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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대 몸값 비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41 - 챕터 150

966 챕터

제141화

신현우의 말에 신연우가 흔들린 것은 사실이었다. 비록 회사에 출근하지는 않지만 가족으로서 형이 그렇게까지 부탁을 하는데 거절하기는 힘들었다.신연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 가서 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예전부터 월영 씨를 SK에 취직시키고 싶었어요. 하지만 최근 월영 씨 컨디션도 좋지 않은데다가 새 직장에 취직하면 적응 기간도 힘드니까 부담 주기 싫어서 얘기 안 했던 거예요.”사실 조교 업무는 그리 힘들지 않으면서 두둑한 보수를 줄 수도 있었다. 신연우는 이런 식으로 그녀에게 휴식 기간을 주고 싶었다.유월영은 자신을 이렇게까지 배려하는 신연우에게 감동했다.게다가 SK에 취직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제안이었다.SK에 입사하면 안정적인 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고 대우도 좋았다.인공심장에 대해 조사해 봤는데 수술비와 인공심장 자체의 가격을 다 합산하면 최소 5억이 필요했다.게다가 나중에 기증자가 나타나서 수술하는 과정까지 합하면 또 3억이 나가야 할 판이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제가 전에도 얘기했잖아요. 이제는 해운 사람들을 만나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고요. 신 교수님은 팀의 중심이니까 교수님만 원하면 저는 문제없어요.”그 시각, 연재준과 신현우는 승마장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 앉아 창문을 통해 드넓은 승마장을 바라보고 있었다.멀리서 보이는 두 남녀의 모습은 그렇듯 즐거워 보였다.감정을 얼굴에 잘 드러내지 않는 연재준이었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에서 울화가 치밀었다.내가 그렇게 경고했는데 그걸 무시해?한편, 승마장을 나온 유월영은 약국으로 가서 소독약과 연고를 구매했다.초보자라서 그런지 말을 타고 내려온 뒤에 허벅지 안쪽이 쓰리고 아팠다. 옷을 갈아입으며 확인해 봤더니 껍질이 벗겨져 있었다.솔직히 아까 그녀가 일부러 말을 자극한 건 그가 말을 진정시킬 실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면 믿지는 장사는 아니었다.연재준은 할 줄 아는 것이 참 많은 사람이었다.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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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다음 날, 신연우의 연구팀은 해운그룹과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주말에 있을 영안 출장에 연구팀이 동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연구팀도 탐사와 관측이 필요했으니 합리적인 요구였다. 신연우가 가기로 했으니 자연히 유월영도 따라가야 했다.계약이 끝난 뒤, 유월영은 사무실을 나오면서 핸드폰으로 부재중 전화를 확인했다.큰언니에게서 온 연락이었다.그녀는 곧장 다시 전화를 걸었다.“언니.”“월영아, 지금 바빠?”“지금은 괜찮아. 무슨 일이야?”“엄마 병세에 관해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큰언니가 말했다.“엄마가 요즘 들어 계속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어진다네? 게다가 식욕도 떨어져서 끼니를 거의 안 드셔. 안색도 안 좋으시고. 병이 또 도진 게 아닌지 너무 걱정돼.”유월영은 주저 없이 말했다.“내가 지금 갈게. 엄마 모시고 병원에 한번 다녀와야겠어.”큰언니가 말했다.“나도 같이 가.”“언니는 서우도 돌봐야 하잖아. 별일 없을 거야.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전화할게.”큰언니는 그녀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했다.유월영은 신연우를 찾아가서 차를 좀 빌리고 싶다고 부탁했다.신연우는 주저 없이 그녀에게 차키를 건넸다.“급한 일인가 봐요?”“그렇게 큰일은 아니에요. 내일 차는 학교에 끌고 가서 주차할게요.”유월영은 그가 걱정할까 봐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지금이 신연우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기였다.신연우가 고개를 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차는 급하지 않으니까 운전만 조심해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요.”연재준이 사무실에서 나오다가 다급히 복도를 빠져 나가는 유월영의 뒷모습을 발견했다.신연우가 뒤돌아서며 두 남자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닿았다.신연우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꾸벅 숙였고 연재준도 대충 고개를 끄덕여 주고는 갈 길을 갔다.봉현군으로 돌아간 유월영은 엄마를 모시고 시내에 있는 신주병원으로 왔다. 나중에 그 일이 있고 그들은 병원을 옮겼다.