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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데릴사위의 역습: Chapter 1 - Chapter 10

910 Chapters

제1화

드래곤 네이션의 경외, 만리 전장에서 거위 털 같은 함박눈이 흩날렸다.백만 장병은 혹한의 추위도 두려워하지 않고 일제히 수천 개의 대진을 만들었는데 국경의 새하얀 설산에 새까맣게 뒤덮여 장관을 이루었다!광풍이 휘몰아치고 거센 눈보라가 일어도 백만 영웅이 함께 모인 거대한 행렬 앞에서는 빛바랠 따름이었다!살벌한 기운이 하늘을 찌를 것만 같았다!백만 명의 최정예 병사는 바로 드래곤 킹덤의 엘리트이다.5년 동안 그들은 염라 판관처럼 드래곤 네이션 변방에서 과감한 살육을 펼치고 누차 혁혁한 공을 세워 이웃 나라 적들의 악몽으로 거듭났다!전장에서 그들은 막강한 공격으로 백전백승을 이루어 적의 위엄을 짓누르고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오늘날 드래곤 킹덤은 국경을 평정 짓고, 백전백승의 용사들은 만천하를 제패하여 널리 이름을 떨쳤다!1년 전, 여러 이웃 나라들이 다른 가문의 세력과 연합하여 구룡산맥에 천라지망을 설치했는데 그 목적은 바로 드래곤 네이션의 드래곤 킹덤 오너 임서우를 매복 공격하기 위해서였다.임서우는 여러 나라 세력과 피 튀기는 사투를 벌여 적들을 대거 학살했다. 그는 각 나라 수장과 여러 세력의 지배자들을 전부 교살하여 구룡산 최고봉에 시신을 내걸었다.전 세계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드래곤 킹덤은 이 기회를 틈타 변방을 침략한 잔당을 일거에 소탕하여 드래곤 네이션 변경을 평온하게 회복시키고 국경의 통일을 이루었다.다만 임서우는 이 전투가 끝난 뒤 종적을 감췄다!반년 전, 임서우가 신변의 장교들에게 문자 한 통 보냈는데 내용은 이러했다. 국경에 전란이 없고 그도 곧 결혼하여 평범한 삶을 살 터이니 변방이 무사한 한 절대 서울에 찾아와 그의 안일한 생활을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현재 적국은 1년간의 원기회복을 마치고 또다시 국경선에 병력을 추가 파병하며 꿈틀거리고 있다.드래곤 킹덤에서 임서우는 그들의 유일한 킹이다.드래곤 네이션에 국군이 없으면 안 되듯이 드래곤 킹덤에 더 킹이 없으면 안 된다.호크아이 전투기가 하늘을 가르며 무서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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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임서우는 변방에서 현실 사회로 돌아와 진짜 사랑을 찾았다고 생각했다.그는 23살 생일에 허민서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그녀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그런데 정작 그녀는 임서우가 힘들게 돈 버느라 흘러내린 땀을 싫어했다.고생해서 흘린 땀인데 그녀는 땀 냄새가 역겹다고 한다!그럼에도 임서우는 1년 동안 그녀와 함께한 정을 그리며 진지하게 대답했다.“네가 원하는 거 내일 다 주려고 했어. 날 믿어, 민서야. 네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줄게!”허민서는 한숨을 내쉬며 살짝 지친 듯이 말했다.“서우야, 나 그만할래. 넌 그저 가난한 남자였어. 돈도 권력도 집도 차도 없는데 대체 네가 나한테 뭘 해줄 수 있겠니? 우린 여기까지인가 봐. 내일 바로 가서 이혼하자.”말을 마친 허민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침실에 들어갔다.이어서 임서우는 침실문을 안으로 잠그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는 거실에 걸린 두 사람의 결혼사진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안으로 잠긴 침실문을 보면서 저도 몰래 한숨이 새어 나왔다.그가 늘 자랑스럽게 여겼던 ‘진짜 사랑’이 결국 돈 앞에서 무너지다니.하늘이 선택한 행운의 여신 허민서는 불과 한두 시간을 앞두고 곧 다가올 행운을 제 손으로 무너뜨렸다.임서우는 30분 동안 멍하니 소파에 앉아있었다.오늘 밤엔 침실에 못 들어갈 듯싶으니 소파에서 하룻밤을 때우는 수밖에.