월영은 이내 눈을 내리깔았고 귀에는 그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온다.

“독을 먹인 사람은 하부인과 연관된 사람일겁니다. 진작에 준비를 끝내고 연회날을 기다리다가 하씨 가문에서 바삐 움직이는 어수선한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죠.”

유월영의 마음 속에 물결이 일렁인다.

짜지도 않았지만 그는 유월영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허나 이상할것도 없었다, 이 일은 원체가 그리 분석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

유월영이 생각할 만한걸 연재준이 어찌 모를수 있을까?

뭐든 다 알고 다 가지고 싶어하는 연재준이었고 그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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