검사 결과는 심장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나왔다.의사가 정색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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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나랑 네 아빠는 마트를 운영하고 너희 셋이 마당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았어. 하교하면 마트에 와서 간식을 훔쳐먹었다가 아빠한테 크게 혼나기도 하고. 그때마다 너희는 내 뒤로 숨었어. 그러다가 아빠 화가 좀 누그러지면 또 마당에 나가서 신나게 놀았지.”“사실 네 아빠도 진심으로 너희들을 혼낼 생각은 없었어. 그랬으니까 내가 말린다고 그만뒀지. 간식을 많이 먹으면 저녁을 못 먹는다고 걱정하셨던 거야. 그때는 참 좋았었는데….”유월영도 지난날을 회상했다.아빠가 사기를 당하기 전까지는 그들도 참 활력 충만한 삶을 살았던 것 같았다. 그 사기 사건은 그들의 가정을 완전히 무너지게 만들었다.유월영은 지금도 일이 왜 그렇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나중에 해운에서 자리를 잡고 사람을 통해 알아봤는데 그 사건에 연루되었던 인간들은 나중에 완전히 종적을 감추었다고 했다.그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고는 했다. 그때 그 사기 사건이 아니었으면 나 삶도 이 모양은 아니지 않았을까?“월영아, 엄마한테 약속 하나만 해. 정말 가망이 없다면 엄마 위해 돈 쓰지 말고 나중을 위해서 남겨둬. 엄마는 죽을 때까지 너한테 부담 끼치기 싫어.”유월영은 울먹이며 고개를 흔들었다.‘아니, 절대 그렇게 못해, 엄마.’“하지만 신영이는 꼭 찾아줘. 걔 누구한테 사기 당했어….”이어지는 이틀 동안 유월영은 신연우에게 양해를 구하고 병원에서 엄마를 돌봤다.이영화는 겨울에 춥다며 유월영을 위해 목도리를 직접 짜주겠다고 했다.유월영은 어차피 힘이 드는 일도 아니니 뭐라도 할 일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에 실과 뜨개바늘을 사다주었다.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영화는 예쁜 목도리를 만들어냈다.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으로 문자가 들어왔다.조서희였다.[월영아, 너랑 연재준이 승마자에서 말 타는 장면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어. 벌써 인기검색어까지 올라갔더라.]유월영은 조서희가 보낸 링크를 클릭하고 기사에 접속했다. 연재준이 그녀를 앞에 태우고 달리다가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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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겨울인데도 오늘의 날씨가 화창해서 연재준은 친구들과 골프를 치러 가기로 했다.서재욱은 오늘 운이 따라줬는지 치는 것마다 점수를 땄다. 친구들은 이 정도면 밥을 사야 한다고 아우성쳤다.서재욱도 흔쾌히 그러겠다고 대답했다.올블랙 운종복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연재준이 산기슭에 있는 포인트를 노리며 골프채를 휘둘렀다.“난 밥 보다는 네가 아껴둔 양주 있잖아. 그거 나 줘.”서재욱이 웃으며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중요한 날에 먹자고 아껴둔 거란 말이야! 양심도 없는 녀석!”골프에 별로 관심이 없는 노현재는 옆에서 구경만 하며 재잘재잘 떠들었다.“혁재도 결혼했는데 재욱이 넌 언제 결혼할 거야? 제수씨랑 만난지 꽤 오래되지 않았어?”“세연이 올해는 시간 없대. 내년에나 상의해 보자고 하더라고.”서재욱은 화살을 연재준에게로 돌렸다.“참, 유월영 씨가 이제 신연우 교수 비서로 들어갔다면서?”연재준은 대충 고개만 끄덕이고는 골프채를 들고 다음 포인트로 향했다.그가 자리를 뜨자 서재욱과 노현재도 그의 뒤를 따랐다.서재욱이 물었다.“넌 이미 알고 있었어? 반응이 시큰둥한데?”연재준은 커다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에 그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그가 다시 힘껏 골프채를 휘두르자 캐디가 달려가서 공을 챙겼다.그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무슨 반응을 보여야 정상인데? 나 지금 영안시 프로젝트 때문에 바빠. 유월영한테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서재욱이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너 사실 월영 씨가 임신했다가 유산한 거 사실이라고 믿는 거지?”옆에 있던 노현재가 핸드폰을 보고 있다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유산이라니?”서재욱이 말했다.“유 비서 6개월 전에 자연유산을 한 적 있대. 이제 유 비서 취직 방해하지 않는 것도 그 일 때문이지?”노현재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유 비서가 유산도 했어?”“이상한 생각하지 마. 이제 내 손을 떠난 인간이야. 그리고 걔한테 신경 쓸 여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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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한편, 이영화의 병실에 유은영이 방문했다. 