이때 침실문이 열리고 허민서가 예쁜 얼굴을 내밀었는데 표정은 한없이 차가울 따름이었다.임서우는 내심 기뻤다. 그녀가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미련을 못 버리는 줄로 여겼다.하지만 곧이어 핑크 하트 모양의 박스가 임서우의 발 옆에 내동댕이쳐졌다.이 박스는 그가 허민서에게 주려고 침대 머리맡에 놔뒀던 선물이다.그녀는 지금 쓰레기를 버리듯 그의 선물을 매정하게 내팽개쳤다.임서우는 허리를 숙이고 박스를 주우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물었다.“이 안에 뭐 들어있을지 열어보지도 않네?”“필요 없어. 난 더이상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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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다음날 이른 아침, 임서우와 허민서는 나란히 집에서 내려와 그들이 사는 낡고 허름한 대문 앞에 도착했다.두 사람이 길가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임서우가 허민서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었다.“더 생각해보지 않을 거야?”허민서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이미 다 결정했어.”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그녀가 새로 산 구찌 가방에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그녀는 최신형 아이폰을 꺼내 들었다.허민서는 발신자 표시를 보더니 옆에 있는 오동나무 아래로 걸어가 부드러운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몇 달 전만 해도 그녀의 이런 부드러운 목소리는 오직 임서우 전용이었는데 지금 이 순간, 어느덧 전화기 너머의 딴 남자에게 돌아갔다.임서우는 두 사람의 감정이 끝났다는 걸 확인한 후 더는 집착하지 않았다.곧이어 버스가 도착하고 차 문이 열리자 임서우가 이제 막 통화를 마친 허민서에게 얼른 차 타라고 곁눈질했다.버스 앞에 도착한 허민서는 그를 힐긋 쳐다봤는데 눈빛 속에 가여움과 야유, 경멸이 살짝 담겨있었다.“서우야, 몇 달 전에 우리 결혼할 때 버스 타고 혼인 신고하러 갔는데 오늘 이혼하는 것도 버스 타고 가네. 잘 들어, 이게 바로 우리가 이혼한 이유야.”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 가면 구청이다.둘은 앞뒤 좌석으로 앉아 아무런 교류도 없었다.구청에 곧장 도착했고 직원이 두 사람을 자리에 안내한 후 각종 서류를 요구했다.직원은 서류를 검토하며 그들에게 물었다.“두 분 모두 충분히 생각하셨죠? 재산분할은 마치셨나요?”허민서가 지체 없이 말했다.“네, 이미 결정했으니 얼른 절차 진행하세요. 우리는 딱히 나눌 재산이 없어요. 집은 셋집이고 차 살 돈도 없어요.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이 전 재산이에요. 얘가 산 것도 있고 내가 산 것도 있는데 전부 다 얘한테 남겨줄 거예요. 적금도 몇만 원 정도 있겠는데 그것도 얘한테 다 주겠어요. 난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허민서는 아주 관대한 척하며 말했지만 정작 경멸에 찬 그 표정은 전남편에게 동전이라도 쥐여주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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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바로 이때 요란한 스포츠카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빨간색 BMW z4 쿠페가 허민서 옆에 도착했고 차 문이 열리자 외눈박이에 얼굴에 온통 주근깨가 박힌 극심한 대머리의 남자가 안에서 내려왔다.임서우는 이 외눈박이를 알고 있다.그는 임서우와 허민서와 한 회사에 다니는 박부장의 아들 박건우이고 올해 나이 33살이다.박건우는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이 멀었다.얼굴은 못생겼지만 집안 조건이 좋아 업무 능력이 별로임에도 아빠 덕분에 회사에서 지금까지 버텨왔다.