유월영은 언니에게 엄마를 맡기고 병원을 나섰다.조서희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장신희 기억해?]익숙한 이름이었다.유월영은 잠깐 고민하다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장신희면 대학교 때 우리랑 같은 기숙사 방을 썼던 여자애 말하는 거야?”“맞아! 개야! 기숙사 청소는 한 번도 안 하고 매일 외박하고 화장실도 더럽게 쓰던 걔!”유월영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설마 처음 글을 게시한 사람이 장신희야?”“걔 맞을 거야! 지금 올린 게시물을 봤는데 친구들이랑 같이 커피를 마시는 사진이 있더라고. 위치를 보니까 시내 쪽인 것 같던데 아마 지금쯤 거기 있을 거야. 지금 가보자.”유월영은 차에 올라 이승연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간략해서 설명했다.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린 행위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었다. 유월영 본인은 법에 대해 모르니 이 방면에 잘 아는 이승연의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다.이승연도 마침 점심 시간이라 시간이 난다며 흔쾌히 동의했다. 세 여자는 거의 비슷한 시간에 장신희가 있는 커피숍 앞에 도착했다.조서희가 가장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손님이 적은 시간이라 구석진 곳에 앉아 있는 장신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장신희! 너 인터넷에 왜 그런 루머를 퍼뜨린 거야!”유월영은 어쩐지 장신희와 마주 앉아 있는 여자의 뒷모습이 낯이 익었다.그 여자가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흠칫 놀라서 걸음을 멈추었다.백유진이었다.조서희는 그 자리에서 욕설을 퍼부었다.“아, 그런 거였구나! 너희 둘이 짜고 우리 월영이 모함한 거였어! 어쩐지 장신희가 아무 이유 없이 인터넷에서 그런 글을 썼을 때부터 알아봤어. 네 년이 꾸민 짓이었네! 야, 이 양심도 없는 것들아!”그들이 찾아올 줄 몰랐던 장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입은 살아서 시치미를 뗐다.“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친구 만나서 커피 한잔 하려고 나왔는데 뭐 문제 있어?”백유진이 말했다.“조서희 씨, 다짜고짜 욕설부터 지껄이는 건 좀 예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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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이승연이 미간을 확 찌푸렸다.백유진이 조서희를 바라보며 말했다.“며칠 전, 조서희 씨는 일부러 폭력을 휘둘러서 제 얼굴에 상처를 냈어요. 상처는 다 아물었지만 흉터가 남았고요 증거 사진과 병원 진단서도 가지고 있어요. 제가 이 일을 인터넷에 올리면 이런 건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 않는 거죠?”그 일은 유월영이 이승연에게 말한 적 없기에 이승연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유월영을 바라봤다.조서희가 움찔하더니 이내 눈에서 불꽃이 치솟았다.유월영이 아무렇지 않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그래. 네 마음껏 해봐, 어디.”“나 요즘 인터넷에서 좀 유명하다? 사람들은 내가 병원 소란 가해자 딸인 걸 알고 있어. 네가 그것까지 인터넷에 뿌리면 네티즌들은 네가 우리 엄마 수술 기회를 먼저 가져간 사람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될 거야. 심지어 우리가 과거에 같은 회사에 다녔다는 사실까지 소문이 다 나겠지.”백유진이 물었다.“그래서요?”“나도 그 이후로 어떻게 될지 몰라. 인터넷은 추측이 불가능한 공간이니까. 나중에 어떤 풍파를 몰고 올지 누가 알겠어? 누가 이길지, 누가 마지막까지 웃을지는 대봐야 아는 거지.”백유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유월영이 장신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인터넷에서 날 뭐라고 했든, 목적이 뭐였든 난 관심 없어. 어쨌든 오늘 안에 그 게시물 다 내리고 나한테 공개적으로 사과해. 그러지 않으면 난 널 고소할 거야. 나 한다면 하는 사람인 거 알지?”말을 마친 그녀는 조서희를 이끌고 이승연과 함께 커피숍을 나왔다.가는 길에서도 조서희는 분해서 부들부들 떨었다.“그것들이 아는 사이였을 줄이야! 참, 그러고 보니 거기 진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인간, 그거 백유진 같아. 걔랑 장신희 인터넷으로 서로 댓글도 많이 달고 했더라고!”조서희는 백유진의 SNS로 들어가서 유월영에게 보여주었다.거기에는 이런 글귀가 올라와 있었다.[내가 당신은 하늘이 나한테 준 선물이라고 했었죠? 그리고 당신은 선물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라고 말했죠.]인물 사진은 없고 맞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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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유월영은 그 말에 호응하지 않았다.