하지만 줄곧 결혼하지 못했다.박건우는 차에서 내려와 곧게 임서우 앞으로 다가가더니 들뜬 얼굴로 그의 손을 잡으며 거만을 떨었다.“민서 전남편 되시죠? 고마워요, 이 반년 동안 우리 아내 극진히 보살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물론 딱히 보살펴준 것도 없지만 아무튼 민서는 인제 내 사람이니 마음 놓고 지내세요. 내가 우리 민서 어여쁜 꽃으로 보듬어줄 테니까. 나랑 함께 지내거든 교통 버스 탈 일도 없고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힐 거예요. 최선을 다해 민서에게 가장 좋은 생활을 안겨주려고요. 우리가 함께하면 민서는 분명 전보다 행복하고 즐거울 테니 전남편 씨는 걱정할 거 아무것도 없어요.”박건우는 히죽히죽 웃으며 임서우에게 말했다. 고마움을 표한다기보다 야유와 비난에 더 가깝고 제 자랑도 잔뜩 늘려놓았다.임서우는 그를 신경 쓰지 않은 채 의아한 얼굴로 허민서를 쳐다봤다.그는 줄곧 허민서가 예쁘장하게 생겨 적어도 그보다는 젊고 돈 많은 사업가를 만날 줄 알았는데 고작 돈만 밝히는 여자였다니.외눈박이 박건우는 임서우보다 돈만 좀 더 많아 보일 뿐 외모는 눈 뜨고 지켜볼 수 없을 지경으로 역겨웠다.“이 사람 때문에 나랑 이혼한 거야?”임서우가 허민서에게 물었다.허민서는 조금 난처한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다만 그녀는 곧장 머리를 쳐들고 용기 내어 큰 소리로 말했다.“맞아, 바로 건우 씨 때문이야. 건우 씨는 나한테 엄청 잘해주고 항상 제일 좋은 것만 선사해줘. 건우 씨는 나한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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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매일 버스 타고 다니지, 맞지? 건우 씨는 월급이 400만 원이고 아빠가 회사 임원이셔. 그러는 넌? 낮에는 출근하고 점심에는 택배 배달해서 매일 땀 냄새를 가득 풍기며 돌아오는데 한 달에 고작 몇십만 원밖에 못 벌잖아. 너희 부모님은 뭐 하는 분들이야? 아마 촌구석에서 지내고 있겠지. 우리가 결혼한 반년 동안 넌 감히 부모님 얼굴도 보여주지 않았어. 서울에 오면 길을 잃을까 봐? 아니면 내가 그분들을 얕잡아볼까 봐 두려웠던 거야? 어디다 대고 내 남친을 폐인이라고 욕해? 거울 좀 봐, 이 쓰레기 같은 놈아! 너 같은 건 이번 생에 BMW가 아니라 그냥 차 자체를 못 사. 임서우 넌 그냥 거지 운명을 타고났어, 인정해.”허민서는 임서우에게 갖은 욕설을 퍼부은 후 박건우의 팔짱을 끼고 일부러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여보, 가요 우리.”박건우도 헤벌쭉 웃으며 말했다.“민서야, 아무리 그래도 거지 운명이 뭐야? 물론 네 말도 틀린 것 없지만 앞으로 이런 거지새끼를 마주치면 그냥 피해서 가.”비겁하고 치졸한 두 남녀가 임서우 앞에서 꼴값을 떨었다.두 남녀가 빨간색 BMW z4쪽으로 걸어갈 때 멀리서 우렁찬 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곧이어 대형 SUV 벤츠 지바겐이 쌩하고 날라오더니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채 허민서가 자랑스러워하던 BMW 스포츠카를 가뿐히 짓밟아버렸다.빨간색 BMW 스포츠카는 그 자리에서 고철로 깔렸다.한껏 멋스럽던 스포츠카가 어느덧 김빠진 공이 돼버렸다.옆에 서 있던 박건우와 허민서는 어안이 벙벙했다.대량 개조한 대형 SUV 벤츠 지바겐 G63은 길이 6미터, 중량 3톤에 6.2리터의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을 지니고 있다. 판매가가 무려 12억에 달하는 이 녀석은 강철같이 탄탄한 맹수와 다름없다.벤츠 지바겐은 빨간색 BMW 스포츠카가 납작해질 때까지 여러 번 깔아뭉갠 후에야 공격을 멈췄다.