그녀는 지금 인터넷으로 간병인을 찾고 있었다.주말이면 신연우랑 같이 출장을 나가야 하는데 언제 돌아올지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빠르면 일주일 안에 돌아오겠지만 늦으면 반달이 걸릴 수도 있는 출장이었다. 큰언니 혼자 엄마를 돌보기에는 조카까지 있어서 무리가 있었다.조서희가 SNS를 뒤지며 말했다.“장신희 그 겁쟁이 같은 계집애는 사과글을 올리라니까 변명이나 하고 자빠졌네. 그냥 자기도 어디서 들은 내용을 적은 것뿐인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대? 네티즌들이 댓글로 걔 욕하고 난리 났어.”잠시 후, 조서희는 장신희가 댓글창을 닫았다고 알렸다.그리고 두 시간이 더 지나서 장신희는 아예 SNS계정을 삭제해 버렸다.“이제 그 얘기는 그만하자.”유월영이 지친 얼굴로 말했다.조서희가 투덜거리듯 말했다.“진짜 네티즌들 무섭다니까?”일반적으로 작성자가 갑자기 사과 성명을 내면 네티즌들은 혹시 협박 당한 게 아닌가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장신희의 경우는 그런 반응이 전혀 없었다.심지어 장신희가 사과글을 게시하기 전부터 여론의 방향이 바뀌고 있었다.서덕궁.노현재는 바테이블에 몸을 기댄 채, 술을 마시며 핸드폰으로 어딘가에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재준아, 네가 부탁한 거 거의 정리된 거 같아.]연재준에게서 바로 답장이 왔다.[알았어.]노현재는 서덕궁을 나와 담배를 피우다가 길가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신연우였다.그는 맞은편 레스토랑에서 한 정장을 입은 남자와 함께 나오고 있었다. 다만 가로등 불빛이 어두워서 그 남자의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둘이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나자 노현재는 담뱃불을 비벼 끄고 생각에 잠겼다.그 시각, 신연우는 핸드폰으로 유월영 관련 기사들이 내려간 것을 확인하고 남자에게 물었다.“네가 해결했어?”“응.”누가 해결했든 그들은 이 사건이 이대로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 모든 게 평화를 찾은 줄 알았는데 다음 날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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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조서희의 회사에 도착한 유월영은 그녀와 함께 있는 임영웅을 보았다.조서희는 울며 임영웅에게 매달리고 있었고 임영웅은 혐오스럽다는 듯이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조서희의 동료들이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결국 임영웅은 차를 타고 떠나버렸고 조서희는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평소에 그렇게 활발하고 생기 넘치던 친구가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유월영은 달려가서 외투를 벗어 조서희의 얼굴부터 가렸다.신연우는 차를 후진해서 그들의 앞에 대고 문을 열어주었다.유월영은 조서희를 부축해서 차에 올랐다.조서희는 친구의 품에 얼굴을 묻고 통곡했다.“영웅 씨가 나랑 헤어지재!”“그날 밤 영웅 씨 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걸 내가 차마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술 취한 상태에서 변태를 만났다고 둘러댔거든.”“그런데 오늘 사진들이 막 뿌려지고 내가 너무 힘들어서 회사로 데리러 와달라고 했어. 그런데 오자마자 날 더러운 년이라고 막 욕하면서….”유월영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널 더럽다고 하는 남자랑 헤어진 게 뭐가 아쉬워서 울어? 그런 남자인 걸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차가 신호등 앞에 멈추자 유월영은 휴지를 꺼내 친구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조서희는 곁눈질로 길가에 서 있는 백유진을 바라봤다.“쟤가 한 짓이 분명해!”조서희가 소리치며 차에서 내렸다.유월영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당황스러웠다.거리에 오가는 사람들도 많고 CCTV도 많은데 이런 장소에서 조서희가 백유진을 때리는 장면이 목격되면 이번에는 진짜 고의 상해죄가 성립되는 것이다.유월영은 다급히 그녀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차 한 대가 그녀를 향해 질주하며 다가왔다.하필 이곳을 지나가던 연재준의 차량이었다.운전기사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그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그가 인상을 쓰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운전기사가 말까지 더듬으며 말했다.“대표님, 길에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와서 저도 모르게 그만….”다행히 유월영은 멀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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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유월영은 조서희와 함께 경찰서로 갔다.