차 시동이 꺼지고 문이 열리자 살색 스타킹을 신은 늘씬한 다리의 여인이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군복 원피스를 입고 차에서 내려왔는데 환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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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좀 전까지 김서윤의 눈부신 외모와 화끈한 몸매에 푹 빠져있던 박건우는 그녀의 맹비난에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애지중지 아끼던 BMW가 납작하게 깔린 걸 다시 보자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이제 막 화내려 할 때 김서윤이 하얗고 늘씬한 다리를 내뻗으며 그에게 걸어왔다.박건우는 과언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런 미인을 본 적이 없다.그는 김서윤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김서윤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고 박건우는 입을 쩍 벌린 채 침까지 흘러나올 것 같았다.김서윤은 그의 앞에 다가가 가볍게 웃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붙였다.“계속 그렇게 쳐다보면 눈알을 뽑아서 개나 줘버리는 수가 있어!”비록 웃으며 한 말이지만 박건우는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났다.그녀의 말은 신성불가침의 위엄을 지닌 것 같았다.박건우는 결국 눈길을 피했다.김서윤은 더는 그를 거들떠보지 않고 이번엔 허민서 앞으로 다가갔다.그녀는 가늘고 긴 손가락을 내밀어 허민서의 턱을 살짝 치키며 농락하듯이 한참 훑어보다가 쓴웃음을 짓고는 비난과 야유 조로 쏘아붙였다.“오빠가 애초에 나한테 그러더라고. 당신은 심성이 착하고 얼굴도 예뻐서 이렇게 좋은 여자가 극히 드물다며 알고 지낸 지 반년 만에 혼인 신고했대. 오빠가 당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중요한 일들을 지체했는지 알아? 결혼한 지 반년밖에 안 됐는데 왜 이렇게 이혼하지 못해 안달이야? 당신 참 못됐어!”허민서는 김서윤이 뭐라 말하는지 잘 모르지만 그녀가 이렇게 자신의 턱을 들고 있는 것이 너무 싫었다.허민서는 본능적으로 뒤로 몇 걸음 물러나려 했다.하지만 이제 막 걸음을 내디디려 할 때 김서윤이 가차 없이 그녀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빌어먹을 년!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우리 오빠한테 시집오고 싶어서 밀고 난리인지 알아? 오빠가 너랑 결혼해준 걸 조상에 감사해도 모자랄 판에 이 결혼을 소중히 다루지도 못할뿐더러 감히 오빠가 가난하다고 싫증 내? 우리 오빠랑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몰래 딴 남자들이랑 집적거리고 있었어? 이거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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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말을 마친 김서윤은 대량 개조한 벤츠 G63쪽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차 트렁크에서 정교한 포장 박스를 꺼내 허민서 앞에 내던졌다.박스 안에는 에르메스, 루이뷔통, 구찌, 샤넬 로고가 박힌 20여 개의 한정판 명품 백이 가득 들어있었다.평소 명품 매장에 자주 들러 가방을 구경하는 허민서에게 이것들의 진위를 구별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오늘 새벽까지 내가 직접 너 주려고 이 가방들을 준비했어.이건 전부 VVIP 고객들을 위해 만든 한정판이라 전 세계에 하나뿐이야. 둘도 없는 리얼 한정판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너에게 묻고 싶네. 허민서, 네가 이걸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김서윤은 또다시 트렁크에 가서 고급 향수를 한 박스 꺼냈다.이 향수들은 포장이나 디자인으로 볼 때 전부 개인 맞춤 제작형 최고급 프리미엄 향수였다.김서윤이 대충 몇 병 꺼내도 박건우의 BMW와 맞바꿀 수 있는 정도였다. 그녀는 가차 없이 향수 포장을 뜯고 뚜껑을 열어서 두 박스에 모조리 쏟아부었다.이어서 옷에서 지포 라이터를 꺼내더니 불을 붙이고 박스에 휙 내던졌다.향수에 불길이 닿자 순간 몇 마리 용이 하늘을 치솟는 것처럼 활활 타올랐고 식겁한 허민서와 박건우는 연신 뒷걸음질 쳤다.김서윤은 그런 허민서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그래도 제 주제는 아네. 너도 네가 이렇게 귀한 물건들과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봐.”김서윤은 또다시 그녀가 타고 온 초대형 벤츠 SUV 앞에 서서 범퍼를 두드리며 허민서에게 말했다.“이건 최신형 벤츠 G63이야. 가격은 10억대이고 벤츠 오리지널 개인 맞춤형 개조 키트까지 더하면 최소 20억 원 이상이야. 게다가 이건 돈 있다고 아무나 살 수 있는 게 아니야. 벤츠 오리지널 개인 맞춤 제작은 전 세계에 구매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마 열 명도 안 될걸.”김서윤은 벤츠를 지나 또다시 허민서에게 다가가며 야유 조로 말했다.“후회해? 듣자 하니 너 어젯밤에 우리 오빠가 준 선물을 그냥 버렸다던데 그 상자 안에 뭐 들어있는지 알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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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김서윤은 허민서를 한바탕 비웃은 후 다시 임서우 곁으로 돌아갔다.그녀는 손 내밀어 임서우의 팔짱을 끼면서 나지막이 물었다.“더 킹, 나 표현 괜찮죠?”임서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와 함께 벤츠 G63쪽으로 걸어갔다.허민서는 줄곧 임서우가 운전할 줄 모른다고 여겼는데 이제야 깨달았다. 그는 운전할 줄 알뿐만 아니라 운전실력이 아주 뛰어났다.그녀는 임서우가 초호화 벤츠 SUV를 몰고 멀어져가는 엔진 소리를 들으며 제자리에 서서 한참 동안 멍하니 넋 놓고 있었다.이때 불쑥 그녀는 옆에서 똑같이 넋 놓고 있는 박건우에게 물었다.“건우 씨, 서우 쟤 지금 연기하는 거 맞죠? 분명 전 재산을 날리고 미녀 단역배우를 찾아서 차까지 빌리며 내 앞에서 연기한 걸 거예요. 이렇게 해서라도 내 마음을 되돌리고 다시 제 옆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었나 보죠. 안 그래요?”박건우도 임서우의 한바탕 쇼에 어안이 벙벙해졌다.허민서의 분석을 들은 그는 순식간이 머리가 맑아졌다.“그래, 민서야, 바로 그거야. 내 기억에 어느 한 국산 차 브랜드에서 만든 SUV가 벤츠 지바겐이랑 너무 비슷해서 로고만 바꾸면 아예 구분을 못 한다고 했어. 그리고 방금 그 명품 백이라고 하는 것들도 우리가 단지 포장만 봤을 뿐인데 그 여자가 바로 불태워버렸어. 어쩌면 안에 고철이나 쓰레기가 담겨있을지도 몰라!”허민서와 박건우는 서로 맞장구를 쳤고 그녀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건우 씨 말이 맞아요. 그 가방들 전부 가짜일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왜 그렇게 빨리 태웠겠어요. 내가 명품 매장을 자주 다녀서 그 가방들이 정품인지 짝퉁인지 바로 보아낼 수 있어요. 그 여자는 내가 이 가방들이 가짜인 걸 알아챌까 봐 내 앞에서 일부러 불태운 거예요.”두 사람은 좀 전에 김서윤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주눅 들었는데 지금은 정작 그녀가 임서우의 초대를 받고 온 단역배우라고 여겼다.허민서는 임서우의 작은 꼼수를 바로 알아채고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까 임서우와 재결합하려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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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김도현이 살짝 뜸 들이다가 일부러 큰소리로 외쳤다.“설마 점심밥 먹을 돈을 아끼려고 일부러 회사 나와서 점심을 해결하려는 건 아니죠? 대단하네요. 매일 그렇게 바삐 돌아치고 배달일까지 병행하는데 점심 먹을 돈이 없다고요?”김도현의 말에 주위 동료들이 배를 끌어안고 폭소를 터트렸다.이 회사에서 임서우를 깔보지 않는 사람이 얼마 없다. 왜냐하면 다들 배달원과 같은 라인인 것을 수치스러워하니까.이 건물의 다른 회사 직원들도 휴식 타임에 자주 모여 하는 말이 귀사가 택배회사냐고, 왜 배달원까지 모집하냐고 묻는 말뿐이다.