하지만 사진 유포자는 사진만 유포하고 교묘하게 단톡방을 탈출한 뒤였다. 계속 조사해 봤더니 해외 IP로 확인되었다.형사들은 추적이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했다.유월영은 조서희와 함께 승형 로펌으로 가서 이승연을 찾았다.이승연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마 이 사건은 아마 경찰 쪽에서 흐지부지하다가 끝날 가능성이 커요. 우리 쪽에서 유리한 증거를 들이밀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이슈가 된 사건도 아니었고 실질적인 상해를 입은 상황도 아니었기에 굳이 해외 IP까지는 추적하려 하지 않을 거라는 게 결론이었다.유월영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생각을 정리하는데 갑자기 조서희가 고개를 푹 떨어뜨리더니 힘없이 말했다.“그럼 됐어요.”“뭐야? 이대로 포기한다는 거야?”평소의 조서희답지 않은 말이었다.조서희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힘없이 말했다.“부장님한테서 문자가 왔어. 더는 같이 일하기 힘들 것 같다고 하더라.”직장을 잃고 믿었던 남자친구한테까지 차인 마당에 조서희의 모든 자존감은 그대로 무너져 버렸다. 그녀는 갑자기 지치고 힘이 쫙 빠졌다.조서희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연재준은 당연히 백유진 편을 들겠지. 내가 무슨 수로 그 사람을 이겨? 그랬다가 연재준이 마음에 안 든다고 나까지 어디 취직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면? 이번에는 재수가 없어서 이런 일이 생겼지만 앞으로 피해다니면 되는 거야.”유월영은 가슴이 답답했다.조서희가 백유진과 원수가 된 것도 자신을 위해 나서주다가 그렇게 된 거였고 그날 룸에서 그런 일을 당한 것도 자신의 취직을 신경써 주다가 당한 것이었다.백유진이든 취직 문제든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연재준이었다.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목안이 쓰고 텁텁했다.유월영은 아무런 위로의 말도 해줄 수 없었기에 속으로 오늘 일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그들은 이승연과 작별하고 로펌을 나왔다. 그렇게 계단을 내려가다가 또 이혁재와 마주쳤다.“유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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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그냥 호칭일 뿐이잖아.”이승연은 비서에게 연락해서 옷을 새로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이혁재가 그녀의 허리를 더듬으며 말했다.“다음엔 여보라고 불러줘. 그러면 내가 더 기운 나서 여보를 더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이승연은 그의 손을 쳐내며 차갑게 말했다.“다른 일 없으면 이만 가봐.”이혁재는 피식 웃고는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아까 올라오다가 유 비서 봤는데 유 비서 친구한테 무슨 일 있어? 안색이 너무 안 좋던데?”“별거 아니야.”변호사는 의뢰인의 비밀을 지켜줄 의무가 있었다.“아까 핸드폰 봤어. 그 친구 이상한 사진이 회사 단톡방에 뿌려졌더라고? 나 같으면 창피해서 밖을 못 나가겠어.”이승연이 불쾌한 듯, 인상을 썼다.“내 핸드폰 봤어? 이거 사생활 침해인 거 몰라?”이혁재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핸드폰을 잠시 착각한 것뿐이야. 우리 둘 다 같은 기종에 커버도 안 쓰고 비밀번호도 설정하지 않았잖아.”이승연은 치미는 화를 꾹 참았다.이혁재도 눈치는 있는지 핸드폰을 챙기며 말했다.“갈게, 여보.”“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하는데 찾아오지 마.”이혁재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그녀와 싸우기 싫어서 일부러 웃으며 넘어가려 했지만 매번 명령어로 말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짜증이 치밀었다.“그건 안 돼. 우린 이제 부부야. 당신은 이틀이나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난 마누라가 보고 싶고 필요하단 말이야. 그래서 찾아왔어. 오늘엔 꼭 집으로 와. 안 그러면 내일 또 찾아올 거니까.”이승연은 그날 이혁재가 인플루언서랑 어깨를 껴안고 있는 모습을 본 이후로 호텔에서 지냈다.이혁재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 여보는 나이가 많아서 잘 모르나 본데 원래 내 나이 때는 혈기가 왕성한 거야.”그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더니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여자는 30대가 넘으면 욕구가 더 타오른다고 들었는데… 여보는 이제 32세니까 한창 욕구가 많을 나이가 아닌가?”이승연은 그의 나이 공격에도 무감각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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