하여 다들 임서우와 같은 회사라는 게 너무 창피했다.그들은 고고한 사무직 직원이라 임서우와 같은 가난뱅이와 함께 있는 걸 꺼렸다.뭇사람들은 임서우가 배달을 하는 것이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다들 회사에서 임서우를 볼 때마다 일부러 그에게 맹비난을 해대는데 목적은 바로 그를 회사에서 내쫓기 위함이다.오늘 이 동료들은 드디어 꿈을 이루었다.임서우가 자신의 책상 위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으니까.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도현은 계속 그를 난처하게 굴었다.“서우 씨, 회사 관두는 거예요? 설마 택배 배달로 부자 되셨나요?”김도현은 옆에 있던 동료들에게도 말했다.“다들 여기 좀 보세요. 내가 말했잖아요, 배달 일이 아무리 힘들고 종일 땀 냄새가 진동해도 이거 분명 돈 버는 일이라니까요! 서우 씨가 전형적인 예잖아요! 택배 배달로 돈 벌어서 이제 곧 회사를 관두고 우리 드래곤 네이션의 부자 차트에 진격하나 봐요!”뭇사람들은 김도현의 야유에 배를 끌어안고 웃어댔다.일개 배달원이 드래곤 네이션 부자 차트에 진격하다니, 이는 올해 사무실에서 가장 웃긴 에피소드로 남을 것이다.이때 남 비웃는 게 취미인 한 동료가 한술 더 뜨면서 임서우 앞으로 다가와 심심한 경례를 올리며 키득거렸다.“임 대표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성공하시거든 저희 이 옛 동료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여유 되시면 저에게 새 자전거를 선물해주시죠.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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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제5화 여대표의 격려##오피스 구역에 서서 뭇사람들을 질책하는 이 여인은 바로 신수아이고 올해 고작 25살이다.그녀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아주 섹시하다.지금 심플한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있지만 프로모델다운 분위기를 한껏 내뿜었다.회사의 적잖은 남자들이 사석에서 모두 그녀를 의논하곤 한다.다들 그녀 같은 완벽한 몸매의 여자친구를 바라고 있다.다만 이 남자들도 그저 사석에서만 의논할 뿐이다.왜냐하면 신수아는 예쁜 얼굴에 섹시한 몸매를 지닌 동시에 이 회사의 여대표이니까.그녀의 호통에 오피스 구역의 모든 직원이 잇따라 고개를 푹 숙이고 속으로 임서우를 욕했다.임서우가 하필 이때 회사에 돌아와서 그들의 오전 급여를 깎아버렸으니까.신수아는 사무실을 쭉 둘러보다가 결국 여전히 짐 정리 중인 임서우에게 시선을 멈췄다.“임서우 씨, 사무실 따라와.”신수아가 진지한 얼굴로 임서우에게 말했다.마침 임서우도 그녀에게 사직서를 내려던 참이었다.그는 수중의 일을 내려놓고 신수아를 따라 대표 사무실에 들어갔다.임서우는 은은한 장미 향으로 가득 찬 대표 사무실에 들어왔다.신수아는 그를 자리에 앉힌 후 서류장에 가서 서류를 뒤졌다.그녀는 서류장 밑의 서랍을 열었는데 서랍 위치가 조금 낮아 어쩔 수 없이 허리를 숙이고 뒤졌다.허리를 숙인 탓에 그녀의 치맛자락이 타이트하게 달라붙었지만 신수아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임서우는 무심코 둘러보다가 타이트해진 그녀의 치마를 발견했다.더 아래로 내려다보니 스타킹에 감싼 그녀의 늘씬한 다리가 훤히 드러났다.임서우는 순간 목이 살짝 타들어 갔다.바로 이때 신수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아주 자연스럽게 그에게 물병을 건넸다.“사직하려고?”신수아가 물었다.임서우는 물 한 모금 마시고 그녀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신수아는 방금 들어올 때 임서우가 개인 물건을 정리하는 걸 보면서 그가 곧 떠날 거라고 추측했다.임서우는 신수아도 그의 사직 이유를 그동안 회사 동료들의 끊임없는 비난과 야유 때문이라고 생각할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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